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악의 학교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7
제임스 패터슨 & 크리스 테베츠 지음, 김상우 옮김, 로라 박 그림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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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제도권 교육안에 있는 학교생활을 평탄하게 해나가면 안심한다. 그리고 학교라는 울타리 안으로 들여보내 놓고 아이에게도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학교라는 곳의 커리큘럼은 어떤 특정한 아이에 맞추어 짜놓은 것이 아니다. 보편적으로 그 연령대의 아이라면  알아야 한다고 생각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개인차나 개성은 무시되기 십상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한반에 30명이 넘는 인원을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이 교육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레이프 카차도리안은 새내기 중학생이 되자마자 학교에서 아이들을 통제하려고 만들어 놓은 규제에대해서 심하게 반발한다.  그리고 규칙 하나하나를 깨는 것으로 나름의 점수를 주면서 위안으로 삼는다. 물론 이렇게 되니 학교생활이 평탄할 리가 만무하다. 그러나 자신만의 규칙은 있다.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레이프가 저지르는 악행? 들이 폭소를 자아내면서 하나도 밉지 않게 느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교는 생각이 무궁무진한 레이프에게 생각하지 말고 시키는대로 따라하기만 하라고 하니 레이프는 정말 따분하고 힘들어 죽을 지경인 것이다. 결국 레이프는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히는 것은 물론이고 학업성적도 바닥을 치게 된다. 그러나 아이의 그림그리는 재능을 눈여겨 봐준 선생님과 아이를 믿는 엄마의 힘으로 아이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미술학교로 전학하기로 하면서 겨우 마무리 된다.

 나는 사람마다 다 나름의 재능을 타고 난다고 생각한다. 부모나 교사의 역할은 아이가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 찾아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재능은 학교라는 제도권안에서 발휘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자신이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성인이 되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것이다. 제도권 교육의 천편일율적인 내용은 개인의 재능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성적에 맞추어 대학을 선택한 아이들이 전과를 하거나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하는 경우를 참 많이 봐 왔다. 그도 저도 아니면 공무원 공부에 몰입하는 것이다. 정말 국가적인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학창 시절에 말썽을 좀 부린 경우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정말 성적지상주의에 빠져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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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
최성일 지음 / 연암서가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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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일님의 책은 사실 처음 읽었다. 책도 제법 두꺼웠다. 내용을 보니 서평을 쓴책이 102권에 달한다. 그런데 내가 읽어 눈이 익은 책이 거의없었다. 다치바나 다카하시 처럼 책읽기의 달인임 분에명한 분이라 느껴졌다. 처음 책을 들었을땐 낯익은 책이 별로 없어서 지루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어느새 책에 폭빠져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포스트 잇을 붙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책의 서평에는 분홍색으로표시하고, 내용이 좋아 참고해야 겠다고 생각한 책에는 연두색을 표시해 두었다. [버지니아 울프-시대를 앞서간 불온한 매력] 읽으면서는 참 많이 공감했다. 내가 처음으로 버지니아 울프를 접했던 것은 여고 2년쯤일 것이다. 언니와 오빠가 많아서 우리집에는 제법 읽을 만한 책들이 있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언니 오빠가 읽는 책에 손이 가기마련이었다. 그 중에 세계적인 여성 인물에 관한 책이 있었다. 세상에 본인의 이름을 날린 여성들이라고 봐야 할것이다. 그중에는 영국편에 버지니아 울프가 있었다. 그녀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문학들이 소개 되었다. 결혼을 하고 그 책들의 행방은 잊어버렸지만 그책으로 알개된 여성인물들은 지금까지 내 머리에 남아있다. 중국의 측천무후, 우리나라의 난설헌, 프랑스의 시몬느 베이유, 신몬느 보봐르, 영국의 버지니아 울프등이 특히 내 기억속에 오래 남은 인물이다.[살아있다,나는 행복하다]에서는 '고차 뇌기능장애'즉 모야모야 병을 앍고 있는 환자가 쓴 책이다. 나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고 있다. 우리아이는 신체적으로는 아주건강하다. 단지 다른사람이 당연하게 해야하는 사고를 당연하게 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자신의 세계에 빠져있기를 좋아하고 혼자서 너무 잘 논다. 아이의 장애 판정을 받은날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영아기때 발달이 아주 순조로웠기 때문에 상상도 못한 일이다. 단지 말이 조금 느리다고만 생각해서 아이와 눈만 마주치면 말을 걸고, 그림책을 읽어주곤 했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치료실을 다니면서 많은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도 행복하고 부모도 행복하려면 상황을 회피하기보다는 받아들이고 주위에 협조를 구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 그중 가장 중요한 일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해 주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 자신이 충분히 사랑받고 있으며, 가족이, 친구가, 교사가 자신의 편이라고 느끼기 시작하자 아이는 조금씩 자신의 틀을 빠져나오는 것이 느껴졌다.상황은 계속되고 있는 중이지만 아이때문에 불행하다는 생각은 들지않는다. 외히려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두게되니 다른 자식들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그저 건강하게만 잘 자라 주기를 바라게 되니 아이들과의 다툼이 별로 없 순어조롭게 사춘기를 넘겨주었다. 

