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날다람쥐 결핍 증후군 - 스칼렛 로맨스 스토리
이아현 지음 / 뿔미디어 / 2013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델 같은 외모, 뛰어난 리더십, 타고난 능력과 집안 모든 것이 완벽한 소방관 백인혁. 하지만 화재 진압으로 동료를 잃은 그는 현장을 떠나 낙오자 팀이라 불리는 문화 화재 방재 시스템 팀장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소년 같은 여자 정원.
인혁을 존경하게 되고 그를 보며 소방관이 되길 꿈꿨던 정원은 꿈에 그리던 그를 같은 팀으로 만났지만, 처음부터 자신을 무시하는 그를 보며 근성을 보여주겠다 큰소리친다. 그리고 큰소리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팀에서의 구군 분투는 시작되었고, 작고 마른 그녀가 점점 신경 쓰이는 인혁.
엄마의 영향인지 작은 생명체라면 무조건 자신과 맞지 않는다 생각했던 인혁이지만, 소신과 성실로 무장한 순진 깜찍 정원을 보며 인혁은 속수무책 빠져든다.
(163cm 여자를 작은 생명체라 부르는 그를 보며, 난 ... 먼지 인가;;;)
'살아서 만나자'라는 말을하며 화재를 진압하러 가는 소방관들. 무거운 방화복과 20kg의 산소통을 매고 불속을 뛰어들며 언제 죽을지 몰라 유서까지 미리 쓰고 국민의 목숨을 구하는 그들의 모습.
인혁은 소방대원으로 일하다 순직한 이들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고통받은 사람들을 보며 절대 자신은 사내연애를 하지 않겠다 다짐했었고 서른넷의 나이가 되도록 충실히 자신의 소신을 지키고 살았다. 하지만 그의 각오를 무색하게 해버린 올곧은 발랄 솔직녀 정원.
결국은 서른넷의 몸도 마음도 급한 그가 스물셋 아직은 순진한 그녀를 꿀꺽하는데 성공.
냉철남에 어떤 미녀가 와도 흔들리지 않았던 철벽남 인혁이 선머슴 같은 정원을 만나며 떼쟁이 사랑꾼으로 변해버린 달달 흐뭇 로코.
작가님 책은 정통 로맨스를 다루는 책도 많지만 사회 문제와 정의를 다루는 책의 비중도 꽤 많은 듯하다. 이번 책의 소재 또한 장르 소설치고는 조금 무겁다. 책 속 정원이 자신의 유서를 미리 남기는 대목은 실제로도 참 울컥하게 하며 현장에서 일하는 현직 소방관들의 심정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사회 문제로 자주 지적되고 있는 소방대원의 열악한 환경문제와 성숙되지 못한 시민의식 등의 문제도 조금씩 등장한다. 하지만 무거운 소재와는 다르게 사랑스럽게 통통 튀는 여주 때문에 책의 무게는 조금 가벼워진다. 너무 심각해지지 않게 그러면서도 우리의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흥미와 로맨스 그리고 정의 모든 것에 한발씩 담그고 있기에 읽는 것 또한 부담스럽지 않았다.
마지막 작가의 후기를 대신한 세 줄의 글이 작가가 진정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오늘도 불철주야,
이 땅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고생하시는 소방관님들께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