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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평점 :
한국 독자를 위해 쓴 독일어 단어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인이 재미있게 읽었으니 독일 사람들도 읽어보면 어떨까 싶다. 외국인이 자국의 단어를 통해 역사와 문화, 살아가는 이야기를 실감나게 전한다면 기특하고 사랑스러워라도 찾아 읽게 되지 않을까? 일단은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획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작가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여서 그럴까? 책속에는 능청맞으면서 수다스럽고 이따금 웃음과 눈물이 곳곳에 배어 있다. 5년차 독일 생활이 만만치 않을텐데 엄마와 아이가 쑥쑥 자라나는 모습이 대견하기만 하다. 남편을 반려인이라 호칭하니 반려견 반려묘 사이에서 얼마나 더 가까운 존재인지 모호해지긴 하는데 여하튼 이주 가족의 생활상을 실감나게 그려 보여 준다.
Kindergarten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세계에서 최초로 유치원을 만든 독일의 교육 시스템이 부러워진다. 말 그대로 아이들의 정원을 그대로 살려서 자연과 공동체의 질서를 몸으로 체득하게 하는 신나는 유치원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실존의 의미를 갖는 Rauwurf라는 단어는 바깥으로 던져진다는 의미인데 사람이 태어나는 것도 세상에 던져지는 것이고 졸업과 퇴출도 공동체에서 밖으로 던져지는 것이니 자립과 성장의 전단계에서 많이 쓰는 말이라고 한다.
한가지 꿀팁이 있으니 Oktoberfest는 한국인들도 좋아하는 10월의 맥주 축제인데 정작 축제는 9월에 한다니까 헛걸음 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