다음은 제프리 노먼의 [딸과 함께 오르는산]에 많이 공감했다. 애초에 혼자 산을 오를 생각이었던 작가는 큰 딸이 따라나선다고 하자 처음에는 안전을 생각해서 말렸다고 한다. 그러나 딸이 산에서 뼈가 부러지는 것이 마약이나 알코올에 찌드는 것보다 낮다는 생각에 허락했다고 하며 쇼핑이나 카드놀이 보다 등반이 부모가 자식과 하는 일로 더 매력적으로 비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탁월한 생각이지 않은가! 우리 부부는 산에 갈때 막내를 꼭 데려간다. 산에 오르는 것은 그 아이의 치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숲체험을 많이 하는 것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는 자연치유가 된다는 학계의 보고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편이었다. 나같은 게으름벵이는 식재료를 썩혀서 버리는 경우가 많다. 퇴근하면서 이것저것 사들고 와서는 시간이 모자 다라 차리지 못하고 다음으로 미루고 냉장고에 들어간다. 그러면 새까맣게 까먹고 썩히기 일수인 것이다. 헬렌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에서 처럼 짧은 시간에 바로 해 먹고 남김이 없는 식생활을 위해 반성하고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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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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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전 서독은 스파이들의 천국이었다고 한다. 특히 서베를린이 그 정점이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서독에서는 사형제가 없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무기형인 것이다. 스파이활동을 하다가 적발되어도 감옥에서 조금 썩거나 추방되면 그만이다. 동독에 떠있는 섬처럼 베를린이 자리잡고 있고 그 도시도 반으로 나뉘어서 이념을 달리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념이 서로 다른 스파이들이 득실거렸던 것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모멘트]는 서베를린에서 활동한 이중간첩과의 사랑 이야기다.  처음 이야기를 시작하는 서두는 참 우울하다. 작가는 주인공의 유년시절이나 현재의 삶이 외롭고 고독하다는 것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어린시절 불우한 결혼생활을 이어나가는 부모의 영향으로 사랑을 받아들이기를 망설이고 심지어 자신에게 사랑고백을 한 애인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일을 핑계삼아 여행을 떠난다. 베를린에 오게된 것도 일종의 도피다. 작가는 주인공의 이미지를 대인관계에소극적이고 차가운 사람으로 설정해 놓은듯보인다. 그러나 소설을 읽어나갈수록 주인공 토마스는 마음이 따뜻하고 적극적인 사람이라는게 드러난다. [모멘트]가 이루지 못한 쓸쓸한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 하고 책을 읽어나가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참 마음이 따뜻해 지고 행복하다. 특히 토마스가 같이 살게되는 동성애자에다 마약중독자인 룸메이트 알스테어 피치몬스와의 우정에서 잘 드러난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어나가는 방식에서 개방된 사고방식과 적극성이 돋보인다. 페트라를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을 느끼는 설정부터가 관계에 소극적이고 도피적인 사람의 행동은 아니다. 사랑에 눈이 멀면 그렇게 될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아무튼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이중간첩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안타까움이나 쓸쓸함은 없고 끝까지 마음이 훈훈하다.

