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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
이소영 지음 / 래빗홀 / 2025년 10월
평점 :
이 소설의 핵심 키워드를 말하자면 아마도, 여신(쿠마리), 보라색 나비, 파란 남자, 주사위, 검은 눈물 그리고 방폐장이 아닐까.
어떻게 하면, 반전과 숨겨진 내막을 다 드러내지 않고 책을 매력적이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국인 남녀가 살해당했고, 범인은 외국인 여성이다. 그녀는 한국말을 한 마디도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둘을 살해한 게 자신이 아니라 ‘파란 남자’였다고 진술하지만, 자꾸만 ‘조현병’ 등의 ‘정신상태이상’으로 여겨질 만한 행위들을 한다.
어떻게든 그런 그녀에게 사형 선고를 받게 하고픈 자들과 법정에서 허위 통역을 하면서도 사실을 알고자 하여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자꾸만 묻어두었던 과거의 일들까지도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과연 차미바트는 자기가 말한 대로 ‘바다’를 보러 갈 수 있을까.
얼핏 본다면 아무런 연관점도 없어 보이는 결혼이주여성, 외국인 노동자, 불법체류자, 한국인 살해, 백혈병, 갑상선암, 방사능, 방폐장, 지진, 방사능 피복, 그리고 탈핵연대, 보라나비 연대, 허위 법정 통역, 네팔리, 여신.
이 책은 이야기책 단 한 권으로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는 ‘통역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도 ‘진짜로 들어야 할 것’에 대해서 경각심을 알려주기 위함이 아니였을까.
책을 다 읽고 나면, 차미바트가 ‘여신’이였어야 하는 이유가 나온다. 그리고, ‘장도화’가 법정 허위 통역 의뢰를 받아야 하는 이유도. 과연 그녀는 어디서부터 설계를 했던 것일까. 그리고 끝까지 밝혀지지 않은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소개. 그 아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그리고 ‘여신’이 구하고 싶었던 사람은 ‘차미바트’ 였을까, 아니면 ‘장도화’였을까, 그도 아니면 ‘키쇼’였을까. 어쩌면, 제3의 눈으로 보여준 환상들과 ‘푸른 남자’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 또한 그들을 구원하기 위함은 아니였을까.
책을 읽다가 보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이며, 어디까지가 과연 허용이 될까 하는 부분들의 경계에 서게 된다. 나에겐 이 책의 클라이막스가 그랬던 것 같다.
아마도, 이 책이 한국인 작가가 썼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완전히 그 일들을 다 이해할 수 없는 이유는 ‘네팔리’가 아니기 때문이겠지. 네팔리에게 쿠마리 여신. 그것도 ‘로얄 쿠마리’가 외국인 살해 혐의로 자국도 아니라 외국에서 잡혀 있고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바다’가 없는 네팔에서 해양학을 전공하는 사람의 심정이라든지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문장을 꼽자면 바로,
📖 “쿠마리였던 여자가 신의 자리에서 내려와 한국 감방에 있다? 이게 네팔리한테 어떤 의민지 알아?// 누난 모른다니까! 누난 한국 사람이니까”_186-187p
📖 나마스테. ‘내 안의 신이 그대 안의 신을 존중합니다’_190p
📖“내 말을 통역해줄 수 있어요? 당신이 해야 해요.”_2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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