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분 후의 삶
권기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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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

 

 

 

 

 

 

 

 

 

 

 

 

 

 

 

 딱 오늘이다. 섬뜩 할 만큼 절묘한 타이밍이란 그해 추석 전날의 사건을 말하지 않을까?

14~5살로 기억하니, 이십년도 훨씬 넘은 날의 하루는 나이가 들수록 신기하다.

 

어려운 살림에도 명절엔 꼭 새옷을 장만했던 시절이다. 여느날 처럼 우리 삼남매는 새옷을 구입해서는

가계 마루에 걸터앉아 엄마랑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난데없이 몇년간 소식도 없으시던 외가의

친척 할머니께서 근방 한의원을 방문하고, 들르셨다고. 인사를 나누고 가계를 거쳐 방에서 과일을 대접하려는 순간.

우리는 전쟁이 터진줄 알았다. 가계 식당 냉장고를 밀고 트럭이 돌진해서 들어온 것이다.

 

그랬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날의 찰나는 잊을 수 없다.

느닷없이 할머니께서 방문하지 않았다면, 우리 삼남매와 엄마는 큰 사고를 당했거나, 죽음에 이르렀을 줄...

 

 

기억에 있건, 없건 삶에서 죽음의 순간을 한번 즈음은 경험 하지 않을까?

 

 

 

<일 분 후의 삶>은 죽음 직전이나 죽음의 문턱까지 경험한 12명의 생존자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기자 출신의 저자는 논픽션의 서술에 능숙한 느낌이다.  자칫 괴담으로 들릴 수 있을 법한 생존의 이야기는

 존재에 대한 가치를 죽음의 문턱에서 깨닫는 감동과 몰입을 담아내고 있다.

 

항해사로 등반가로 비행 조종사로,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 들었다가, 하수구에 빠져 9일간 입구를

찾아 헤맸다는 사례까지 과학적, 논리적으로 설명 할 수 없는 생의 회귀가 신비로웠다.

 

해양 대학을 졸업하고, 2001년 김학실씨는 첫 항해로 들떠 있었다. 얼마가지 않아 결함으로 배가 폭발하고,

바다에 빠진다. 헤엄을 못치는 학실씨와 동기 영은은 선배 항해사가 건내준 튜브에 의지해서 선장님의

지속적인 위로와 혜안으로 목숨을 건졌다. 결국 선배 항해사와 선장님은 영면하셨다.

 

경남 거제의 임강룡 선생은 1990년 곡물을 이송하던 배 조수였다. 갑판에서 순간치는 파도에 쓸려

 바다로 떨어졌다. 홀로있다 순간 일어난 상황이라 배는 모르고 떠났다. '끝났구나' 하며

삶을 정리하는 순간. 100살에서 150살로 추정되는 거북이의 등이 그를 받쳐주었다.

망망대해의 바다에서 7시간을 거북의 도움으로 살아남아 구조되었다.

 

남양주의 조성철 선생은 1995년 12월 28일 망년회 자리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 어처구니없이

경험한 일이다. 9일만에 생존하여 세상의 빛을 만나게 된다. 눈을 뜨니 사방은 온통 어둠,

독한 오염물 냄새만 진동했다. 망년회를 했던 곳에서 하수구 맨홀은 1분도 되지 않았다고.

그곳에서 더듬더듬 거렸던 시간이 9일이다.

 

창원의 이경섭씨는 아홉살에 친구를 구하기위해 얼음물에 뛰어들었다가 숨을 거둔 후 소생한다.

영어강사로 유명한 이보영씨 어머니는 건국이래 최초의 여성 비행조종사 김경오 선생이다.

첫 딸을 순산하고, 4개월만에 교환 비행 제안을 받고서 현해탄을 건너던중 사고가 발생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바다를 향해 가던 중 비행기가 순행하였고, 오사카에 도착해서 살펴보니

기계결함이 발견되었다.

