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여름 알베르 카뮈 전집 1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8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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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올해는 알베르 카뮈 탄생 100주년이다.  

 

이방인의 새로운 버전이 출간되고

다른 작품에 대한 기사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그 중 하나가 <결혼·여름>이다.

 

카뮈가 머물렀던 카파사와 사막,

오랑과 같은 장소에서의 느낀 점들을 적은 글들이다.

그렇다고 기행문은 아니다.

 

한 도시의 한 지점에 가만히 있으면서 그의 시선을 타고 넘은 풍경,

사람들의 모습과 행동을 관찰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 관찰에서는 매우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카뮈의 글은 금방 몰입하기가 어렵다.

이런저런 감흥을 풀어놓다가 매우 개인적인 호불호를 나열하고,

어찌 보면 혼자 중얼대는 말을 이어간다.

글에서 자꾸 튕겨져 나오고 포기해야 하나 싶을 때쯤

갑자기 머리에 섬광이 번쩍 스치는 명문을 발견한다.

 

그 중 몇 개를 옮겨 적는다.

 

----------------------------------------------------------(...)지금까지 그는 세계를 정면으로 바라보았었다. 그러니 이제는 한 걸음 옆으로 물러서서 그 얼굴의 프로필을 바라보야야 한다. 젊은 사람은 세계를 정면에다 놓고 바라본다. 그는 비록 죽음이나 무(無)의 끔찍한 맛을 씹어본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죽음과 무에 대한 관념을 윤이 나도록 다듬을 시간이 없었다. 젊음이란 것은 바로 그런 것, 죽음과의 저 모진 정대면이요 태양을 사랑하는 동물 특유의 저 육체적인 공포, 바로 그것일는지는 모른다.

----------------------------------------------------------영속성은 인간을 절망시키고 또 흥분시킨다. 세계는 딱 한 가지 말밖에는 하지 않으며, 흥미를 끌고 나서는 싫증나게 한다. 그러나 끝내는 지독한 고집으로 이기고 만다. 세계는 언제나 옳다.

----------------------------------------------------------자신의 젊음의 고장으로 돌아가서, 자신이 스무 살 적에 사랑했거나 강렬하게 즐겼던 것을 마흔 살에 다시 살아보겠다고 하는 것은 커다란 광기, 거의 언제나 벌을 받게 마련인 광기다.

---------------------------------------------------------- 

 

 

카뮈를 읽을 때마다 독서의 즐거움, 카타르시스가 무엇인지를 체감한다.

 

초등학교 과학 시간 때 흰 종이에 돋보기를 가만히 대고 있으면

햇빛이 종이 한 점에 모이는데 움직이지 않고 계속 빛을 모아주면

어느 순간 연기가 솔솔 피어오르고 불이 붙는다.

 

독서에 필요한 인내와 마지막에 찾아오는 희열이라는 독서 공식에

딱 들어맞는 작가가 나에게는 바로 알베르 카뮈다.

(대문호에 대한 평가 치고는 너무 약한가 싶지만

나의 표현력이 이 정도인 걸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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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범의 파워 클래식 1 -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고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신 클래식 강의
조윤범 지음 / 살림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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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윤범은 독특하다.  

굉장히 예술가적인 헤어스타일과

전혀 클래식 연주가답지 않은 언어를 구사한다.

하긴...여러 작곡가를 소개한 글들을 읽어 보면

독설이나 유머에 능한 사람도 많은 걸 보면

클래식이 우아하고 격식 있기만 하다는 내 생각 자체가 편견일지 모른다.

 

자신의 신체 무게는 꽤 나가 보이는데

클래식의 무게는 완전히 가볍고 편안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예당아트TV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조윤범을

나는 꽤나 늦게서야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몇 달전, 난 금난새의 클래식 여행이라는 책을 읽었다.

클래식 소개나 해설 책의 목차는 거의 비슷하다.

