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복제된 학교를 탈출하시오 하늘과 땅의 방정식
도미야스 요코 지음, 김소희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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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의 방정식 Q1. 복제된 학교를 탈출하시오
- 도미야스 요코

🏫빈틈은 어딘가에 반드시 있어!

‘복제된 세계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설정을 가진 판타지이지만,
읽다 보면 단순한 탈출극이 아니라 지금의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강하게 다가온다.
주인공 아레이가 갇히게 된 복제된 학교는 겉으로 보기엔 현실과 똑같다. 교실도 있고 친구도 있고, 수업도 계속 진행되지만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히 설명되지 않는 불안과 균열이 존재한다.

이 설정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이 복제된 학교가 마치 “지금의 삶이 어딘가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대로 머물러 있는 상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레이는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능력을 가졌지만 그 능력 때문에 오히려 주변과 어긋나 있고, 스스로를 이상한 아이로 인식하며 살아간다. Q 역시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가졌지만 그 재능이 삶을 더 편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그렇게 완벽한 듯 완벽하지 않은 두사람이 함께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은 괴물과 퍼즐을 푸는 모험이라기보다, 자기 자신을 깨어 나가는 모습에 더 가까워 보였다.

특히 좋았던 점은 이 책의 인물들이 “완전히 바뀌는 사람”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레이는 여전히 끝까지 기억력이 너무 좋은 아이이고, Q는 끝까지 불안하고 예민한 아이다. 다만 달라졌다면 스스로를 구원해내고 그들은 자기 능력과 자기 불완전함을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복제된 세계를 빠져나와도 결국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꼬집으며 단순하게 탈출담이면서 동시에 현생을 선택하는 이야기이다.
[하늘과 땅의 방정식 Q1]은 그 선택이 생각보다 비겁하지 않고,
생각보다 용기 있는 일일 수도 있다는 걸 조용히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천신의 능력을 이어받은 ‘깃든이’라는 존재의 남은 사람은 누구일지 그리고 2권, 3권이 나오면 어떻게 이어질지 더 궁금해졌다. 오랜만에 어린 시절 TV앞에서 홀린듯 만화를 보듯 흥미진진하게 읽은 책이었다.

*본 도서는 오롯이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읽고 기록하였습니다.

#하늘과땅의방정식 #도미야스요코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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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인데요, 집수리 기사입니다
안형선 지음, 조원지 그림 / 크래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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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여자인데요, 집수리 기사입니다 - 안형선,조원지

p.65 나에게 어떤 권한이 생기면 반드시 평등하고자 노력한다.
기회가 모두에게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p.70 여자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p.175 맘껏 경험하고 충분히 실패해도 괜찮아요.
실패든 성공이든 해봤다는 사실만으로 누군가의 삶은 분명 바뀔 거라 믿는다.

p.222 꿈) 여성 기술지만 모여 건물 하나 뚝딱하는 날이 오기를. 그게 누구의 눈에도 이상할게 없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누군가 할 수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이 책은 여성 집수리 기사로 일하는 안형선 대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로, 조원지 작가의 그림과 함께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집수리 기사로 일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받는다.
정말 기사 맞아요? 혼자 하시는 거예요?
이 질문들은 걱정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은 신뢰를 유보하는 방식에 가깝다. 능력보다 성별이 먼저 호출되는 순간들.
작가는 그런 순간들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기록한다.

모든 여성들은 살다 보면 불가피하게 수리기사님을 불러야 할 순간을 맞는다. 그 상황은 어쩔 수 없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내가 사는 공간에 낯선 타인을 들인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그 상대가 수리기사님일 때는 그 불편함이 더 크게 다가온다.
나 역시 혼자 있을 때 수리기사님이 방문하시면 괜스레 어색해지고 경직된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만약 같은 성별의 여성 수리기사님이 있다면 조금은 더 안전하고 편하지 않을까. 그리고 왜 수리기사 중에는 여성이 거의 없을까. 이 책은 그런 질문에서 시작된다.

우리 사회는 왜 아직도 누군가에게 ‘그런데도’라는 말을 붙인다. 특정 직업을 가질 때 여자가 해야 할 일, 남자가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을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여자인데도, 남자인데도, 그 나이인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그런 모든 조건부 표현을 필요 없게 만든다.
그냥, 집수리 기사라는 직업일 뿐이기 때문이다.
결국 [여자인데요, 집수리 기사입니다]는 여성 직업 에세이를 넘어, 나이와 성별에 얽매이지 않는 일하는 사람의 기록에 가깝다.

🛠️책에는 공구의 그림과 함께 각각을 어디에 활용하는지도 소개되어 있는데, 그 구성이 섬세하고 귀엽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여자인데요집수리기사입니다 #안형선 #오팬하우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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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그러진 하루 Daily book : 부앙단의 일상
유랑 지음 / 좋은생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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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망그러진 하루 Daily book : 부앙단의 일상]

2026년 병오년
망곰이와 함께하는 Daily book 📝

귀여운 것이 세상을 구한다•••💚

#망곰이 #망그러진하루데일리북 #좋은생각 #부앙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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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기적 K-포엣 시리즈 47
정현우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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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검은 기적 - 정현우

p.40 죽은 엄마의 핸드폰을 끊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당신의 이름을
이렇게 많이 적어 본 적은 처음이에요.
(상속中)

p.52 베개
이상하게도 엄마가 죽었는데도
나는 잠이 잘 왔다.