 

유망한 태권도 사범을 하다 전기감전으로 생의 모든 것이 달라지거나,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프로복서의 이야기는

오직 자신을 들여다보는 생의 몰입에 직면하는 과정을 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죽음을 대면해 보았다. 두해 전, 일년간의 투병으로 죽음을 맞은 아버지의 염을 지켜보며

담담해지더라. 살아 힘들었던 삶이 죽음에 이르러 고요하고, 편안해 보였던 아버지의 모습이 행복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버지의 삶이 저러했더라며 생각했지만, 죽음 역시 삶과 다르지 않을진데.. 다행이다 싶었다.

 

죽음을 직면한 12명의 생존자들은 그날의 경험들로 인해 삶에 대한 희망의 존엄을 가슴에 품고 사는 것 같다.

힘들면 흔히들 '팍 죽고만 싶네, 이래 살아서 되겠나'등 죽음은 끝날 것 같이 말한다.

그러다 살아서 극복하지 못한 삶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끝은 아니다. 남은자의 슬픔은 윤회한다.

 

개인적으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라는 라틴어를 늘 수첩에 새기고 다닌다.

죽음에 직면하는 것은 저 12명의 생존자만이 겪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삶의 동행에서 순간 경험하게 되는 것이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생존하거나, 죽음에 이르거나.. 生死를 맞이하는 태도가 오직 나이다.

 

 

 죽음 만큼이나 삶이 두렵다면, 죽음 앞에서도 역시나 두렵다.

죽음을 극복한 자들의 삶에 대한 존재가치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일분 후의 삶>을 통해 또 깨닫는다.

 

 

 

 

순전히 행복한 사람과 순전히 불행한 사람은 없다.

행복한 때와 불행한 때가 있을 뿐. 일생에는 행복과

불행이 뒤섞여 있다. 시절에 따라 그 비율이 조금씩

달라질 뿐. 가장 큰 행복은 괴로움이 가장 적을 때,

가장 큰 불행은 기쁨이 가장 적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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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아름다움은 신과 같아 - 인도 여성의 미, 어제와 오늘 아시아의 미 (Asian beauty) 1
이옥순 지음 / 서해문집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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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美

 Asian beauty

 

 

 

 

 

 

 

인도여성의 미, 어제와 오늘

인도,아름다움은 신과 같아

 

 

 

 

 

 

 

 

아름다움과 인도, 신. 연결고리는 무엇일까? '아시아 美'를 말하며, 인도가 축을 이룬것은 왜일까?

여전히 남아있는 계급사회 이며, 여성의 억압된 영역이 아시아 어느 국가보다 높기 때문일까?


<인도, 아름다움은 신과 같아>는 '인도 여성의 미, 어제와 오늘'이라는 부제를 담고 있다.

인도사를 연구하는 이옥순 교수는 '아시아의 美'라는 기획시리즈 중, '인도의 미'에 관하여 기록한다.

오랜 역사속에 아시아 문명은 공유하고, 와해되어 보편적이면서 이질적으로 변모하였다.

'인도의 美'라는 주제를 역사학적, 예술학적, 인류학적 관점에서 짚어가며, 삶에서 그들이 공유한

아름다움에 대한 과거와 현재를 만나 볼 수 있었다.


'아름다움은 신과 같다'라는 뜻이 와닿지 않았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여신을 말하는 것인지?

차츰 읽어가며 알았다. 힌두경전에 따르면, '완전한 행복(라사 바이 사 Rasa Bai Sah)'은 해탈로 표현한다.

산스크리트어로 '라사Rasa'라는 뜻을 말한다.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는 희열 즉, 외적 아름다움과 내적 아름다움의 만남을 '해탈=라사'로 통한다.

힌두교를 비롯한 인도의 모든 종교는 아름다움을 숭배한다. 깨달음이 아름다움과 접속한다니 놀랍다.

신의 영역에서 아름다움은 '자연'이다. 인간영역은 '여성'이다. 오랜 문명속에 여성이 가장 대접받는 영역이

'美'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료 사진을 훓어보면, 힌두교 사원이나 석굴 벽화엔 누드에 가까운 여신상을

접한다. 풍만한 젖가슴, 짤록한 허리, 넒적한 엉덩이는 육감적이다.