바흐로 시작해서 라벨이나 스트라빈스키로 끝이 난다.

콘셉트를 조금 달리한 책의 경우는

모차르트나 베토벤 등 우리에게 친숙한 작곡가 이야기로 시작해

쇤베르크나 야나체크라는 사람들도 알아둘 만 하다고 마무리된다.

(그렇다고 이들의 음악성이 떨어진다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대중의 기호 여부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순서는 금난새의 책과 흡사했지만 말투는 많이 다른 클래식 소개서다.

 

금난새의 책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감상하는 음악이라면,

조윤범의 책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듣는 연주다.

 

이름 붙이자면 '다락방 클래식' 정도랄까?

 

예를 들면 이런 거다.

하이든이 모차르트 아버지에게 모차르트를 극찬하며 쓴 편지 중

'신 앞에서 맹세코 말하지만'과 같은 문구를 말하면서,

하이든은 이런 칭찬을 미운 털이 박힌 베토벤을 제외하고서는

아무에게나 잘 했다더라 식으로 얘기한다.

 

 

또 슈베르트 단원의 첫 문장은 '슈베르트는 지저분했다'이다.

 

글을 읽는 독자는 키득키득거리게 되는데

이것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언제넌 모차르트나 하이든을 우러러보기만 했지,

옆에 앉혀 놓고 어깨동무할 수나 있었단 말인가?

 

조윤범은 우리가 그럴 수 있다고 그래도 된다고 다가온다.

 

 

 

친구처럼 가까운 것과는 별개로, 이 책은 전문성 또한 유지하고 있다.

현악 사중주 '콰르텟 엑스'의 멤버로서 그동안 연주한 곡들을 작곡가와 연결해 주는가 하면,

연주에 있어서의 곡의 특징 등을 놓치지 않았다.

연주자로서 자신의 연주 감흥에 치우치거나

음악가 편향을 드러내지 않은 편이다.

 

클래식의 힘은 저 먼 곳에서 홀로 고독하게 있을 때 생기는 것이 아니다.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 대중이 먼저 찾을 때 힘이 생긴다.

 

조윤범은 클래식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힘과 체면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진짜 클래식의 힘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으면서 음악과 함께 음미하고 싶다.

 

음악 관련 책의 단 한가지 단점이라면,

한 페이지를 읽기가 무섭게 듣고 싶은 곡이 생기고

하나씩 검색하고 감상하다 보면 독서 진도는 뒷전이 되기 십상이다.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이 딱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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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 - 그 집이 내게 들려준 희로애락 건축 이야기
구본준 지음 / 서해문집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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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신문 1면에 난 책 광고에서 본 노란색 표지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단 한 줄의 서평,

'그의 안목을 어떻게 믿느냐고? 그것은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된다'는

유홍준 선생의 말을 읽자마자 온라인 사이트 '장바구니 담기' 버튼을 눌렀다.

 

이 책의 부제는 '그 집이 내게 들려준 희로애락 건축 이야기'다.  

 

희로애락이라는 마음 상태에 맞게

저자가 인상깊게 보아 온 건축물과 공간을 분류했다.  

 

그렇다.

사람에게 희로애락이라는 감정이 있으니

그 사람이 이러한 감정을 가지고 지은, 또는 생활한 공간에

희로애락이 묻어나는 건 당연한지 모른다.

 

건축은 나에게 가장 동떨어진 분야 중 하나다.

대부분의 생활인들도 그럴 것이다.

 

그나마 책이나 신문에서 접한 건축가 승효상과

그의 대표 철학인 '빈자의 미학',

또는 영화 <말하는 건축가>의 정기용, 코르뷔지에 정도가

 내가 아는 건축에 대한 지식의 전부였다.

 

얼마 전 읽었던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제주편>에서

제주에 있는 추사 김정희 박물관이 세한도에 나오는 집 모양과 똑같다는 사실,

동네 사람들을 그것을 '감자 창고'라 부른다는 점,

이렇게 불리는 걸 제일 좋아하는 박물관 설계자는 

바로 승효상이라는 것 등이 매우 흥미로웠다.

