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이 돋는다 - 사랑스러운 겁쟁이들을 위한 호러 예찬
배예람 지음 / 참새책방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백할 것이 있다.
나는 사실 '공포'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장르의 작품을
그렇게까지 무서워하지 않는다.

심야에 혼자서
온갖 형태의 장기자랑이 난무하는
슬래셔계 무비를 보며
육회를 먹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나폴리탄'이라 불리는 규칙서 괴담이
한창 유행할 때는
관련 괴담을 직접 만든 적도 있을 정도로.
한때는 공포 게임 / 소설을 클리어 한 뒤
결말을 알려주는 조건으로
용돈벌이를 했을 정도로.

그런 나도 보는 걸 꺼려하는
공포 장르가 딱 하나 있다.
곤충. 혹은 곤충과 비슷한 무언가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공포이다.

내가 곤충과 관계된 공포에
질겁하는 이유는 분명,
어떠한 이유로 파리와 합체해버린
누군가를 다룬 한 영화가
지나치게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리라.

[소름이 돋는다]는
공포를 좋아함에도 겁이 많은 자들이
어느 부분에서 어떤 공포를 느끼는지.
그럼에도 공포를 계속 접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겁이 많은 사람들은
'내가 그래서 무서워하는 거'란 공감을.
겁이 없다 못해 공포를 즐기는 경지까지 간 사람들은
'아 그래서 그때 걔가.........'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터디 위드 X 창비교육 성장소설 9
권여름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히 장담할 수 있다. 
전세계에서 괴담이 생겨나기 가장 좋은 장소는
대한민국 고등학교라고. 

생각해보라. 
다양한 성격.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어야만 한다. 
그것도 직장인들보다 더 오랜 시간동안,
그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소수의 사람들만이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로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아이와 
3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끝없는 긴장감 속에서 경쟁하는 
상황 속에 놓여진 상태로.

사람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저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낸다고 한다.

한 공간에서. 
낯설다면 낯선 아이들과 함께 
한나절에 가까운 시간동안 
'공부'만 할 것을 강요받는 상황. 
그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스트레스 해소법이 무엇이겠는가. 

공통의 적을 만들어내는 것이. 
자신들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눈을 잠시라도 돌릴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지 않겠는가. 

[스터디 위드 X]는 
'저 아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이유로 이뤄지는 수군거림. 
'나에게는 그럴 만한 명분이 있다'는 이유로
시작한 아주 사소한 괴롭힘. 
성적을 이유로 본인도 모르게 받게 된 저주 등
학교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공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모든 상황에서 
각자는 원하는 결말을 얻었을까.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나쁜 결말을 마주하게 되었을까. 

그들이 마주한 현실과, 
그 과정에서 선택한 무언가로 인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끝없이 궁금해할 수 있던 책이었다.


#스터디위드X #공포성장소설 #청소년소설추천 #여름소설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에 빠진 소녀
악시 오 지음, 김경미 옮김 / 이봄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신의 반려'라 불리는 자는 
항상 여자여야만 하는가.
 
한번 반려를 받았으면
모든 신들이 가지고 있다는 신통력으로
그 반려에게 자신과 같은 수명을 주고 
평생동안 곁에서 아끼던가. 
'내 취향이 아니다' 싶으면 
곱게 돌려 보내기라도 하던가. 
둘 중 그 어느것도 하지 않으면서 
왜 신은 주기적으로 새로운 반려를 요구하는가.

무언가를 간절하게 요구하는 쪽은 자신이기에
때로는 상대방이 혹할 무언가를 줘야 할 때도 있는데. 
자신이 멋대로 정한 규칙과 트리거를 남들이 알 리 없는데. 
왜 그는 사람들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내놓아라'
'왜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느냐'
그리 말하며 저주를 내리는가. 

누군가의 목숨을 아무렇게나 다루는 존재.
누군가의 진심과 사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존재.
그 존재를 과연 신이라 부를 수 있는가.
반드시 없애야만 하는 요괴와 다른 게 무엇인가. 

[바다에 빠진 소녀]에 나오는 주인공. 
미나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였다. 
 