뜻밖에 몇 년 전, 낙산사에서 관음보살상을 접하며, 참 관능적이라고 느낀적이 있다. 중국을 거쳐 들어온

우리 불교에도 인도의 '라사(해탈)'과 같은 아름다운영역이 어우러지진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긴 역사와 광대한 지역의인도는 아름다움을 종교적영역으로 숭배하였고, 다양한 여신의 아름다움이

결국 인도여성의 이상적인 美의 기준이 되었다. 관능적인 여성의 몸은 다산과 풍요,번영을 상징했다.

눈에 익은 '샴푸shampoo'나 '헤나Henna'에 관련된 이야기도 재미있다. 긴 머리가 여성의 아름다움의

상징이며, 손바닥과 손등에 물을 들여 가정의 액을 막는 의미 또한 美를 대변한다.


저자는 신에 집중된 아름다움이 남성 중심이 되고, 영국 식민지의 오리엔탈리즘화 되고, 서구화된 상업적

여성이미지에 접속되는 과정을 조목조목 알려준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타고르는 소설에서 단발머리에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여성을 비난한다. 힌두 서사시에는 '여성에게 남편보다 더 좋은 장신구는 없다'

라는 말도 있단다. 사티(죽은남편과 함께 아내를 화장하는 관습)나 홀어미에 대한 처우에 여성은 존재의 가치가

없음을 시사한다.


영국의 오랜 식민지배에 있던 인도엔 앵글-인도인(Anglo-Indian) 혼혈집단이 생겼는데, 그들은

'검은백인'이라 불렸다. 고대에서 시작된 피부에 대한 신화는 식민지배하에 더욱 짙어졌다. 흰 피부에

대한 욕망은 잘 팔리는 화장품 이름이 '화이트퍼펙트' 라는 것에서도 짐작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알게된 내용은 19c말 인도에 온 기독교 선교사들은 자연스럽게 가슴을 드러내놓고

다니는 인도 여인에 충격받았다고 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엄숙주의는 천박한 모습에 대해 '부끄러움'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후, 영국식 차림과 교육, 예절을 선호하는 인도 여성이 늘어났고, 여성미의 기준은

수줍음, 조용한 아내로서의 의무에 치중되었다. 당시 인도 동부지방 벵골은 덥고, 습했음에도 블라우스에

속치마를 입고, 사리를 입은 뒤 베일까지 썼다고 한다. 식민지는 결국 힌두여성의 새로운 미적 이상형을

정숙함으로 고정시켰다. 현재 인도는 1990년대 개혁과 개방을 시작으로 여느 국가와 다를바없이

힌두 여신이 아닌 여배우 신화를 욕망한다.


그렇다고 인도 여성이 다 미를 추구 하는 것은 아니다. 하층 계층 여성들에겐 피부색이나 주류의

아름다움은 사치에 지나지 않는듯 하다. 서구의 영향이 주를 이루는 인도는 점점더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의 권력과 욕망에 앞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힌두 전통의 '신과 같은 아름다움'은

이제 점점 소멸해 가고 있다.



저자가 지적하는 것 처럼 '어떤 여성이 아릅답고 아름답지 않으며 어떤 문화가 아름답고 추한지를

결정하는 것은 힘을 가진 사람들이다.' 절대'美'에이르기위해 몸을 가꾸고, 마음을 수련하여 신과

접속하던 아름다움은 오리엔탈리즘의 벽에 부딪혀아름다움에 대한 목적은 욕망에 더 근접하다.


비단 인도 여성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닌듯 하다. <인도, 아름다움은 신과 같아>를 읽어내며

아름다움과 신의 상관관계를 통해 '美'에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아름답다'라는 것의

저급한 욕망을 내세워 정신만을 강요하는 것도, 욕망을 앞세워 보여지는 것에 몰입하는 것도

아닌것 같다. 힌두여신 '사라스와티'처럼 지성과 미를 겸비한 조화의 미덕을 공감한다.

