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고양이 파견 클럽 1~2 세트 - 전2권
나카하라 카즈야 지음, 김도연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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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파견 클럽1,2 - 나카하라 카즈야

#도서제공

1️⃣
p.21 일명 'NNN. 냥이 냥이 네트워크'라고 인간들이 떠들어대는 모양이지만 정식으로 조직된 단체는 아니고, 그냥 마음 내킬 때 고양이를 좋아하는 인간의 집으로 새끼 고양이나 다친 길고양이를 파견하는 정도다. 어떤 인간이 사는 집인지.
자기 영역 안에 사는 인간들의 사정과 습성에 밝은 우리는 그 정보를 기반으로 고양이를 알선한다.

p.124 "아무렴 어때, 남은 묘생, 실컷 즐겨보라고.“

p.181 당연하다는 듯 해가 지고, 또 당연하다는 듯 해는 다시 떠오르지만, 세상엔 영영 오지 않는 내일도 있다.

p.222 "그래도 할머니는 착하니까 또 줄지도 몰라요. 많이 쓰다듬어 주고, 정말 엄마 같았어요••••• 밥도 진짜 맛있었는데.“
엄마 같다.라......
나는 가슴이 미어졌다. 인간 때문에 엄마와 생이별을 당한 꼬마가 또 다른 인간에게 엄마의 정을 기대하다니, 아이러니다.

2️⃣
p.123 어떤 묘생을 살지는 고양이 스스로가 정하는 것.

p.180 「앙꼬랑 무늬도 똑같았다면서? 왜 보냈어?」
「그게, 고양이별로 돌아간 앙꼬는, 앙꼬 하나뿐이니까요.」
그 아깽이도 귀엽긴 하지만 앙꼬는 아니잖아요.

p.249 "우리는 산다는 것만으로 죄를 짓는 걸까?"
러스크한테 물어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러스크는 조금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p.255 "이제는..”
-
"무서워, 인간이••••“
자신의 결심을 전하기에 그 이상의 말은 필요 없었다.

고양이와 인간이 함께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따뜻하지만, 고양이 파견 클럽은 그 따뜻함에 ‘목적’을 더한 작품이다. 단순히 귀엽거나 치유적인 고양이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1권에서는 ‘고양이 파견 클럽’이라는 비밀스러운 조직과 그곳에서 활동하는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2권으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더 확장된다. 단순히 ‘도움을 주는 고양이들’에서 나아가, 주제가 선명해진다. 고양이들의 사명감, 인간 세계와의 갈등, 그리고 파견 클럽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며 한층 드라마틱해진다.

고양이 파견클럽에서는 길고양이 친구들을 품격있게 묘사했지만 그렇다고해서 길 위에서의 생활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숨이 막힐 듯한 더위, 그리고 지독한 추위 그리고 늘 넉넉하지 않은 식사와 잠자리. 집에서 주인님을 모시고 사는 나는 길고양이 친구들을 보면 괜스레 짠하면서도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단순히 귀엽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의 세계를 지키며 살아가는 독립적인 생명이었다.

나카하라 카즈야 작가는 길고양이들의 모습을 품격 있게 묘사하면서도, 길 위에서의 현실,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를 마냥 아름답게만 표현한 것이 아닌 날것 그대로 표현했다.
우리가 길 위의 생명들에게 보내야 할 존중과 따뜻한 시선을 다시 한번 배웠다.
고양이 파견 클럽은 결국 서로 다른 존재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고양이파견클럽 #나카하라카즈야 #빈페이지 #독서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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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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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괴이, 너는 괴물 - 시라이 도모유키

1️⃣최초의 사건

p.83 명탐정이 여러 명 있으면 이상하다. 내가 명탐정으로 남으려면 같은 재능을 가진 사람은 사라져야 한다.
손수건으로 난간을 닦고 나는 옥상을 떠났다.

이것이 나의 최초의 살인사건이었다.

