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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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6. 나는 당신이 패업을 이루고 천하를 통치하는 것을 지켜볼 거예요!”

 

 

<제왕업帝王業>이라는 제목에서 황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일들을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제왕업>의 하권에서는 상권에 이어서 소기와 왕현이 자신들의 입지를 조금씩 하지만 거침없이 굳혀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상권에서 보여주던 치밀함과 과감함은 하권에서도 이어진다. 정말 황제나 황후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자신의 혈육도, 오랜 세월을 함께 했던 이들도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볍게 또 매몰차게 버릴 줄 알아야 하는 자리가 황제이고 황후인 것 같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업보(業報)’가 생기는 지도 모르겠다. 많은 이들의 생명을 빼앗고, 많은 이들의 원한을 받게 되는 자리를 차지하고 지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왕현과 소기의 모습이 멋지기보다는 안쓰럽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불안에 떠는 삶보다는 자유롭게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삶이 더 좋지 않을까?

 

 

 

p.238. (전략)그때가 되면 처량한 꼴로 외롭게 늙어가겠죠. 그것이 바로 언니가 치를 업보예요!”

 

 

 

 

 

하권에서도 권력 다툼은 계속 이어지고 북방과의 전쟁은 다시 시작된다. 북방 민족과의 전쟁을 위해 소기는 떠나고 주인공 왕현은 또다시 홀로 남게 된다. 그런데 소기와 왕현이 떨어지게 되면 언제나 큰 사건이 일어난다. 이번에는 정말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 데 혼자 궁에 남은 왕현이 보여주는 의연함과 대담함은 역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구나 싶었다.

 

p.404. 그는 장차 천하를 정복하고 나를 정복할 것이며, 또한 내게 정복당할 것이다.

 

 

 

 

 

소기와의 사랑에 위기가 찾아오고 약한 몸이 문제를 일으키지만 패업만큼이나 바라던 일이 이루어진 왕현에게는 봄날이 찾아온 듯하다. 그런 왕현과 소기는 패업을 이룰 수 있을까? 그렇게 그 둘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었을까? 아니면 북방의 하란잠에게 다시 한번 행복을 잃게 될까? 상권이 사건이  중심이 되었다면 하권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잘 그려내고 있다. 아픔, 절망, 고통, 원망.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어두운 심리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야기의 촘촘함만큼이나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훌륭한 작품이다. 권력을 잡기 위해 또 유지하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거두어야 하는 소기와 왕현이 보여주는 고뇌와 번민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힘이 들었다. 가문의 영광과 권력을 지키며 사는 왕현의 삶이 진정 행복했을까? 소기와 왕현의 꿈은 이루어졌을까? 그렇다면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을까? 결말에 가까워질수록 왕현과 소기의 삶을, 등장인물들의 삶을 생각하게 한다. 황실 권력 근처에 사는 것만으로도 피곤하지 않을까 싶었다.

황제가 꿈인 두 남녀가 만들어내는 엄청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 권력 암투 속에 펼쳐지는 기상천외한 지략을 만나보고 싶다면 <제왕업>을 꼭 만나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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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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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2. 언니, 왜 어린 시절 한결같이 바라던 것과 크고 나서 얻는 것은 항상 다를까? 왜 아무리 절친했던 벗이라도 종국에는 헤어져야 하고 하나하나 멀어져 각자의 길을 가야만 하는 걸까?

 

장쯔이 주연의 2020년 중국 최대 화제의 드라마 강산고인(江山故人)의 원작 소설 <제왕업帝王業>을 만나보았다. 중국의 바링허우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메이위저의 대표작인 <제왕업>은 온라인 조회 수 10억뷰를 넘어섰고, 2007년 출간된 후 5백만 부가 팔린 엄청난 베스트셀러이다. 작가의 작품들이 대부분 드라마로 제작되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 역시 극적인 반전이 수시로 등장해서 이야기의 속도를 높여주고 있다. 촘촘한 스토리와 빠른 전개가 결말을 마지 할 때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책을 덮을 때까지 쉴 틈을 허락하지 않는 장편소설이다.

이 책은 상권과 하권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권의 시작은 주인공 왕현(아무)이 열다섯 살이 되어 계례(笄禮)를 행하는 장면이다. 열다섯 소녀가 어른이 되어 치르는 것으로 황실의 일가인 주인공은 황실의 예로 화려한 계례를 치르게 된다. 하지만 계례는 단순히 머리에 비녀를 꽂는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자신의 짝을 찾아 혼례를 치를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제 어린 아무가 아니라 여인 왕현이 된 것이다.

