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처럼 생각하라 - 돈의 움직임을 읽는 습관의 시작
크레이그 하비 지음, 김세진 옮김, 원종훈 감수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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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학은 나의 전공 과목이었다.

내가 다닌 회사는 선박 엔진부품을 수입하거나 하청 제작해서 대기업에 납품하는 작은 회사였는데  전공이 회계학이란 이유로 세금을 납부하는 기간에는 나의 주된 업무는 회계였다.

지금은 전산 처리 되어서 모든 업무가 간편화 되었지만 내가 직장을 다니던 80년대 말에는 모든 일이 거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분기별로 부가세를 납부하거나 일년에 한번 종소세를 계산 할 때는 업무량이 과중되어서 시간외 연장 근무를 하기 일쑤였다. 특히 서류가 누락되어서 세금이 잘 못 측정되면 과중처벌 되기때문에 몇번씩 확인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 후 실사를 받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서 회계사무소에 업무를 맡겼지만 그런 경험들이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씀씀이를 꼼꼼하게 기록하고 물건을 구매할 때는 목록부터 작성해서 구입하는 것이 버릇처럼 되었다.

그렇다고 재테크를 잘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장부정리를 잘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단순하다. 올해 새내기 대학생이 된 딸아이에게 회계를 쉽게 공부할 지침으로 삼을까해서이다. 내가 회계학을 하게된 것도 정말 실용적인 이유에서이다. 기술을 하나 익혀두면 굶어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에서이다. 회계학과를 나오면 취직이 잘 된다고 하길래 살길을 도모했다고 보면 된다. 딸아이는 경제나 경영쪽 공부를 재미있다고 했다. 그래서 상대를 지원했고 다행히 합격했다. 그런데 고등학교까지의 공부에서는 회계에 관한 내용은 전혀 접할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계열 기초로 반드시 회계학원론 정도는 공부해야하고 취미가 있다면 좀더 깊이 있는 공부까지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회계는 원론이라도 처음 접할 때는 꽤 어렵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과목이다.

 [회계사처럼 생각하라]를 읽어보니 비교적 쉽게 회계를 안내하고 있었다. 사업을 할때 회계의 중요성이 잘 나타나 있다. 좋은 아이템의 제품을 개발하고 회사를 설립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판로를 개척하고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며 회계를 잘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여실이 보여준다. 또한 경영자나 투자자 또한 회계를 모르면 직원이 저지르는 부정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공금횡령이나 세금탈루등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기업이 보여주는 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 상의 행간을 잘 읽어내야 하는 것이다.

 [회계사처럼 생각하라]는 복잡한 회계시스템을 가발 사업을 시작한 애덤스의 회사경영을 예로 삼아서 잘 설명하고 있다. 재미를 주려고 공금을 횡령하고 도주한 애덤스가 죽어서 지옥과 천국의 귀로에서 자신의 회계사적인 업무능력을 발휘해서 지옥에 떨어지지않게 된다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야기에는 별로 흥미롭지는 않았지만 애덤스의 회계정보는 잘 간추려 넣은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회계원론 서적을 잠시 살펴봤더니 굳이 [회계사처럼 생각하라]를 읽을 필요가 없었다. 참 상세하게 잘 정리되어있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책이 좋아 지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니겠는가!

[회계사처럼 생각하라]는 회계를 쉽게 안내하겠다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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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세계경제원론 03 : 경제 주기 내인생의책 청소년을 위한 세계경제원론 3
바바라 고트프리트 홀랜더 지음, 김시래.유영채 옮김, 이지만 감수 / 내인생의책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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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게 된 책은[청소년을 위한 세계경제원론]중 세번째인 경제 주기 편이다.

이 편에서는 경제주기는 물론 경제지표를 어떻게 볼것인지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친절하고도 명쾌한 설명으로 쉽게 이해가 되었다.

내가 경제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를 전공했기때문이아니라 눈높이를 낮추어서 초등학생이라도 충분히 이해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보통 경제니 정치니하는 말이 나오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읽어도 충분히 흥미를 읽지 않을 정도로 쉽고 간단하다.