💡‘괴이’는 외부의 힘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서 태어나는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2️⃣큰 손의 악마

p.148 "안심해. 잡아먹으려는 게 아니니까. 그저 할머니의 헛소리 좀 들어주면 돼."
기미코는 긴장한 고요미를 힐끗하더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어제까지와는 다른 사람처럼 말이 술술 쏟아져 나왔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강하고,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약한 법이지. 그러니까 사람을 약하게 만들려면 스스로 틀린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하면 돼. 그건 저 고트들을 상대로도 마찬가지야.“

💡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사용된 방식은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과거에 타인의 목숨을 취하던 방식이다.

3️⃣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

p.192 구로즈카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의식을 잃는 순간, 그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4️⃣모틸리언의 손목

p.333 그녀는 몸을 던져 무언가를 지키려고 했다.
지하 끝에 숨겨진 무언가를.
"그 아래에는 도대체 뭐가 있는 걸까?" 무심코 중얼거렸다.
거기에는 무언가가 있다.
아니, 분명.
누군가가 있다.

💡멸종과 파괴가 반복되는 것.

5️⃣천사와 괴물

p.425 "그리고 범인은•••••.“
목소리가 멈췄다.
"어떻게 사라졌을까."

[나는 괴이, 너는 괴물]은 제목부터 이중적이다.
‘괴이’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괴물’은 그 현상을 만들어내는 존재를 뜻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둘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진다. 경계를 나누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시라이 도모유키는 이 작품을 통해 괴이함의 근원을 인간 내부로 가져온다.

각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괴이한 사건과 인물들은 모두 인간의 욕망, 죄책감, 불안에서 비롯된다.
누군가는 자신이 특별하다는 착각 속에서 타인을 해치고, 누군가는 옳음과 그름의 경계를 스스로 흐리며 괴물이 되어간다.
이 책이 주는 공포는 초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얼마나 쉽게 ‘괴물의 논리’를 합리화할 수 있는가에 있다.

결국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은, 괴이-괴물은 결코 외부의 초자연적 존재가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논리와 감정, 선택 속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이다.
시라이 도모유키는 독자에게 묻는다.
“괴물은 정말 어디에 있는가?”

*본 도서는 모도님의(@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내친구의서재(@mytomobook)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나는괴이너는괴물 #내친구의서재 #시라이도모유키 #서평 #미스터리소설 #소설 #책추천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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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품위 -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삶의 태도
최서영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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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품위 - 최서영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삶의 태도

p.5 나는 나에게 어떻게 해주고 싶은 걸까. 모든 의무와 책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훨훨 날아가게 해주고 싶은 걸까? 날아가면 그다음은? 대책 없는 도망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p.31 우리 모두 어딘가엔 금이 가 있다. 누군가는 그 자리를 감추고, 누군가는 그 틈을 정성스럽게 메우며 살아간다. 나는 오늘도 금이 간 나를 끌어안는 연습을 하고있다. 나의 불완전함을 하나의 무늬이자 나만의 이야기로 남기기 위해서.

p.70 미래가 불안하면 꿈을 가지고 키워나가기 어렵고, 작은 지출조차도 자책하게 된다. 마음이 가난했던 시절의 나는 오지도 않은 미래를 미리 절망하며 거절하는 사람이었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진리를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나는 제약부터 계산했다.
-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해보고 싶은 마음'의 가치를 '돈의 가치'보다 크게 여기고 다른 선택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아나운서 출신인 최서영 작가님은 이 책에서 ‘품위’라는 주제를 통해 진짜 어른다움이 무엇인지를 차분히 탐구한다.
품위를 단순히 단정한 말투나 겉모습이 아닌, 매일의 태도와 선택 속에서 길러지는 내면의 힘으로 정의한다.

책은 네 가지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나를 지탱하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법.
•둘째, 기록과 배움으로 자신을 성장시키는 태도.
•셋째, 관계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
•넷째, 받은 것보다 조금 더 나누며 사는 일.