무엇보다 신에 이르는 '라사(해탈)'의 경지만한 아름다움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해탈의 경지란 무엇일까? 자연과 일체됨 삶. 그것이 아름다움은 신과 같지 않을까?



 

"아름다움은 마음을 녹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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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쿠키의 법칙 - 성공적인 브랜드 스토리를 위한 20가지 핵심 전략
버나뎃 지와 지음, 박인섭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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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The fortune cookie principle

포춘 쿠키의 법칙

 

 

 

 

사실 서명을 접했을 때, '포춘 쿠키'에 흥미를 느껴 읽기 시작했어요. 쿠키 이름이 신기했거든요.

그리고 이 책은 '포춘쿠키'의 스토리만으로 성공법칙을 전한다고 생각했죠.

 

포춘 fortune ?

사전에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운  

 

 

 

재미있죠. 흥미롭죠. 한번 경험해 보고싶죠.

포춘 쿠키는 '쿠키'를 먹는 즐거움은 나중이고, 그 속에 있는 운명 스토리를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왜? '포춘'인지 알아냈네요.

 

달콤한 쿠키, 아기자기한 쿠키, 초코쿠키, 과일쿠키, 예쁜 쿠키.. 쿠키의 종류는 지구상에 무한정입니다.

그것을 넘어 '포춘'은 소비자들에게 맛 이전의 호기심, 재미, 삶에 대한 메세지를 끌어내 '쿠키'를 제공합니다.

 

'포춘쿠키의 비즈니스 전략은 fortune' 입니다.

 

 

2012년 호주최고 비즈니스 블로거 선정,

아마존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아이디어를 의미있게>의 저자 지나뎃 지와.

 그녀는 자신이 경험한 회사나 기업가, 경영자들의 브랜드의 스토리 사례를 <포춘쿠키의 법칙>을 통해

핵심적 전략을 20가지로 스피드있게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브랜드 구축을 위한 기틀 마련 커뮤니케이션 비즈니스 20가지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진실, 목적, 비전과 가치관, 직원과 전달하는 가치, 브랜드명과 슬로건, 디자인,고객경험, 평판, 반응과 영향권 등의 틀에서

2~3가지의 기업 사례와 CEO들의 가치 포인트를 전한다.

 

 

think Different!  다르게 생각하라!

 

"마케팅은 가치에 관한 것입니다. 고객은 우리가 내세우는 것이 무엇이지 알고 싶어 해요.

우리가 하려는 일은, 고객들을 위한 상자 따위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물론 그것이 우리가 잘 하는

일이긴 하지만요. 우리는 그 이상을 해야 합니다.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것은 애플의 컴큐터 광고의 '미친 사람들에게'라는 말로 시작된다.

 

애플은 모든 방면에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한다.  

 

 

 

 

저자는 애플, 스타벅스, 구글, 메소드, 지미 아이스크림 등 세계적 기업에서 작은 창업의 성공 사례까지

보더스와 코닥의 브랜드 비지니스의 시장의 패배에 관해서도 브랜드 스토리로 해석하고 있다. 

 

 

 

 

 

육아기 엄마라서 눈에 띄는 브랜드는 '하기스'와 '레고'에 관한 내용이다.

1997년 일회용 기저기의 원조는 '팜퍼스(pampers)' 였다.

팜퍼스는 평균 34억 달러 매출을 올렸지만, 시장 점유율에서 실패했고, 하기스(Huggies)에 위협을 받았다.

기저기 출시는 '엄마들의 노동 해방'을 가져다 준 제품이지 단순한 기저기가 아니였다.

그런데 팜퍼스는 기저기의 기능성 광고를 주를 이루었고, 고객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초심으로 돌아간 팜퍼스는 고객의 진심을 파악하고, 고객과의 커뮤니티 속으로 들어갔다.

팜퍼스 웹사이트는 상품에 관한 언급대신 초보 엄마들의 육아나 아동발달에 관한 정보들과

조언들로 구성되었다.

