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있다 2
제인도 지음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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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있다 - 제인도

"동티 나려고•••아주 작정을 했구나.“

"우리에게 뭘••• 경고하는 것 같지 않아?"

"산신이 노했어.“

[누가, 있다]의 이야기는 한 집안의 상속을 둘러싼 사건에서 출발한다. 갑작스럽게 고모가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유산을 받기 위해 오랜만에 사촌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떠나보낸 뒤 엄마와 단둘이 살아온 소희는 이제 엄마마저 세상을 떠나며, 정말로 천애고아가 되었다는 외로움에 잠겨 있었다. 고모의 죽음으로 인한 상속이라는 상황이었지만,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애칭을 부르며 다가오는 사촌들 앞에서 소희는 오랜만에 마음이 설레고 따뜻해졌다.
처음 분위기는 오랜 세월 왕래가 없었던 탓에 어색했지만, 동시에 묘하게 들뜬 기운도 감돌았다. 가족 간의 대화와 웃음, 그리고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기대 속에서 이야기는 어느 평범한 가족 드라마처럼 시작된다.

그러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서는 상속자의 수만큼 고모의 집에서 함께 지내야 한다는 기묘한 조건이 붙어 있었다.
낯선 공간인 고모의 집에 머무르며, 그들은 서서히 균열을 드러내고 각자의 잇속을 챙기기 시작한다.
사소한 일에서 비롯된 불길한 징조, 설명하기 어려운 기운, 무심코 건드린 금기들.
겉으로는 평온한 대화가 오가지만, 그 이면에는 불안과 긴장이 서서히 스며든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가족 간의 이해관계와 미묘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드러내면서, 동시에 한국적 무속 신앙의 상징과 금기를 겹쳐 놓는다. 현실적인 욕망과 초자연적인 힘이 서로 맞물리면서, 어느 순간부터 단순한 상속 이야기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질서와 금기를 건드린 서사임을 깨닫게 된다.

전반부가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였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사람과 보이지 않는 것의 이야기로 옮겨간다. 가장 익숙해야 할 가족,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라는 공간은 점점 낯설고 위협적인 기운으로 뒤바뀌며, 그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과 갈등은 한층 날카로워진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와의 대치 속에서 각 인물들은 자신의 내면 깊숙한 두려움과 마주하게 되고, 이야기는 긴장과 공포 속에서 빠른 속도로 전개된다.

📌“너희들, 남의 돈을 날로 먹을 생각 하지 마.”
공동 상속이 걸린 상황에서 소희의 사촌 중 한 명인 최연호는 상속에서 빠진다. 고모의 유언에 따라 상속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집에 머무르는 조건이 있었는데, 최연호는 그 조건을 확인하자마자 스스로 발을 뺀다.

[누가, 있다]는 단순한 공포 소설을 넘어, 우리가 익숙하다고 믿었던 관계와 공간이 얼마나 쉽게 낯설고 두려운 것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한국적 무속 신앙을 소재로 풀어낸 방식은 신선하면서도 강한 흡인력을 발휘했다. 미신이라 치부하기엔 묘하게 설득력이 있고, 상징이라 넘기기엔 현실 속에 스며드는 불안감이 있었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손에 땀을 쥐며 읽었던 작품이자,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서늘한 잔상이 남는 책이었다.

📌조상은 자손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도우려고만 한다고. 해코지하는 조상은 더 이상 조상이 아니라 그저 악귀일 뿐이다. 그렇다면 고모도 악귀가 된 걸까?
▶️조상은 본래 자손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돕기 위해 존재한다. 만약 조상이 해를 끼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조상’이 아니라 영적 질서를 벗어난 악귀일 뿐이다.
이 관점에서 고모의 행동과 유언, 집의 조건은 단순한 가족 갈등이나 상속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영적 존재, 욕망과 책임의 경계를 탐구하게 만드는 장치로 볼 수 있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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