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될 여름에 소다 거품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8
박에스더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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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멸종될 여름에 소다 거품을 - 박에스더

p.14 나는 한영을 죽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잔머리를 굴려 그 애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냈다. 그게 나를 위험으로 이끌어도 괜찮았다.
지구에 있는 한영을 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가 다시 한번 사 랑에 빠질 것이라고.

p.26 "안녕, 미래야."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서 다른 단어가 전부 사라졌다. 고개를 돌리자 한영이 서 있었다.
내가 지구에 남아 있기로 결정한 단 하나의 이유.
여기에 중립이라는 건 없다. 내 세계는 한영을 중심으로 돈다.

p.64 "내가 이곳을 택한 이유는••••••"
영이 나를 바라보았다.
"미래, 네가 지구로 올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야."
나는 그 대답의 의미가 뭔지 알 수 없었다.

p.125 "어쩌지."
정말로 어떡하면 좋지.
밤하늘 가득히 별이 빛났지만 이제 그런 건 나에게 어떤 의미도 없었다. 내가 지금 발붙이고 있는 곳은 여기, 땅 위다.
밀어 두었던 감정들이 순간 저 안에서 휘몰아쳐 올라왔다. 잘못 부어 버린 탄산수의 거품이 휙 위로 올라오는 것처럼 너무나 빠르게 올라와 나를 잠식해 버렸다.

p.145 "영, 넌 어떻게 견딘 거야? 이곳의 모든 게 가짜라는 걸 알면서 어떻게 계속 살았어?"
미래의 목소리가 점차 느릿해졌다.
"나는 기다리던 게 있었으니까."
미래가 그게 자기냐고 물어보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아차린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대답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가끔은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이 있다. 전할 수 없는 마음이 있다. 찰나를 놓치면 그 말과 마음 들은 영영 미끄러 진 틈새 사이를 돌기만 한다. 그걸 잘 알기에, 가만히 내 대답을 전했다.
“언제나 너였어, 미래야.”

멸종될 여름에 소다거품을은 지구가 보존 행성이 되고, 영혼과 육체가 분리된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사람들은 영혼은 우주에 두고 육체는 지구에 남겨두는 시대, 주인공 장미래는 영혼과 육체를 다시 합친 뒤 지구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종말을 예견하는 ‘종말론자들’과 마주하면서, 삶과 죽음, 존재와 시간에 대한 고민이 이야기한다.

미래가 마주하는 세상은 단순히 SF적 상상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삶의 연약함과 끝없는 가능성을 동시에 비춘 거울 같았다. 종말의 그림자가 드리운 세계 속에서도 살아 있는 순간의 의미를 찾아가는 미래의 여정을 따라가며, 잊고있던 인간적인 감정과 작은 연민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특히 ‘멸종될 여름’이라는 표현이 오래오래 남았다.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그 순간만큼은 온전히 존재하는 삶의 아름다움과, 사소하지만 분명한 기쁨을 포착한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소다 거품처럼 가볍게 스치지만,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 감정들,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하는 작은 인간의 온기와 연민이 마음을 울렸다.

이 책을 읽고나면 멸종과 소멸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가는 이유를 곱씹어 보게 된다. 단순히 미래를 상상하는 SF가 아니라, 지금 여기의 나와 우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삶의 끝과 가능성, 그 사이에서 느끼는 희망과 불안을 함께 담아낸 이야기로, 읽는 내내 마음 깊숙이 여운이 남았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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