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 1부 : 공중에 떠 있는 집 1~2 세트 - 전2권 스토리 D
E. S. 호버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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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 ; 공중에 떠 있는 집 1. 2》라는 멋진 판타지를 만나보았다.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를 더욱더 기대하게 만드는 몰입감 최고의 도입부였다. 긴 여정의 준비는 주인공 이안 켄튼뿐만 아니라 이안과함께 판타지 여행을 계획하고 있을 독자들도 준비해야겠다. 조금은 슬프고, 아플지도 모를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로의 여행을.


이안이 살고 있는 세상에 이상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어린이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사라진 아이들 공통점이 있다. 2012년 12월 5일이 생일이다. 이안의 생일이기도 하다. 그렇게 이안을 둘러싼 불안감이 고조되고 결국 엄마의 죽음과 함께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다. 꿈속(?)에서 만났던 백발의 할머니 테오도라를 통해서 이안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이안처럼 비비스와 진도 마법 능력을 가진 라이톤이다. 인간과 라이톤, 블락 그리고 예언의 주인공'이안'이 만들어가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긴장감 속에 펼쳐진다.


그런데 인간 세상에 성별마저 속이고 살아야 했던 '이안'의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인간 세상에서도, 라이톤 세상에도 '룩스' 이안이 속할 곳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친구들이 생기고 자신의 능력을 하나, 둘 알아가면서 성장하는 이안의 모습이 듬직하다. 다섯 개의 마법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전설 속 룩스 이안과 친구들의 모험의 시작 단계를 너무나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을 만나보면 이 책을 소개하고 있는 모든 문구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판타지 소설이 그려낼 수 있는 흥미로운 세계관을 보여주고 그 속에 특별한 개성을 가진 많은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너무나 재미나게 그리고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다. 누구나 그려보았을 '공중에 떠 있는 집'을 시공간 속에 숨겨놓은 작가 E.S.호버트의 상상 속 도시 퍼머루트로 들어가 보길 바란다. 엄청난 이야기가 여러분의 상상력의 한계를 자극하게 될 것이다. 다음 이야기에서 이안과 친구들은 또 어떤 모험을 하게 될지, 아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멋진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팩토리나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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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세계 - 제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문경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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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5. "선생님, 저는 살고 싶어요."


제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지켜야 할 세계》를 통해서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문경민이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부디, 사람을 살리는 소설이 되기를 빈다"라는 작가의 마지막 문장이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풍기고 있는 향을 전달해 주고 있는 듯하다.


p.144. 한 인간을 저토록 가여운 괴물로 만들어버린 세상과 그 세상의 힘에 휘둘리는 인간의 유약함에 화가 났다.


삶은 누구에게나 선택을 강요한다. 그 선택의 순간 정의의 편에, 선의의 편에 설 수 있는 이들은 행복할 것이다. 정의의 편에 서지 못하고 자신만의 안락한 삶을 위해서 악의의 선택을 하고 만 사람의 정신은 피폐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선택을 자신 있게 탓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p.216. 날을 세우지 않고는 지킬 수 없는 세계였다.


몸이 불편했던 동생을 누군가의 손에 딸려보낸 그날부터 주인공 윤옥과 엄마의 삶은 어둡기만 하다. 그래도 세월은 가고 삶은 살아진다. 대학 동기 '정훈'의 모습에서 변절한 정치인의 악을 볼 수 있었고, 교원노조 초기의 학교 모습에서 당시 사회상을 볼 수 있었다. 당시의 아이들의 모습에서 오늘의 아이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까닭은 변할 줄 모르는 교육 환경 때문일 것이다.


윤옥의 가족 안에서의 삶은 장애 동생을 통해서, 선생님이라는 사회적인 삶은 수연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윤옥 자신의 개인적인 삶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까? 여자로서의 삶을 끝까지 '엄마'라는 이름 안에 두고 살고 있는 윤옥의 엄마의 모습을 통해서 윤옥의 삶을 그려볼 수 있을까?


삶을 대하는 자세를 다시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 보게 하는 멋진 작품이다. 어둡고 슬픈 삶도 살아갈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내가 '지켜야 할 세계'는 어디, 누구를 위한 세상일까?