 

나는 이 책에서도 건축가는 물론 그 건축에 녹아들어간 이야기,

건축이 세상에 하고 있는 이야기,

또 세상과 어울려가는 시간의 흐름을 기대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의 기대를 충족시킨 책이다. 

옛 건물에서부터 현대 건축, 세계 곳곳의 건축을 엿볼 수 있었다.

단순히 남대문이나 불국사와 같은 국보급 옛것이나

에펠탑이나 피사의 사탑 식의 세계적인 것이었다면 흥미가 덜했을지 모른다.  

 

그 역사를 처음 알게 된 건물(타지마할),

흘려 들었던 소소한 공간(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마음으로 친근한 장소(기적의 도서관),

놀랄 만한 뒷이야기를 품은 곳(어린이대공원 꿈마루),

하나하나 쉽게 읽으면서 깊이 느낄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그리고 문훈발전소와 여성인권박물관, 시기리야 요새 등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난 공간이다.

 

승효상과 정기용, 문훈, 이외른 우촌과 같은 건축가들과도

부쩍 가까워진 느낌이다.

 

건축가는 공간에 자신의, 혹은 대중의 마음을 담는다.

공간은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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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친구야 웅진 우리그림책 21
강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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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꼬마아이와 아기 고양이, 큰 개와 쥐, 검은 고양이가 등장합니다.

모두 한 마을에 살고 있는 데도 서로 단 한번도 말을 주고받지 않았던 사이.

 

꼬마는 아기 고양이의 가족을 찾아주기로 하고 집을 나섭니다.

 

큰 개는 작은 고양이를 보고 으르렁거립니다.

왜냐고 묻자 한참 생각한 끝에,

"다른 개들도 그렇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 다음 만난 생쥐는 고양이를 보고 기겁을 합니다.

고양이한테 물린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냥 그럴 것 같아서.."라고 얼버무립니다.

 

세 번째 만난 검은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는 모두 싸워서 내쫒았다고 의기양양합니다.

그렇게 이기고 혼자 남으면 좋으냐고 묻자 괜히 딴청을 피웁니다.

 

밤은 깊어가고 아기 고양이는 꼬마에게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이제는 혼자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요.

 

아기 고양이는 그동안 한 번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면서

개와 쥐 심지어 다른 고양이와도 이야기한 건 처음이라고 고백합니다.

동시에 누군가에게 말을 걸면

자기도 혼자 집을 찾을 수 있겠다는 용기도 얻게 된 거죠.

 


 

아이는 이제 혼자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까 만났던 검은 고양이와 쥐, 큰 개가 먼저 꼬마에게 길을 알려줍니다.

 

이 사회는 뭐든 빈틈이 없어 보여야 합니다.

무엇이든 실수 없이 잘 해내고, 혼자 알아서 척척 해결하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래서 여기 나오는 큰 개처럼 내가 강하다 싶으면 약한 존재는 무시합니다.

또 쥐처럼 혹여나 강자에게 상처를 받지 않을까 자신을 완전히 숨기고 삽니다. 

주변 사람들과 경쟁하고 이김으로써

홀로 강함을 뽐내는 검은 고양이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모두들 제각각의 방식으로 주변과의 문을 꽁꽁 닫아 걸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 친구야' 하면 먼저 말 걸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기엔 우리가 사는 도시의 골목은 너무 삭막하고 위험합니다.

곳곳에 큰 개가, 쥐가, 검은 고양이가 잠복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언제 나를 물지 모를 위험스런 존재이지요.

그렇지만 그들 역시 누군가에서 불려진 적이 없기 때문에

그냥 그런 줄로만 알았기 때문에

사람들과 적대할 수밖에 없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위험천만한 도시에서 모든 걸 활짝 열라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러나 타인에게  다른 동물에게, 다른 식물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사람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나 역시 어린아이만큼 여리고 여리지만

그보다 더 도시의 삶이 어려운 존재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지 않을까요?