 

소설 속 주인공 토마스 네비스트의 직업은 글을 쓰는 작가이다.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일상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작가에게 메모와 기록은 필수라고 본다. 그것이 작품을 쓰는데 자료의 역할도 하지만 글쓰기 연습을 하는데도 적잖이 도움이 되어 줄 것이다. 미래에 작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더글라스 케네디의 [모멘트]를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도 글작가가 되려는 마음이 있다.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조금씩 준비하고 있고 가끔 끄적거려보기도 한다. 어떤날은 이야기가 일사천리로 풀려나갈때도 있지만 진행이 잘 되지않고 막히기 일쑤다. 그러면 메모해 두었던 것들을 찾아서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며칠 묵혀두었다가 다시 쓰기도 한다. 그런 연습들이 좋은 글을 쓰는 밑거름이라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내가 아직 작가로 등단하지 못한 이유는 자주 쓰지 않고 가끔 써보기 때문이다. 많이 읽긴하지만 많이 써보기를 게을리 하고 있다. 평생 독자로 머물 공산이 높다. 이러는 자신에 대해 조급증을 내고 안달하며 써보는 시간을 내려고 노력해야 작가가 될 조짐이라도 보이지만 가능성이 점점 멀어지는 듯 보인다.  어제 오늘 창원에서 열린 세계아동문학 축전에 다녀왔다. 현역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많은 작가님들을 만났다. 그 분들의 말씀은 다른사람들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고 공부하라고 하셨다. 그 말씀엔 많이 써 보아야한다는 것은 기본이기 때문에 거론의 여지도 없다는 것이다. 써보지 않는데 무슨 작품이 나올 것인가!  좋은 작품을 필사하는 것도 좋다고 하신다. 필사도 써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많이 읽고 작품에 대한 안목을 길러가라는 요지였다.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글을 읽으면 나 자신이 그곳에 있느듯 착각한다. 그렇다면 그만큼 세세하게 배경 묘사를 잘 한다는 것이고 그 밑천은 꼼꼼한 기록에 있다고 본다.

 

아무튼 소설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조금 아쉬움이라면 여운이 별로 남지않는 점이다. 확실히 상황을  정리해줘서 아쉬움이 없는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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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의 문인기행 - 글로써 벗을 모으다
이문구 지음 / 에르디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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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의 문인기행]을 읽으면서 이상히도 다산 정약용의 詩論이 생각났다. "不愛君憂國이면非詩也요, 不像時憤俗이면 非詩也요,非有美刺勸懲之義면 非詩也라(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근심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요,시절을 아파하지 아니하고 세속에 분노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요, 찬미와 풍자와 권선과 징악의 뜻이 아니면 시가 아니다.)" 이문구 선생이 정말 이런 분이 아니었나 싶다. 시절을 아파하고 세속에 분노하면서 온몸으로 한 시절을 살다간 문인. 그는 꼭 자기처럼 살다갔거나 살아내고 있는 문인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있다.
 이분의 글이 좋기로유명하지만 걸죽한 입담과 이마를 탁치게 하는 문학적표현들은 정말 기가 막혔다. 짐짓 지루한 남의 이야기일수도 있는 문학작가들의 신변잡기를 문인기행이라는 이름으로 이렇게 재미나게 풀어갈 수 있다니 참 걸출이 남다르다. 책의 부제처럼 글로써 벗을 모은게 확실하다.

 

 -수돗가에는 눈만 흘겨도 초록 물감이 뚝뚝 떨어지게 젊은 벽오동과 늙숙한 측백나무가 두 팔을 벌려 하늘을 가리키고, 뜨락을 가로막은 탱자 울타리는 가지런히 손이 가서 노친이 혼자 사는 집 같지가 않다.-본문P71

 

눈만 흘겨도 초록 물감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벽오동이란다. 어느 여름날 보았던 벽오동에 대한 서술이다. 시인이 아이고서는 도저히 표현해 낼 수 없는 멋진 표현이다. 계절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지만 그의 표현에서 녹음이 짙어질대로 짙어진 어느 맑은 여름날에 고은 시인의 생가를 찾아갔구나를 짐작했다. [황석영]선생님의 입담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하셨는데 선생님의 글담에는 견줄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분이 기행한 작가들은 세상이 다 아는 거목들도 많지만 이름조차 생소한 겨우 등단을 하고 세상에는 썩 알려지지않았으나 온몸으로 글앓이를 하다가신 참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다. 그리고 세상이 다 아는 작가이든, 아니든 이분들의 공통점은 대단한 주당이란 점이다. 이런 대단한 말술들과 절친이었던 선생님은 주왕이나 주신에 가깝지 않을까! [박상륭] 선생님을 나중에 죽어서도 술없는 천당보다 술있는 지옥행을 자원할 酒仙이라고 하셨다. 주선과 막상막하이시니 이문구 선생님도 동급이지 않겠나.이문구 선생님이 평균수명 100세의 시대를 바라보는 요즘에 비교적 아까운 연세인 64세에 지병으로 세상을 등지신 것도 아무래도 애주탓이라 여겨진다. 허구헌날 술타령, 글타령이었던 작가와 살아내신 사모님들이 정말 존경스럽다. 나라면 생계도 책임지지못하면서 시만 붙들고 술타령만 하는 남편을 이해해주며 살아줄 수 있었을까. 베스트 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를 바라면서. 차라리 로또를 바라는게 더 쉬울 것 같다. 아무튼 이문구 선생님은 술에 취하고 글에 취하고 벗에 취해서 살다가신 멋진 분이다.

