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스러운 세상 속 둘만을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내가 둘이 되어 살아가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Episode 3

신혼의 모험

데비와 제이슨이 신혼집 인테리어를 직접 하는 걸 보니 '라떼는...'이 하고 싶어진다.

나의 신혼집은 13평 아파트1층이었다. 더구나 연탄을 피우던 낡은 아파트였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겠다고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얻은 전세집은 딱 돈 만큼이었다.

하루종일 햇볕이 들고 베란다로는 1층 정원의 초록초록한 잎들이 보였으며 예쁘게 직접 인테리어를 하고 깨끗하게 페인트칠을 해서 집주인으로부터 정말 고맙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얼마되지 않아 우리는 새아파트에 당첨되어 이주하게 되었고 집을 내놓은지 하루 만에 또 다른 신혼부부에게 계약을 넘길수 있었다.

극한의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늘 함께 할 수 있었고 연탄불에 구워먹던 고등어구이와 삼겹살이 지금도 생각나고 먹고 싶어진다.

둘이 함께 한다는 것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서로 믿고 의지하며 차곡차곡 함께 만들어 가는것이다. 상대방이 얼마나 많이 가지고 오느냐를 신경쓰기보다 앞으로 긴날을 함께하며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서로가 싸울 일은 없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과 한의 화가 천경자 - 희곡으로 만나는 슬픈 전설의 91페이지
정중헌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곱고 섬세한 일본화가 적성에 맞았던 천경자는 선생님보다는 화가가 되고 싶어 사범과를 외면하고 고등과로 진학했다. 고등과는 실기시간이 많아 좋았고 섬세하게 사생하는 법까지 익힐수 있어 작가의 화법에 딱 들어 맞았다.



차라리 니가 의학 공부를 하러가면

오직 좋겠냐.

옛다 모르겠다.



1941년에 과년한 딸을 시모노세키로 유학 보낸 부모라니 그 지극한 사랑과 믿음이 화가 천경자를 만들어 준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걷는 독서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일 아침 한줄의 문장과 사진으로 수많은 독자들에게 행복과 힐링을 전해 주었던 <박노해의 걷는 독서>를 만났다. 작가가 쓴 눈물의 일기장이고 삶의 고백록이라는 고백 답게 한 구절 구절마다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과 반성 또는 희망을 가지게 해주었다.

그의 시 노동의 새벽을 처음 만나게 된 것은 대학 여름방학에 버스 토큰회사 알바를 하면서다. 버스가 종점인 회사에 들어오면 원래 일을 하고 있던 내 또래의 여직원들과 알바인 내가 함께 토큰을 센다. 우리가 거두어 들인 토큰을 기계 속으로 집어 넣으면 열개씩 묶음이 되어 흘러 나오고 여직원들은 그것을 열개씩 다시 묶어 백개를 만든다. 처음엔 내가 대학생이라서 그런지 괜한 거리감을 두고 말도 섞지 않으려고 했으나 뭘해도 어리버리한 모습이 보이니 안타까운지 먼저 말을 붙혀 주었다.

그 때 한 친구가 읽던 책이 박노해의 시집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양계장 닭인지도 몰라...노동의 고달픔을 말해주던 시였는데 그 때 처음으로 나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굳이 이름 붙혀지지는 않았지만 계층이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시인의 이름이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이라는 뜻도 알게 되었다.

누구나 가고 싶으면 학교를 가고 공부를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그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당연한 이치인줄 알았으나 내 또래의 친구는 버스회사 기숙사에 생활하며 고향에 있는 식구들을 위해 13만원도 채 되지 않는 월급을 받아 1만원만 남기고 모두 보내고 있었다. 철없던 나는 월급을 타면 아놀드파마 티를 사고 나이키 가방을 살꺼라고 미리 계획을 세워 두었었는데 너무 부끄러워 그 친구에게 월급날 치킨을 사주고 알바를 그만두었다.



