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 논어에서 길을 찾다
한인수 지음 / 좋은땅 / 2023년 9월
평점 :
저자는 대학교수나 전문연구자가 아니다. 초야로 들어가 공부하는 삶을 살고자 무진 애을 쓰다 마침내 꿈을 이룬 필부다. 지금은 논어의 호학을 실천하며 결과물을 독자와 나누려 한다.
논어 원문의 해설과 곁들여 그 당시 배경지식을 풀어내어 이해의 폭을 넓혔다. 지금의 현실정치와 사회현상에 빗댄 신랄한 비판은 짜릿하기까지 하다. 각 챕터가 비교적 짧아서 조용한 곳에서 낭독후 휴대폰에 녹음해 봤다. 말소리로 뱉어내는 낭독의 느낌도 새롭지만 저녁에 공원을 산책하며 이어폰을 통해 듣는 논어의 해설은 적요하며 감흥이 있었다. 옛사람들은 낭독과 암기로 책을 삼켰다. 몸으로 익혀서 천천히 소화시키는 것이 그 당시의 공부였다. 낭독과 녹음은 아직도 유효한 학습방법이다. 비록 한자 원문의 맛은 잘 모르겠지만 해설의 지혜만으로도 여러번 곱씹을 수 있어서 좋다.
시골에 묻힌 삶이라고 현실을 아예 잊은 것은 아니다. 현 정치와 사회를 비판하며 오히려 논어가 현실을 제대로 보기 위한 공부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장을 할애했다. 저자는 고전의 말을 본보기 삼아 부단히 힘을 쏟고 있을 뿐이며 가끔은 군자가 되는 길에 발을 디뎌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