 

P&G는 결국 전 세계시장에 연간 100억 달러 수익을 증가시켰다. 39쪽

 

 

버나뎃 지와는 자신이 좋아하는 카페에 정나미가 떨어진 이야기도 들려준다.

거의 매일가는 카페는 바다향기 맞을 수 있고,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주고, 손님을 챙기느라 늘 분주한 주인 등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위해 1달러를 지불해도 좋았다. 그런데 주인의 사업을 '경영'하기 시작했다.

결국 사업지표가 변화면서 가치관도 변한 사례이다.

지와는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확장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가치관을 바꾸지 않는 이상, 전략을 수정하는 것은 괜찮다."

 

"고객은 그저 스토리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갈수록 그들은 스토리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한다."

-로버트 페브리칸트

 

옳은 말이다. 확장시키는 기업이나 가계들의 CEO들이 유념해야 할 메세지인 것 같다.


 

 

책에서는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체를 넘어 비영리 자선단체나 공유경제를 추진하는 사례들도 제공하고 있어 흥미있게 읽었다.

숙박광고 사이트를 창안한 조 게비아의 에어비앤비는 '공동체시장을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실제의 삶 속에서 연결시키는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한다.

뉴욕에서 클럽 프로모터로 일한 스캇 해리슨은 사업수완이 좋았다. 그러나 '영혼의 부도 상태'에 빠졌다고 느낄때, 머시십

이라는 국제의료봉사 단체에 들어간 자원활동을 하게된다. 그때 깨달음으로 자선단체 '워터water'를 창립한다.

 

 

"자선단체 워터는 우리 손으로 수자원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구상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가장 필수요소인 깨끗한 식수의 공급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우리의 단기 목표는 2015년까지 최소 1,000만 명에게 안전한 물 공급을 확보해 줌으로써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모 스카펠리, 자선단체 워터의 멀티미디어 프로듀서

 

 

'포춘쿠키'에 이끌려 책을 접했다.

다 읽고나니 서명의 선택이 탁월하다는 생각의 공유.

 

최근 내가 흥미롭게 접하는 것은 디저트 시장이다.

너무나 다양하고, 비슷하고, 맛 좋은 아이스크림, 케익종류, 빙수, 커피와 쥬스에 눈과 맛이 팽팽 돌아갈 지경이다. ㅋㅋ

 

비슷한 듯 하지만, 어떤것은 반짝하다 잊혀져가고, 어떤 것은 차를 타고 찾아가 먹고,

택배로 주문해서 먹고, 부탁하지 않아도 자신의 블로그나 페북, 카톡 등에 소문을 내어준다.

 

포춘쿠키의 맛은 어떨까? 추측에 그냥 쿠키의 맛일것이다.

사람들은 쿠키라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포춘이라는 눈에 보이지않는 메세지에 에너지를 얻는다.

'포춘쿠키 법칙'은 브랜드에 고객의 마음을 뚫는 핵심이 있기 때문이다.

 

 

 

* 포춘쿠키 이미지는 한국 포춘쿠키 회사 사이트에서 담아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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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황홀 - 우리 마음을 흔든 고은 시 100편을 다시 읽다
고은 지음, 김형수 엮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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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내면의 마그마는 저 우주에 산재하고 있는 암흑물질 가운데에 아직 태어나지 않은

별들의 가능성과 연결되기를 꿈꾼다.

그래서 나는 항상 뜨겁다.

 

나는 내 무수한 시들의 어제 그제 없는 가난과 내 시들의 내일 모레 글피의 무일푼으로 시 이전을 산다.

마침내 한 편의 시가 오리라.

그렇게 오는 나의 시가 나이다.  나는 없다.

 

아, 내 시는 내 조국의 안과 밖에서 울고 있는 아이의 미래일 것이다.

 

- <고은의 시 이야기> 중

 

 

 

 

 

 

노벨문학상에 거론되며 기대와 아쉬움을 수십차례 논했던 詩의 위대함은 무엇인가?

詩를 받아들이는 독자인 나의 가슴떨리는 충족이 아닐바에 노벨문학상이라고 위대함일까?

