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라이트 하이킹
쓰치야 도모요시 지음, 최종호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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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킹, 한국에도 익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대부분 하이킹에 어떤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적당히 걸어올라가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책을 펼쳐보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게 될 수 있다. 모르고 있었던, 그리고 알아야 했던 것들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진선출판사는 왠지 모르게 늘 호감가는 책들을 만들어 낸다. 출판자본주의의 흐름이 거세지면서 각 출판사들도 시류에 영합한 책들과 베스트셀러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출판의 흐름이 돈을 따라가게 되어 각 출판사의 뚜렷하던 개성이 사라지고 비슷비슷한 모습이 되어가고 있는데 적어도 진선출판사는 그런 흐름에서 살짝 비껴나 있는 것 같다. 괜찮아 보이는 도감류... 그러니까, 그림이나 삽화가 많이 들어간 깔끔하고 유용한 가이드 북을 잘 내왔고, 내고 있는 출판사기 때문이다. 이 책도, 정말 호감이다.


 저자는 하이커스 디포라는 하이킹 전문점을 운영하는 71년 생 일본인 쓰치야 도모요시. 그는 이 책을 서재에서 / 트레일에서 로 2분했다. 앞부분은 역사적 부분과 철학적 부분을 흥미롭게, 하지만 지치지 않을정도로 간략하게 언급해준다. 그리고 기본적 원칙과 일본적 하이킹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정도면, 트레일로의 1차준비는 끝.


 그리고 '트레일에서' 챕터로 넘어가면, 배낭부터 쉘터, 침낭, 매트 등 숙식의 상식들이 직관적이며 매력적인 삽화와 함께 펼쳐진다. 신발, 우비, 윈드셔츠, 방한복 의 의류부터 스토브, 냄비, 수분섭취 등 기초적 상식들이 이어지고. 나중에는 걷기, 운반, 식사, 야영, 생활 등 5분야에 걸쳐 저자와 여러 하이커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알찬 팁과 노하우들이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다. 하이킹하며 배낭에 넣어둘만한 책. 하이킹엔 물만 필요한게 아니다.


 인상적인 팁을 하나 소개해보면, '생수의 위험성' 부분이 있다. 여기서 생수는 마트에서 파는 그런 물이 아니다. 生水 ... 책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샘물이나 계곡물, 우물물, 약수 등 걸으며 마주치는 식수원들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저자는 아무리 유명한 약수터라 해도, 산장이나 대피소에서 관리하고 유지하는 등 신뢰할 만한 지표가 없다면 철저히 의심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상류의 구식 변소, 하이커의 배설물, 야생동물의 배설물이나 사체 등 생수가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면, 되도록 그 위험성을 줄이라는 주장을 듣다보면, 매사에 철저하려 하는 꼼꼼한 일본인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서 글쓴이는 정수의 팁도 삽화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주말에 등산 가려면, 이 한권 읽어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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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고 불러도 돼요? - 세상을 감동시킨 스무 살 케이티의 선택
케이티 데이비스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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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연고도 없는 동아프리카의 우간다로 봉사활동을 떠난 한 여성의 수기다. 그녀는 현재 공식적으론 14명의, 비공식적으론 수백명의 어머니다. 어떻게 그렇게 젊은 나이에 멀고 먼 나라에서 생명부지의 아이들을 입양하고 돌볼 수 있었을까?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다 가진 나였지만, 예수님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 학급 회장이면서 학교 퀸카, 반에서 1등이었고, 꽃미남 남자 친구와 브랜드 신발과 잘 빠진 스포츠카, 게다가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부모님까지 가진 나였다. 하지만 예수님을 향한 이 못말린 사랑은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14p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많은 명령을 하셨지만, 내가 알기로 그중에 안전하게 살라는 명령은 없었다. ... 대신, 위험한 순간에도 변함없이 우리와 함께해 주겠다고 약속하셨다.


17p


 그녀는 고3때 고집스럽게 다녀온 단기봉사로 우간다에 마음을 빼았긴다. 그리고, 부모의 강력한 만류와 부유한 삶에의 끈적끈적한 유혹을 뿌리치고,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1년간 우간다의 고아원에서 봉사할 것을 결정한다. 인종, 언어, 환경 등 곳곳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장애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녀에 따르면 그 때마다 적절한 도움이 있었다고 한다.


 얼핏 보면 이 아이들은 불쌍하기 그지없다. 옷은 너덜너덜하고, 잠자리는 낡고 더러운 매트리스다. 비 오는 날에도 맨발로 학교에 가야 한다. 전기도 수도도 없다. 비는 또 어찌나 퍼붓는지 고아원 전체가 질펀한 늪으로 변했다. 하지만 나는 이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럽다. 여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성령 충만을 경험했으니 말이다. 이 아이들은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기이하심을 알고 있다.


