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보이네 - 김창완 첫 산문집 30주년 개정증보판
김창완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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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이네 - 김창완

p.10 뭔가를 꼭 하고 있어야 주인공이 되는 게 아닙니다. 인생은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게 아니니까요. 모두 나에게 돌아올 뿐입니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말을 하는 게 먼저입니다.

p.51 그 초라한 청춘의 시계는 선명하게 내 비밀의 방에 각인돼 있다. 어렵고 힘들 때마다 나는 소리 없이 흐르던 시간, 그 시간을 바라보던 청춘의 한때를 떠올린다.

p.85 사진 속에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어머니는 그걸 아시고 살구꽃이 만발했을 때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 식구들의 모습을 담아놓고 싶어 하셨고.
할머니는 그게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를 알고 계셨다.

김창완 선생님의 <이제야 보이네>를 읽고 있으면 마치 선생님이 옆에 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평소 라디오나 방송에서 듣던 그 특유의 말투와 목소리가 글 속에도 그대로 살아 있어서, 읽는 내내 낯설지 않고 편안했다.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전부 일상적이고 평범한 소재들인데, 그걸 바라보는 시선이 참 따뜻하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유년 시절의 기억들도 담담하게 섞여 있어서 책 전체가 옛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덕분에 읽는 내내 마음도 조용히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책을 펼쳤을 때는 글이 좀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읽다 보니 그 조용하고 섬세한 문장들이 오히려 더 진하게 마음에 남았다. ‘이제야 보이네’라는 제목도 처음엔 단순하게 들렸지만, 책을 읽을수록 더 많은 의미로 다가왔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고 멀리 떨어져 보니까 그제야 보이는 것들.

새로 쓴 글 8편, 직접 그린 그림 20점으로
30년 만에 증보하여 펴내는 김창완의 첫 산문집.
[사소한 것에서 삶의 소중함을 발견한다.]
사소하게만 여겨졌던 일상들이, 사실은 우리의 삶을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따뜻한 시간이었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제야보이네 #김창완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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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라이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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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라이 - 프리다 맥파든

📼 책장을 넘기는 순간, 모두 그 집에 들어선다.

p.192 이선은 나에게 말 못 할 이야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틀렸다. 이선은 나에게 뭐든 털어놓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탈출구 없는 외딴집에 갇힌 지금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p.208 그가 아무리 죽어 마땅하더라도 그가 없는 세상이 더 나은 곳이라 해도 그를 죽이고 감옥에 가는 희생을 치를 수는 없다.

p.310 "엄마가 항상 그랬죠. 두 사람이 비밀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 사람이 죽어서 사라지는 것뿐이라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함께 살 집을 찾던 트리샤와 이선 부부는, 우연히 3년 전 실종된 정신과 의사의 외딴 저택이 매물로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직접 집을 보기 위해 찾아간 날, 갑작스러운 폭설로 인해 고립된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그 집에 머물게 된다. 들어가기도 전부터 왠지 모를 불쾌함을 느끼던 트리샤는 집을 둘러보던 중, 숨겨진 비밀의 공간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 헤일 박사가 환자들과 나눈 상담 내용이 담긴 수많은 테이프를 발견한다. 트리샤는 헤일박사가 실종된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조심스럽게 테이프를 재생하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엔, 고립된 공간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비밀들에 관한 오싹한 스토리정도겠지 싶었다.
하지만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나고, 책을 펼쳐서 덮는 순간까지 곳곳에 흩뿌려져 있던 모든 것이 단서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놀라운 건, 모든 단서가 눈앞에 있었는데도 끝까지 속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아차싶었던 순간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면서, 한 장면도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프리다 맥파든 작가는 진짜 교묘하다. 독자의 심리를 완전히 꿰뚫고, 의심을 돌리는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왜냐하면 나 역시도 범인을 다른 인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책태기 극복 모집단으로 선정되어 읽게 된 네버 라이.
요즘은 한 권 완독조차 버겁고, 뭘 읽어도 마뜩찮다면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 주의사항 :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지 않았다면, 절대 펼치지 말 것.
(나는 저녁에 책을 펼쳤다가, 자야 하는 걸 알면서도 결국 침대까지 들고 가서 옆에 끼고 잤다. 너무 읽고 싶고, 다음 장면이 궁금해서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프리다맥파든 #소설신간 #책추천 #소설추천 #네버라이 #베스트셀러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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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망해 버렸으면 좋겠어 바일라 22
박현숙 지음 / 서유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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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망해 버렸으면 좋겠어 - 박현숙