생각해보라. 
화가 났다는 이유로 
그 어떤 경고도 없이 삶의 터전을 
마구 짓밟는 신을 위해 
이웃이나 다름없던 누군가를
'용의 신부'란 이름의 제물로 바쳐야만 한다. 

'살 사람은 살아야지'란 이유로
열두살에 용의 신부로 선택된 여인은 
평범한 일상을 모두 포기해야 했고,
그 여인을 좋아했던 오빠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버릴 준비를 했음에도.
그 모든 것을 보았음에도
신은 화를 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상황을 바로 앞에서 마주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신에게 분노하지 않겠는가.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나지 않겠는가. 

그렇게 분노에 찬 누군가가 
제물 대신 뛰어든 순간 운명은 바뀌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동화의 내용은 
조금씩 비틀어지기 시작했다. 

'용왕의 진정한 반려가 
용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다'
그 예언은 과연 이루어질까. 
예언이 이루어진 뒤,
반려였던 자와 반려라는 이름으로 
바다 속으로 끌려들어온 자들은 어떻게 될까. 

[바다에 빠진 소녀]는 
인간이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있는가. 
영웅은 선택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를 
항상 궁금해하던 사람들이 보기 좋은 책이라 
감히 생각해본다.


#이봄서평단 #바다에빠진소녀 #바빠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를 위한 B컷 문학동네 청소년 64
이금이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때로는 완벽한 A급보다 
어딘가 어설퍼 보이는 B급이 
더욱 환영받고는 한다.

B급은 인간미가 있기 때문이다. 
숨겨진 진실을. 
누군가가 반드시 알리고자 하는 정보가
담겨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생각해보자. 
당신은 미성년자이기에
또래 아이들과 관계된 일에 대해서는
그 어떤 법의 심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학교 역시 당신보다는
다른 아이의 편을 들 가능성이 더욱 높다. 
당신의 부모가 당신의 편을 들어줄 거라는 
확신조차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 한때 친구라고 생각했던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괴롭혔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당신의 손 안에 쥐여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너를 위한 B컷]에서는 
부모의 재력과
누구나 부러워하는 외모 및 성적을 갖춘.
그래서 더욱 더 자연스럽게 감춰져 있던
누군가의 비밀을
의도치 않게 엿보게 된 사람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갈등 상황에서 끝없이 망설인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주인공은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아이로 자라왔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학습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졸업하는 그 순간까지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으리라 감히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허나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아이는 다르다. 
겉보기에는 화목한 가정에서
그 어떤 고난도 없이 자란 부잣집 도련님이다. 
인기도 많고 성적도 좋기에 
임원선거에서 당선을 놓쳐본 적도 없는 아이이다. 
둘이 싸우게 된다면, 
주인공이 질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 

주인공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 선택으로 인해 어떤 결과가 따라올까.
둘을 끊임없이 생각하며 보게 만드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너를위한B컷 #문학동네 #이금이 #청소년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양장) 소설Y
이종산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야시]라는 소설을 읽은 적 있다. 

그 소설에 등장하는 '어떠한 장소'는 
특정한 조건을 만족한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곳으로,
인간들이 흔히 괴이라 부르는 자들이 
살아가고 있는 길목. 
혹은 정당한 대가를 주고 무엇인가 사지 않으면 
본인도 그 곳의 일원이 되어버리는 시장을 
의미하고 있었다.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의 
배경이 되는 학교도 그렇다. 
학교와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인 사당.
그 사당 근처에서 종이접기를 하면 
귀신과의 만남이 가능하다. 
학교의 도서부원으로서. 
혹은 그런 존재로 가장한 상태에서 
어떠한 문을 열면 과거로 돌아가, 
그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와 대화가 가능하다. 

그 사당은 무엇일까. 
과거의 존재들은 
학교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왜 하필 '종이접기'와 '학교'가 
그들과 연결될 수 있는 키워드가 되었을까. 

종이접기를 통해 
역사의 한 단면을 엿보고,
이를 통해 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소설을 원한다면.
추리 한 방울이 끼얹어진 성장소설을 원한다면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을 추천한다. 


#도서부종이접기클럽 #창비 #소설Y #소설Y클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