 

오랜세월 시인을 알지만, 시의 접근이란 생각만큼 친숙함이 아니다.

대중적인 친근함 보다는 이념적인 시적조예가  필요할 것 같은 시인의 시는 더욱 그러했다.

 

그러다 육아중에 박웅현이라는 광고인의 <책은 도끼다>를 만나며,

시인 고은의 詩語에 매료되었다.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

<낯선곳>

 

 

함박눈이 내립니다

함박눈이 내립니다 모두 무죄입니다​

<순간의 꽃>​

 

 

시인 생활 56년. 시집 여럿.

<시의 황홀> 표지 날개에 시인의 이력이다.

보리는 익을수록 고개가 숙여지고, 뛰어난 선승일 수록 선문답이 짧던가?

시가 짧고, 여백이 많으나 심장이 흔들린다.

 

 

누우면 끝장이다

앓는 짐승이

필사적으로

서있는 하루

 

오늘도 이 세상의 그런 하루였단다 숙아

 

<순간의 꽃> 한 토막

 

 

 

낮게 낭독하다. 연필로 옮겨 적는다.

 

하늘에는 거미줄이 자라고

때때로 별빛이 거기 걸리며 내려온다

 

 

우리네 삶이 우열을 가리는 어리석음이 있으나,

거미줄에 거리는 별도 맘대로 부르지 못하니 참으로 평등이다. 

시 구절을 적어내리며 내 삶이 위안이 되더라.

 

 

서명이 아주 흡족하다.

'시의 황홀'

 

개인적으로 영어단어 중 inspiration을 참 좋아한다.

영감. 한자로 靈感 도 좋아한다.

 

시인의 詩를 읊다보면 내안의 '영감' 충만해진다. '시의 황홀'을 경험한다.

 

계속 읊어보자.

 

 

달밤에는 백 리까지 한마을이다 

 

<달밤> 일부

 

 

앵두나무 두 그루

앵두꽃 피어

다 일 나가고 빈집인데

그 집 가득히 빛내주고 있다

 

<앵두꽃> 일부 ​

 

 

사소한 어떤 빛도 사소하지 않다는 걸 시인은 알려준다.

달빛을 앵두꽃 빛에 이렇게 예민 할 수 있다니 ..

 

 

 

미안하다

미안하다

 

나 같은 것이 살아서 국밥을 사 먹는다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을 때, 누군가 SNS에 올렸다는 글이다.

엮은이 김형식은 '브레히트의 살아남은자의 슬픔'으로 원죄의식, 벗어날 수 없는 자기혐오!에 대해 말한다.

시는 제목이 없다.

 

 

 옷소매 떨어진 것을 보면

살아왔구나! 살아왔구나!

 

<여수 旅愁 158> 전문

 

 

아이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 극락이구나

 

<아버지> 전문

 

 

 

 시를 읊다 미소짓고, 사색에 자빠지고,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시인이 다 헤진옷을 보고 뭉클했다고 한다.

늘상 없는 살림에 구멍한 옷을 꿰매던 아버지, 굶주림에 두려움을 알았을까?

입 열지 않는 아버지는 "밥 뭇나? 밥 무라!"가 자식에게 제일 많이도 하셨다.

그렇게 자식에게 할말이 없나 야속했는데, 그게 아버지 생의 가장 큰 두려움이고, 가장 큰 극락이었겠지.

이젠 그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시인은 프롤로그에 이렇게 기록한다.

1950년 전란 이후 내 사상의 기축이 된 허무가 고대 인도의 無와 노장세계의 無爲 그리고 19세기 말

서구 니힐리즘 따위가 아닌 조국의 폐허에서 그 폐허의 언어로서의 한 自生이었다.

 

.....

 

전쟁고아로서의 고독만이 내 시의 무국적성을 낳았다.

 

...

 

나는 의식에의 역류 속을 살때가 많다. 물살을 거스르는 고기인 것이다.

나는 무의식의 청소년으로 산다.

