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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정국의 풍경 - 인물로 돌아보는 대한민국 현대사
신복룡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지난 역사를 기억하고 역사책을 읽는 이유는 저자가 서문에서 공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어디서 왔는지를 돌아보면 다가올 일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일제 침략기 전부터 해방 전후 그리고 6.25전쟁까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가쁘게 흘러왔다.
『해방정국의 풍경』은 신복룡 교수님이 신문에 기고했던 글을 다듬고 정리하여 출판한 책이다.
당시 저자는 글을 쓰고 신문에 실을 때마다 좌우 진영으로부터 협박도 받고 쓴소리도 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존재하고 상대방의 시각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험난했던 근현대사에서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인물의 행적과 사상 그리고 주변 상황 등을 통해서 당시의 치열했던 역사적인 흐름을 되짚어 보고 있다.
조선 후기 잘못된 관리들의 판단으로 인해 서양문물을 배척하고 여전히 중화사상에 심취한 모습과 일본으로부터 해방되고 그 후에 벌어지는 좌우진영의 대립까지 한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화도나면서 안타까운 심정이 계속 든다.
왜 그 당시 극한 이념 대립속에 독립 운동이 분열 되었는지 중도온건파가 제대로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결국 남과 북으로 갈라설 수밖에 없었는지 이 책에서는 당시 각 인물들이 단결을 하지 못하고 각각의 날개짓만 하다 결국 전쟁까지 반발되었는지를 자세히 알려 준다.
『해방정국의 풍경』에서는 미군정이 중요하게 놓친 것 중에 하나가 “해방정국의 갈등은 좌우익의 갈등보다 우익 내부의 갈등과 좌익 내부의 갈등이 더 치열했다”고 한다.
서로 한곳으로 모아 위기를 탈출해야 함에도 오히려 각 진영의 내부 갈등은 결국 암살이라는 극한의 모습을 보인다.
당시 해방정국의 국민 정서는 혼돈의 민족주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해방정국에서 민족주의는 하나의 유행이 되어 미국과 소련이 가지고 있던 시각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러니 민중이 가지고 있는 기대치를 어떻게든 충족시켜야 했기에 임시정부와 군정은 엇박자가 날 수 밖에 없고 허겁지겁 남과 북이 갈라지게 되는 것이다.
미군정도 책임에서 빠져 나갈 수 없지만 당시 조금 더 냉정하게 사리를 판단했다면 현재의 분단국가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해방정국의 풍경』이라는 한가한 제목보다는 『해방정국의 잔혹사』가 더 어울릴 듯 하다. 책의 중후반부에는 현대사의 참혹한 비극 중의 하나인 제주사건, 여수·순천 사건이 나온다. 이제는 더 이상 역사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