오늘날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경제 관념을 심어주기위해서 애쓴다.

용돈을 주는 방법을 고민하고 용돈을 어떻게든 알뜰하게 쓰게하려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아이들이 경제 관념을 체화하기엔 여러가지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다.

일단 부모들이 자식들의 독립시기를 대학졸업 후라고 생각하고 있다.

더구나 직장이 타지이거나 결혼을 한 경우가 아니면 독립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교육환경에서도 아이들이 자체적으로 뭔가를 고민할 기회를 많이 빼앗아 대학에 진학하고도 수강신청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고 한다.

늘 수동적으로 행동해 왔기때문에 능동적인 일처리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고등학교에서도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뭘해야하는지조차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그런데 경제는 아이들에게 우선적으로 가르쳐야할 과목이 아닐까? 

아이들이 사회에 발을 내딛는 순간 바로 경제적인 사항들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청소년을 위한 세계경제원론3]은 현실경제에서 사회의 상황과 흐름을 파악하는데 상당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경제 지표를 통해 자신의 현재 상황을 유추할 수 있고 나아가 세계속에서우리나라의 위치도 가늠해 볼 수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불황과 호황이 어떤 주기로 반복되고 있는지 지금의 세계적인 불황이 오게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책은 개념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간단 명료한 것을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잘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새대와는 달리 요즘 교과서는 참 잘 만들어져서 교과서만 보아도 충분하지만 학교에서 부교재로 활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과서보다 얇으면서도 필요한 내용이 다 들어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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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아 쿠피 - 폭력의 역사를 뚫고 스스로 태양이 된 여인
파지아 쿠피 지음, 나선숙 옮김 / 애플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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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아프가니스탄 이라는 나라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탈레반의 만행으로 1500년 된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바미안 불상이 폭파되는 장면을 보면서이다. 그후 [천개의 찬란한 태양][연을 쫓는 아이들]을 읽고 아프가니스탄의 고통스런 현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탈레반 정권이 물러가고 전쟁이 종식된 듯이 보이지만 아직도 완전하지는 못한 상태이다. 아프간 내란 당시 전체 아프가니스탄의 인구 1800만명중 2/3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1/3인 600만명정도가 전쟁으로죽었고, 600만명 정도는 해외로 피난을 떠났고, 나머지 600만 정도가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살고 있단다. 

 정말 평범한 아프가니스탄의 소시민들은 앉은 자리에서 포탄세례를 받거나 굶주려 죽거나 별 이유없이 탈레반의 눈에 잘 못보여 죽어간 경우가 부지기 수였다. 조금이라도 재력이 허락하는 사람들은 피난길을 택해서 안전한 땅으로 피할 수나 있었지만 저소득층의 서민들은 정권이 바꿜때마다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던 것이다.  더구나 여성들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표방하는 탈레반에 의해서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았고  많은 여성들이 억압받고 있다고 한다. 파지아 쿠피가  증언하는 내용을 빌리자면 아직도 안전하지 않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파지아 쿠피는 아프간 여성들 중에서는 참 행복한 편이다. 부유한 가정에 태어나 교육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생명을 위협받는 절박한 상황에 처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그때마다 집안의 재력에 힘입어 자동차를 구하거나 말을 구해서 이동하고 피신할 수 있었고 적어도 먹는 걱정은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고 교육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  치안이 불안해서 여자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부모가 대부분일 때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면서 학교를 다니고 영어를 배워두었던 것이 파지아의 삶을 뒤바꿔놨다. 여자를 인간으로 보지 않는 세상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직업여성로 살아갈 수 있는 것도 교육의 힘이었다.  탈레반이 물러가고 유엔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후에 영어를 할 수 있는 고인력이 꼭 필요한 상황에 파지아는 기회를 잡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병든 남편을 병원에 입원시키고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었던 것도 파지아가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기때문이었다.

 모든것이 교육의 힘이었다. 파지아가 교육받지 못하고 집안이 정해준 대로 결혼해서 남편에게 의존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참한 아프간 여성들이랑 별 반 차이없이 살고 있었을 것이다.