.. 또한 별들이 진화되지 못한 원시의 天文에 내 하잘것없는 심신이 닿아있는사실을 깨닫고 있다.

 

전쟁고아의 고독, 의식의 역류, 진화되지 못한 원시의 심신.

학살의 목격, 반복된 자살의 실패, 파도 절벽에서의 3년, 10년의 절 생활.

공감되지 않는 삶의 깊은 고뇌의 늪에서 정화되어 발산된 시어들은 독자 심신의 정화수다.

 

오랜벗 김형수 시인이 평생 써온 고은 시인의 詩 중 100편을 골랐다.

위로를 나누는 공공의 힐링 언어로 사용되기를 바라며..

 

<시의 황홀>을 내놓았다. 참으로 적절할때 위로가 되어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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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부인 The Collection Ⅱ
벤자민 라콩브 글.그림, 김영미 옮김 / 보림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The Collection

누구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감각


나비 부인 MADAME BUTTERFLY

 

 

 

 


이 책은 영유아들을 위한 그림책이 아니다. 특히 1904년 만들어진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

부인의 비극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더욱 그렇다. 벤자민 라콩브에 의해 그려진 이 탁월한

그림책은 아코디언처럼 펼쳐지게 되어 있고, 마냥 즐겁게, 즐겁게 만은 볼 수 없는 예술 작품이다.

   

 - <르몽드 데 아도>

 

 

그림책 <나비부인>이 도착했을 때, 박스에서 끌어냄과 동시에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이게 뭔가? 이게 무슨 그림책인가?" 숨을 꼴딱거리며 펼치는데, 아들이 자기도 보겠다며 덤벼들었다.

"만지지마! 찢어지면 알아서 해"라는 엄포를 놓았던 기억.

아마 그림책의 규모나 그림에 압도되어서 하나의 흠찝도 내면 안될것 같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던 것 같다.

 

 

그래, 압도되었다. 그림책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대작이라서 무대예술공연중 가장 장엄한 것이 '오페라' 아니던가?

푸치니의 대표적 오페라로 넓리 알려진들 한번도 접한적 없는 오페라에 한번도 들어본적 없는 '나비부인'이라.

음악도 아니고, 영화도 아니고, 소설도 아닌 생각지도 않게 그림책으로 나는 난생 처음

프랑스 일러스트계의 대표적인 신예작가 벤자민 라콩브(Benjamin Lacombe 1982~   )가 해석한 '나비부인'을 만났다.

 

 

동양적 감수성을 이 젊은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섬세하게 묘사 할 수 있었을까?

공감의 영역을 넘어 본래 동양에서 살아왔을 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그림 장면장면에 몰입을 유도한다.

 

 

서막 4장에서 3막 13장 까지 진행되는 스토리는 총 76쪽으로 병풍형식으로 진행된다.

몇 개의 평을 들춰보니 '아코디언 처럼' '파노라마 형식의 연결' '병풍'을 언급하듯이 책 길이는 10m가 넘는다.

뜨문뜨문 여백에 스토리를 압축하고, 오직 나비와 나비부인만을 묘사하고 있다.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다.

몰락한 가문의 딸 '나비부인'은 먹고살기위해 '게이샤'가 되었다.

해외파견 근무 중인 미군 장교 핑거튼 중위는 관습적으로 파견기간 함께 결혼해서 살만한 여자를 고른다.

결혼이 금지된 게이샤를 선택한 핑거튼 중위는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하여 어린 게이샤에게 거짓믿음으로 결혼에 성공한다.

 

그러나  문화적 차이와 사랑의 방법이 다른 부부는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었다. 파견근무가 끝난 핑거튼은 자신이 계획한 대로

일본을 떠났고, 나비부인에게는 돌아오겠다는 거짓약속만을 남기고 본국에서 나비부인과는 정반대의 혁신적인 여성과 다시 결혼한다.

홀로남은 나비부인은 잉태한 아이를 출산하고, 핑거튼 중위를 끝임없이 기다리고 기다린다.