"다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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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서의 일 년
이창래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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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영원한 이방인 Native Speaker》으로 데뷔와 함께 펜/헤밍웨이상 등 주요 문학상 6개를 휩쓸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반열에 오른 이창래 작가의 신작을 가제본으로 만나본다. 집필 기간이 긴 작가의 성향 까닭으로 이번 작품도 2014년《만조의 바다 위에서》 이후 9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타국에서의 일 년 MY YEAR ABROAD》은 30년간 다섯 작품을 쓴 작가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타국에서의 일 년》은 첫 문장부터 흥미롭다. '내가 위대하다고들 하는 이 나라 어디에 사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왜 밝힐 수 없는지는 다음 문장에 바로 답해주고 있다. 누군가의 안전을 위해서라는 답.


하지만 이 소설을 완독한 후에 다시 첫 문장의 질문과 다음 문장의 답을 접한다면 그 답이 미흡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벨과 빅터 주니어)를 위한 잠적이 아니라 자신(틸러)을 위한 은둔일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삶을 살던 틸러에게 타국(하와이, 마카오, 선전)에서의 일 년은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어머니의 부제가 만든 틸러의 결핍이 자신의 고향에서의 삶이 아니라 벨과 스태그노에서의 삶을, 은둔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틸러는 끊임없이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를 생각하고 떠올린다.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인가? 스태그노의 삶과 타국에서의 삶은 어떻게 다를까? 어쩌면 같은 흐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작에 차이가, 틸러의 성장이 두 곳에서의 삶이 전혀 다른 흐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주인공 틸러는 부자는 아니지만 궁핍하지도 않은 생활을 하며 평범한 대학생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틸러의 삶은 자기 자신의 결정에 의한 흐름이 아니라 누군가의 흐름에 따라가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 틸러가 아버지의 품을 떠나 퐁과의 동행을 결정한다. 그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르지만 20대 청년의 해외 투자 여행을 응원했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쯤엔 스토리의 흐름에서 퐁은 빠져나간 뒤였다. 그렇게 타국에서의 일 년을 보낸 틸러가 공항에서 새로운 여행을 선택한다.


퐁이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만나보는 즐거움도 틸러의 성장 이야기만큼이나 재미있다. 퐁을 통해서 만나는 중국 문화의 암흑기'문화혁명'과 홍위병 이야기는 소설의 전체적인 흐름을 깊고 폭넓게 만들어주고 있다. 하지만 700여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퐁과의 관계, 여행 이야기보다 더 강렬한 이야기는 벨과 빅터 주니어와의 은둔, 잠적 이야기다. 퐁과의 시작이 '음식'이었다면 빅터 주니어와의 시작도 '음식'이다. 물론 둘과의 음식 이야기에서 틸러의 포지션은 전혀 다르다.


우리는 절반쯤 되는 지점에서 우리의 길을 찾을 뿐 영영 그곳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그런데도 계속 나아간다. 눈을 뜨고, 입을 크게 벌리고, 준비된 채로.


틸러를 생각할 때 또 빅터 주니어가 떠오를 때 어떤 음식의 냄새가 떠오르게 될지 만나보길 바란다. 퐁과 벨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또 무엇일지 접해보길 바란다. 물질적, 정신적 결님과 함께하는 낯선 곳에서의 낯선 삶이 만들고 있는 '깊은 이야기'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RHK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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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박물관 붉은 박물관 시리즈 1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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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박물관赤い博物館 일본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에 선정되었고 2016년 일본 TBS에서 드라마로 만들었던 예측 불가능한 반전이란 무엇인지 또, 본격 미스터리 소설이 가진 진짜 매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멋진 작품이다. 시효가 지난 증거품과 사건 기록을 보관하는 곳'범죄 자료관'으로 발령받은 데라다 사토시가 소설의 스토리는 풀어가고 사건의 미스터리는 관장 히이로 사에코가 해결한다.


