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왕의 운명은 누가 결정하는가
김은주 지음 / 시대의창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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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다룬 책이나 영상을 좋아하다 보니 다양한 관점에서 역사를 들여다본 재미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음식, 미술 작품이나 신화 등 흥미로운 관점들이 들려준 이야기들은 접할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고는 했다. 이번에 만나본 이야기는 별자리로 조선의 역사를 들려주고 있는 <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이다. 저자 김은주는 교양 다큐멘터리 방송작가로 20여 년 일해온 베테랑 이야기꾼이다. 그래서일까 난생처음 접해본 점성술 이야기인데도 책장은 술술 넘어간다.


오늘의 운세를 십이지간 '띠'로 보여주더니 어느 때 부터인가 별자리 운세도 함께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처음 접했을 별자리 운세 점성술을 이 책을 통해서 조금 맛보았다. 흥미롭고 재미나서 저자가 알려준 사이트를 기웃거려 보았지만 기초가 없으니 '네이탈 차트'는 그저 난해한 그림일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이 담고 있는 조선 왕들의 별자리 이야기는 더욱더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네이탈 차트로 본 조선 왕들의 성격과 삶은 어떤 모습일까?

새로운 것(별자리 이야기)과 흥미로운 것(조선 왕의 삶)이 만나 만들어낸 이야기이니 엄청난 재미는 당연하다. 거기에 우리가 알고 있었던 인물들(빌 클린턴, 워런 버핏, 나폴레옹, 마크 저커버그 등)의 별자리가 등장하며 재미는 배가된다.「기생충」에 나온 "넌 계획이 다 있구나"를 만들어 낸 봉준호 감독의 태양별자리는 모든 일에 다 계획이 있는 처녀자리(p.184)다. 또, 죽을 때까지 반목했던 부자로 유명한 태조의 달별자리는 수평의 리더십을 지향하는 물병자리이고 태종의 달별자리는 수직적 위계를 중시하는 염소자리라고 한다.

별자리 이야기에 더해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재미난 역사 이야기이다. 세종은 왜 며느리들을 쫓아냈을까?(p.106), 궁합,왕비 중에는 왜 황소자리가 많을까?(p.179)그리고 왕이 되지 못한 물병자리 세자들(p.224)등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별자리와 연관해서 들려준다. 거기에 재미난 단편적인 역사 이야기들도 보여주고 있어서 처음 접한 별자리의 난해함을 잊게 해준다. 요즘 하루에 한 번 정도는 쓰고 있을 'ㅋㅋ','ㅎㅎ'가 조선시대에도 있었다고 한다. 한자로는 'ㅋㅋ'를 가가(可呵)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저자는 모든 별자리의 타고난 목적은 태양이 만물을 비추듯 자신의 빛을 밝히는 것이다.(p.310)라고 하며 별자리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나와 너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그 다름을 인정하며 서로 존중하기 위한 것이다.(p.184)라고 말하고 있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주는 따스함을 별자리 이야기를 통해서 찾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만남이 될 것 같다. 즐거움이 가득한 유쾌한 책<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과의 소중한 만남이었다.

"시대의창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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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문학동네 청소년 53
전삼혜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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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종말을 이야기한 영상이나 글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가 소행성과의 충돌이다.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에서도 지구는 소행성 B - 3844와의 충돌을 피하지 못해 지구의 일부가 파괴된다. 소재는 충분히 진부하다. 하지만 소행성과의 충돌이라는 진부한 소재를 특별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이 더욱 빛나는 것이다. 전혀 진부하지 않은 반짝반짝 빛나는 이야기가 담겨있어 좋았다. 그런데 너무나 반짝이는 이야기가 반짝이는 무언가를 떨구게 할지도 모르니 조용한 곳에서 만나보기를 바란다.

p.34. 너는 나의 세계였으니, 나도 너에게 세계를 줄 거야.


