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곽선생뎐 싱긋나이트노블
곽경훈 지음 / 싱긋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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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곽곽선생뎐》이 보여주고 있듯이 이 책은 정말 독특하다. 가상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허구'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우리 역사 속 한 나라를 떠오르게 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한 곽경훈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나라들, 종교들은 어디선가 접해본 듯한 것들이다. 허구 속 모험 활극에 현실감을 더해주고 있는듯하다. 그래서 허구와 실재 사이를 오가며 상상 속 모험 활극이 더욱더 재미나고 흥미로워진다. 가상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상상의 이야기이지만 역사를 바탕으로 그려낸 역사소설처럼 보인다.


p.37. 곽곽 선생은 싱긋거리며 물었다.


이 소설에 특별함을 더해주는 또 하나의 요소는 주인공 '곽곽'이다. 곽곽이라는 이름이 너무나 독특해서 검색해 보았다. 혹시 역사 속 어디선가 만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색 결과는 주인공 곽곽의 존재를 더욱 신비롭게 해주고 있다. '곽곽선생'은 민속신앙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주인공 곽곽은 문무를 겸비한, 무술과 지혜를 겸비한 신神적인 존재처럼 묘사된다. 모험 활극의 주인공 곽곽이 보여주는 '사이다'를 맛보게 해주는 재미난 소설이다.


p.43. 귀신을 부리는 자이며 술법을 외워 비 와 바람을 부르고 해가 지면 그림자에 숨어 사라진다는 사내.


흑도의 절도사 배장호를 시작으로 백성의 고혈을 빨아먹는 탐관오리들과 인신매매 조직의 배후세력들까지 모두 퇴치하는 암행관 곽곽의 모험 활극이 책 읽는 재미를 제대로 알려주는 책이다. 그런데 이 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국가 '쥬'이고 이웃 나라는 '와'이다. 벌써 역사 속 나라들이 떠오를 것이다. 거기에 익숙한 종교들이 이름만 달리하고 등장한다. 열교, 내수교, 혈교. 또 정말 오랜 된, 현재 진행형처럼 느껴지는 당파싸움도 등장한다. 상상의 나라와 역사 속 우리나라가 오버랩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민생보다는 자신들의 이권에만 눈이 먼 정치권이 흑색당과 백색당으로 겹치는 까닭은 또 무엇일까?


내수교 교인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쉽게 사람의 목을 자르는 곽곽선생과 너무나 가슴 아픈 사연을 품고 산속 도적떼의 두목이 된 '조근'이 생명을 대하는, 사람을 대하는 모습을 비교해 보며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곽곽선생과 함께하게 되는 과정부터 흥미로운 조근과 곽곽선생을 비교하는 재미는 이 책이 가진 매력 중 하나일듯하다. 부드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잔인한 칼이 먼저 보이는 강렬한 이야기이다. 엄청난 상상력과 촘촘한 스토리가 상상의 나라 쥬 안에서 머물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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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 1부 : 공중에 떠 있는 집 1~2 세트 - 전2권 스토리 D
E. S. 호버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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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공중에 떠 있는 집에서 멋진 판타지 소설 시리즈의 화려한 시작을 알린 작가 E.S.호버트는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엄청난 이야기를 상상 속에 머물게 한다. 1부 공중에 떠 있는 집에서 인간들의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소년으로 살아야 했던 이안이 2부 나무의 비밀 문에서는 라이톤속에서 살게 된다. 그런데 또 무언가를 숨기고 살아야 한다. 인간들 사이에서는 라이톤이라는 존재를 숨겨야 했던 이안이 이번에는 또 무엇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2부 나무의 비밀 문에서 이안은 매일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다 잠에서 깬다. 그렇게 잠을 설친 이안은 새벽마다 자신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호수를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처럼 연습하는 소년과 만난다. 악몽 속에서도 자신은 '전설의 룩스'라며 용기를 잃지 않는 이안의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이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이안에게 늘 용기와 에너지를 주던 친구 진과 비비스는 여전히 이안을 사랑과 지혜로 지켜준다.