결국 나비부인은 새로운 아내와 찾아온 핑거튼 중위에 대한 거짓믿음을 깨닫고, 간직한 단칼로 자결한다.

 

 

서막 2장의 내레이션은 핑거튼 중위의 욕망이 만들어낼 비극의 복선을 깔고 있다.

"파닥파닥 날다가 우아하고도 섬세하게 내려앉는 이 나비는 이제 내것이 될 것이다.

내가 나비의 날개를 산산조각 내게 될지라도....."

 

 

 

 

 

핑거튼 중위의 내레이션을 따라 나비의 흔적을 쫓아 독자는 서서히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어린 게이샤가 나비로 환생이나 한듯이 작가 라콩브는 '나비'로 부터 몽환을 끌어낸다.

설렘과 기대, 행복, 고통, 영혼의 흔들림, 절망과 배신의 감정은 나비부인을 대신하는 것 같다.

 

작곡가겸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인 류형선의 서평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불편한 감정이 그것이다.

대중적 감각과 시류의 흐름에 뛰어난 푸치니의 능력은 한국의 기지촌 여성이 일본 게이샤의 옷을 빌려 거만한

'서구 오리엔탈리즘'의 소재로 조롱당하는 불쾌감에 <나비부인>이 너무 싫었다고 한다.

그러나 라콩브의 그림책 '나비부인'을 통해 어린 나비 부인의 인생과 애틋한 이미지를 접하면서 내면화된

'서양 오리엔탈리즘'의 불편함을 벗고 화해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참 다행이다. 어떤 쟝르도 근접한 적없이 그림책으로 '나비부인'을 첫 대면하여 책에 담긴

나비부인의 스토리에 대한 감정적 순환을 겪어냈으니 오직 한여인의 인생사에 집중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젊은 이국의 작가는 어떻게? 라는 질문은 맨 마지막 장에서 발견했다.

"많은 것을 도와준 세바스티엥 페레즈, 오페라와 많은 것을 접하게 해준 어머니, 감사합니다."

 

서양한 젊은 일러스트레이션 신예 작가는 어머니로 인해 다양한 문화적 접속으로

백년도 넘은 세계적인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을 자신의 색체로 자신만의 이야기 방식으로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그 기발할고, 에너지 넘치는 그림책을 푸치니가 본다면 어떨까?

상상해보니 재미있다.  결국 무한한 예술적 창작은 다양한 문화에 대한 접속과 체험만이

공유의 예술로 승화 할 수 있다는 것을 '벤자민 라콩브'의 <나비부인>을 만나며 각인된다.

 

 

보림출판사는 저를 참 놀랍게 합니다.

그림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애정이상을 넘어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

독자들의 시각적 경험을 확대 할 줄은 몰랐습니다.

 

The Collection 시리즈들을 몇권씩 접 할 때마다 그림책의 스토리와 독특한 기법, 창의적 묘사들에

감탄은 했지만, 베자민 라콩브의 <나비부인>은 개인적으로 좀 충격이었습니다.

보림은 왜 이런 책을 또 출간했을까요?


이런 속된 말은 좀 그렇지만, 돈도 안될 것 같은 작품을 내놓은 것은 출판사측에선 모험이 아닐까 감히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나무들의 밤>이 그렇고, <나무늘보가 사는 숲에서> 그리고 <나비부인>은 더더욱 그럴것 같은 생각.

저의 생각이 편견이고, 빗나간 예측이라면 참으로 다행이지요.


다만, 보림출판사의 더 컬렉션 기획에 참으로 고맙다는 독자로서의 인사를 하고 싶군요.

참으로 풍부한 시각적 업그레이드, 감성의 자유로움, 그림책의 고정관념을 넘어서게 해주어 너무나 고맙고, 기쁩니다.

충만한 그림책 감성이 오롯이 어린 제 아들에게 옮겨 갈 수 있겠지요.


이제 <나비부인>을 떠올리면 푸치니의 오페라가 아니라

보림출판사의 벤자민 라콩브의 <나비부인>을 떠올리게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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