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
이명진 지음 / 크루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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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 - 이명진

p.48 그러나 내가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지금 처한 상황이 바뀌는 건 아니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는 무의미한 생각들을 접고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자 새로운 길이 펼쳐졌다. 감정에 휩쓸리기보단 지금 이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만 생각했다. 그러자 비로소 새로운 방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p.53 중요한 날에는 우리 집만의 식사 문화도 소개하고, 힘든 날에는 서로를 위로하는 요리를 하거나, 명절에는 반가운 마음으로 명절요리를 하며·· '엄마가 종종 만들어 줬지' 하고 추억하 는 마음으로 먹었으면 좋겠다.

p.114 "응, 나 잘하고 있으니까 내 걱정은 말고, 우리 잘 이겨 내고 있어."
"엄마도 그런 세월 다 견뎠어. 결국에는 다 지나간다. 네가 제일 잘 살거야."
정 여사가 왜 느닷없이 내게 '네가 제일 잘 살 거야 라고 말했는지 이제는 안다. 그 말에는 정 여사만의 방식으로 엄마가 딸에게 보내는 위로이자 응원이 담겨 있었다.

p.155 음식을 만들 때마다 생각한다. 과정이 귀찮고 힘들지만, 그 음식을 먹고 좋아해 줄 소중한 누군가를 생각하면 과정이 한결 고상하게 느껴진다.

p.169 누군가 내게 엄마들의 끼니 챙기기는 박사급이라고 말했 지만, 나는 박사'급'이 아니라 박사학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경영관리 자격증이라도. 밥이 뭐 그리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인간사는 잘 먹고 잘 자는 게 전부다. 마음이 편치 않으면 먹고 자는 것부터 무너지니까.

남편의 사업이 무너지고, 아픈 시부모님을 돌보며 어린 아이들까지 책임져야 했던 작가님은 식구들의 밥을 챙기던 시간속에서 흘러나온 생각들을 조용히 꺼내 보인다.
특별한 재료도, 화려한 문장도 없지만, 그 사이사이에는 스스로를 버텨내야 했던 날들의 숨결이 고요하게 스며 있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나의 삶을 되짚어보게 된다.
어떤 냄새, 어느 저녁의 풍경, 그때 옆에 있었던 사람들까지… 책을 읽는 내내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기분이었다.

특히 “음식은 때때로 마음을 다루는 방식이 된다”는 작가님의 시선이 오래 남았다.
살아가며 유난히 지치고 힘들었던 순간에, 떠오르는 음식 하나가 우리를 붙들어주는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작가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기억 속 음식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내가 지쳤던 날을 위로해주던, 아주 소박하지만 힘이 되었던 그 맛들.

🍴 고3 수험생 시절, 새벽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돌아와서 허기진 나를 위해 급하게 지은 밥에 김만 싸주었는데도 세상 무엇보다 맛있게 느껴졌던 순간.

🍴 대학생 때, 갓 지은 밥에 엄마표 김치찌개가 먹고 싶어서 집에 가기 전부터 조르기 시작해 도착하자마자 밥을 몇그릇이나 비웠는지 기억도 안 났던 순간.

🍴 겨울이면 육수를 내고 오뎅을 하나하나 끼워 만든 오뎅탕,
석화와 홍합을 삶아 초장에 찍어 먹고 제주에서 온 귤을 손이 노래지도록 까먹으면서 식구들이 둘러앉아 웃던 저녁들.

이런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음식이 단지 ‘입으로 먹는 무언가’가 아니라, 마음을 붙들어주던 순간의 증거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결국 위로라는 건 거창한 말보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는 걸 다시 느꼈다.
한 입의 음식처럼, 부담 없이,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마음을 덮어주는 것.
우리네 일상을 지탱해온 것도 결국 이런 작고 단정한 순간들이었다.
불안한 날에도, 마음이 쉽게 흔들리는 어느 저녁순간에도, 다시 일으켜세워 준 건 거창한 응원이 아니라 적절한 순간마다 떠오르던 따뜻한 음식들이었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음식 사진과 레시피도 소개되어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전부 맛있어보여서 배고팠다🥹🥹

*본 도서는 모도님의(@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이명진작가님(@wittystella_writer)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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