우선 소설의 시작이 특별하다. 보통의 친밀함으로는 쓸 수 없는, 은밀한 비밀이 담겨있을 듯한 '편지'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것도 달에 있는 '리아'가 지구에 있는 '세은'에게 보내는 것이다. 지구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몰라서, 세은의 생사를 알 수 없어서 안타까워하고 자신의 생존이 언제까지 가능할지 몰라서 불안해하는 리아의 글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또 다른 특별한 점은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이들이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사회에서 멀어진 보육원 아이들. 찾는 사람도, 찾을 사람도 없는 12세 이상의 아이들을 모아서 섬에서 훈련시켜 어른들이 원하는 곳에서 일하게 한다. 바로 그 섬 제네시스에서 만난 아이들이 주인공들이다. 그중에서도 한 방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보낸 리아와 세은, 그리고 리아와 같은 항공기계정비반인 제롬. 지구 종말은 올 수 있다. 담담하게 마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준비하는 어른들이 어린아이들을 이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렇게 리아는 '궤도 밖에서' 세은에게 편지를 보내게 된 것이다.

p.157. 빛나는 그아이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무사히 어른이 될 수 있기를.

 

그런데 이 소설에서 말하는 '궤도 밖'은 지구 궤도 밖 달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제도 밖'을 의미하는 듯하다. 사회에서 보호해 주지 못한 힘없는 이들에게 사회 제도, 관습이라는 허울 밖에서 소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 손이 어른이라는 기성세대가 아니라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을 함께한 또래 친구라는 것이 특별하다. 지구 종말에서 한 친구를 '달'로 보내는 결정을 하고, 또 그 친구를 위해 규정보다 훨씬 많은 식량과 물품을 채워 넣는 친구가 있다.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지구 종말을 맞이한 친구들이 있다.

p.196. 최후의 최후의 최후까지 싸우기 위해. 지구를, 미래를, 가능성을 빼앗기지 않고 버티기위해.


달로 보내 리아를 지켜주려 한 친구, 그리고 달로 간 리아를 지켜주려 한 친구. 서로를 배려하는 사랑이 무척이나 필요한 요즘이기에 더욱더 빛이 나는 듯하다. 계층 간, 세대 간의 소통의 길은 점점 막혀가고 있는 듯하고 편을 나눈 갈등과 반목은 사회 소수자들에게 더 피해를 주고 있는 듯하다. 궤도 밖에 있는 이들에게도 손 내밀 수 있는 '사랑'이 필요한 세상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서로 간의 사랑이 희망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문학동네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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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은 어떻게 죽었을까 - 태조에서 순종까지, 왕의 사망 일기
정승호.김수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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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누가 어떤 관점으로 들여다보는가에 따라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같은 사건도 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점이 역사를 다룬 책들이 가진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조선의 왕은 어떻게 죽었을까>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을 다스렸던 절대군주 27명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머리말」에서 알려주고 있듯 단순하게 죽음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죽음에 이르게 된 배경에서부터 죽음 후에 제기된 문제점까지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p.10. 이 책은 조선 왕들의 일상과 그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들로 인해 그들이 어떤 질병으로 사망했는지, 고질적인 식습관은 질병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누구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좋은 음식과 체계적인 진료 혜택을 받았던 조선의 왕들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27명의 왕들 중에서 60세 이상 살았던 왕이 불과 6명이었다는 점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왕들의 평균수명은 47세였고 40세 이전에 죽은 왕은 11명이다. 물론 세조에 의해 목숨을 잃은 단종이 17세로 가장 어렸지만 예종도 20세에 죽었다. 왜 단명한 왕들이 장수한 왕보다 많았을까?

 

이 책의「프롤로그」에서는 그 원인으로 의학적 한계, 힘든 궁중생활, 스트레스, 유전병, 독살설, 음주, 과다한 영양 섭취 그리고 성교에 의한 질병 등의 여덟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책은 제1대 태조 이성계를 시작으로 조선 왕들의 죽음을, 건강 상태를 즉위 순서대로 차례로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조선 왕실의 역사를 한눈에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주고 있어 흥미를 배가 시키고 있다. 많은 문서들을 토대로 현대 의학의 질병들과 매칭 시키며 죽음의 원인을 천천히 찾아가고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증명할 수는 없지만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조선 왕들의 독살설을 들려주고 있어서 더욱더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다수의 독살설을 들려주지만 예종의 독살은 거의 확실하지 싶었다.

