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아름다운 날들이 있죠.새들은 노래하고꽃들은 피어나기 시작하는 날이요. 그런 날에도그들이 가지고 태어나지 못한 신체적 특징과 몇몇 성질들을 조롱하고,모멸적인 의미가 담긴 단어로바꾸기 바쁜 놈들은........지옥불에 모조리 다 구워버려야 해요. 그게 안된다면 그들이 그동안 비웃던 존재와 똑같은 처지에 놓이게 만들던가요.[복수의 여신]들은그런 책이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는 이유로 '싸움닭'이라 불리는 여인.자신들의 소유물이 될 권리를 거절했단 이유로'세이렌'으로 대표되는 온갖 괴물들의 이름이 별명으로 붙은 여인. 시골에서 막 올라왔기에 아무것도 모르는,그래서 마음껏 유린해도 되는 대상이자'촌년'이 되어버린 여인들. 그런 여인들이 정면으로 저항하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상대의 만행을 폭로하고.때로는 상황을 반전시키는 주요인물이 됨으로써 긍정적인 상징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책 말이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조롱하기 위해 탄생된 단어가 과연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를 알고 싶다면[복수의 여신]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치팅 데이'이 단어를 들었을 때, 거의 모든 사람들은 원하는 음식을 그 날 만큼은 그 어떤 걱정 없이마음껏 먹을 수 있는 날이라 생각하리라. 허나 [치팅 데이]의 주인공은 다른 의미로 해당 단어를 사용한다. 어머니의 말마따나평범한 사람으로 보이는 일을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폭력 성향'이라 일컬어지는 본능을 억제하기 위해 한달에 딱 한번. 자신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친 자들에게 제 나름대의 방식으로 보복하는 날을 의미했기 때문이다.헌데 모든 준비를 마쳤기에 실행만 하면 되던 날.한달에 단 한번 자신을 모조리 다 드러낼 수 있는 그날.주인공은 목표물을 놓쳐버렸다.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지닌 자-그것도 공권력을 수호할 의무가 있는 자-가자기보다 한 발 앞서 행동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서로를 인지하게 되었을 때무슨 일이 일어날까. 만일 서로가 서로를 협력이 가능한 동업자가 아니라 적으로 인식하게 된다면....그들은 일상을 지킬 수 있을까. 그들이 나름의 방식대로 아끼던 존재들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그런 것들을 예상해가며 본다면 더욱 더 재미있으리라.
언젠가 [망내인]이라는 소설을 본 적 있다.악의를 가진 누군가가제 이복형제와 함께 -그럴싸하게 조작된 사진과 글을 토대로-헛소문을 퍼뜨렸고, 그 때문에 한 아이가 자살하는 장면으로시작하는 소설이었다. [지옥이 따로 있나, 이곳이 미궁인걸]도이와 비슷한 책이다. 차이점이라면 [망내인]은범인들의 범행동기가 비교적 명확했기에피해자 한명에게만 가해가 이뤄졌고피해자가 왜 해당 범죄에 휘말렸는지,어째서 죽어야만 했는지에 대한진실을 알았을 때 '피해자에게는 아무런 죄도 없었다'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며 가해자들은 해당 범죄에 대한 처벌을 제대로 받았다는 것. [지옥이 따로 있나, 이곳이 미궁인걸]은 가해자가 여럿이고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으며 피해를 당하는 사람에는 피해자와 연관이 깊은 사람들(ex. 가족, 직장동료)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은 '이건 온전히 피해자의 잘못이다' 그리 말하며 방관하고 있다는 것. 그 때문에 현재도 경험하고 있는 실화라는 것이다. 가해자들은 도대체 왜해당 가족에게 가해를 가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일까. 가해자들이 모두 다 체포되어, 조금이나마 평안한 날이 다시 찾아오긴 할까.그런 생각을 하며 보게 되는 책이었다.
우리 한번 어떤 상황을 상상해보자.'나'라는 존재가 분명히 존재함에도그 누구도 나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을 마주한다면. 알 수 없는 조형물이 갑작스레 떨어졌고, 그 조형물 때문에 일상에 큰 지장이 생겨해당 조형물을 완벽하게 없애거나 방해가 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을 마주한다면.'남극에서 빙수를. 아프리카에서 전기담요를 판매한다'는임무를 받은 영업사원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면.당신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인간들 이야기]속 등장인물들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 누군가는 날 때부터 투명인간으로 태어났기에 그 어떤 보호도.보살핌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누군가는 [1984]란 소설의 등장인물들처럼집 안에서조차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며 체재에 제대로 순응하지 못하면 끌려가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었으며누군가는 은하와 은하를 연결하는 구역에서 각 은하에 거주하고 있는 각기 다른 체질을 지닌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파는 일을 하고 있었으니까.허나 그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때로는 즐겁게.때로는 그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의해결책을 내놓으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이 어떻게 그런 삶을 살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인간들 이야기]를 읽어보길 바란다.
언젠가 [악몽 면역자]라는 소설을 본 적 있다. 해당 소설은 '드림 버그'란 이름의 벌레에게 물린 자는영원히 악몽 속에 갇힌 채외부 자극에 그 어떤 반응도 하지 못하는 시대.그 벌레에 물렸음에도 악몽에서 깨어나는 것에 성공해다른 사람들의 꿈에 관여할 수 있게 된 주인공이,자신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할머니와 동생을 깨우기 위해 해당 벌레에 물린 자들을 위한 기관인 '웨스트랜드'에 가게 되는 이야기였다. [루시드 드림]이 이와 비슷한 듯 다른 소설이다. 거의 모든 어른들이 잠들어기존의 체계와 일상이 완전히 무너진 세계. 이것이 병인지 아닌지.병이라면 원인이 무엇인지. 치료방법을 알아낼 가능성은 있는지 밝혀낼 수 있는 사람들조차 잠이 들었기에아이들 모두가 약육강식에 가까운 환경 속에 기약 없이 던져졌고,그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모두가 조금씩 지쳐가던 때.어느 순간부터'-일시적으로든, 완전히든-해당 증상이 사라진 자들이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그들을 통해 '잠이 든 자를 깨울 수 있는'방법이 알려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였으니까.과연 잠에서 깨어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주인공과 주인공 주변 사람들이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는 그 사람들은 과연일어나는 것에 성공할까.그런 것들을 상상하면서 보면 더욱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