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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에 읽는 긍정의 한 줄 ㅣ 긍정의 한 줄
스티브 디거 지음, 키와 블란츠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0101
"세상은 온통 문이고, 온통 기회이고, 울려주길 기다리는 팽팽한 줄이다" - 랠프 월도 에머슨
세상을 살며 내게 오는 기회들.. 기회라고 느낀 적이 없는데 지나고 나면 아아 그것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회였는데.. 하고 깨닫곤 했다. 그리곤 생각한다. 아니야. 더 큰 기회가 오겠지.. 오겠지 .. 이렇게 답답하게 삶을 살려고 그렇게 책을 읽어내고 노력한건 아니니까.. 그런데 난 무엇이 되기 위해 기회를 기다리는 걸까.. 무엇이 되려고.. 무엇을 하려고.. 이렇게 답답하고 초조하게 기회를 기다리는 걸까..
내 나이 서른 일곱.. 한 남자의 아내.. 세 아이의 엄마.. 그런데 나는 더 무엇이 되고 싶은 걸까.. 이 책의 첫 페이지를 펴는 순간부터 더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다.. 기회라는 말에 붙잡혀서.. 난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걸까.. 무슨 꿈을 꿔야 하는지.. 어떤 희망을 가슴에 품어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왜 무언가를 계속 기다리지.. 아마도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하고 사랑해서.. 나 자신을 하찮게 바라보는 나를 용서할 수 없어서.. 이렇게 기회를 기다리면서라도 깨어 있고 싶은건지도 모르겠다..
0407
근로자와 장인들은 자기가 가진 시간의 가치를 알고 제 가격을 제대로 받지 않으면 그것을 내놓지 않는다 - 글래런던 백작
남편과 아이들.. 내 삶을 따스하고 충만하며 여유롭고 행복하게 해 준.. 내 모든 걸 걸고 지키고 싶은 이들.. 늘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며 느끼는 가슴 벅찬 기쁨은 그들에게서 한 발자국 떨어져 등을 돌리고 있을 때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가까이서 얼굴을 대하고 있을 땐 서운하고 힘들고 지치고 화가 난다.. 밥을 하다가도.. 설거지를 하다가도.. 빨래를 하다가도..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 해줄 수 없는 일들임을 알기에.. 더 버겁다.. 나는 내가 하는 이 일의 가치를 아는가.. 내 가족을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안아주고 업어주고 웃어주고 들어주는 이 일의 가치를 나는 아는가.. 우리를 위해 세파에도 굴하지 않는 내 남편 어깨의 짐을 내려 쉬게 해 주고.. 내 모든 말과 행동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줄 수 있는 것들이기에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정성을 다하고 있다.. 고 말할 수 있나.. 그렇다면 왜 이리 버겁도.. 놓고 싶고.. 쉬고 싶을까..
가족이라는 이름은 끝없는 희생을 요구하면서도.. 늘 고마움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희생을 요구할 때도 내 개인 사정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한결 같은 모습으로 매일 하던 일을 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내 맘에 생기는 힘겨움, 서글픔, 억울함 들이 뒤엉켜 벽이 되고.. 가족들에게 마저 내가 이렇게 해 줬으니 너희들도 이만큼은 해야지라는 장사치같은 마음이 되고 만다.. 만약 내 가족이 내가 내 가치라고 믿고 있는 만큼만 나를 존중해 준다면 나도 이런 쓸모없는 마음을 덜어 낼 수 있을까..
1231
친절히하라. 만나는 모든 이들이 힘든 전투에서 투쟁하고 있으므로.
만나는 모든 이들이 힘든 전투에서 투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나 뿐만 아니라 남편, 아이들, 부모님, 형제들, 친구들.. 모두 하루 하루 정말 힘들게 살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따.. 그래.. 가족들에게 먼저 웃음을 지어 보이고.. 그들을 다정하게 어루만져 보자.. 그러면 다른 이들에게도 친절한 웃음을 지어 보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