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한국 - 오늘의 데이터에서 내일의 대한민국 읽기
박한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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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단출한 제목이다. 숫자와 한국 사이에는 여러 가지 수식어를 넣어 뽐낼 수도 있었다. 숫자로 보는 한국, 숫자와 그래프로 진단하는 한국, 숫자와 논리로 알아보는 오늘의 한국..... 등등. 그런데 "숫자 한국"이다. 행간을 찾아 생각해보기를 원하는 저자의 속셈이리라.

고대부터 가축의 수를 나무에 새기고 농작물의 생산량을 점토판에 기록한 이유는 숫자의 효용을 알았기 때문이다. 많고 적고 크고 작고 늘고 줄고 좋고 나쁘고..... 오감을 활용한 숫자의 체감은 개인의 생존뿐만 아니라 부족과 국가의 존립을 가능케 한 인류의 자산이다.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 파라오는 인구조사를 명령했다. 데이터를 생산하는 데는 돈과 노력이 필요한 국가적인 사업이었다.

본문에서 흥미로운 표와 그래프가 하나 있다. 하수 분석 기반 마약류 사용량 추정치로써 쉽게 말해 하수 종말 처리장에서 마약의 잔존물을 검출한 자료인 것이다. 마약사범의 대소변이 하수도로 흘러 마약 잔존물이 하수처리장에 모이는 것이다. 연도별 마약류의 검출 자료가 지역과 마약류 별로 표와 그래프로 표시돼 있다. 마약류 1회 사용량과 지역별 인구대비를 통해 대략의 마약사범을 특정할 수 있으며 연간 마약사범 검거 인원을 비교해 숨어 있는 마약사범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를 통해 마약사범의 범위를 좁히는 노력은 숫자의 훌륭한 공공성이다.

이 책은 데이터 사이언스 에세이를 표방하고 있다. 친절하게 표와 그래프를 던져주고 데이터를 읽는 법과 의미를 떠먹여 준다. 그렇게 받아먹다 보면 표와 데이터가 안중에 없게 되는 결과가 생겨서 유감이긴 하다. 만약 누군가 달랑 그래프 한장 던져주면서 데이터와 의미와 한계를 설명하시오 하면 어떨까? 소설을 쓰던가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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