1부에서 환상의 공간은'세 칸짜리 계단'을 통해서 만난 공중에 떠있는 집이었다면 2부에서는 조금 더 넓어지고 조금 더 다양해진 판타지 공간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더 흥미롭다. 호숫가에 있는 세 친구들만의 비밀공간을 시작으로 다른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나무까지 정말 환상적인 시공간이 펼쳐진다. 판타지 소설이 가진 매력을 모두 발산하고 있는 멋진 책이다.


블락들이 조금씩 이안에게 다가올수록 친구들의 우정은 더욱더 깊어진다. 그렇게 위태로운 날들을 보내면서도 이안과 친구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키우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특성을 겨루는 브라이톤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다. 2부:나무의 비밀의 문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스키샤인, 아키테림, 코리도란, 브레익트 그리고 페어도움이 각자의 능력을 보여주는 브라이톤 대회다. 물론 자신의 비밀을 숨겨야 하는 이안은 직접적으로 대회에 참여하지 못하고 비밀의 공간에 숨어서 비비스와 진을 응원한다.


물을 다루고 위장 능력이 있는 스카샤인이나 나무를 다루고 타인의 생각과 기억을 읽는 능력이 있는 아키테림의 경기도, 치유 능력이 있는 페어도움의 경기도 읽는 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예지 능력이 있는 브레익트의 경기 과제는 무엇인지 코리도란의 능력은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 상상의 도시 퍼머루트에서 펼쳐지는 멋진 모험을 통해서 만나보길 바란다. 정말 흥미진진한 모험과 유쾌한 아이들의 진한 우정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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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여성 창간호 (新女性 創刊號) - 다시 읽는
개벽사 지음, 한요진 옮김 / 부크크(bookk)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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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잡지『新女性 신여성』 창간호다시 읽는 《신여성 창간호》를 통해서 만나보았다. 역자 문학박사 한요진의 정성스런 번역으로 100년 전 감성을 고스란히 느끼며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문학이나 사회상을 담은 논평이외에 실생활에 유용한 내용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다시 유행하고 있는 '테니스 연습법''새로운 빨래법(와이셔츠 칼라)'도 소개하고 있다. 오늘 읽어도 즐거운 내용이 넘치는 역사속 잡지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유쾌한 책이다.

정말 놀라운 책이다. 처음 놀란것은 1923년에 쓴 글들이지만 상당한 수준의 과학적, 심리학적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는 것이고 두번째 놀라운 점은 1920년대 여성들의 삶을 보고 있는데 현재의 누이들이, 여성들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여성들의 삶에는 그다지 변화가 없었다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안타까움을 당시의 지식인들도 이 책을 통해서 토로하고 있다.

정말 흥미로운 책이다. 많은 흥미로운 매력을 품고 있지만 가장 큰 매력은 1920년대의 사회상을 온전히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대 지식인들의 생각이 담긴 글들을 다수 만날 수 있다는 매력에 더해 당시 일반인들의 진솔한 글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정말 흥미로웠다. 그 시대에는 자주 쓴 단어들이지만 지금은 낯선 단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의 바탕인듯하다. 흥미로운 단어들이 많았지만 시대지時代遲(p.18)라는 단어의 뜻은 무척 흥미로웠다. 한자로도 유추가 않되는 '시대지'의 의미를 꼭 한번 만나보길 바란다.

여성 특히 여학생들의 삶을 응원하고 그들의 의지를 높이 사는 이야기들은 월간 잡지 〈개벽〉의 최고 책임자 김기전, 방정환, 여성 화가 나혜석을 비롯한 지식인들이 에세이처럼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여학교 교장선생님들의 글도 재미를 더해준다. 방정환의 글이 많이 보이는데 두 소녀의 우정을 바탕으로 한 짧은 소설은 너무나 감동적이다. 또 나혜석이 쓴 「부처(夫妻)간의 문답」은 당시 남성과 여성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재미와 의미를 함께 찾을 수 있는 글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여성'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충분히 의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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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오버 - 국가, 기업에 이어 AI는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조용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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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AI 인공지능은 사회 전반의 영향을 주며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다.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소설을 쓰고 교향곡을 작곡한다. 그래서인지 인공지능 AI를 다룬 책들은 넘쳐난다. 그런데 대부분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기대 반 우려반의 이야기를 과학적인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AI가 어떤 모습일지 저마다의 관점에서 재미나게 이야기한다. 그런데 AI 인공지능을 오래전 과거부터 존재했던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는 흥미로운 주장을 담고 있는 책을 만나보았다.


