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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속으로
엠마 스트라우브 지음, 정미정 옮김 / 그늘 / 2025년 6월
평점 :
시간 속으로 - 엠마 스트라우브
p.120 하지만 지금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앨리스는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그녀는 줄곧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고는 했었다. 마 흔 번째 생일날에도 에밀리에게 자기 비하적인 발언이나 내뱉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보니 허리와 무릎 관절이 삐걱거리고 눈가에 주름이 생긴 것만 빼면 전반적으로 10대 때의 모습과 똑같았다. 결국 그동안 늙었다고 불평했던 자신이 틀렸던 셈이었다.
💡 앨리스는 자신이 늙어간다며 불평하고 자기비하하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 10대의 자신과 마주한 지금, 거울 속 모습이 사실은 10대때나 마흔일때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 눈물이 맺힌다. 그 말은 결국, ❝늙어서 불행했던 게 아니라, 스스로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불행했던것❞ 이라는 걸 말하는 것이다.
p.171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건 없어. 하지만 언제든 마음을 바 꿀 수 있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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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네 인생 계획 말인데, 사실 인생에 계획 같은 건 필요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구나. 그냥 현재를 살아가는 거야. 너 자체가 살아가는 네 인생인 셈이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훨씬 많아. 그러니 네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렴."
p.201 하루를 살다 보면 지금처럼 다른 것들에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현재에 몰입하는 순간들을 마주했다. 어쩌면 인생을 잘 사는 비결이란 이런 찰나의 순간에 집중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눈 깜짝할 새 지나가거나 기껏해야 몇 초밖에 지속되지 않는 그 짧은 시간만큼은 모든 걱정 거리가 사라지고 오롯이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과 감사함으로 충만해졌다. 핫도그를 먹고 있다는 점만 뺀다면 초월 명상과도 비슷한 셈이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생의 모 든 것은 어차피 변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것에 감사하며 사는 편이 차라리 낫지 않겠는가.
앨리스는 마흔 번째 생일을 맞아 가장 친한 친구 샘과 조용한 저녁을 보낸 뒤, 헤어지고 둘이 자주 가던 추억의 술집에 들렀다. 그리고 어느새 발걸음은 아버지와 함께 살았었던 아버지의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불현듯 아파트 안 경비초소를 발견한 앨리스는, 마치 이끌리듯 그 안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
그리고 눈을 뜨자—
어라? 나는 지금, 열여섯 살 생일 날 아침에 와 있다.
앨리스는 중환자실에 계신 아버지를 간호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졸업한 학교에서 일하고,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는 듯한 연애를 하며 어찌 보면 안정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듯했지만, 그녀의 마음 한켠은 늘 공허했다.
아버지를 볼 때마다 마음속에서 자꾸만 밀려오는 그리움과 불안, 한때 짝사랑했던 남자가 자신과 상담할 학생의 아빠가 되어 눈앞에 나타났을 때의 묘한 감정, 그리고 학창 시절 가장 친했지만 이제는 가정과 육아에 늘 바쁜 친구와의 멀어진 거리감.
그 모든 것이 앨리스의 일상을 조용히 갉아먹고 있었다.
하지만 눈을 뜬 열여섯의 지금,
누구보다 따뜻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빠가 있고,
짝사랑의 설렘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남자도,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온전히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친구도 모두 여기 있다.
아직 아무것도 잃지 않았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시간.
그곳에서 앨리스는 다시 살아보고 싶은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마주하게 된다.
또한 마흔 살의 앨리스가 그 나이를 먹는 동안, 혹은 그 나이에서 이르기까지 만났던 사람들 중 정말 진실된 사람이였던 인물들은 열여섯살의 앨리스로 돌아가 마주쳐도 변함없이 진실 된 인물이였고 혼란스러운 앨리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였다. 결국 시간이 흐른다고 진심이 흐려지는 것은 아니며, 사람의 본질은 결국 언제 만나든 드러난다는 걸, 앨리스는 그들을 통해 다시 배워간다.
앨리스는 아버지와의 이별이 두려워 끊임없이 시간여행을 반복한다. 그리고 그 반복은 어느새 그녀에게 ‘언제든 돌아가면 된다’는 위험한 안전장치가 되어버린다.
그 안에서 앨리스는 삶의 방향 감각을 잃어가고, 진짜 시간을 살아내는 법을 잠시 잊게 된다.
하지만 결국, 아무리 과거로 돌아가도 아버지와의 이별은 막을 수 없었고 마흔 살의 앨리스는 그제야 이별을 피하는 것이 아닌, 이별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배운다.
사랑하는 사람을 살릴 수 있을 거란 희망,
큰 일이 닥치기 전에 미리 막을 수 있다는 기대.
그 모든 건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앨리스는 그 대신, 하지 못했던 말을 전하고, 지나가버린 시간을 다시 품고, 다른 선택을 해보며 그 선택의 결과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 책에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 중 하나는 앨리스가 시간여행자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마흔 살의 자신이 16살로 돌아왔다는 걸 가장 친한 친구 샘에게도, 아빠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나, 미래에서 왔어. 지금 난 마흔 살의 나야.”
순간 나는 ‘어? 이렇게 말해버려도 되는 거야?’ 하고 당황했지만, 더 놀라운 건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샘도, 아빠도 망설이지 않고 그녀의 말을 믿어준다.
이 책은 그저 시간을 넘나드는 판타지 이야기라기보다, 진심으로 연결된 관계는 설명보다 신뢰가 먼저 온다는 걸 보여준다.
대부분의 시간여행 이야기는 철저한 금기 위에서 움직인다.
과거를 함부로 바꾸면 안 되고,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은 절대 들켜서는 안 되는데 [시간 속으로]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깨는 것이 가장 신선한 반전이자 매력 포인트였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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