 

책 제일 뒷면에는 아이와 고양이가 걸어간 눈길 발자국이 나옵니다.

아이가 두 발짝을 갈 때 고양이는 네 발짝이 찍힙니다.

전혀 다른 걸음이지만 이어 보면 같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같이 살아가는 존재들에게 글로나마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안녕,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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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 요리
루시드 폴 (Lucid Fall) 지음 / 나무나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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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인이 독일에 간다기에 딱히 생각나는 안부 인사도 없고 해서,

독일 하면 유명한 맥주와 소세지 중 반입이 가능해 보이는

소세지를 선물로 사 오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랬더니 왠걸... 다녀와서 캔 하나를 덜렁 내민다.

독일어로 뭐라 적혀진 밋밋한 통의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원터치 마개 모양을 보아하니 맥주는 아닌 게 분명했다.

흔들어 보니 철렁거리는 물소리가 들렸다.

우리나라로 치며 꽁치나 고등어 통조림 정도 되는 소세지인가 보다.

 

외국 음식이니 호기심에라도 얼른 따서 맛보면 좋으련만,

외계 물질인냥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자꾸 힐끔거리기만 한 게 벌써 이틀째다.

 

나에겐 저 통조림조차도 무국적 요리에 해당하나 보다.

 

 

무국적 요리, 가수 루시드폴이 소설책을 냈다.

루시드폴이 가수로 알려질 때는 화학자로 소개된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도 스위스 로잔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라나~.

 

솔직히 루시드폴이 아니었다면 사지 않았을 책이다.

작품성이나 모든 것을 떠나 소설 마니아가 아닌 나는,

웬만한 거장의 작품-민음사 전집에 포함된 책들-이 아니고서는

굳이 도전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루시드폴이라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그것은...

내가 폴의 감미로운 음악에 취했던 나날이 꽤나 오래였으며,

의사시인 마종기를 알게 된 것 또한 폴 때문이니,

폴이 쓴 소설 역시 나의 감성 코드와 교차하는 부분이

많을 거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8개의 단편이 차례로 나온다.

제목만 보면 미성숙한 한 인간의 유치한 말장난에 등장하는 단어들 같다.

 

소설마다 공통된 특징이 있다.

배경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다.

거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평범하지 않은 것을 평범하게 받아들이고 말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것을 평범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예를 들면, 기적의 물, 정수기에서 나오는 물과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해고당한 토끼 기자와 마을을 이끄는 곰 이장의 생활 등이다.

 

또한 급작스러운 반전이 있다.

여기서의 반전은 놀라움이나 극적 요소가 아니라 허무함에 가깝다.

 

무색무취했던 청년이 순종하며 따르던 삼촌과 같은 아저씨의 머리를

갑자기 소주병으로 내리치거나,

불타오르듯 요리 경연을 벌인 후 방송이 끝나고 나면

소독업체 직원 같은 사람들이

서둘러 음식을 싹쓸어 쓰레기통에 버린다든가 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한 '무국적 요리'와 같은 결말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나는 책을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뒤적여 본다.

뭘까... 폴이 하려는 얘기는 과연 무엇일까...

 

책을 흔들어 보니 출렁출렁 물소리가 난다.

이 책이 바로 독일산 수중포장된 소세지 통조림이다.

무슨 맛이었냐 하면, 더도 덜도 할 것 없이 소세지 맛이다.

 

나는 아마도 소세지에 대한 왜곡된 환상이 있었던 것 같다.

소세지는 소세지인 채로 맛있게 먹으면 된다.

성분과 포장법과 디자인을 분석하기에 소세지는 그냥 일상의 음식이니까.

 

이제 저 통 안에 물건이 궁금하지 않다.

소세지, 맛있겠다. 그것도 독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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