아무는 사랑하는 미담을 뒤로하고 자신의 가문을 위해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미천한 신분이었지만 북방민족과의 전쟁에서 커다란 공을 세워 번왕(예장왕)의 위치에 오른 소기와 혼례를 치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소기라는 자가 첫날밤도 치르기 전에 북방에 전쟁을 하러 나선다. 아무에게 얼굴도 보이지 않고 떠나버린 것이다. 시작부터 틀어진 이들의 사랑이 이루어질까? 아니면 멀리 있어 보지 못하는 아무의 첫사랑 미담과의 사랑이 이루어질까?

p.106.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가, 살아서 집에 돌아갈 것이다.

로맨스 소설처럼 처음을 보여준 이야기는 빠르게 스펙터클한 전쟁영웅 이야기로 선회한다. 그런데 이제 소녀티를 벗은 왕현의 활약은 마치 여전사 같다. 그녀의 당찬 행동은 보는 이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을 맛보게 해준다. 금지옥엽 황실의 소녀가 북방에서 보이는 당찬 행동은 놀랍기만 하다. 그런 고초를 겪은 왕현은 북방에 있던 소기와 재회를 하게 된다. 아니 재회가 아니라 첫 만남을 갖게 된다. 그런데 그 첫 만남에서 둘은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왕현을 둘러싼 사랑 이야기가 재미를 더하지만 이 소설의 주된 이야기는 황실 내의 권력을 잡으려는 세도가들의 암투가 주된 이야기의 흐름이 된다. 황제와 황후가 세력을 다투고, 황권에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가문들이 서로에게 칼을 겨누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진진해진다. 소녀 아무가 왕야 소기를 만나 자신과 관련된 진실을 알게 되면서 서서히 소기의 동반자 왕현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하권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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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 술, 한국의 맛 - 알고 마시면 인생이 즐겁다
이현주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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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6. 원래 한국 소주는 어떤 방식으로 양조한 술덧을 소주에 쓰느냐, 어떤 방식의 증류법으로 증류하느냐, 증류기 재질은 어떤 것을 쓰느냐, 숙성 기간과 사용하는 숙성 용기, 숙성 방법에 따라 맛이 천양지차여서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고 잘난 척을 하고 싶어진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설립한 「전통주 갤러리」의 초대 관장을 역임한 저자 임현주가 발로 쓴 책을 만나본다. 식상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이 책<한잔 술, 한국의 맛>을 읽어보면 진짜 발품이 엄청나게 들어갔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전통주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저자의 그런 열정이 담겨있는 책인 까닭에 뜨거운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술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책은 술 이야기를 다룬 책답게 '잔'으로 구성을 표현하고 있다. 한 잔, 증류주 이야기의 부제는 불의 정령의 뜨거운 눈물이다. 증류주를 만드는 방법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시작부터 전통주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두 잔, 약주 이야기의 부제는 발효 미학의 정수, 약주이다. 처가가 경주인 덕에 교동 법주를 맛본 적이 있었다. 맛도 깔끔한 데다 전통주라는 느낌까지 더해져 무척 좋았던 기억이 있어 지면에서의 만남만으로도 반가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막잔, 탁주 이야기의 부제는 액체로 된 시인의 밥이다. 세 잔의 술마다 끝부분에 특별한 섹션『○○주를 말하다』『주당의 질문』을 두고 있다. 증류주, 약주, 탁주에 대한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전통주를 유래에서 제조까지 흥미롭게 설명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지는 진짜 매력은 전통주들이 품고 있는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는 데 있다.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가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았었다면 그의 해바라기가 그렇게 유명해지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 드라마틱 했던 화가의 삶 즉 '스토리'가 그림에 더해져 고흐의 명성을 더 높여주었던 것 같다. 이제 우리의 전통주들이 안고 있는 스토리들을 널리 알려야 할 것 같다. 먼저 우리들부터 전통주의 스토리를 알아가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전봉준 장군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죽력고】를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또 벽암 스님이 만드시는 【송화백일주】도 꼭 만나보고 싶다.

술을 만나 전통을 맛보고,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우리 전통주를 자주 만나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술이 아니라 전통을, 문화를 빚어내고 있는 장인들의 노력과 열정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우리 문화를 지키고 있는 장인들의 열정을 담아낸 <한잔 술, 한국의 맛>을 통해서 우리 전통주들이 숨기고 있는 아름다운, 때로는 애틋한 이야기들을 만나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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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 독재부터 촛불까지,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8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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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명강(울대 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을 만나보았다. 언제나 새로운 주제로 신선한 지식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서가명강 시리즈가 이번에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정치 이야기이다.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강원택 교수가 우리나라 정치의 전반적인 흐름을 임시정부를 시작으로 역사적인 관점에서 고찰하고 있는 책이다. 오늘도 정치권의 행보는 조화나 통합과는 거리가 먼 극한 대립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저자의 생각이 더욱 의미가 있는 듯하다.

어떤 사물을 바라보는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정치를 대하는 태도도 그러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정치를 사건이나 인물 중심이 아니라 정치적인 제도를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대통령, 선거, 정당, 민주화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정치의 역사와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민주 정치의 핵심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듯해서 책의 범위가 너무 넓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저자의 탁월한 선택이 핵심만을 디테일하게 들려주고 있다.

