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나가
김진영 지음 / 반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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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여기서 나가 - 김진영

🪨이 땅만 생각하면 뭔가 잘못을 저지르고 도망치는 사람처럼 불안했다.

🪨“저 땅을 오랫동안 지키고 있던 할매가 무당이요, 무당.
저 경치 좋은 땅을 시에서 매수하려는 시도도 있었고 탐내는 사람이 한둘이었겠오? 근데도 저렇게 내버려두고 팔지 않은 이유가 있단 말이오. 저 땅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오? 사람이 죽어 나갔단 말이오.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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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사람들이 어떻게 죽은 사람을 이기겠다는 거요? 죽은 사람을 어떻게 이기겠다고!”

🪨“그 사람은 죽은 사람을 불러내요. 죽은 자를 내쫓지 못할거면 도망쳐요. 얼른.” 

🪨“형용도 알고 있습니다. ‘유메야’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존재를.”

🪨그러나 생각해 보면 진짜 이유는 자신에게는 선택권도, 발언권도 없다는 절망 때문이었다. 

🪨“누가 또 죽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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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수 없는 존재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게 잘못이었다는 걸, 김규순은 이제야 깨달았다. 

🪨강한 염원을 품은 이들은 작은 자극에도 크게 흔들린다고.  

형용은 서울에서 대기업에 다니다 희망퇴직을 당하고, 사망한 형이 어머니 이름으로 사둔 군산 ‘청사동’ 땅의 존재를 알게 된다. 죽은 형이 왜 굳이 어머니 명의까지 빌려가며 그 땅을 샀는지 이유를 찾기 위해 청사동을 찾은 형용은 필석을 만나게 된다.
형용은 필석과 함께 적산가옥 형태의 카페 ‘유메야’를 지으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하지만 그 땅에서는 음식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썩고, 아내는 일본 전통 옷을 입은 남자의 환영을 보는 등 기이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진다.
계속되는 불길함 속에서 청사동 땅의 역사와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고, 그곳에 얽힌 욕망과 공포 또한 점차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의 공포는 귀신의 등장이나 피 튀기는 장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욕망과 집착, 그리고 그 욕망이 만들어낸 역사적 흔적에서 시작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희망퇴직을 당한 뒤, 땅을 물려받아 새롭게 삶을 시작하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땅 위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은, 이곳이 결코 평범한 장소가 아니라는 확신을 점점 더 강하게 만든다.

이곳은 단순히 ‘불길한 장소’가 아닌, 누군가의 삶이 짓밟히고, 누군가의 욕심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공간이다.
이 책이 다루는 공포는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사람들은 늘 “여기서 나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정작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귀신이 아니라 돈과 소유, 즉 욕망 때문이다.
결국 인간은 두려움보다 욕망에 더 쉽게 붙잡힌다.
이 책이 ‘땅’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고 느꼈다.
땅, 터라는 곳은 원래 누군가의 삶을 받쳐주는 기반이어야 하지만, 이 책에서 땅은 오히려 삶을 망가뜨리고 관계의 와해를 부르는 덫이 된다. 그리고 그 덫은 죽은 사람, 즉 귀신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이 만든 것이다.
책 속에서 반복되는 불길한 기운은 초자연적 존재 때문이라기보다, 과거의 폭력과 침묵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중요한 건 그 땅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모든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음에도 끝까지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인물들의 모습이다. 그들의 집착을 통해 저주는 끝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결국 인간은 욕망을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여기서나가 #김진영 #반타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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