처음 ‘품위’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나는 아직까지 나와는 조금 거리감이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품위라고 하면 ‘고상함’이나 ‘여유’를 떠올리지만, 최서영 작가님은 그것을 매일의 자기 다스림으로 이야기한다.
책은 진짜 어른다움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탐구하며, 품위를 단순한 겉모습이 아닌 매일의 태도와 선택 속에서 길러지는 내면의 힘으로 정의한다.

어른의 품위는 거창한 조언 대신, 일상 속에서 나를 단정히 세우는 법을 알려준다.
말을 아끼는 법, 스스로를 가꾸는 법, 그리고 받은 것보다 조금 더 나누며 살아가는 일.
그 모든 것이 ‘품위’라는 이름 아래 이어져 있다.
품위 있는 어른이 된다는 건 결국, 나를 존중하고 타인에게 부드럽게 닿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이라는 것.

제목이 ‘어른의 품위’라서 처음에는 사회적 상식이나 교양 같은 것을 다루는 책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그것은 결국 ‘나를 어떻게 품위 있게 대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였다.
불완전한 나를 인정하고, 스스로를 존중하며, 조급하거나 흔들릴 때에도 마음을 다잡는 것.
그런 태도가 쌓일 때 진짜 어른다움과 품위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배웠다.

👩🏻‍💻최서영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유튜브 채널 가전주부였다.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데, 매년 발표가 끝나면 빠르면 몇 시간, 늦어도 하루 뒤에는 많은 테크 유튜버들이 신제품 안내와 후기를 올리곤 한다. 그중 골라보는 유튜버가 있는데, 그분이 바로 가전주부님이었다. 선명한 화면과 꼼꼼한 설명 덕분에 항상 기억에 남았는데, 이 책의 작가가 최서영 작가님이라는 사실을 알고 무척 반가웠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어른의품위 #최서영 #에세이 #베스트셀러 #에세이추천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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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월드
백승화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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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월드 - 백승화

<방귀전사 볼빨간>
p.12 내 이름은 홍.
그러니까 나는, 방귀쟁이 며느리의 후손이다.

<깜빡이는 쌍둥이 엄마>
p.180 슬기는 확신했다.
젠장! 난 미친 것도, 스트레스성 착각을 하는 것도 아니다.

<살아 있는 오이들의 밤>
p.262 나는 바닥의 오이를 집어 박 부장의 얼굴에 던지며 외쳤다.
"너 다 처먹어라!"
(ㅋㅋㅋㅋㅋㅋ오이 헤이터로서 공감ㅋㅋㅋㅋ)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삶에는 분명히 ‘레시피’가 있다. 단지 요리만의 레시피가 아니라, 어떤 순간을 살아내기 위한 사람들 저마다의 조합. 백승화 작가님의 레시피 월드는 그 ‘삶의 조합’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버무린 단편집이다.

책 속 인물들은 모두 조금씩 비틀린 세계에 산다. 방귀로 세상을 구하는 여고생, 깜박거리며 존재가 희미해지는 엄마, 좀비 오이에 맞서는 인간들. 얼핏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작가는 그 속에 평범한 인간의 결핍과 유머, 그리고 ‘살아간다는 일의 버거움’을 녹여 넣었다.
누군가는 웃기다고 넘길지 모르지만, 이 구조 속에는 우리가 ‘정상’이라 부르는 삶의 레시피를 얼마나 경직되게 따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숨어 있다. 세상은 늘 같은 조리법, 정해진 정량을 강요하지만, 작가님은 이 책에서 말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비밀 레시피가 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은 ‘우스꽝스러움 속의 따뜻함’이다.
웃기면서도 마음 한켠이 저릿해지고, 말도 안 되는 설정 속에서 오히려 그 양면이 현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인다.
결국 백승화 작가님은 레시피 월드를 통해 우리가 외면하거나 숨겨온 ‘비정상’을 유머와 상상력으로 끌어올린다.

