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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대전환 - 거대한 역사의 순환과 새로운 전환기의 도래
닐 하우 지음, 박여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8월
평점 :
두 개의 벽돌이다. 하나는 외부로 향해 거대한 욕망을 품었고 다른 하나는 내부에 응축된 기록과 사실들로 아주 단단해졌다. 두 개의 오브제는 유구한 역사를 가졌다. 흙을 다지고 구워서 집을 짓고 말랑해진 진흙판에 글을 새겼다. 때로는 깨지고 부서졌으며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들이 나왔다. 수 천년의 생성과 파괴는 땅속으로 꺼지고 다져지면서 지층을 이루었으니 사람들은 그것을 역사라고 불렀다.
대전환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100년 주기의 새큘럼의 막바지에서 무엇을 하던 하지 않던 인류는 지난 역사를 되풀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국의 역사를 되짚어 보며 아직 남아 있는 전환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해보자고 한다. 몇 세기를 견디며 성장해온 신대륙의 학자에게는 오만과 편견의 자의식이 가득하다. 물론 약간의 균형감각은 있어서 미국의 민주주의 몰락과 미국내 내전 가능성도 내비치지만 결국은 미국의 승리로 귀결됨을 숨기지 않는다. 미국은 세대구분으로 자국의 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나라다. 식민지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세계대전을 지나며 최근의 펜데믹까지 20여년 주기의 세대구분은 세큘럼의 계절주기와 대부분 일치하기에 역사의 주요장면에 각 세대의 희망과 절망이 투영된다.
역사의 계절로 보면 지금은 겨울이다. 앞으로 10년간 겨울은 계속될 것이다. 겨울은 낡은 것이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는 격변의 시기다. 전쟁과 혁명, 혼돈과 파괴는 다음 세기에 인류에게 봄을 알리는 무서운 예고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과 국가의 수레바퀴는 계속 돌아간다. 100년후 후세들은 이런 말을 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거 혹시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