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나가 처음 만나는 법 - 계약, 직장 생활, 결혼과 이혼, 인플루언서 활동까지 나를 지키는 현실밀착 법률
장영인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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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갓 제대한 청년이 있다. 사회에 나왔다는 기쁨도 잠시, 그 앞에 놓인 인생의 숙제를 해결해야할 차례다. 그동안 모은 적금과 부모에게 받은 돈으로 독립해서 살고 싶다. 될 수 있으면 직장과 가까운 집이 였으면 좋겠고 몇 년 동안 사귀던 여자친구는 그와 함께 살고 싶어한다. 음악관련 유튜브도 운영하고 싶은 그는 요즘 설레면서 두렵다. 집을 구하다 전세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음악학원 강사 자리를 얻었는데 원장이 갑질한다고 소문났던데 괜찮을까? 학원생을 유튜브에 올리는 건 꼭 허락을 맡아야 하는지, 그리고 동거를 원하는 여자친구와 혼인신고 없이 살아도 되는 건지, 학교와 부모에게 배우지 못한 궁금증을 인터넷에서 찾아 보지만 대부분 광고 목적이 대부분이고 정확한 정보를 찾기도 어렵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므로 도덕적 관점을 끈질기게 부여잡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법률로 설명할 일이 별로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최소한을 허용하지 않은 시정잡배와 사기꾼, 협잡꾼들이 판치는 곳이다. 순진한 얼굴로 바라보는 그들에게는 만만한 밥줄로 보이기 십상이다. 정규교육을 마친 사람들은 적어도 민법총칙을 읽어 보고 사회에 나가는 게 좋겠다. 민사에 얽힌 기본원리를 알고 나면 혹시 나중에 법률에 기댈 때 심적 부담이 덜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위에 제시한 청년의 당면과제를 사례별로 풀어서 정보와 재미를 준다. 법꾸라지와 법무지렁이가 같은 땅위에서 서로 얽혀 살고 있다. 교묘히 법망을 피하는 법꾸라지는 잡아서 추어탕을 해먹으면 그만이지만 법무지렁이는 자기 몸이 반토막이 나서 녹아내리는데도 그걸 모르고 흙속에서 썩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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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 최고의 성공을 만드는 새로운 리더십
이인규 외 지음 / 북스고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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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의 공저자가 리더십을 말한다. 회사에서 다양한 직무와 직책을 경험했다고 한다. 조직관리와 경영관리에 도가 튼 사람들이다. 그러니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각자 처지와 경험을 다룬 지면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다섯 사람의 경험담이 들리지 않으니 아쉽다. 유통, 금융, 테크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온 사람들이 정작 자신의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것에 인색하다. 챕터를 나눠 기술된 본문은 누가 썼는지 일관된 문체라 안정감은 있지만 심심하다. 솔직히 독자는 새로운 리더십 이론보다는 현장에서 느낀 실제를 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굳이 잘나가는 전문가들을 모아 놓고 평범한 리더십 개론을 내놓을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leadfollow는 짝패로 쓰기 좋은 동사다. 앞서거나 뒤따르면서 생기가 돋고 먹을거리가 보인다. 하루 종일 들판을 걸어 사냥감을 찾던 호모 사피엔스나 디지털 세상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현대인들이나 근본적으로 먹을거리를 찾는 허기진 인간임은 다르지 않다. 떼지어 다니는 효용 또한 변하지 않아서 몇 만년 동안이나 우두머리를 정하고 그의 손짓과 발자국을 따라간다. 때로는 벼랑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두머리를 지켜볼 때도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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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의사가 경고하는 눈 건강에 치명적인 습관 39가지 - 시력 저하, 녹내장, 백내장, 노안까지 예방하는 방법
히라마쓰 루이 지음, 황성혁 옮김 / 인라우드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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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주문한 물건이 두 개 있다.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과 저자의 저서 ''3분만 바라보면 눈이 젊어진다".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의 효과는 미미해서 의사 입장에서 부정도 권장도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은 이유는 청색광의 자극을 감소시켜 '숙면'을 유도해줄 수 있다는 의견 때문이었다. 저녁시간 TV와 휴대폰으로 혹사당한 눈 때문에 잠을 쉽게 못자는 요즘에 좋은 아이템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안경을 착용하기 힘들어하는 체질인데 저녁 시간에 콧잔등에 안경을 올려놓고 몇 시간씩 있는 것도 쉽지 않았다. 효과는 글쎄? 그날 피곤했는 지 일찍 잤지만 블루라이트 차단효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웠다. 다른 하나의 구매 물건인 저자의 책은 '가보르 아이'로 명명된 시력 개선법을 훈련하는 책이다. 가보르 패치라는 그림을 주위 깊게 따라가다 보면 시신경을 통해 뇌의 '시각야'를 활성화 시켜서 시력이 회복된다는 원리인데 매일 반복적인 훈련을 하다보면 한시적으로 6개월정도 개선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눈의 구조적인 개선이 아닌 사물을 구체적으로 재현하고자 하는 뇌의 시각기능을 훈련하는 것이다. 따라서 패치 혹은 패턴은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할 만큼 난이도가 있는 모양이어서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하는 효과는 있는 셈이었다.

