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 즉 스승의 개념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존재해왔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식이란 아는 자에게서 모르는 자에게로전수되며, 인간의 언어는 그러한 전수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알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은 프로이트가 인식-충동이라는 개념으로 증명했듯이 가장 근본적 욕망 중 하나이다. 최근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멘토 열풍 역시 인식-충동에 대한 자본주의적 반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신분석의 윤리가 말하는 관점에 근거한다면 멘토란 실용적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존재가 아니라 진리를 전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리란 지식처럼선명하게 이해되는 형식이기보다는, 모호한 동시에 실리적 도움을주지 못하는 어떤 지혜일 수 있다.
라캉이 말하는 진리란우리 자신을 규정짓는 현재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재앙이며, 도래할질서, 흔히 창조적이라고 불리는 그러한 질서를 가능하게 만드는 특수한 형태의 지식이며 지혜이다. 진정한 멘토는 바로 이것을 전수하는 자이며, 사실상 사회는 이러한 멘토를 원하지도, 기다리지도, 심지어는 허용하지도 않으려 한다. 수세기 전 그리스 아테네에서 벌어졌던 소크라테스의 재판은 이에 관한 가장 오래된 사례였다고 할 수있다.
진리가 아닌 것을 논박하는 과정의 끝에서 진리가 무엇인지를 결정하는것은 우리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는 이것을 산파술이라 불렀다. 멘토는 진리가 각자의 사유 속에서 태어나도록 옆에서 도와주는산파의 역할 이상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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