박노해 작가는 유년의 가난과 고독과 슬픔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 깊은 사색의 시간들이 기도가 되고 창조의 원천이 되어 『걷는 독서』로 그려졌나 보다. 어느 한 구절 울림을 주지 않는 부분이 없다. 응축된 한문장으로 만들기 위해 작가는 얼마나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이 글을 썼을까? 더 깊이 생각하고 더 짧게 쓰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우리 마음과 머릿속에 뒤죽박죽 섞여있는 잡다한 정보들을 간결하게 정리해 주었다.



말하는 것은 너무 쉽게 배워 버린다.

먼저 침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다짐한다. 적게 말하자. 함축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함축할 의미를 가진 단어를 알아야 하고 그것들이 빠르게 머리속에서 정리 되어야 한다.

​열마디의 문장보다 한마디의 함축된 단어가 더 많이 힘이 있음을 매번 느끼고 있다. ​적게 말하자. 꼭 필요한 말만 하자.

ex) 안경테를 왜 바꾸었는지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돈을 지불하는 주체가 나일때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나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테가 바뀌었네'..라는 인사말에 바뀐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고 있었다. 주책이었다...



우리 모두는 소중한 사람이다. 작가의 글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준다.

해를 가리던 먹구름은 언젠가는 사라지고 반짝이는 햇볕을 비춘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 고통스러운 날이 있으니 또 기쁜 날이 다가 오더라. 기쁜 일로 가득하다 보면 또 죽을만큼 힘든 날도 온다. 그러니 견디어야 한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423편의 글을 또박또박 읽으며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작가가 걸었을 두걸음 반짜리 무기수 독방과 알자지라의 광활한 평원도 그려보았다. 읽고 쓰는 것이 삶이 되게 하지 말라는 말에 욕심으로 읽어내던 책들을 돌아본다. 이만큼 읽고 있다며 쌓아둔 책이 갑자기 부끄러워진다.

한 손에 잡히는 책은 언제든 가까이 두고 쉬이 펼쳐볼 수 있는 손에 딱 들어오는 크기이다. 가끔 지지리 풀리지 않는 고민이나 복잡한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펼쳐보면 아쉬운 답 하나 정도는 분명 건네 받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싶다.

작가의 말처럼 『걷는독서』가 그대안에 있는 하많은 생각과 지식들을 '목적의 단 한 줄'로 꿰어내는 삶의 화두가 되고 어려운 날의 도약대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담 보바리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0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담 보바리를 50여 페이지 읽고 나니 추운 겨울이 지난 후 따뜻한 햇살 한 줌 비추는 마당 한 켠에 앉은 느낌이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어 1시간 순삭으로 지난 후, 아...또 다음 시간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하는 기분.

책의 전반적인 축이 부르주아 기혼여성의 욕망과 파멸을 그렸다지만 엘르 보바리가 어머니의 계획과 생각에 따라 수동적 삶을 살아가다 스스로 선택한 사랑 에마를 만나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이 봄날의 부드러운 산들바람 같아 달달하기만 하다.

시나브로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고,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자,

한 조각 한 조각 풀어지더군요.

page38

루오영감이 샤를 보바리의 부인이 죽자 찾아와 위로하는 말이다. 그러면서 딸이 샤를선생이 자신을 잊은 모양이라고 말하는 투정을 전한다.

샤를 보바리는 혼자 지내는 삶에 익숙해지면서 죽은 아내 생각을 점점 덜 하게 되었고 독립적인 생활이 가져다 주는 새로운 즐거움 덕분에 이내 고독도 견딜 만해졌다. 막연한 행복을 느낀 샤를 보바리는 에마를 찾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란스러운 세상 속 둘만을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내가 둘이 되어 살아가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Episode 2

부부가 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두사람이 만나 하나로 맞춰 가는 것.

마주보며 가는 것이 아니라 한 방향을 보며 함께 걸어가는 것.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부족함을 채워 가는 것.

맛있는 음식이나 멋진 장소를 갈 때 함께 하고 싶은 것.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무엇이든 함께 나눌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베스트 프랜드.

데비와 제이슨은 그렇게 하나하나씩 맞춰가며 부부가 되어 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