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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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 우치다테 마키코

p.157 한 사람이 사라져도 당연하게 돌아가는 것이 세상이다. 누가 빠지든 세상은 변함없이 움직일 힘을 갖추고 있다.

p.297 나는 지금 나의 존엄을 되찾았다고 분명히 생각했다. 이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p.309 늦건 빠르건 누구나 그리된다, 한 사람도 남김없이.
사람의 일생이란 얼마나 짧으며, 사람의 목숨이란 얼마나 앞 날을 알 수 없는 것인가.
그 안에서 뭐가 일어나든 대단한 일은 아니다. 하얀 상자에 들어간다는 결말은 정해져 있으니 도중에 고민하고, 한탄하고, 괴로워하고, 아둥바둥하고, 허둥지둥해봤자 대단한 차이는 없다. 노인이건 젊은이건, 살아 있는 사람은 모두 다.

p.338 지당한 말이다. 부모 자식이라도, 가족이라도 타인이다. 사람은 각자의 심장을 가지고 있으니 모두 타인이다. 이건 냉혹한 게 아니다. 이 출발선에서 따뜻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겠지.

p.368 나는 남은 인생, 앞날이 없는 인생을 향해 "해주마!" 하고 중얼거렸다.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일흔여덟의 패셔니스타 할머니, 오시 하나의 이야기다. 늘 화려하게 꾸미고, 가발과 네일, 옷차림 하나까지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러다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유품을 정리하던 중 충격적인 유서를 발견한다. 거기에는 남편이 평생 숨겨온 내연녀와 서른여섯 살 아들의 존재가 적혀 있었다. (🤬🤬🤬)
남편의 죽음으로 외로움을 느끼며 삶에 대한 의지를 잃어가던 오시 하나는 유서를 기점으로 평온하다고 믿었던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듯했지만 주저앉지 않는다. 삶을 가볍게 흘려보내지 않고, 여전히 자신만의 멋과 태도를 잃지 않으며 다시 앞으로 걸어 나간다.

읽는 내내 ‘멋있다’라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흔히 나이를 먹는다는 건 물러남, 단순함, 혹은 포기의 과정이라고들 하지만, 오시 하나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꾸밈을 사치가 아니라 삶을 사랑하는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태도, 예상치 못한 진실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내 멋대로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주인공 오시 하나가 자신을 가꾸는 일에 진심이기에 나이와 상관없이 멋을 챙기고, 자기 자신을 돌보는 모습은 확실히 배울 만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중간 중간 그녀가 자기만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거나, 누군가의 모습을 가볍게 재단하는 장면들이 종종 나온다.
어? 그렇게 까지 상대를 평가한다고? 하며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오시 하나답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자신의 삶을 자신있게 강하게 밀고 나가다 보면, 타인에 대한 시선도 그만큼 단호해지는 게 아닐까. 물론 그 단호함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시 하나의 삶은 흔들리지 않는다.

오시 하나는 사실 나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나이가 들면서 쉽게 꾸미지 않고 편안함만을 추구하며 ‘자연스러움’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놓아버리는 마음을 경계했던 것 같다. 그녀 역시 삶에 치이며 그런 세월을 보냈기에,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는 다짐으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자신을 가꾸고 지켜냈다. 어쩌면 타인에 대한 평가 역시 차가움이 아니라, 더 어리고 젊을 때부터 충분히 자신을 가꾸기를 바라는 애정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강인한 태도 덕분에 아들, 딸, 며느리와 손주들, 더 나아가 남편의 첩과 그 아들까지도 오시 하나를 찾아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 것이다. 겉모습은 누구보다 화려했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성숙하고 어른스러웠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오시 하나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할머니의 서사가 아니라, 나이 듦을 두려워하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위로이자 격려처럼 다가왔다.

제목, 책 소개, 표지까지 처음부터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책인데, 운 좋게 매일의 해안님(@haean.ee) 이벤트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 받아(@seogyobook) 읽을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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