p.61 “상관없다. 시트지를 붙였든 간판집에서 제대로 만들어 붙였든 별은 별이야. 그게 중요한 거지."

p.105 "뭔지 물어보지도 않고 무턱대고 괜찮다고 하냐?"
"다 괜찮거든, 장선, 괜찮다고 여기면 다 괜찮대.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면 다 그럴 수도 있는 거라고 이해하게 된대. 하지만 괜찮지 않다고 생각하면 다 괜찮지 않은 거래.
모든 걸 후회하게 되고 그렇게 후회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고 하더라."

p.184 "사람의 마음은 말이다. 크게 나누면 선과 악이야. 대부분은 선이 악을 누르고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세상이 순조롭게 굴러가는 거야. 그 운동화는 사람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악을 건드리는 일을 하지. 간지러워서 참지 못하고 나오도록 말이야. 그런데 선이 역시 힘이 센가 보다. 성공한 인간들이 거의 없다더라. 나도 실패했거든.(생략)“

방학을 맞아 동네 세탁소에서 운동화를 수거하고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장선.
어느 날, 세탁이 잘못됐다며 운동화는 필요 없고 돈을 달라고 요구한 손님 덕분에, 세탁소에 명품인지 아닌지도 모를 운동화 한 켤레가 남게 된다.
사장님의 배려아닌배려로 그 운동화를 가지게 된 장선은, 운동화를 신은 그날 이후 우리 반 인기남 태후만 보면 미친 듯이 발바닥이 간질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이 운동화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p.46 “네가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하는 게 있어서 네게로 간 거 야, 네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시작될 거야. 네가 원하는 일이. 그런데 제안을 받아들이고 나면 네가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않을걸? 그때는 딱 하나의 방법밖에 없지.”

사람의 외모, 성적, 사는 곳으로 등급을 매기는 상대방의 그릇된 행동에 상처받고, 자신의 처지를 끊임없이 비교하던 장선은주변에서 아무리 긍정적인 말을 해줘도, 마음이 이미 지옥이기에 그 말들조차 곱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결국, 누군가가 피해를 입고 불행해지는 일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 일인지 깨닫게 된다.

p.185 "무슨 저주인지 물어봐도 되냐?"
"제가 연극을 계속해야 하는 저주였어요. 연극배우를 꿈 꾸는 것도 아닌데 날마다 연극을 해야 하더라고요. 제가 아닌 저로 사는 거 싫어요. 9등급이라도 지금 이대로의 제가 마음 편해요."

어쩌면 장선은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표현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쌍둥이 장정이가 부러우면서도 이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 정이, 타인의 일에 함부로 말하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수진이, 그리고 끝내 자신이 저지른 일의 심각성을 깨닫고 마음을 고쳐먹은 선이까지, 모두 너무 인상 깊고 좋았다.