46p


 그녀는 아프리카가 가난하다는 것은 편견이고, 오히려 자신이야 말로 가난한 자였다고 느끼게 된다. 이러한 감동은 그녀의 시각이 세상적 관점에서 영적인 관점으로 바뀌고 있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이 아이들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복덩이들이다. 집 없는 아이들에게 집을 제공하고, 위협과 상실과 거부감에 시달려 온 아이들에게 안전한 쉼터를 제공하는 것이 내 소명이다. 무엇보다도, 사랑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퍼 주어야 한다. 이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 줘야 한다. 내 사랑을 통해 아버지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가르쳐 줘야 한다.


91p


 그녀는 갈곳없는 아이들을 하나둘 입양한다. 처음에는 어떻게 아이들을 키울지에 대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길을 보여달라고 기도했을 때, 아이들은 마음을 열었다. 그렇게 아이들과 하나둘씩 가족이 되어갔고, 지금 그녀의 집은 시끌벅적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그녀가 만나는 아이들은 다양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 재해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아이, 반란군에 끌려가 마약을 맞으며 사람들에게 총질을 하던 아이 ...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게 현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 현실을 바꾸기 위해 뭐든 할 것이다. 주님은 나만큼이나 이 아이들을 깊이 사랑하신다. 이것을 알기에 책임감이 생긴다.


115p


 그녀는 우간다에서 봉사를 이어오면서, 여러 문제와 위험에 처했으며, 앞으로 처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녀는 오늘도 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작지만 굳은 마음으로, 올곧은 시선으로, 오직 그 분만 의지하고 바라보려 노력하면서. 솔직담백하면서 놀라운 이야기였다. 읽어본 사람들에게 과연 어떤 감동이 있을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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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신정변은 삼일천하로 끝났을까? - 김옥균 vs 민영익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48
이정범 지음, 이일선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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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받아들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까 고민했다. 한국사법정 시리즈에 대한 일반적인 감상은 저번에 읽었던 흥선대원군은 왜 쇄국정책을 ... 에서 이미 대강 써버렸기 때문이었다. 이 책의 특징은 '논쟁'이라는 참신한 구성인데 같은 내용을 쓰자니, 중언부언이 될 것 같고... 그렇다고, 내용부분을 써보자니 책을 읽어볼 사람들에겐 역시 지루할 것 같고.


 고민을 해보았지만 답은 없었다. 그저, 책을 한 번 두 번 더 보게 되는 계기만 되었을 뿐이다.


 어쨋든, 키보드를 내려놓았으니 뭔가를 써야 할 것 같아서 감상을 적어본다. 이 시리즈에 대한 일반적인 감상은 저번 리뷰에서 썼기 때문에, 관심있는 분들은 그쪽을 참조 부탁드린다.


 이 책은 시리즈의 장점인 '논쟁'적 구성과 감각적인 일러스트, 그리고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잘 어우러져 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따로 있다. '근대'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는 점이다. 솔직히, 역사에서 많은 아이들이 가장 어렵고 외면하는 부분이 근대사 아닌가. 내 경험으로 보아 이유는 아마, 썩 좋은 역사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고구려나 고려, 조선 같이 위풍당당했던 시절의 역사에 비해, 열강에 쩔쩔매며 시행착오만 거듭하다 일제의 지배에 떨어진 근대는 상대적으로 보기 싫은 역사로 여겨지곤 한다.



 그래서일까, 요새 근대를 재평가하는 책이 참 많다. 사실, 근대는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시기다. 조선과 대한민국이라는 두 사회를 잇는 과도기적 단계기 때문이다. 서양으로부터 들어온 다양한 변화의 대안들을 두고 충돌과 선택이 수없이 반복되던 시기가 바로 근대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조선은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근대는 중요하다.


 이 책에서 우리는 갑신정변을 다시 읽게 된다. '혁명'에서 '정변'으로. 이 한마디보다 갑신정변의 정치적 위상을 잘 보여주는 글귀는 많지 않을것이다. 참고로 이후에 이어진 갑오년의 변화들은 '갑오개혁'이라는 단어로 배우고 있다. 왜 갑신년의 이 사건은 '정변'이 되었을까.