p.109. 정희왕후는 한명회의 사위인 자을산군을 왕으로 앉히는 대신 한명회와 그를 따르던 대신들에게서 자신이 수렴청정하도록 동의를 받았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독살설만큼이나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까지 죽음으로 내몬 인조에 관한 이야기였다. 왕이 조현병에 걸렸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물론 적은 기록에 의한 결론이지만 저자는 조선시대 가장 무능한 왕으로 평가받고는 하는 인조가 정신병을 앓고 있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아마도 그런 까닭으로 아들 소현세자도, 며느리 민회빈 강씨도, 세 명의 손자들도 죽음에 이르게 했을 것 같다.

 

이외도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와 재미난 역사를 만날수 있는 책이다. 한글 창제 등의 다수의 업적을 가진 성군 세종대왕이 업적만큼이나 많은 병을 가지고 있었던 '종합병원'이라는 것도 흥미로웠다. 조선시대 27명의 왕중 적장자는 7명에 불과한 까닭도 가늠해볼 수 있게 해주는 재미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인물과사상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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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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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1. 이건 은행 강도, 아파트 오픈하우스, 인질극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보다는 바보들에 대한 이야기에 더 가깝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닐 수도 있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브릿마리 여기있다』등을 시작으로 만나보았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불안한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여전히 유쾌한 유머가 넘치는 문장을 다시 만나볼 수 있어 즐거웠다. 이야기는 은행강도가 달아나다 우연히 인질범이 되고 그를 잡기위한 수사를 시작한 경찰관 야크와 그의 동료이자 아버지인 짐의 질문으로 전개된다. 인질로 잡혀있던 이들로부터 당시의 상황과 인질범의 모습을 알아내려 노력한다. 그런데 인질들의 반응이 이상하다.

p.112. 그때 어떤 깨달음이 은행 강도를 강타했다.

여기서 인질은 저들이 아니야. 나지.

p.184. 바보들은 인질로 붙잡아놓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날카로운 질문에 두리뭉실 답하고 그답에 휘말려 조서 작성은 산으로 간다. 역시 배크만의 유머는 대놓고 웃기는 코미디가 아니라 은근슬쩍 미소짓게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야크: 네, 그렇겠죠. 제 말은, 그 이름으로 불리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겁니다.

런던: 그야 우리 부모님이 나를 그렇게 부르기로 하셨기 때문이죠.

요즘 뭐, 약 하는 거 있어요? p.64.

현금이 없는 은행을 털려했던 은행강도는 아파트 거래를 위해 오픈하우스를 진행중이던 집에 우연히 들어가고 또 그렇게 우연히 인질범이 되었다. 그리고 한 발의 총성과 함께 거실 바닥에 많은 양의 피만 남기고 깜쪽 같이 살아졌다. 경찰들이 포위하고 있던 아파트에서 어떻게 사라진 걸까? 진실은 무엇일까?

p.478. 진실은 무엇일까? 이 모든 사건의 진실. 진실은 이것이 여러가지에 대한 이야기지만 무엇보다 바보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경찰이 아파트를 포위하고 대책을 검토하고 있을 때 아파트 안에서는 정말 기상천외한 일들이 연달아 발생한다. 은행강도의 총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놓고 인질들끼리 언쟁을 벌이고, 토끼탈을 쓴 남자가 속옷 차림으로 화장실에서 나타나는 등 웃기는 해프닝이 발생한다. '바보'들을 인질로 잡은 인질범이 불쌍하게 느껴질때쯤 이 곳에 모인이들의 불안한 삶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나둘 들려주는 그들이 삶이 안쓰럽다. 그런데 이들의 불안은 조금씩 어딘가에 닿아 있다. 10년 전 한 남자가 자살한 다리 위에.

p.230. 이 아파트에 모인 사람들에게는 모두 저마다 콤플렉스와 번민과 불안이 있었다.

