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 버스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인생 내내 커리어 표류 중이라는 진승태 작가의 방이 궁금하다. 우선 두 구역인 책꽂이와 비디오 룸으로 구분되는 방에서 각각 자리 잡고 있는 사물과 분위기 등에 영감을 받아 버스커의 방은 탄생했다.홍대에서 첫 버스킹을 시작했을 당시 밥벌이에 위기가 닥쳐온 상황에 지인들과 연락도 거의 두절된 상태인 그야말로 ‘루저’였다. 불안이 최고조에 달하던 어느 날 밤, 기타 하나만 달랑 들고 거리로 나가 생애 첫 버스킹을 시작한다. 그때 이후로 노래가 인생에 소소한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음을 깨닫고 여전히 기타 가방을 꼼꼼히 싼다고 한다.로큰롤 키드라 불리며 록 음악에 대한 열정을 쏟아 놓았다. 책에 언급한 이들의 모습을 각인해 영원히 살아 숨 쉬는 그들의 향취 곁에서 함께한다.“나는 거리를 원한다. 하지만 거리는 나를 원하는가?”버스킹 거리의 일부가 되고 싶은 열정 없이는 지속이란 없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사람의 자의식에 갇혀있었던 초기에는 ‘거리’라는 공간의 간절함은 떠올리지 않는 버스커였으나, 좀 더 세밀하게 과거를 회상하다 보면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한다. 버스킹에 도움이 될 무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보완하며 공연해온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한 것이다. 거리에 머물고 싶은 은밀한 열망이 숨어 있어 애초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순수한 행위로 인정한 버스커이기에 간절함은 떠올릴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거리의 특별한 의미 속에서 오고 가는 이들이 오직 그에게 미소 지을 때의 기분을 오히려 독자에게 물을때는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을 표출하는 작가의 모습이 떠올랐다.버스킹에서 부른 곡이 ‘감상’을 넘어 ‘체험’으로 연결될 때 감정의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한다. 바로 ’눈물‘이다. 관객과의 특별한 무언가를 공유했다는 이 느낌 때문에 버스킹은 계속 이어지고 있나 보다.버스커의 방에는 영감의 장르가 다양하지만 결론은 언제나 버스킹을 가르키고 있다. 그의 열정이 쌓인 방에서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