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블러드 다이빙 - 영상화 기획 소설
손건일 / 잇스토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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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어떠한 행동이
'평온한 일상을 되찾아주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잠깐이나마 하게 만든다면.
어떠한 고난에서 빠져 나올 수 있게 해 주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수단이라 여기게 된다면.
그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자기 자신을 완벽하게
망가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비슷한 상황에서는 항상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블러드 다이빙]에서의 주인공이 그렇다.
생을 크게 위협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스릴과
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의
쾌락만을 즐기던 사람.
그 사람이 한번 금기에 손을 대자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겁에 질렀으면서도-
그 누구보다 빠르게
그 금기에 중독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확실한 내 편'이라 부를 수 있던
거의 유일한 사람과도 삐꺽거리면서.

그가 금기에 손을 대게 만든 자는 누구인가.
금기에 빠져든 그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 것인가.
그 결말을 마주하였을 때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그 모든 것을 저도 모르게 상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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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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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소설을 접할 때마다 드는
의문점이 있었다.

행성 이주가 막 이루어지기 시작해,
지구에 남는 자와
새로운 행성으로 가는 자가 갈리게 된 시기.

그 시기에
해당 행성에 거주하는 자와,
그 행성에 한시기 파견된 직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한다면.
해당 분쟁을 가라앉힐만한 규정은
어디를 기준으로 잡아야만 하는가.

아직까지는
'지구에서만 먹을 수 있다'
그리 여겨지는 음식이
갑자기 먹고 싶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쪽이 갑작스럽게
행성에 파견되어,
반 강제적인 장거리 연인이 되어버린다면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런 의문들 말이다.

[화성과 나]에서는
행성 이주 초기 단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갈등 상황이 등장한다.

'왜 화성인들은 날음식을 먹지 못하는가'란
불만에서 출발한
개인과 국가 간의 분쟁.

분명히 나에게 주어진 프로젝트였는데.
'너만 믿는다'는 기대 때문에
다른 자들의 텃세와 괴롭힘에도 계속
그 프로젝트를 붙잡고 있었는데.
그것이 생판 남에게 빼앗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갈등들.

'누군가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면
해당 우주선을 파괴하겠다'는
협박을 하는 집단과,
이미 우주로 나온 자들의 이동권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집단의 갈등.

그리고
물리적인 거리와
그 거리로 인한 시차 때문에
마음을 나누지 못하게 되며
일어나는 어색한 상황들 말이다.

그 모든 갈등 상황에서
해당 등장인물들은 어떠한 선택을 할까.
그 선택은 어떤 결과를 불러 일으킬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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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퓨테이션: 명예 1
세라 본 지음, 신솔잎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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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말했다.
사람을 죽게 만드는 것은
흉기가 아니라 지독한 악의라고.

그 말은 사실이다.

누군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린다면.
그 소문이 어느 정도의
설득력이 있기까지 한 상태라면.
소문의 주인공이 된 사람은
사회적인 죽음을 맞이한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에 처하지 않겠는가.
무심결에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괴로운 심정을 품지 않겠는가.

만일 당신이
누군가 때문에 악의적인 소문에
휘둘리는 상황에 처한다면.
생활 자체가 망가지기 시작한다면.
일상을 되돌리기 위해
어떠한 행동까지 할 수 있는가.
바닥까지 떨어진 명예를 조금이라도
지키기 위해 무엇까지 내버릴 수 있는가.

[레퓨테이션 : 명예]에서는
남들의 악의가 어떻게
한 가정을 완벽하게 파괴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처음에는
법이 제대로 작동된다면.
그들이 언젠가
'우리가 이런 말을 함으로써
어떠한 제재를 받지는 않을까'
불안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없어질 거라 생각했던 것들.

그 정도로 사소해 보였던
누군가들의 악의가
아이는 어미가 그토록 증오했던 종류의
범죄에 연류되게,
어미는
-설령 그것이 누명이었더라도-
죽기 직전까지 중범죄자라는
비난을 받게 만들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당신은 저도 모르게
한 가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가 이 상황에 처한다면
무엇까지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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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한권] 향단이는 누가 죽였나
김미습 지음 / 잇스토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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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 정도는
'동화 속 악역들과,
주인공 주변에 존재하던 인물들은
결말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생각해보라.
신데렐라는 한 나라의 왕비가 되어
권력을 휘두르는 미래가 그려지는 반면,
남아 있는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갈 지에 대한 것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다.

심청이와 아비 역시
평안한 삶을 살 거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으나
뺑덕어멈의 행방을 아는 자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심청이가 살던 동네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알지 못한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도 마찬가지다.
가족과 주인공은
잠에서 깨어난 뒤 행복한 삶을
사는 미래가 그려졌으나,
주인공에게 저주를 건 마녀가.
주인공을 지켜주던 요정들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 아는 자는 없지 않은가.

[향단이는 누가 죽였나]는 바로
'모든 이야기가 끝난 뒤,
주인공을 돋보이게 만든
악역과 조연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그러한 의문에서 시작된 소설이다.

춘향전에서 벌을 받고
쫓겨난 것으로 알려진 변학도의 아들이
변학도 대신 유배지에 왔다,
자신이 유배 당하게 된 원인과
깊은 연관이 있는 누군가와
다른 동화 속 주인공들의 사정에
엮이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만일 -했다면 어떨까'
느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좋아한다면.
과학 지식이 없어도 되는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이 책 역시 매우 재미있게 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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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2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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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번 생각해보자.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공포가 무엇일까?

귀신의 빙의?
외계 종족들이 침략해 오는 것?
자기 직전
침대 옆에서 마주하게 된 벌레?

모두 아니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순간
예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찾아온
죽음의 위협이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분리할 수 없는 존재와
기약 없이 함께하는 나날이다.
어떠한 잘못된 사상에
전염되는 것이다.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는
누가 보아도
잘못된 관습을 담습하다
사람을 다치게 한 자와
엮였다는 이유로,
한 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것과
비슷한 사상에
물들어 버린 것을 느끼는 사람.

애매하게 잘생겼다는 이유로
'조상님을 위해
주기적으로 목을 바쳐야 한다'는
이상한 망상에 시달리는 사람의 손에
죽을 뻔 한 사람.

남들과 같은 미래를 꿈꿨을 뿐인데.
흉내만이라도 내고 싶었을 뿐인데
타의에 의해 일정한 공간 밖으로는
나갈 수 없게 된 사람 등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공포감을 느끼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나는 감히 장담할 수 있다.
이 책을 한번 펼치게 된다면,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직면한다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
생각과 감정은 무엇일까.
어떤 반응을 내보일 것인가.
이들을 끝없이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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