 역사 속의 위대한 여성들을 보면 학식이 높았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현모양처인 신사임당이 그렇고, 중국역사 속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파지아는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국회부의장을 역임했고 미래에는 대통령에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피려하고 있다. 그녀가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고 그녀의 신념대로 열심히 산다면 그 꿈이 꿈에 그치지 않고 현실화 될 날이 머지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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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처럼 생각하고 한비처럼 행동하라 - 한 권으로 읽는 도덕경과 한비자
상화 지음, 고예지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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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까지 하든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가 끝나고 나서 시간이 많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3월인데 벌써 20권이상의 책을 읽었다. 그것도 가벼운 책 말고 제법 무게있는 책으로 말이다.

 [노자처럼 생각하고 한비처럼 행동하라]도 그 중 하나다. 이책을 읽으면서 한문으로 쓰여진 글들은 옥편을 찾아가며 읽었고, 사기를 옆에 두고 인용된 고사들을 꼼꼼히 다시 읽었다. 예전에 사기를 읽어두어서 그런지 훨 이해가 잘 되었고 수박 겉핥기식이긴 하지만 한자를 공부해 두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읽는 진도는 느려도 내 나름의 재미와 소득이 있었던 책이었다.  예전에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를 읽을때는 참 진도가 안나갔다. 책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가 읽고 소화할 깊이를 갖추지 못하고 겉멋만 들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책은 한비자와 도덕경을 간추려 놓은면도 있지만 내용들이 머리에 속 박히면서 참 잘 읽혔다. 선거철이 다가오니까 앞으로 뽑게될 우리의 대표들의 인물 됨됨이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으라고 이런책의 출간이 많이 되는 모양이다.

 한비의 통치 철학은 누구나 다 아는 법치이다. 오늘날 모든 국가는 법치국가이다. 바티칸도 교회법으로 다스려진다. 한비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법을 공평하게 시행하라는 것이다. 왕족이라고 특혜를 주고 평민이라고 과도한 법으로 다스리면 아무도 따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러한 법가 사상을 채택한 진시황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진시황의 진나라는 겨우 20년도 안되어 농민 반란으로 망하고 말았다. 진승과 오광의 난은 법치가 낳은 폐단이 아닐까? 홍수로 강을 건너지 못해 기일안에 도착하지못하면 법을 어겨 죽임을 당하게 될것이니 봉기하자는 것이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으니 갈때까지 가보자는 식이다. 권력이 황제 한사람에게 집중된 탓도 있겠지만 과도한 법시행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여겨진다. 過猶不及인 것이다.

 한비를 읽으면서 공정한 법도 중요하지만 통치자의 자질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법이 있고 유능한 신하들이 많아도 군주가 시원찮으면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다. 대표적인예가 유방과 항우다. 유방은 미천한 신분이었지만 덕을 갖춘 지도자였기때문에 인재들을 잘 활용해서 한나라를 세울 수 있었고, 항우는 귀족출신인데도 오만 하여서 주변의 유능한 신하들의 간언을 듣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군왕의 자질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공부를 해야한다. 역사이래 유능한 왕들을 보면 한결같이 엄청난 독서가였고 학구파였다. 진시황 또한 어린시절부터 학문하기를 좋아하는 영특한 인재였다. 말하자면 비록 진시황이 분서갱유를 했지만 그 사상이 뭔지를 모르고 그냥 분서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강력한 통치를 위해서 잡생각들을 없애버리자는 생각에 분서를 한 것이다. 물론 잘 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통일을 위해서는 강력한 뭔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세종과 정조도 왕이기에 앞서 학자였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한비자는 정치가에게 필요한 지침이 될 책인지는 모르지만 백성을 교화할 수 있는 이념이 되기에는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었다. 물론 범인들이 살아가면서 마음에 담을 구절들이 많지만 법,술, 세를 생각할때 양심이 따르기를 거부하는 내용도 있었다.

 반면 노자편을 읽을때는 정말 한구절 한구절이 다 마음에 들었다. 예화로 소개된 고사들에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을 느꼈다. [도덕경]은 될 수 있어도 [한비경]이 될 수 없었던 이유가 여기있었다고 여겨진다.

