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화가는 '키스'란 작품으로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황금빛의 작가 '구스타프 클림트'.
클림트 하면 눈부신 황금빛 그림이 전부일 거라 생각했지만 절대 아니었다. 초기엔 돈을 벌기 위해 사진보다 더 섬세하게 그림을 그렸었다. 하지만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으며 그의 화풍은 변화했고 그는 전통에서, 빈에서, 권력에서 분리를 선언한다. 그러면서 요즘의 우리가 알고 있는 그만의 화풍이 완성되어갔다.
그에겐 인생의 뮤즈 에밀리 플뢰게가 있었지만 그녀와는 결혼뿐 아니라 한 번의 육체적 관계도 갖지 않았다고 한다. 30년간의 정신적 사랑만 했던 그들의 관계가 사실 의아하기도 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클림트가 그녀에게만 오로지 순정을 받친 것은 아니다. 그가 죽고 난 후 무려 열네 건의 친자 확인 소송이 있었고 그것을 모두 처리한 사람 또한 그의 인생의 뮤즈 에밀리라고 하니 정말 아이러니하다.
두 번째 만날 화가는 안타까움의 화가 '툴루즈로트레크'.
근친혼으로 인한 유전병으로 온전하지 못한 몸으로 태어난 로트레크는 아버지에게 차가운 냉대를 받고 귀족사회에 환멸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은 이제껏 중심이 된 것이 아닌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나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 내면의 아픔들을 그렸다. 이것은 돈이 필요하지 않는 화가이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기에 비록 그를 인정해 주지 않는 집안이었지만 그의 경제적인 부분엔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그의 그림 중 유명한 분야는 포스터다. 포스터를 보면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을 만큼의 세련미를 갖추고 있어 최초의 현대적 포스터를 그린 선구자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인간은 추하지만 인생은 아름답다."
세 번째 화가는 나에게는 낯선 화가 '알폰스 무하'
무하는 흔히 우리가 예술가라 하면 상상하는 생활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성실함이 그의 최고의 장점이 있고 여성 편력이 화려한 타 예술가들과는 다르게 한 여자와 한 번의 결혼만 한 무하.
사라 베르나르 주연의 연극 '지스몽다'홍보 포스터는 가난한 서브 디자이너였던 그를 최고로 만들어 준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의 인연으로 그는 사라 베르나르의 출연 포스터들을 계속 제작했고 그의 스타일에 열광한 파리 시민들은 포스터를 모두 가져가 재쇄를 찍을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 봐도 얼마나 정말 멋진 포스터다. 당연히 그는 디자인 분야에서 신세계를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그가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엔 물론 우수한 실력도 있었겠지만 성실함과 훌륭한 인격이 한몫했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인간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다.
네 번째 화가는 아몬드 모양의 눈과 긴 코, 긴 얼굴의 그림이 떠오르는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가장 잘생긴 화가 하면 이야기되는 화가 모딜리아니.
그의 그림과 다르게 그는 완벽한 이목구비를 자랑하지만 그는 슬픈 사랑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의 뮤즈 잔 에뷔테른과 불같은 사랑을 했지만 잔의 집안의 반대가 극심했고 같이 살게 된 지 3년 만에 좌절만 거듭하던 모딜리아니의 건강은 악화되었다.
"잔, 부탁이니 천국에서도 내 모델이 되어줘요."
그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독특한 화풍, 외설이라 비난받는 작품들 때문에 살아있던 당시 인정을 받지 못했다. 절망은 깊었고 그는 술과 마약에 깊이 빠졌다. 안타까운 그의 마지막이었다.
마지막 화가는 '클로드 모네'
인상파 화가의 대표주자 모네. 모네 하면 위안이 되는 아름다운 그림이 떠오른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도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멀리서 봐야지만 이미지를 알 수 있고 붓 자국이 그대로 드러나는 그림은 기존 보수파들에게 완전히 배척을 당했었다.
하지만 빛과 공기를 볼 줄 알고 표현할 줄 아는 그는 결국 인정받았고 지금 우리는 그의 그림을 보며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다.
책 한 권으로 만난 다섯 명의 화가들.
이제 이들 화가와는 좀 더 나와 가까워진 느낌이고 그들의 때론 안타까운, 때론 찡한, 때론 환희 어린 사연들과 함께 그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책을 통해 그들의 그림을 만났지만 알게 되어서 기뻤고 벅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