안경은 쓰기 싫은데 근시에다 최근에는 노안까지, 게다가 인공눈물을 달고 사는 건조증까지 있으니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 하고 싶은 심정이다. 천냥도 안되는 몸뚱이지만 세상에 보고 싶은 것은 왜 이리 널려 있으며 봐야 할 것은 왜 그리 많은지, 구백냥 두 눈의 가치는 시간이 갈 수록 귀하고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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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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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자를 위해 쓴 독일어 단어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인이 재미있게 읽었으니 독일 사람들도 읽어보면 어떨까 싶다. 외국인이 자국의 단어를 통해 역사와 문화, 살아가는 이야기를 실감나게 전한다면 기특하고 사랑스러워라도 찾아 읽게 되지 않을까? 일단은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획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작가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여서 그럴까? 책속에는 능청맞으면서 수다스럽고 이따금 웃음과 눈물이 곳곳에 배어 있다. 5년차 독일 생활이 만만치 않을텐데 엄마와 아이가 쑥쑥 자라나는 모습이 대견하기만 하다. 남편을 반려인이라 호칭하니 반려견 반려묘 사이에서 얼마나 더 가까운 존재인지 모호해지긴 하는데 여하튼 이주 가족의 생활상을 실감나게 그려 보여 준다. 

Kindergarten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세계에서 최초로 유치원을 만든 독일의 교육 시스템이 부러워진다. 말 그대로 아이들의 정원을 그대로 살려서 자연과 공동체의 질서를 몸으로 체득하게 하는 신나는 유치원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실존의 의미를 갖는 Rauwurf라는 단어는 바깥으로 던져진다는 의미인데 사람이 태어나는 것도 세상에 던져지는 것이고 졸업과 퇴출도 공동체에서 밖으로 던져지는 것이니 자립과 성장의 전단계에서 많이 쓰는 말이라고 한다. 

한가지 꿀팁이 있으니 Oktoberfest는 한국인들도 좋아하는 10월의 맥주 축제인데 정작 축제는 9월에 한다니까 헛걸음 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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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대전환 - 거대한 역사의 순환과 새로운 전환기의 도래
닐 하우 지음, 박여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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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벽돌이다. 하나는 외부로 향해 거대한 욕망을 품었고 다른 하나는 내부에 응축된 기록과 사실들로 아주 단단해졌다. 두 개의 오브제는 유구한 역사를 가졌다. 흙을 다지고 구워서 집을 짓고 말랑해진 진흙판에 글을 새겼다. 때로는 깨지고 부서졌으며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들이 나왔다. 수 천년의 생성과 파괴는 땅속으로 꺼지고 다져지면서 지층을 이루었으니 사람들은 그것을 역사라고 불렀다. 

대전환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100년 주기의 새큘럼의 막바지에서 무엇을 하던 하지 않던 인류는 지난 역사를 되풀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국의 역사를 되짚어 보며 아직 남아 있는 전환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해보자고 한다. 몇 세기를 견디며 성장해온 신대륙의 학자에게는 오만과 편견의 자의식이 가득하다. 물론 약간의 균형감각은 있어서 미국의 민주주의 몰락과 미국내 내전 가능성도 내비치지만 결국은 미국의 승리로 귀결됨을 숨기지 않는다. 미국은 세대구분으로 자국의 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나라다. 식민지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세계대전을 지나며 최근의 펜데믹까지 20여년 주기의 세대구분은 세큘럼의 계절주기와 대부분 일치하기에 역사의 주요장면에 각 세대의 희망과 절망이 투영된다. 

역사의 계절로 보면 지금은 겨울이다. 앞으로 10년간 겨울은 계속될 것이다. 겨울은 낡은 것이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는 격변의 시기다. 전쟁과 혁명, 혼돈과 파괴는 다음 세기에 인류에게 봄을 알리는 무서운 예고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과 국가의 수레바퀴는 계속 돌아간다. 100년후 후세들은 이런 말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거 혹시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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