오랫만에 좋은 책을 만나 참 행복했다. 내친김에 우리 아이들이 어릴때들려주었던  이문구 선생님의 동시집에 백창우씨가 곡을 붙인 [개구장이 산복이][울보자숙이]를 다시 들으면서 선생님의 [관촌수필]과[내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를 다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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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계보학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홍성광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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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들어 갈수록 순수 문학보다는 철학서적에 손이 간다. 철학적 명제를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늙었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슬픈일인지도 아니면 기쁜일인지도 모르겠다. 니체를 처음 만났던 것은 대학을 다닐때 였다. 교양 필수로 꼭읽어야 하는 도서목록에 들어있어서 겉멋도 좀 부리고 교양도 좀 넓히자(?)는 목적에 집어 들었던 책이었다. 그 유명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뭔가 심오한 내용이긴 한데  이해가 되는 내용도  아니었고, 썩 마음에 와닿았던 것도 아니었다. 단지 니체라는 사람의 발상이 참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다. 그때까지 내 머리에는 어려서부터  세뇌되었던 기독교로 꽉 차 있었다. 처음엔 니체가 말하는 초인이 예수일까라는 생각으로 읽어갔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니체는 자신을 상징하는 짜라투스트라를 통해서 여로에 있는 것이다. 방랑기라고 할까? 그가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과 이별에서 그리고 철학적 , 정신적 방황을 통해서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방식이었다고 해야 맞는 것일 것이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그가 자주 비판의 대상으로 삼던 신과 신을 믿는 시람들에 대해, 그리고 초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외에는 끝없는 운명의 굴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 다양한 은유와 서사시적인 구조 , 복잡한 의미들로 가득한 내용때문에 내가 내용을 제대로 잘 파악하면서 읽고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그러나 다 읽고 나서는 나도 니체 정도는 읽고 있는사람이라는 자부심으로 뿌듯했었다. 정말 읽었다는데에 만족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도덕의 계보학]을 집어 들면서 오랫만에 니체를 만나 반가웠다. 멋모르고 읽었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제대로 읽어보자는 다짐도 했었다. 그러나 내가 너무 성급했다. 나의 능력은 아직 니체를 깊이 이해할 정도로 여물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괴감 마저 들었다. 니체의 글은 은유도 많고 자꾸만 에둘러 표현하다보니 유럽신화나 기독교적 정서에 푹 젖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읽어내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한참을 읽다가 '이게 뭘 말하는 거지?'하며 다시읽기를 반복하였다. 도덕의 계보를 따져가는 니체의 박식함(특히 어원을 찾아가는것과 종교적,역사적인면 )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래서 이사람의 논리에 설득당하는 구나 싶었다. '선과악','좋음과 나쁨', '죄와 양심의 가책' 이라는게 다 지배자의 논리와 2000년 가까이 유럽인들을 지배한 기독교에서 나왔다는 것 아닌가? 거기서 성적,출세, 지위, 재산만을 따지며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지도,수용하지도 못하는 사회를 노예도덕의 소유자로 가득한 사회라는 것이다. 정말 읽으면 읽을수록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금욕적 이상이 인간에게 그토록 많은 것을 의미한다는 것에는 인간 의지의 근본적인 사실, 그 의지가 홍허하다는공포가 표현되어 있다. 인간 의지에는 하나의 목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의지는 의욕하지 않는 것보다는 차라리 무르를 의욕하려한다.-본문134쪽 

 

'금욕적 이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읽으면서 바그너와의 관계를 미리 몰랐다면 참 한심한 사람이라여겼을 것이다. 같은 철학자도 아닌데 이렇게 자기 글에 실존인물을 실명을 거론하면서 헐뜯어도 될까싶을 정도였다. 니체의 눈에비친 바그너의 도덕이 노예도덕임을 강조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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