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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

끈질긴 집착이다.

완성(完成)으로 향하는 집착.

게다가 읽고 쓰는 행위는 불완전한 인간이 세계와의 대면에서 자신에게 스며드는 낯설음이 가져다 주는 불안과 초조를 극복하고,

언젠가는! 길잃고 헤메지 않기 위한 그 무언가를 끊임없이 갈구하는 집착이다. 영원히 가 닿을수 없는 곳으로 향하는 욕망이다.

마치 탄탈로스의 갈증과도 같은.

 

독서란 것은 인간 본질의 나약함을 잊을려고, 숨기고, 떨쳐버리려는, 여타 다른 중독(中毒)과 하등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독서에 부여된 가치는 이런저런 이유로 거창하게 포장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읽는다는 것, 쓴다는 것이 내 인생에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

책 읽기 전과 나와 책 읽은 후의 나는 다르다는데..난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부질없이 이렇게 또 읽고 쓴다.  

 

 

 

 

 

3월의 책중에 제일 마음에 박힌 건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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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9-29 2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프리쿠키님, 오늘은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북프리쿠키 2018-09-30 21:39   좋아요 1 | URL
연휴는 이렇게도 속절없이. 무심히도 가버리는군요.ㅎㅎ
그래도 10월은 빨간날이 있어 다행입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세상틈에 2018-09-29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천일야화 빌렸는데 괜히 반갑네요.^^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북프리쿠키 2018-09-30 21:40   좋아요 0 | URL
앙투안 갈랑은 점잖아서 흥미가 반감되네요 ㅎㅎ방송들으러 함 가겠습니다. 응원할께요.^^

페크pek0501 2018-09-29 2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진지하게 (또는 진지한 척하며) 읽었던 생각이 납니다.
이렇게 제가 예전에 읽었던 책의 제목을 보는 게 반갑습니다. 이 반가움도 병인 양합니다. ㅋ

북프리쿠키 2018-09-30 21:42   좋아요 0 | URL
‘함께‘ 공감한다는 건 대단히 짜릿한 경험인걸요. 저도 이 책 참 좋았습니다^^

책읽는나무 2018-09-30 0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읽기 전과 책 읽기 후의 나는 다르다는데........나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퍽이나 공감가는 문장입니다^^
그래도.........읽고 쓴다는 것은 부질없진 않을 것입니다.
언젠가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아닐까요???????????

북프리쿠키 2018-09-30 21:45   좋아요 0 | URL
제가 넘 비관적으로 썼나요ㅎㅎ 맞습니다. 공부라는 건 어떤 목적을 가질때도 있지만, 그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다고 봐요.
격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09-30 0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어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책을 조금 읽은 이는 1권 읽을 때마다 변화된 자신을 금방 느끼겠지만, 북프리쿠키님처럼 독서를 많이 하신 분들은 잘 모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북프리쿠키 2018-09-30 21:49   좋아요 2 | URL
겨우 빵 하나를 먹었을 뿐입니다.ㅎㅎ
따뜻한 말씀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늘 배움에 처지고 느리고, 앎에 다가가는 과정이 어설프기만 하네요.
용기주셔서 고맙습니다^^
 
양철북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
귄터 그라스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199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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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에 50여 페이지 정도 속도로 책을 읽는 편이다.

300여페이지 되는 책 한권을 읽으려면 5-6시간 걸린다.

그런데 한 자리에서 책 한권을 다 읽어낼 만한 기회가 좀처럼 없다.

어쩔수 없이 가급적이면 300페이지 이하의 작품을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그러다가 달력에 빨간 날(추석연휴)들이 줄지어 있는 것을 보고, 호기롭게 이 책을 빼들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총 1,0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이제 겨우 1권(500여페이지)을 읽어 냈..다..!

어림잡아 2주에 걸쳐 10시간 정도를 투자했지 싶다.

이 작품을 읽으내려면 정신이 맑고 컨디션이 좋아야 된다.

어려운 글이 잘 읽히는 그날(!)이 와야 된다. 한 마디로 문체가 불친절하다.

흥미로운 사건전개가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감미로운 문장들이 군데군데 박혀있는 것도 아니다.

1차세계대전부터 2차세계대전이 끝나는 전후시기 약 50여년간 독일과 폴란드의 상황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폴란드의 역사에 대해 무지하다 보니 읽는 내내 헷갈렸다.