💨〈방귀 전사 볼 빨간〉에서는 부끄러움이라 여겨진 것이 곧 나만의 힘이 될 수 있음을,
👯〈깜빡이는 쌍둥이 엄마〉에서는 완벽함에 갇혀 사라져가는 자아를 되찾아야 함을,
🥒〈살아있는 오이들의 밤〉에서는 편견과 혐오가 얼마나 쉽게 만들어지고 또 되돌아오는지를 보여준다.
세 이야기는 전혀 다른 듯하지만 결국 하나의 세계로 모인다.
결함과 모순, 부끄러움과 불완전함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레시피’가 곧 인간다움의 증거라는 것.

불완전하고 때로는 어설픈, 정석인 길이 아니라도 그 조합이 나라는 세계를 만들어가고, 종국에는 만든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레시피월드 #백승화 #출판사한끼 #한끼 #코믹 #판타지 #소설 #유머 #책추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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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아웃 보이 문지 푸른 문학
정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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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아웃 보이 - 정은

p.55 내가 늦은 게 아니야. 세상이 너무 일찍 도착한 거야.

p.70 "아날로그식 카메라는 렌즈를 돌려서 거리에 따라 초점을 맞출수가 있거든. 네 얼굴이 아니라 뒤에 있는 사물에 초점을 맞추면 얼굴은 흐릿하게 나오지. 그걸 포커스아웃이라고 해. 그러니까 너는 포커스아웃 보이지. 나는 싱크아웃 걸이고."
"포커스아웃 보이와 싱크아웃 걸?"

p.71 "늘••• 초대받지 않은 파티에 강제로 와 있는 기분이야. 세상에 초대받지 못한 손님 같은, 유령처럼. 거기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언제나 ‘두드러지는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정은 작가님의 포커스 아웃 보이는 그 반대편,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세계를 향한다.

주인공 정진은 태어날 때부터 얼굴이 또렷하지 않은 아이였다. 부모는 “로딩 중이라 아직 오고 있는 중일 거야”라며 웃어넘겼지만, 시간이 흘러도 정진은 여전히 사람들 틈에 섞이면 누구도 그를 쉽게 기억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기 일쑤다. 그렇게 정진은 언제나 배경처럼 존재하며, 주목받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유리 누나를 만나게 된다.
유리 누나는 세상과의 싱크가 어긋난 사람이다. 말소리도, 움직임도 어딘가 늘 늦게 흘러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유리 누나 의 눈에는 정진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이고, 유리누나의 시간 또한 진이와 함께 있을 때만큼은 정상적으로 맞물린다.

이 기묘한 연결을 통해 작가는 ‘보이지 않던 존재가 서로의 세계에서 초점을 맞추는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흐릿한 존재감 속에서 진짜 나를 발견해 가는 정진의 여정은, 우리 모두의 내면 어딘가에 있는 외로움과 닿아 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보이지 않음’을 결핍이 아닌 존재 방식으로 그려낸다는 것이다. 정진의 흐릿함은 단순히 외형적인 특질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무심함을 비추는 거울이다. 눈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 목소리를 내도 들리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투영해낸다.
모두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 시대에, 정진은 오히려 그 반대편에서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
“내가 보이지 않아도, 나는 존재할 수 있을까?”

정은 작가님의 문체는 담백하지만 감정의 결이 섬세하다. 불안과 고독, 그 속에서도 희미하게 피어나는 연결의 가능성을 차분히 보여준다. 결국 이 이야기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흐릿함 속에서도, 조금은 늦어도, 싱크가 안맞아도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개인적으로 진이는 태어날 때부터 세상과 조금 어긋난 채 살아왔기에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얼굴을 또렷이 바라보고 눈을 맞춰주는 유리 누나를 만나면서, 이전의 삶이 얼마나 고독하고 외로웠는지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 반면 유리 누나는 ‘싱크가 맞지 않는 삶’ 속에서 진이를 통해 처음으로 조화를 느끼지만, 그 균형에 지나치게 매달리지는 않는다. 나를 진정으로 ‘봐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한 사람은 그 시선에 구원받고 다른 한 사람은 거기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 대조적으로 그려져 흥미로웠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포커스아웃보이 #정은 #포커스아웃보이서평단 #청소년소설추천 #문학과지성사 #책추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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