암튼 이책을 읽으면서 참 행복했다. 다시 한문을 공부하자는 열의를 가지게 해주어서 진심으로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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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손
마이런 얼버그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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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에서는 어떤 소리가 나니?" 작가의 아버지가 작가에게 묻는 말이다. 아주 어릴때 청각을 잃어버린 아버지는 색깔에서도 소리가 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대학2학년때 지금의 남편이랑 선배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야외 수영장에 놀러갔던 적이 있었다. 남편은 장난으로 수영을 하고 있는 나를 번쩍 안아서 물위에 내던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떨어지면서 수면과 오른쪽 귀가  부딪혀서 고막을 다쳤다. 귀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고막에 천공이 생겼다고 했다. 며칠 치료를 다녔더니 아프지 않았다. 그런데 그후 감기만하면 중이염에 걸렸다. 그러기를 반복하다가 한 5년전부터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이었다. 병원에 갔더니 중이염때문에 한쪽 고막이 다 없어진데다가 왼쪽 귀까지 천공이 생겼다면서 고막재생 수술을 권했다. 당장 귀가 잘 들리지 않으니 수술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런데 귀에 염증이 있으면 수술이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될때까지 계속치료를 다녔다. 그동안 잘 듣지 못해서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그리고 가족과도 자주 다투었다. 가족들은 한번 말해서는 잘 알아듣지 못하니 자꾸만 다시 말해야 했고 그래도 내가 알아듣지 못하면 됐다면서 더이상 대화하기를 꺼려했다. 그러면 나는 나대로 서러워서 우울증에 걸릴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그때 나는 성당의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보면서 가족들을 원망했다. 그랬더니 신부님께서 결정적인 말씀을 해 주셨다. "맹인중에서는 성자의 경지에 이른 인격이 고매하신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농아중에서는 유독 성격 파탄자들이 많다고 하는군요. 맹인들은 보이지 않는 세상속에서 명상하며 자신을 수양하는데 농인들은 보이는 것들에서 많은 오해를 한다는 것이지요. 자매님도 가족들의 마음을 많이 오해 하시는게 아닐까요?" 그 말씀을 듣고 난 참 많이 반성했다. 나의 불편함만 생각하고 가족의 고통은 헤아리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은 고막재생수술이 잘 되어서 잘 들리지만 그때는 참 불편했다. 내가 잘 들리지 않으니까 나도모르게 목소리가 커지면서 남들도 잘 안들리는 줄 아는 것이었다.

 

 농아들이 성격 파탄자들이 많은 것은 제대로 의사소통을 못한데서  비롯됐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새삼 깨달았다. 세상모든 사람들이 수화를 할 수 있다면 의사소통이 안돼서 청각 장애인들이 오해를 하는 일은 드물 것이다.

 

[아버지의 손]의 작가 마이런은 부모님이 청각 장애자였지만 아무런 장애가 없는 사람을 부모로 둔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자식을 훌륭한 작가로 길러낸 두분이 참 대단하다. 특히 9.사랑에 빠지다 편에서 학교의 프로젝트 수업에서 친구와 공동으로 준비한 수화를 보여주는 부분은 정말 큰 감동이었다. 작가는 어린시절 부모가 농아라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숨기고 싶었을 것이다. 그 시대만 하더라도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일이 다반사였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화로 프로젝트 수업을 했다는 것은 치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를 드러내어 자신만의 개성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정말 아름다웠다.  

 

이 책에서 작가는 수화를 그림에 비유한다. 어머니의 그림같은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표현했다.

이야기를 보고있는 것이다. 무언의 판토마임을 보는 것처럼. 

- 수화는 하나의 완결체로 흡수되며 의미와 더불어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 그날 코니아일랜드 해변의 허공에 그려진 수많은 수화의 파노라마를 돌이켜보면 마치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처럼 수화가 복잡하고 다채롭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는 허공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다.그리고 그 치와와의 그림은 아버지가 내게 그려준 수많은 그림들과 함께 내 마음의 갤러리에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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