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서 만난 수업 - 죽음이 가르쳐준 후회 없는 삶
에리카 하야사키 지음, 이은주 옮김 / 북모먼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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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에서 만난 수업 - 에리카 하야사키
[죽음이 가르쳐준 후회 없는 삶]

p.40 인정할 수밖에 없다. 삶은 고통과 잔인함으로 가득 차 있다. 종종 죽은 사람이 더 잘된 거라는 결론이 날 만도 하다. 19세기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썼듯이, 젊은 시절 우리는 '막이 오르기 전 들뜬 마음과 부푼 기대감으로 극장에 앉아 어서 연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우리의 미래를 고대했다. '진실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은 축복이다. 만약 예견할 수 있었다면 때때로 아이들이 종신형을 선고받은 죄수, 아직은 그 선고가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죄수처럼 보일 수도 있다.’
노마에게 온 학생들은 대부분 삶에 대해 혼란을 겪으며 지친 상태였다. 어떻게 하면 삶을 형벌처럼 견디지 않을 수 있을지 알아내려 애쓰고 있었다.

p.81 "살아 있는 건 참 다행이에요. 그렇죠?"
노마는 부검이 끝난 후 울면서 뛰쳐나간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우리가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존재인지 느껴졌나요? 우리에게는 삶을 당연하게 여길 이유가 없어요."

[삶의 끝에서 만난 수업]은 죽음에 대해 배우는 수업을 기록한 논픽션으로, 미국 킨 대학교에서 열리는 노마 보위 박사의 ‘죽음학’ 강의를 밀착 취재해 담아낸 이야기다.

처음에는 ‘죽음을 배운다’는 말이 조금 낯설게 다가왔다. 죽음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갑작스럽게 우리 앞에 들이닥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어쩌면 우리가 죽음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않았기에 그 미지의 영역을 더 두려워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수업은 단순히 이론을 공부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은 과제를 통해 자신의 장례식을 상상하고, 유서와 편지를 쓰며, 묘지를 방문한다. 아직 젊은 이들이 ‘끝’을 먼저 마주해보는 경험. 그 어색하면서도 이색적인 과정을 지나며, 학생들은 비로소 자신의 상처를 꺼내 보인다.

가족의 죽음을 겪은 학생, 자살로 형제를 잃은 학생, 폭력과 가난 속에서 살아남은 학생들. 각자의 지옥에서 버텨온 그들의 사연을 읽으며, 나는 죽음보다도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에 더 오래 머물렀다. 죽음은 한 순간이지만, 그 이후는 산 사람에게 긴 시간으로 남는다.

이 책은 죽음을 말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삶을 이야기한다. 죽음을 목전에 두었을 때 사람들은 더 솔직해진다. 미뤄두었던 말과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 무심히 흘려보냈던 하루의 의미가 그제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죽음을 생각하는 일은 불길하고 슬프며 고통스럽게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이 수업은 정반대로 말한다. 죽음을 직시할수록 우리는 더 치열하게 살아내려 한다. 누군가는 관계를 회복하고, 누군가는 스스로를, 혹은 오랜 시간 마음속에 남아 있던 타인을 용서하려 애쓴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지금 현재를 다시 고쳐 쓰는 계기가 된다.

[삶의 끝에서 만난 수업]은 죽음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어쩌면 살아 있는 동안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를 조용히, 그러나 힘 있게 짚어주는 책이다. 죽음이 아니라 삶을 다시 배우게 된 시간이었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삶의끝에서만난수업 #에리카하야사키 #북로망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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