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문학동네 청소년 53
전삼혜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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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표지의 갬성X갬성 문장에 잠깐 음, 이 책, 흠, 멈칫했지만 다행히 끝까지 읽는 동안 별 무리 없었다. 달(moon)에 가서 일하는 사람이 등장하는 sf세계관에, 캐릭터의 절대다수가 십대인 청소년 소설인데도 쉽게 집중되고 잘 읽히더라. 절망, 고독에 희망 한 줌 콜라보 소재는 필승하는 서사의 조건인 것일까.

인류가 거대 광고판으로 사용하는 달에 광고 카피 새기는 기계를 수리하러 십대 여자 한 명이 출동하고, 지구에는 곧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거라는 사실이 전해진다.
이 소설은 에필로그를 포함해 총 7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연작 소설이다. 소설은 시작하자마자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해 멸망하고 달에 십대 여자 한 명만 덜렁 남은 상황을 보여준다. 시작부터 지구 멸망이라니. 좋아좋아. <마션>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그 소설과 겹치는 건 아무것도 없다. 달에 가 있는 소녀는 그저 짝사랑하고 있던 룸메가 마지막에 누굴 생각했을지가 궁금하다. 룸메를 생각하며 달에 룸메의 스토리를 새긴다.

이런 감성 괜찮다면 읽어보아. 희한하게 그다지 오그라들지 않는다.
작가는 메인 캐릭터에게 극단의 상황을 던져서 충격을 주고, 메인 캐릭터는 알 수 없었던 주변인들의 개별 스토리를 에피소드마다 하나씩 덧대 커다란 배추(...)같은 서사를 완성했다. 이 책은 에필로그의 마지막 문장까지 읽을 때에야 완성된다.
엔딩도 엔딩이지만 ‘우연히 달에 홀로 남겨진 사람’을 둘러싼 진실이 뭐게.
상상하기 어렵지 않고 가장 그런 것이었길 바랐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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