조금씩 폴란드의 역사, 단치히 자유시의 유래,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독일과 러시아에 끼어 있는 폴란드의 국경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알아갔다.

 

나에게 있어 철학이나 역사, 고전사상 등을 어렵게 읽어나가는 것도 문학을 풍부하게 읽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야하나.

문학은 정말 종합적이고 총체(總體)적이다.

지금 이 책이 어렵고 재미가 없다는 건 폴란드의 시대적 상황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

특히나 작품속에 독일의 나치즘과 몰락, 그리고 다시 우뚝선 현재의 독일이 문장속에서 온갖 상징과 비유로 표현된다고 하니 더욱더 난감하다.

 

수많은 서평과 리뷰들이 작품속에서 양철북을 두드리는 주인공 난쟁이 오스카가 영원히 성인이 되길 거부하고 3살에 머무려고 하는 의미를 해석한다. 그 해석은 내것이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2권에서 그 의미가 무엇인가를 내 스스로 얻었으면 한다.

그리고 수많은 비유와 싱징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비록 오독이라도 말이다.

 

 

 

 

 

 

  

시계는 아마도 어른들이 만들어낸 가장 뛰어난 작품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어른들은 부지런함과 명예욕, 그리고 약간의 행운의 도움을 받아 창조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창조한 이후에는 곧바로 자신의 획기적인 발명품의 노예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95쪽

그래서 내가 대개는 불쌍한 빅토르라고 부르는 벨룬도 흑백의 실루엣과도 같은 나의 몸짓에서 나의 유다와 같은 행위를 알아차리고, 이제 오스카의 비밀과 치욕을 간직한 채 도주하며 온 세상에다 퍼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403쪽

오스카는 그 묶지 않은 책을 들고 다락방이나 하일란트 노인의 자전거를 넣어두는 후미진 헛간에 쪼그리고 앉아 <친화력>의 책장 하나하나를 카드를 섞듯 라스푸틴의 책다발과 뒤섞었다.
그리하여 새로 만들어진 책을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서도 더해가는 놀라움으로 읽노라면, 오틸리에가 우아하게 라스푸틴의 팔에 매달려 중부 독일의 정원을 거닐었고, 괴테는 방탕한 귀족 부인 올가와 썰매를 타고 겨울의 페테르부르크를 통과하며 난행과 난행사이을 미끄럼 타는 것이었다. -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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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9-29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래 독일 문학이 읽는데 애를 먹이긴 하죠.
이 책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힘내서 완독하시길. 홧팅!!

북프리쿠키 2018-09-29 20:03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ㅠ 혜르만 헤세는 너무 좋았는데..
2권은 좀 쉬었다가 읽어야겠습니다.
텔라님도 화이팅! 하십시오..^^;

bookholic 2018-09-30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가는 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독서 되시길~~

북프리쿠키 2018-10-09 12:27   좋아요 1 | URL
북홀릭님. 편안한 공휴일 보내고 계신지요.
고전을 읽는게 쉽지만은 않네요.
그래도 소위 잘~읽히는 책이라고 다 좋은건 아닐테니.
때론 이렇게 절 괴롭히는 책도. 지나서 생각해보면 아하~하고 그 진가를 발견하는 맛이 있었습니다.
늘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진심을 담아 책이야기를 해주는 북홀릭님의 애틋함에
흐뭇해집니다. 북홀릭님도 즐거운 독서 되십시오.~!
 

민음사 품번 357번, 359번 신간 나왔네요.
다자이오사무와 에벌린 워.라니..
이거 또 질러야 되나.ㅎ
근데 358번은 검색해도 보이질 않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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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9-28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함다!^^

북프리쿠키 2018-09-28 20:06   좋아요 0 | URL
돈 나가는 일만 남았네욤 ^^

고양이라디오 2018-09-29 08: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먼진 잘 모르겠지만 축하합니다^^ 표지 이쁘네요ㅎ

북프리쿠키 2018-09-29 11:03   좋아요 1 | URL
ㅎㅎ 축하할 일은 아니구요. 지름신 영접중입니다^^

뒷북소녀 2018-10-02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관계자에 따르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라고 합니다.
현재 출간 준비 중으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고 하네요.