《핸드오버》는 책을 읽기 전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저자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정치학 교수 데이비드 런시먼이다. 정치학 교수가 AI를 어떻게 풀어낼지 정말 기대된다. 거기에 더해 이 책의 부제는 더욱 시선을 끈다. '국가, 기업에 이어 AI는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라는 문장은 저자가 들려주려고 한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다. 일단 국가가 국민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도,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개인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데 그 지배를 AI 알고리즘으로 이어가고 있어 정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인공 인격(p.180)'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국가와 기업 그리고 AI의 실존을 비교하고 유사한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AI 인공지능을 정치와 연관 지어 풀어낸 부분도 흥미로웠지만 지금까지 국가와 기업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지배해왔는지를 많은 국가들의 실례를 보여주며 흥미롭게 기술하고 있어서 다소 딱딱한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AI 하면 떠오르는 미래가 아니라 역사 속 정치, 경제와 연관 지어 들려주고 있어서 더욱더 흥미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국가와 기업 그리고 AI의 유사성은 무엇일까? 언뜻 떠오르는 것은 없지만 저자의 설명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복제성, 개인보다 긴 생명력 그리고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과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을 국가, 기업 그리고 AI가 가진 특징으로 설명한다. 정말 색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정치학자가 풀어낸 미래 AI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국가와 기업이 AI와 어떻게 이어지는지 꼭 한번 만나보길 바란다. 정말 색다른 경험을 선물받을 수 있을 것이다.



'와이즈베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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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 - 생명과학의 최전선에서 풀어가는 삶과 죽음의 비밀 서가명강 시리즈 35
이준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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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울대 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의 서른다섯 번째 이야기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준호 교수가 들려주는 생명과학 이야기이다. 생물학자로서 유전과 진화 그리고 노화를 비롯한 생명 현상을 연구하며 찾은 생물학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인간 대신 실험 대상이 된 작은 생물들, 모델생물들의 이야기들이 흥미와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매우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에서 저자는 신기한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생물학을 '생물학은 호기심에서 출발하고 끈기로 완성하는 학문이다.(p.195)'라고 표현하고 있다. 과학을 표현하는 일반적인 문장 같기도 하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히치하이킹하는 '예쁜꼬마선충'이나 사는 곳에 따라 가시의 유무가 결정되는 가시고기 이야기를 만나보면 저자가 말하는 호기심과 끈기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의 주요 흐름은 생명현상에 대한 두 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한다. '어떻게 일어나는가'' 일어났는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생명과학으로 연결된다. 1부에서 만나게 되는 예쁜꼬마선충을 시작으로 작은 모델생물들의 연구를 통해서 흥미롭게 유전과 진화를, 생물학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늙은 생쥐를 젊은 생쥐로 되돌렸다는 야마나카 신야의 연구는 너무나 흥미로웠다. 이 연구로 야마나카 신야는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제 정말 노화를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p.54. 아무런 의미 없이 일어나는 생명현상은 없다.


인류의 미래를 인류의 발생과 진화 그리고 유전을 통해서 밝게 해줄 생물학이 연구하는 방법과 유전학의 발전 그리고 노화의 의미를 알려주고 있는 멋진 책이다. 생물학의 전반을 알려주고 있지는 않지만 생물학의 중요 포인트를 짚어주고 있다. 생물학을 톺아본다기보다는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생명과학의 핵심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설명해 주고 있는 책이다.



"21세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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