 

P.100. 4년 중임이든 7년 단임이든 무슨 형태라고 해도 대통령제가 유지되는 한 이러한 문제로부터 근본적으로 벗어날수 없다. 즉 권력이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형태에서 벗어나야만 고질적인 한국 정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핵심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저자의 어조가 너무나 자신 있고 거침이 없어서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든다. 언제든지 태도를 바꿀 수 있게 흐릿한 논조를 보이는 정치권 인사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투명하지 못한 이들이 너무나 많은 세상에 정말 속이 다 시원하게 거침없이 투명하게 자신의 주장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모임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정치 이야기'인 것을 생각해 본다면 저자 의견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의 신념 있는, 자신감 넘치는 주장들이 정말 좋았다.

저자는 임시정부와 정부 수립, 4.195.16, 1987년 민주화 그리고 촛불집회에 이르는 한국 정치의 변천 과정을 역사적으로 접근해서 검토하며 우리가 어디에 어떻게 서있는지 그리고 또 어디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를 총 4부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표지의 그림에서 보여주듯 혼란스러운 우리 정치 골목을 1부 대통령, 한국 정치의 드라마틱 한 주인공을 시작으로 4부 민주화, 일상에서 '촛불'을 만나 다로 끝을 맺는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들도 정치학자의 눈을 통해 다시 만나볼 수 있고, 서가명강만이 가진 특별한 매력인 묻고 Q 답하기 A를 통해서 조금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답답한 정치를 잠시나마 속 시원하게 만나볼 수 있는 서가명강의 여덟 번째 수작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을 만나 보는 결정적인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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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음의 과학 - 세계적 사상가 4인의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김명주 옮김, 장대익 해제 / 김영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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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4. 우리의 관심사는 비록 제각각이지만, 종교의 독단이 정직한 지식의 성장을 방해하고 인류를 쓸데없이 갈라놓는다는 것을 각자의 자리에서 절실히 깨달았다.

 

돌아가신 할머님을 시작으로 우리 가족은 성당에 다니고 있다. 나만 빼고. 지금이야 괜찮지만 어려서는 일요일이 일주일 중 가장 길었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조카가 성당을 다니지 않는 이유도 내 탓이 돼버렸을 때는 정말 답답했다. 종교는 자유다. 아니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런 종교에 대한 답답함을 속 시원하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세계적인 무신론자 네 명이 모여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고 그 대화 속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친 내용을 책으로 구성한 <신 없음의 과학>이 바로 그 책이다.

 

2007년 우연하게 이루어진 무신론자 네 명의 결정적인 만남의 결과물인 이 책은 종교인들에게는 어쩌면 금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무신론자들에게는 정말 속 시원한 내용들이 가득하지만 종교인들에게는 모욕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르는 강한 어조들도 담겨있기 때문이다. 종교인들은 종교인들대로, 비종교인들은 비종교인들대로 조금은 파격적이어서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p.50. 자만심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자부심이다. 자부심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과학에 대해서는 정말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p.84. 예컨대 우리는 예수의 신성을 부정합니다.

 

무신론과 종교를 떠나서 신무신론의 네 명의 기사들을 만나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들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말들이 논리적인 사고를 키울 수 있는 도움을 주고 있는 듯하다. 물론 종교인들에게는 전혀 논리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논점의 시작부터 너무나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기에 양 진영의 날선 공방은 오늘도 어디에선 가는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그런 날선 공방이 가지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언제나 인류는 다툼을 통해서 성장해 왔으니 말이다.

 

대화에 참여했던 네 명의 기사는 『종교의 종말』을 쓴 샘 해리슨, 『주문을 깨다』 의 대니얼 데닛,『만들어진 신』 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그리고『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쓴 크리스토퍼 히친스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히친스를 그리워하며 쓴 다른 세 기사의 글을 만나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 책의 원제가 네 기사(Four Horsemen)인 까닭은 이 책을 읽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적과의 한판 결전을 앞두고 뜨겁게 달아오른 기사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네 기사들의 거침없는 말들이 날카로운 칼보다 더 예리하게 느껴질 것이다. 논리의 기사, 이성의 기사, 과학의 기사들이 펼쳐 보이는 세상을 만나보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신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사람들 마음의 '위안'이라는 측면에서 종교의 효과를 인정해 왔었다. 그런데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도 네 기사에게는 적으로 간주된다. 네 기사의 주장이 너무나 극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생각이 너무나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라서 그들에게 금세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물론 이런 것도 그들에게는 비논리적이라 비판받겠지만. 인간의 능력을 벗어난 신비한 무엇인가의 원인을 신에게서 찾느냐 아니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과학에서 찾느냐의 문제를 만나 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를 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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