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안전가옥 오리지널 27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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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림자와 같은 존재다.

보호해줄 수 있는 어른이
단 한명도 없는 고아이기에 돈이 없고.
돈이 없기에 집은 커녕
'정상적인 사회 공동체'라 불릴 만한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당신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당신을 사회 바깥으로 내 몬
누군가에 대한 복수심이었다.

'이것만 성공하면
네가 원하던 걸 할 수 있는 돈이 들어올거다'
그 말 때문에 수락한 일이
당신을 죽음 앞으로 내몰기 직전까지는.

만일
죽음을 앞에 둔 당신 앞에
비현실적인 존재가 나타난다면.
그 존재가 당신을 구한다면
당신은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

비현실적인 존재가
경계심인지 호의인지 모를 감정을 갖고 있는 자가
당신이 복수하고자 하는 자와 동일한 사람이라면
어떠한 반응을 보일 것인가.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는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자와
삶 그 자체를 잃은 자가
자신들을 그렇게 만든 자에게 복수하는 이야기이다.

그 모든 일이 있었음에도
일말의 가능성을 안고 있었기에.
서로에 대한 믿음만큼은 잃어버리지 않았기에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는 관계가 되어가는
이야기이도 하다.

모든 걸 잃어버린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나 자신에 대한 주도권을
다시 되찾아 오는 것에 성공한 사람은
어떻게 그런 일을 해낼 수 있었던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보기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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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이시우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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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취업 준비생이다.

허나 좋은 학벌도.
눈길이 가는 이력도 없기에
지금까지 이력서를 넣은 곳은 거의 다 떨어졌다.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기업들은
누구라도 '쓰레기 중의 쓰레기'라
평가할만한 곳들 뿐이었다.

그런 당신이 어느 날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업종에 해당하는지도
알 수 없는 회사에서
합격 연락을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 회사에 다닌다는 선택을 했다면,
그 곳에서 어떠한 행동을 보일 것인가.

[신입사원]의 주인공이 바로 이런 상태이다.

50번이나 떨어진 상태에서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이력서를 집어넣었던
정체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기업.
그는 그 기업에 입사하게 된 이후로
생전 처음 보는 꿈을 연속적으로 꾸고.
국가 기관 사람들에게 감시를 당하고.
이해할 수 없는 업무를 수행한다.

그 업무는 왜. 어떤 목적으로 행해지는가.
주인공이 꾸는 꿈은 어떤 의미가 있는 꿈인가.
그 모든 것들이 어떤 결말을 가지고 올까.
여러 가지를 상상하며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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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휴먼스 랜드 (양장) 소설Y
김정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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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인간이 살 수 없는' 영토로 지정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은가. 

한때는 
나와 피가 연결된 누군가가 살고 있었으나,
지금은 인간의 거주가 금지된 영토에 
연구를 목적으로 잡입하게 된다면.
거기서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기까지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은가. 

[노 휴먼스 랜드]는 
나라 전체가 
인간이 살 수 없는 영토.
'노 휴먼스 랜드'로 지정된 곳.
대한민국에 잠입한 연구원들이 
그 장소에 존재할 거란 
예상 자체를 하지 못한 거주민들과 
괴상한 습성을 지닌 동물들을 마주하게 되면서. 
흔하디 흔한 잡초라 생각했던 한 식물이 
자신의 정체성을 완전히 망가지게 만드는
무언가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일행은 과연 
무사히 주어진 임무를 마칠 수 있을까. 
노 휴먼스 랜드에 숨어 살고 있던 자들과
해당 지역에 마구잡이로 자라고 있던 
그 식물은 어떻게 되었을까. 
모든 일이 끝난 뒤 
노 휴먼스 랜드 자체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그 모든 것을 상상하며 보기 좋은 책이었다.


#노휴먼스랜드 #창비 #소설Y #소설Y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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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우다 1~3 세트 - 전3권
현기영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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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특정 지역 밖으로 퍼져 나가지 못했던
사건이 두 개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제주도에서 일어난
4.3 사건이었다.

섬이었기에.
기후 등을 이유로 이동을 제한시키면
폐쇄된 공간이나 마찬가지인 곳이었기에
정보의 차단이 더 용이했으리라.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었으리라.
사실 은폐가 더욱 쉬웠으리라.

허나 사람들은 그걸 장점으로 이용했었다.
일제 강점기 당시에는
서로가 힘을 모아 배가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만들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법한
모임을 가장한 야학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었다.

그렇기에 해방 초기에는
상황이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도
가질 수 있었다.
'어느 한 지역에 기생하는 형태가 아니라
스스로가 하나의 지역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다는.
이를 통해 자유민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그런 희망 말이다.

허나 이런 희망도 한때.
가뭄과 전염병이 사람들을 잡아먹었음에도
그 어떤 지원도 하지 않은 채
'우리의 뜻에 따라라'는 입장을 취하며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기 전까지는.
나라가. 외국에서 파병 온 지식인들이
바른 말을 한번 했다는 이유로 젊은이들을
무차별로 고문해 죽이고,
죽은 자를 위해 시위했다는 이유로
무장조차 하지 않은 민간인들을
학살하기 전까지는.

살아남은 자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었을까.
죽은 자들의 처우는 어떻게 되었는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자들은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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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이 돋는다 - 사랑스러운 겁쟁이들을 위한 호러 예찬
배예람 지음 / 참새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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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할 것이 있다.
나는 사실 '공포'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장르의 작품을
그렇게까지 무서워하지 않는다.

심야에 혼자서
온갖 형태의 장기자랑이 난무하는
슬래셔계 무비를 보며
육회를 먹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나폴리탄'이라 불리는 규칙서 괴담이
한창 유행할 때는
관련 괴담을 직접 만든 적도 있을 정도로.
한때는 공포 게임 / 소설을 클리어 한 뒤
결말을 알려주는 조건으로
용돈벌이를 했을 정도로.

그런 나도 보는 걸 꺼려하는
공포 장르가 딱 하나 있다.
곤충. 혹은 곤충과 비슷한 무언가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공포이다.

내가 곤충과 관계된 공포에
질겁하는 이유는 분명,
어떠한 이유로 파리와 합체해버린
누군가를 다룬 한 영화가
지나치게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리라.

[소름이 돋는다]는
공포를 좋아함에도 겁이 많은 자들이
어느 부분에서 어떤 공포를 느끼는지.
그럼에도 공포를 계속 접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겁이 많은 사람들은
'내가 그래서 무서워하는 거'란 공감을.
겁이 없다 못해 공포를 즐기는 경지까지 간 사람들은
'아 그래서 그때 걔가.........'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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