북프리쿠키 2018-10-02 21:17   좋아요 0 | URL
와~마르케스의 책이었군요.
잘 지내시죠?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ㅎ
 



˝저는 공인이 아닙니다. 헌법 어디를 봐도, 연예인이 국민 전체에 대해 책임을 진다, 이런 말 없습니다.
저는 그냥 알려진 사람이에요.
인기 있다는 얘기는 제 입으로 하기 좀 그래서.....
지금 이 부분에서 웃으셨죠? 왜 웃는지는 알겠어요.
어중간하다, 그런 거죠?

그런데 저는 지금이 딱 좋아요.˝-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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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가 겁이 나시는 분들은 해제부터 읽어보세요. 적어도 해제만은..아주 재미있습니다.

기존의 철학이 갖고 있는 경험론의 회의적인 면이나 이성론(합리론이라고 번역하면 경험론은 비합리론이 되기 때문에 '이성론'으로 번역했다고 함)의 독단적인 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대 혁명을 시도한 책입니다.

당시 프로이센 왕국의 전근대성과 근대성, 진보성과 보수성의 갈등으로 점철된 시대 상황을 고찰한다면, 그 시대의 삶이 갈망하는 내용이 담긴 이 작품이 과연 전통과 근대를 조화시키려 했던가? 아님 양쪽의 눈치를 보는 기회주의자였던가..

라는 2가지 시선에서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그의 철학은 인간 인식능력 일반의 주체인 이성 자체를 이성이 자기 비판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 해제 132쪽

 

 

 

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1724~1804)
- 동프로이센 쾨니히스베르크 출생

 

 


22살때
˝나는 내가 견지하려고 하는 내 행로를 이미 그려놓고 있다. 나는 내 행로를 밟아 나갈 것이고, 어떤 것도 내가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되지 못할 것이다˝
라고 주장할 만큼 자신의 미래 삶에 대한 뚜렷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해제 111쪽



그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내가 두 가지 대상을 여러 차례 그리고 오랫동안 성찰하는 데 종사하면 할수록, 그 두 가지 대상은 더욱 새롭고 높아지는 경탄과 외경을 내 마음에 가득 채운다. 이 두 가지는 ‘내 머리 위 별이 총총한 하늘과 내 마음속의 도덕법칙이다.‘ ˝- 해제 113쪽



헤르더(J.G.Herder)는 칸트에 대해서
˝어떤 간계, 어떤 종파, 어떤 선입견, 어떤 이름이나 명예욕도 그가 진리를 밝히고 넓혀가는 것을 방해하는 유혹이 되지 못했다˝라고 적고 있다. - 주석44) -189쪽

 

 

 

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감성, 지성, 이성 중 그 어느 것에도 절대 우위를 허용하지 않고 각자 자신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는 데 서로의 도움이 필요하도록 설정해놓았다.

즉 그는 이들 능력 사이에 삼권 분립을 제대로 마련해놓고자 했다. - 해제 115쪽

 

 

 

그에 따르면 "인간의 이성은 바로 이성 자신의 본성상 스스로에게 부과될 수 밖에 없는, 그래서 달리 피할 수도 없는 물음들로 인해, 더군다나 그러한 물음들이 자신의 모든 능력을 넘어서 있어 스스로가 답할 수 없기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러나 인간의 이성은 이런 어려움 때문에 그 어려움을 피하고자 자신의 능력을 넘어선 세계를 서둘러 이론화하려고 하며, 그로 인해 독단적 형이상학을 구축하게 된다 - 해제 127쪽





* 함께 읽어보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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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9-25 1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명절에 이런거 드시고 그러심 체합니다 ㅋㅋㅋ

북프리쿠키 2018-09-25 12:17   좋아요 2 | URL
명절 스트레스를 잊을려면 더 심한 스트레스가 필요한 법입니다..ㅎㅎㅎ
그리고 카알벨루치님과 대화좀 할려면..
이렇게라도 자학해야^^;

카알벨루치 2018-09-25 12:29   좋아요 1 | URL
전 여기오면 벙어리가 된듯! 고전의 아고라에서 길잃은 방랑자가 된듯...ㅋ대학때 철학사 도서관에서 파다가 말았는데...전 암것도 몰라용 ㅋ

북프리쿠키 2018-09-25 13:19   좋아요 2 | URL
아 그래도 파셨다뉘..대단하십니다.
모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영원히~모를 것이다.라는 편안함으로 칸트를 대하고 있습니다. 비록 서문에 불과하지만 주저리주저리 하다보면 앎과 배움은 역시나 별개라는 걸 알게 되겠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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