 주동자 김옥균을 비롯한 사건의 주체들이 삼일만에 쫓겨났기 때문, 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어쩐지 설명이 끝나지 않는것 같다. '갑오농민반란'이 '갑오농민운동'에서 '갑오농민전쟁'까지 나아가는 것처럼 결국 오늘날의 평가가 이유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시리즈는 혼자 읽을 때보다 누군가와 함께 읽을 때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아이가 있다면, 다른 아이들과 모아서 역활극을 해보는것도 흥미롭지 않을까. 학교 수업에서 활용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실제로 해보지 않아서 막연한 상상에 불과하지만. 어쨋거나, 참 독특하고 참신한 책임에는 분명하다.



 사족1 : 중간에 개화기의 '우표'를 다룬 부분이 있는데, 의외로 충실해서 좋았다.


 사족2 : 나대로 변호사... 또.. ㅋㅋㅋ (이하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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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 우리 시대 멘토 17인, 삶의 원칙을 말하다
이태형 지음 / 좋은생각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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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민일보 기자가 쓴 인터뷰 집이다. 그렇다고, 기독교인만 인터뷰한 것은 아니다. 혜민 스님같은 불교 인사도 포함되어 있고, 이혜인같은 수녀도 있다. 그저, 유명인사들에게 삶에 대해 물어보았다라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17인의 삶이 펼쳐지는데, 당연히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려면 피곤하고 지친다. 그럴 필요가 있는가 싶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 또는 관심가는 사람부터 읽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사람은 '이어령'. 부모님 세대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는데, 영 나는 낯설다.



 예전에 '디지로그'라는 짧막한 책을 도서관에서 흩어본 적이 있는데,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왜 이런 사람이 유명했다고들 하는건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어령에 대한 챕터를 읽으며 그가 과거에 꽤 유명한 인물이었다는 걸 알면서 이런 의문은 풀렸지만.


 그는 솔직한 인물로 비추어지고 싶은 것 같다. '지성에서 영성으로'같은 거창해 보이는 책을 냈으면서 사실 자기는 여전히 지성과 영성의 가운데에 있다고 이야기하다니... 그러면서, '영성'을 가진  사람들을 흠모하는 건 뭔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맞다 싶으면 그냥 뛰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지성'으로 세상에서 많은 것들을 얻었고 누려왔기 때문에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외에 다양한 인터뷰들이 이어진다. 각 인물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유명인사들이다보니, 다소 이야기를 가려서 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D 어쨋든, 읽기 쉬워서 좋았다. 17인의 유명인들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한번 쯤 읽어보아도 좋지 않을까 싶은 책이다. 그 중에 내가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좋을것이고!


사족 : 요새 이런 류의 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멘토라는 말이 대중화된 것과 관계가 있을까? 하지만,정말 도움이 되는 멘토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충고를 해 주는 사람이다. 추상적이고 뜬구름잡는 소리는 보기엔 멋있을지 몰라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설사, 그것이 유명인이라 할 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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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 - 김별아, 공감과 치유의 산행 에세이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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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별아는 미실으로 유명해진 작가다. 예전에 그 분의 강의를 직접 들은 적이 있는데, 글에서 느껴지는 것과 다론 모습에 놀란 기억이 난다. 글에서 읽었던 작가의 전투적(?)인 이미지와 달리 실제 모습은 매우 여성스러우셨기 때문이다. 물론, 종종 흘러나오는 운동권 시절의 추억담은 그 분이 예사로운 여성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했다.


 사담은 접어 두고, 책을 이야기 해보자. 이 책은 에세이 집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섞어 묶어놓은 책이 아니다. 이 책에는 '백두대간 종주'라는 뚜렷한 주제가 있다. 그녀는 2010년 3월 13일부터 2011년 10월 22일까지 750km에 이르는 남측 백두대간을 완주하고, 그 기록을 2권의 책으로 엮어냈는데 이 책은 마지막권에 해당한다.



 주제가 '산행'이라고 해서 전통적인 산행 정보글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산'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저, 산은 작가의 지난 추억과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삶과 여러가지를 떠올리게 하는 일종의 매개물처럼 보인다. 여러 산들을 조용히 하지만 계속해서 걷고 있지만, 그녀의 마음과 생각은 늘 삶 전체에 기대어 있다.


 이 책에 그려진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들도 이 책의 매력포인트다. '김별아'라는 캐릭터를 해치지 않고, 오히려 보완하는 그림들은 문장과 적당한 조화를 이루며 배치되어, 이 책이 단순한 산에 대한 정보물이 아니라 '김별아'가 보고 걸은 그녀의 '산'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산행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먼저 추천해야할 것 같지만, 나는 그보다 김별아라는 작가를 즐겁게 읽었던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만큼 그녀가 좋아하는, 인상깊게 보고 들었던, 체험했던 삶의 편련들이 이곳저곳에서 시로 때로는 노래로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을 만드느라 수고했을 작가, 편집부에 감사하며 잡문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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