베개에 기대어 잠들었다.
따뜻했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

p.127 품
삼 년 전, 내 개는 죽었다.
죽음은 품을 닫아두었다.
나는 꿈을 열었다.
죽음은 품을 닫아두었다.
나는 꿈을 열었다.
엄마의 품에 강아지를 맡기고 다시 돌아왔다.

검은 기적은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남겨진 사람이 된 정현우 시인이 상실의 시간을 견뎌낸 기록에 가깝다. 그 시간들이 시집 전반에 고스란히 담겨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하게 감정적이거나 슬픔을 설명하려 들지는 않는다.

이 시집이 특별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회복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아픔 앞에서 “그래도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을 너무 쉽게 건넨다. 하지만 이 시집은 괜찮아지지 않은 상태 그대로를 인정한다. 어쩌면 우리는 상실 앞에서, 굳이 괜찮아질 필요조차 없는 건 아닐까.

사실 시를 잘 아는 편도 아니고, 시집을 자주 읽는 편도 아니다. 그래서인지 어렵게 느껴지는 시도 있었고, 어떤 시는 상황과 감정이 또렷하게 와닿았다. 모두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공감이 갔던 시들은 오래 여운으로 남았다.

*본 도서는 모도님의(@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정현우(@fhzjffltmxm)시인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검은기적 #정현우 #시집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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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을 구워냅니다
김나을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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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오늘도 행복을 구워냅니다 - 김나을

“사장님은 왜 이 동네에 가게를 열었어?”
“그냥….”
-
“숨. 이곳이라면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어.”

할머니)네잎클로버는 행운, 세잎클로버는 행복을 의미하거든.
그래서 할머니는 세잎클로버가 좋단다.
운)행복. 그건 평범해 보이는데,
할머니)실은 그게 행운보다 중요하고 어려운 거거든.
생각보다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어렸을 땐, 새해가 오는 게 설렜는데 이젠 그런 마음도 없어진 것 같아요. 그냥 한 살 한 살이 무겁게만 느껴져요. 나이를 먹는 게 무서운 게 아니라, 그 나이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게 어려워요. 어릴 땐 아직 잘 몰라서 그랬다, 죄송하다고 하면 끝날 일들이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갈수록 그렇게 쉽게 용인되지 않으니까요. 그 나이에 그걸 모르면 어떡하냐는 말이 돌아올 때가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되돌아보면, 나의 이십 대는 줄곧 실패투성이여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합격하지 않아도 되고, 선택 받지 않아도 되는, 내가 원하는 대로 머물고 시작할 수 있는 일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고. 행복과자점을 처음 연 날,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냥 괜찮게 살아가는 것만이 다가 아니니까. 스스로 가장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남 보기에 그럴듯한 것 말고. 스스로가 원하는 모습으로, 그렇게. 그게 진짜 행복일지도 몰랐다.

취업을 준비하던 유운은 도시에서의 삶에 지쳐,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남겨진 시골집으로 내려간다.
평생 머물 곳도, 언제 다시 서울로 올라갈지 기약도 없는 그곳에서 유운은 행복과자점을 열고, 그때그때 달콤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굽는다.
유운은 디저트를 매개로 동네 사람들과 유대감을 쌓아가며, 막연한 미래가 아닌 당장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법을 배워간다.

우리는 흔히 ‘언젠가 괜찮아질 미래’를 붙잡고 현재를 버텨낸다. 하지만 이 책은 미래를 억지로 끌어오지 않는다.
미래를 확신하지 못해도, 오늘을 성실히 살아내는 것 자체가 삶이라고 말한다.
행복과자점에 찾아오는 동네 사람들과의 관계 역시 과장되지 않는다. 서로의 삶을 완전히 구해주지도, 지나치게 깊이 파고들지도 않는다.
그저 오다가다 안부를 묻고, 각자가 줄 수 있는 것을 기꺼이 나누며 존재를 확인한다. 그 적당하면서도 정이 있는 거리감이 오히려 현실적이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살아간다는 것이란 결국 이런 모습이 아닐까, 조용히 되묻게 된다.

주인공 유운의 사연과 처지는 읽는 내내 깊이 공감됐다.
취업을 준비해본 사람, 그리고 인생의 진로 앞에서 숱하게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반복되는 불합격은 어느 순간 결과가 아니라 정체성이 된다.
나는 점점 ‘불합격한 사람’이 되어가고, 의기소침해진 마음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고통스러운 날들이 쌓일수록 미래에 대한 고민은 희망이 아니라 더 큰 절망으로 다가온다.

[오늘도 행복을 구워냅니다]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포기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이는 이야기다.
크게 잘되지 않아도, 확실한 계획이 없어도, 오늘 하루를 버텨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해준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오늘도행복을구워냅니다 #김나을 #한끼 #힐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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