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애를 죽이기까지
사쿠라이 치히메 지음, 김지혜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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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애를 죽이기까지 - 사쿠라이 치히메

p.7 6년 전, 나는 최애를 죽였다.

p.129 "저기, 만약에."
"만약 딱 한 사람을 죽여도 된다면 누구를 죽일 거야?"
"뭐야, 그게."
"그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잖아."
“만일 그렇다면 말이야.”
"만약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가정한다면, 어디까지나 만약에 불과하지만 역시 이사미가 아닐까."
“이사미를 좋아하는데도?"
"나 있지, 진심으로 이사미의 신부가 되고 싶거든.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서 그 꿈을 누군가에게 빼앗기느니 차라리 그전에 이사미를 죽이고 싶어. 이상해?"
"이상하지 않아."
-
"그리면 죽일래?"

p.180 나는, 나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죽이기로 했다.

p.214 나는 이사미에게 줄곧 속았으니까.
아름답지 않은 이사미 따위 필요 없어.
죽어 버려.

p.222 "이런 거였구나."
"뭐가?"
"내가 지켜온 게 이렇게 시시한 거였구나. 자존심을 세울 만한 것도 아니었어."

[내가 최애를 죽이기까지]는 단순히 최애를 향한 광적인 팬심을 다룬 스릴러가 아니라, 결핍을 가진 인물들이 서로의 틈을 파고들며 관계를 왜곡시키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쇼지 하나코는 인기 아이돌 그룹 ‘백 투 더 나우’의 멤버 후지카와 이사미를 좋아한다. 학교에서 완전히 따돌림을 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늘 겉도는 인물인 하나코는, 같은 멤버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하나로 쓰키미야 요후네와 가까워진다. 하나코는 자신과 같은 공통점을 가진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요후네는 처음부터 이사미를 진심으로 좋아했던 것이 아니라, 하나코에게 다가가기 위해 그녀의 최애를 이용했던 인물이었다.

요후네는 하나코가 좋아하는 것을 자신도 좋아하는 척하면서 그녀의 마음속으로 들어간다. 같은 최애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은 두 사람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였지만, 실은 요후네가 하나코의 경계심을 허물기 위해 만든 장치였다. 이후 이사미를 둘러싼 폭행과 성폭행 사건이 터지면서 하나코가 가장 의지하던 존재가 무너지고, 요후네는 그 틈을 파고들어 하나코가 자신에게 의지하게 만들려 한다. 이사미의 추문을 슬퍼하기보다 오히려 반기는 이유는, 하나코가 상실감으로 흔들릴수록 자신이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인상적인 점은, 겉으로는 화려하고 완벽해 보이는 연예인 역시 결코 정상적인 인물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사미는 무대 위에서는 빛나는 아이돌이지만, 실제로는 강한 열등감과 폭력성을 지닌 인물이며, 다른 인기 멤버를 폭행하고 여성을 성폭행하며 상대를 짓밟는 상황에서 희열을 느낀다.
또 같은 그룹의 멤버였던 히로히토 역시 왜곡된 성적 취향을 지닌 인물로 등장한다. 결국 이 책은 일반인인 팬들만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사랑받는 연예인 또한 저마다 일그러진 내면을 숨기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나코와 요후네 역시 각자의 가정환경에서 안정적인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인물들이다. 집이 화목하지 않았기에 둘은 외부에서 자신을 지탱할 대상을 찾았고, 하나코는 이사미에게, 요후네는 하나코에게 집착하게 된다. 문제는 그 감정이 건강한 애정이 아니라 소유욕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 안에 붙잡아두고 싶다는 욕망으로 뒤틀린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처럼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믿는 마음이 어떻게 집착이 되고 파괴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내가 최애를 죽이기까지]는 제목과 표지만 보면 마치 로맨스 판타지 소설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처음에는 가볍게 읽히는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로맨스 판타지 못지않게 몰입감이 강해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내가최애를죽이기까지 #사쿠라이치히메 #일본소설 #니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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