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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
로라 대소 월스 지음, 김한영 옮김 / 돌베개 / 2020년 9월
평점 :

21세기 진보주의의 자화상!
헨리 데이비드 소로
나는 단지 그를 월든의 작가, 자연주의자, 하버드졸업생, 교육자로만 알고 있었으나 이번 기회를 통해 소로가 월든에서는 2년 2개월만 머물렀고 나머지는 시민운동가 ,환경주의자, 반제국주의자, 반인종차별주의자 등등 사회개혁가로서 더 큰 목소리를 내었음을 로라 대소 월스의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의 가족이 미국의 연필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알게 되었고 자기신뢰를 읽고 감동을 받았던 랄프 왈도 에머슨과 어떤 배경으로 좋은 동료가 될 수 있었는지도 알게 되었으며 격동의 시대속에서 작가가 되고 하버드에서 도서관을 제일 좋아할 정도로 다량의 독서를 즐겼다는 소로의 소소한 일상까지도 볼 수 있어 느끼는 바가 크다.
미국의 황무지를 정복하고 그 위에 정착한 유럽인들과는 달리 영국인들이 콩코드를 처음 개척할 당시 인디언들과의 갈등과 협의를 통해 정착하였고 콩코드라는 낙관적인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혁명을 통해 독립을 수호한 땅 콩코드에서 소로는 자유가 어떻게 노예제와 공존할 수 있는지 ,과거가 어떻게 미래를 변화시킬수 있는지를 묻기에 그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는 생각을 했다고 하니 철학자의 면모를 어릴때 부터 갖춘 것이 대단하게 느껴질 뿐이다..
소로 가족은 콩코드에서 가장 훌륭한 가문에 속했다. 어느 면에서 보나 행복과 번영만이 그들을 기다리는 듯 했다.
갑작스런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헨리의 아버지 존은 자연스럽게 가장이 되었고 건물류 무역을 배워 아버지처럼 상인으로 성공하기를 꿈꾸었다. 존은 조악한 물건을 만들어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좋은 물건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해 왔고 골치아픈 논쟁을 피했으며 헨리의 어머니 신시아는 자유주의를 옹호하며 논쟁을 자초하는편이었다고 한다.전혀 상반된 성격의 부모들이었지만 자녀들에 대한 책임과 사랑만큼은 누구보다 강해 보임을 느꼈다.
어릴 때 부터 헨리의 내면세계를 구축한 것은 언제나 자연이었다. 그의 어머니 신시아가 자연에서 큰 기쁨을 느끼며 아이들의 눈과 귀를 훈련시키는 자연친화교육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작은 소년 헨리에게 콩코드는 분명 거대해 보였을 것이다.
콩코드의 도시설계자들은 교육이 단지 부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시민들에게 필수 불가결 하다고 믿었다. 콩코드 중등학교 토론클럽을 만들어 중등학교 남학생들에게 토론술. 시민 민주주의의 기초인 정치논쟁의 공격과 방어기술을 익히게 하는것이 그 목적이었다.
소로는 이 토론클럽보다 콩코드 라이시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소로의 삶을 지배하는 새로운 구심점이 되었다. 시민들은 저마다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하면서 지역의 지식과 공동체의 자원을 함게 나누고 인근지역의 네트워크를 확대했으며 연사들도 서로 교환해 국민의 도덕적. 지식적 취미를 향상시키는데 그 목표를 두었다.
소로에게 라이시움은 말할수 없이 중요했고 라이시움이 있어 더욱 마을과 결속했으며 마을은 소로와 결속했다. 소로의 엄마 신시아는 전 미국에서 가장 새로운 생각으로 자기 자식들을 가르칠만한 자질이 없거나 지역사회의 지적발전에 도움이 될만한 능력이 없는 사람은 하숙에 들이지도 않았다고 하니 소로의 어머니가 가진 자녀교육에 대한 위대한 열정이 소로같은 위대한 학자를 만들어 현재의 삶의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나침반을 제공하는귀한 거름이 되게 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로는 세계를 알기 위해 콩코드를 떠날 필요가 없었다. 이곳에 머무르기만 하면 세계가 그에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이 자연스럽게 소로를 하버드 진학으로 이끌었고 졸업할 즈음에는 다섯 언어를 읽을 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소로는 고대인의 기준으로 근대인을 평가할 줄 알게 되었고 자신이 쓰는 모든 말을 되새기면서 여러언어, 여러 시대에 걸쳐 울리는 의미의 메아리를 들을 수 있었다.
또한 교육을 민주주의의 가장높은 시민적 사명으로 여긴 소로는 스승으로써 학생들을 가르칠 때 체벌보다는 모범과 호소를 통해 도덕적 향상을 이끌어야 한다는 이념이 강했다. 콩코드 교육위원회는 보수성이 짙은 사람들이 위원이라 소로의 이러한 이념에 동의하지 못했다. 건실한 교육의 초석은 체벌이라는 것을 강조하였고 이를 따르지 않는 소로를 강하게 비판했다. 누구에게도 매질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소로는 위원들의 강압에 학생들에게 매를 들었고 이는 자신의 삶을 영원히 바꾸어 놓을 행동이 되었다.
소로는 시대를 너무 빨리 태어난 선구자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얼마나 훌륭한 교육자의 정신인가...
소로가 월든 호수에서 생활을 시작한 것은 노예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미국전역에 자유를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미국이 미국과 싸우고 , 미국이 자연과 싸우는 상황에서 소로는 어깨에 짐이 무거워짐을 느끼며 걱정했다.
이따금 어떤 사건으로 그의 신념이 무너지면 자신의 신념을 새로이 다지기 위해 발걸음마다 목적을 부여하고 더 절박하게 글쓰기에 매달렸다. 그런 강력한 자신과의 투쟁속에서 월든이 탄생했다. 노예제도에 반대하는 소로의 신조는 변하지 않았고 도망 노예들을 보살펴 주는 것 또한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고 실천했다
낙엽은 "우리에게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를 일러준다. 사람들은(...) 단풍처럼 무르익어 우아하게 내려앉게 때가 언제 도래할지 궁금해 한다.인디언의 여름처럼 평온하고 침착하게 자신의 몸을 떨구고, 머리카락과 손톱마저 땅에 떨구는 그 순간이...(page672)
법이 인종차별을 외면하고 , 노예제를 보장하며, 제국주의의 침략을 허락하고 여성의 정치참여를 가로막음을 누구보다 비판하며 개혁을 요구했던 소로. 자신의 삶보다 훗날 살아갈 사람들을 위해 더 애쓴 삶의 흔적을 보며 자연에 희망을 품고 자연을 자연답게 인간을 인간답게 지켜내고 살아가야 함을 깨닫는다.
책을 읽으며 사람이 살아가면서 진짜 필요한 삶의 조건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된다. 인간다운 삶을 몸소 자연에서 실천한 소로의 삶 속에서 현대를 살아가는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되새겨야 할 것들을 곱씹어 보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