누군가를 미워해 본 감정은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것이다.
그 순간에는 상대가 망해버렸으면 좋겠고, 복수하고 싶다는 마음이 치밀어오르지만, 결국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 자체가 오히려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한다는 걸 결국에는 깨닫게 된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네가망해버렸으면좋겠어 #박현숙 #서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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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백년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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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백년식당 - 모리사와 아키오

p.12 전통의 적은 언제든 시대의 파도였다.
아버지는 자주 이런 말을 했다.
"지켜야 할 것은 맛이다. 지켜야 할 것은 손님의 마음이다."

p.54 도쿄 어딘가에서 고향 사람을 만나면 어째서 이토록 친근감이 느껴질까? 왜 이렇게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부드러 워질까? 히로사키에서 만난다 해도 그냥 타인일 뿐인데•·••••.
모든 것이 응축된 듯한 낯선 공간 도쿄에서 똑같은 아픔과 공포를 맛본 사람끼리라는 의식 때문일까?

p.74 "앞으로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요?"
'앞으로’가 있다는 말을 들으니 내 마음이 조금 날아오르는
듯했다.

p.286 “이건 내가 어릴 때, 이 식당을 처음 만든 할아버지한테 몇 번이나 들은 이야긴데."
"네......"
"모든 일의 끝에는 반드시 감사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배웠단다."
"감사?"
"그렇지. 어떤 일이든 마지막엔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무리 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만 한다면 모두가 좋은 기분을 간직할 수 있다고 창립자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단다."

쓰가루 백년식당은 100년 동안 전통을 지키며 한 자리에서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식당의 이야기다. 현재 식당의 주인인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도쿄에서 풍선 아트 일을 하던 아들 오모리 요이치가 식당을 이어받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특이하게 오모리 겐지(과거)와 오모리 요이치(현재)의 시점을 오가며 이야기를 전개할 뿐만 아니라, 여러 등장인물의 시점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서사를 보여준다는 점이 특히 흥미로웠다.

쓰가루 백년식당이라는 제목만 보고는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했는데 단순히 100년이라는 시간을 지켜온 식당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100년 동안 가족의 ‘의식주’를 책임져온 식당이라는 공간 속에 담긴 가족의 사랑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식당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전통’이었고, 단순히 “오래되었다”는 게 아니라, 왜 지켜야 하고 어떻게 지켜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전통이라는 개념이 점점 희미해져가는 지금, 전통의 무게와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였던 것 같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쓰가루백년식당 #모리사와아키오 #문예춘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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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아라 (양장)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2판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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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스님(미공개 강연록)

p.23 스피노자가 던진 사유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물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죽음이라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려면 생에 집착하지 않고 삶을 소유물로 인식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부지런해야 합니다. 게으름은 악덕입니다. 악덕은 잘못된 습관과 함께 시작이 됩니다. 잘못된 습관은 독입니다. 그것은 혼의 강철을 녹슬게 합 니다.
호모사피엔스들이시여, 녹슬지 마십시오. 지금 현재에 충실하 십시오. 자신의 일을 사랑하십시오.

p.94 욕망은 자기 분수 이상의 바람, 자기 분수 이상의 욕구예요. 따라서 어떤 물건을 가지려고 할 때 이것이 필요인지 욕망인 지 스스로 물어야 돼요. 행복의 척도를 소유에 두지 마십시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워질 것인지를 고민하십시오. 욕망하지 않으면 가질 필요가 없고, 가지지 않으면 홀가분해집니다. 그 홀가분함에 행복이 있는 것입니다. 그 단순함과 간소함 속에서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삶을 살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이 책은 법정 스님의 법문과 미공개 강연록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선별해 엮은 것으로, 현대인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인생의 등불이 되어준다.

법정 스님의 가르침은 단순하지만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소중한 말씀들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깊이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무소유’의 가르침이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불필요한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고, 마음의 자유를 얻는 삶을 말하고 있는데
단순히 무엇을 가지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소유에 얽매이지 말자는 가르침을 주는데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며, 많은 것을 가지려 하고, 꼭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적재적소에 쓰지도 못한 채 쥐고 있는 나의 모습이 떠오르며 스스로를 돌아보며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법정 스님의 철학과 삶의 태도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큰 울림을 준다. 나 역시 오랜만에 스님의 책을 통해 많은 반성을 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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