오픈하우스에서 만난 인질범 덕분에 아니 인질이라는 극한의 시간을 지내면서 자신들의 불안을 하나 둘 털어내고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해 간다. 그런데 인질범은 어디로 갔을까? 인질들의 어이없는 답변들 속에서도 범인의 윤곽을 그려낸 경찰관 야크의 불안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들은 과거로부터 받은 상처로인해 '불안'속에 움추린 삶이 익숙하다. 하지만 바보같은 범인을 만나 현명한 바보가 되어 과거를 버리고 미래로 향한다. 미래를 그릴수 있다면 과거의 바보 같은 일들은 잊으라 자신감을 주는 책이다.

p.156. 불안에서 놓여날 길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

얼굴은 웃고 있는데 마음에는 눈물이 가득차는, 유쾌한 슬픔이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게 되는, 슬픈데 웃기고, 웃긴데 슬픈 묘한 매력을 가진 소설이다. 지금까지 만나본 프레드릭 배크만의 여러 작품들을 뛰어넘는 재미와 깊이를 보여준 수작秀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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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유산
장웨이 지음, 조성환 옮김 / 파람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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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4. 도연명이 우리를 깊이 자극하는 것은 문장에서 드러난 정신적 결벽이다.


'도연명은 자연에 은둔했던 중국의 유명한 시인이다'라는 정도가 알고 있는 전부다. 그래서 도연명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책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도연명의 유산>은 중국의 유명한 작가 장웨이가 강연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출간한 책이다. 우리에게는 낯선 작가이지만 장웨이는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작가라고 한다. 강연 내용을 책으로 옮겨서인지 총 7강의 큰 틀 속에 짧은 글들이 많이 담겨있다. 1강 위진의 정글에서 들려주는 정글 같은 험난한 시대를 살아야 했던 시인의 배경을 시작으로 7강 가장 가깝고 가장 먼 곳까지 조금씩 시인의 생각 속으로 들어간다.

p.27. 인류의 '문명의 법칙'은 '정글의 법칙'을 제한할 수 있는데, 고금중외(古今中外) 모든 사회의 변천사와 발전사는 두'법칙'의 투쟁사에 불과하다.


위진의 정글에서부터 국화는 교조적이지 않다까지 총 127개의 글들을 만날 수 있다. 또 토인비와 흄을 시작으로 도연명의 생각을 뒷바침해 줄 많은 유명 인사들을 만나보는 재미도 솔솔한데 고갱, 데이비드 소로, 스티븐 호킹 등 32명에 이른다. 철학자 하이데거가 좋아했던 독일 시인 횔덜린이라는 시인을 도연명과 많은 방면에서 일치한다고 소개하기도 한다. 이들과 도연명은 어떤 접점을 가지고 있을까? 저자의 깊이 있는 혜안을 통해서 알아보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p.323. 도연명은 소로,고갱의 출발점과 다르고 정신및 개인 생활의 최후 결말도 다르며 결과도 다르다.


두꺼운 벽돌 책이지만 천천히 소제목을 보고 선택해서 읽어도 좋을 듯하다. 많은 양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소제목으로 담긴 내용을 보여주고 있어서 골라서 읽으면 도연명과의 만남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흥미 있었던 부분은 잠들지 않은 존엄, 순수 이성, 이중의 소박 그리고 국화는 교조적이지 않다 등이다. 물론 역자가 추천한 정글의 법칙과 버티기도 재미나게 만날 수 있었다. 중국 작가의 글이다 보니 조금 난해한 표현도 보였지만 읽기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도연명의 시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편안함을 주는 책이다.


p.7. 나는 고대의 뛰어난 시인이 우리에게서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고 가까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화도시(和陶詩)는 도연명의 시를 차운(次韻)하여 지은 추화시라고 한다. 추화시(追和詩)는 옛사람을 추모하여, 그 사람이 지은 시의 운자를 따서 지은 시라고 한다. 중국 북송의 시인 소동파는 백편이 넘는 화도시를 지었다고 한다. 도연명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저자만의 독특한 해법으로 도연명을 그려 보여주고 있어 의미 있는 만남을 갖게 해주고 있다. 소식, 소동파 등의 많은 시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시인 도연명의 물질적으로는 가난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누구보다 더 풍요로웠던 삶이 던지는 큰 울림이 좋았다.

"파람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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