수사 1과에서 잘 나갈 줄 알았던 형사 데라다 사토시는 엄청난 실수와 함께 '붉은 박물관'으로 좌천당하고 제기를 꿈꾼다. 그런데 첫 번째 이야기「빵의 몸값」에서 보여준 '설녀'관장 히이로 사에코의 추리력이라면 데라다 사토시의 복귀는 빠르면 이 책의 결말 부분에서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첫 번째 사건의 해결로 데라다 사토시 형사는 옛 상사의 눈 밖으로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이 소설은 사건에 숨은 반전만큼이나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반전도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이 책은 다섯 편의 엄청난 이야기가 담겨있다. 미해결 사건을 해결하고 해결된 줄 알았던 사건을 다시 완벽하게 해결하는 멋진 팀플레이를 보여주는 데라다 사토시 형사와 히이로 사에코 관장의 케미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 같다. 아마도 그 어떤 조합의 파트너들보다 재미와 흥미를 보장해 줄 매력적인 추리 팀이다. 직접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서 반응을 감지하는 형사와 책상에서 서류와 증거를 보고 사건을 재구성하는 관장의 엄청난 매력에 빠져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멋진 만남이 될 것이다.


이 책이 가진 많은 매력 중에서 가장 큰 매력은 본격 미스터리물답게 독자들도 추리에, 미스터리 해결에 동참할 기회를 준다. 아주 충분히 주고 있다. 자신들이 가진 증거와 자료를 고스란히 다 알려주며 추리해 보라, 범인을 잡아보라 응원해 준다. 물론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감탄만 하고 말았지만 미스터리, 추리를 즐기는 독자라면 더욱 재미나게 '반전'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미스터리 소설의 가장 흔한 소개 문구가 '반전의 반전'인듯하다. 이 책의 띠지에도 그 표현이 있다.'반전의 반전'. 너무나 뻔한 소개 문구지만 이 책을 다른 말로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문구가 '반전의 반전'이다. 수사 1과 형사도 놀라게 만드는 '반전의 반전'과의 만남은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사건 해결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정말 멋진 미스터리 소설이다.



"READbie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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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이름 붙이기 - 보이지 않던 세계가 보이기 시작할 때
캐럴 계숙 윤 지음, 정지인 옮김 / 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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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해보지 못해서 그 가치를 전혀 알 수는 없지만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저자 룰루 밀러가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다고 언급했다는 책《자연에 이름 붙이기naming nature 를 만나본다. 자신을 '과학의 젖을 먹고 자란 사람(p.20)'이라 소개할 만큼 부모가 모두 과학자인 '모태 과학자'이다. 뼛속까지 과학자인 캐럴 계숙 윤'생명의 분류와 명명'이라는 분류학을 들여다보다가 '과학'에 의문을 품게 되는 과정을 재미나고 흥미롭게 담고 있는 책이다. 과학 책을 읽고 있는데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까닭은 1992년부터,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뉴욕 타임지》등에 과학 관련 글을 써오고 있는 저자의 필력 덕분인듯하다.


400여 페이지의 분량이니 소설로는 벽돌책이 아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 그것도 처음 접하는 '분류학'을 다루고 있는 책이라 벽돌책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 책이 난해한 과학 책으로 느껴진 부분은 '프롤로그 :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 기이한 사정' 즉 도입부 뿐이었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 '밈(meme)'을 처음 접했을 때의 당혹감을 '움벨트(umwelt)'와의 첫 만남에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검색 찬스를 통해서 움벨트의 뜻을 어렴풋하게 새기고 저자의 친절함 덕분에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직관적인 감각과 엄밀한 과학의 정면충돌할 수밖에 없었던 생명의 분류에서 저자는 인류의 감각적이고 주관적인 감각 움벨트의 실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끝까지 몰입도를 유지한다. 과학을 특히 생명의 분류, 질서라는 쉽지 않은 분류학을 편안하게 안내해 주고 있는 매력적인 과학 책이다. 과학 책도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p.411. 당신은 생명이 존재하는 곳, 당신 주변 어디에서나 생명을 알아보기 시작할 것이다. 아직 너무 늦은 건 아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요구하고 있다.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움벨트를 넘어 그 꽃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꽃의 '이름'을 알아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생명을 과학적인 분석, 이성이 아닌 마음, 감성으로 느껴보라 권하고 있는 소중한 만남이 담긴 책이다. 200 년도 더 전前에 생명 세계 전체에 질서를 부여하고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던 분류학과 계통학에서, 과학에서 '물고기'가 사라지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윌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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