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월드
백승화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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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월드 - 백승화

<방귀전사 볼빨간>
p.12 내 이름은 홍.
그러니까 나는, 방귀쟁이 며느리의 후손이다.

<깜빡이는 쌍둥이 엄마>
p.180 슬기는 확신했다.
젠장! 난 미친 것도, 스트레스성 착각을 하는 것도 아니다.

<살아 있는 오이들의 밤>
p.262 나는 바닥의 오이를 집어 박 부장의 얼굴에 던지며 외쳤다.
"너 다 처먹어라!"
(ㅋㅋㅋㅋㅋㅋ오이 헤이터로서 공감ㅋㅋㅋㅋ)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삶에는 분명히 ‘레시피’가 있다. 단지 요리만의 레시피가 아니라, 어떤 순간을 살아내기 위한 사람들 저마다의 조합. 백승화 작가님의 레시피 월드는 그 ‘삶의 조합’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버무린 단편집이다.

책 속 인물들은 모두 조금씩 비틀린 세계에 산다. 방귀로 세상을 구하는 여고생, 깜박거리며 존재가 희미해지는 엄마, 좀비 오이에 맞서는 인간들. 얼핏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작가는 그 속에 평범한 인간의 결핍과 유머, 그리고 ‘살아간다는 일의 버거움’을 녹여 넣었다.
누군가는 웃기다고 넘길지 모르지만, 이 구조 속에는 우리가 ‘정상’이라 부르는 삶의 레시피를 얼마나 경직되게 따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숨어 있다. 세상은 늘 같은 조리법, 정해진 정량을 강요하지만, 작가님은 이 책에서 말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만의 비밀 레시피가 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은 ‘우스꽝스러움 속의 따뜻함’이다.
웃기면서도 마음 한켠이 저릿해지고, 말도 안 되는 설정 속에서 오히려 그 양면이 현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인다.
결국 백승화 작가님은 레시피 월드를 통해 우리가 외면하거나 숨겨온 ‘비정상’을 유머와 상상력으로 끌어올린다.

💨〈방귀 전사 볼 빨간〉에서는 부끄러움이라 여겨진 것이 곧 나만의 힘이 될 수 있음을,
👯〈깜빡이는 쌍둥이 엄마〉에서는 완벽함에 갇혀 사라져가는 자아를 되찾아야 함을,
🥒〈살아있는 오이들의 밤〉에서는 편견과 혐오가 얼마나 쉽게 만들어지고 또 되돌아오는지를 보여준다.
세 이야기는 전혀 다른 듯하지만 결국 하나의 세계로 모인다.
결함과 모순, 부끄러움과 불완전함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레시피’가 곧 인간다움의 증거라는 것.

불완전하고 때로는 어설픈, 정석인 길이 아니라도 그 조합이 나라는 세계를 만들어가고, 종국에는 만든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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