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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북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
귄터 그라스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199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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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에 50여 페이지 정도 속도로 책을 읽는 편이다.

300여페이지 되는 책 한권을 읽으려면 5-6시간 걸린다.

그런데 한 자리에서 책 한권을 다 읽어낼 만한 기회가 좀처럼 없다.

어쩔수 없이 가급적이면 300페이지 이하의 작품을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그러다가 달력에 빨간 날(추석연휴)들이 줄지어 있는 것을 보고, 호기롭게 이 책을 빼들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총 1,0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이제 겨우 1권(500여페이지)을 읽어 냈..다..!

어림잡아 2주에 걸쳐 10시간 정도를 투자했지 싶다.

이 작품을 읽으내려면 정신이 맑고 컨디션이 좋아야 된다.

어려운 글이 잘 읽히는 그날(!)이 와야 된다. 한 마디로 문체가 불친절하다.

흥미로운 사건전개가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감미로운 문장들이 군데군데 박혀있는 것도 아니다.

1차세계대전부터 2차세계대전이 끝나는 전후시기 약 50여년간 독일과 폴란드의 상황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폴란드의 역사에 대해 무지하다 보니 읽는 내내 헷갈렸다.

조금씩 폴란드의 역사, 단치히 자유시의 유래,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독일과 러시아에 끼어 있는 폴란드의 국경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알아갔다.

 

나에게 있어 철학이나 역사, 고전사상 등을 어렵게 읽어나가는 것도 문학을 풍부하게 읽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야하나.

문학은 정말 종합적이고 총체(總體)적이다.

지금 이 책이 어렵고 재미가 없다는 건 폴란드의 시대적 상황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

특히나 작품속에 독일의 나치즘과 몰락, 그리고 다시 우뚝선 현재의 독일이 문장속에서 온갖 상징과 비유로 표현된다고 하니 더욱더 난감하다.

 

수많은 서평과 리뷰들이 작품속에서 양철북을 두드리는 주인공 난쟁이 오스카가 영원히 성인이 되길 거부하고 3살에 머무려고 하는 의미를 해석한다. 그 해석은 내것이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2권에서 그 의미가 무엇인가를 내 스스로 얻었으면 한다.

그리고 수많은 비유와 싱징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비록 오독이라도 말이다.

 

 

 

 

 

 

  

시계는 아마도 어른들이 만들어낸 가장 뛰어난 작품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어른들은 부지런함과 명예욕, 그리고 약간의 행운의 도움을 받아 창조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창조한 이후에는 곧바로 자신의 획기적인 발명품의 노예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95쪽

그래서 내가 대개는 불쌍한 빅토르라고 부르는 벨룬도 흑백의 실루엣과도 같은 나의 몸짓에서 나의 유다와 같은 행위를 알아차리고, 이제 오스카의 비밀과 치욕을 간직한 채 도주하며 온 세상에다 퍼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403쪽

오스카는 그 묶지 않은 책을 들고 다락방이나 하일란트 노인의 자전거를 넣어두는 후미진 헛간에 쪼그리고 앉아 <친화력>의 책장 하나하나를 카드를 섞듯 라스푸틴의 책다발과 뒤섞었다.
그리하여 새로 만들어진 책을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서도 더해가는 놀라움으로 읽노라면, 오틸리에가 우아하게 라스푸틴의 팔에 매달려 중부 독일의 정원을 거닐었고, 괴테는 방탕한 귀족 부인 올가와 썰매를 타고 겨울의 페테르부르크를 통과하며 난행과 난행사이을 미끄럼 타는 것이었다. -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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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9-29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래 독일 문학이 읽는데 애를 먹이긴 하죠.
이 책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힘내서 완독하시길. 홧팅!!

북프리쿠키 2018-09-29 20:03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ㅠ 혜르만 헤세는 너무 좋았는데..
2권은 좀 쉬었다가 읽어야겠습니다.
텔라님도 화이팅! 하십시오..^^;

bookholic 2018-09-30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가는 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독서 되시길~~

북프리쿠키 2018-10-09 12:27   좋아요 1 | URL
북홀릭님. 편안한 공휴일 보내고 계신지요.
고전을 읽는게 쉽지만은 않네요.
그래도 소위 잘~읽히는 책이라고 다 좋은건 아닐테니.
때론 이렇게 절 괴롭히는 책도. 지나서 생각해보면 아하~하고 그 진가를 발견하는 맛이 있었습니다.
늘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진심을 담아 책이야기를 해주는 북홀릭님의 애틋함에
흐뭇해집니다. 북홀릭님도 즐거운 독서 되십시오.~!
 

˝뻔뻔한 이의 마음의 평화는 억울한 사람이 겪는 마음의 고통의 대가다. 관용은 개인의 인격이 아니라 사회가 쥐어준 권력에서 나온다.
때문에 ‘없는 자‘의 관용은 비굴이나 아부로 간주되기 쉽다.
그러므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힐링하려고 애쓸 필요 없다. 성숙한 사람은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지 않는다. 마음의 평화는 스스로에게 잠시 속아주는 것.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우리는 삶을 속여봤자다.˝
- 본문




본문의 내용과는 다소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우린 가히 힐링 타령의 시대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삶은 점점 더 피폐해졌다.
욕망의 수준은 높아져만 가고,
왠만한 여행지, 음식, 레저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서로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행복경쟁이
점점 더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
행복해지기 위해 .. 우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의 행복들이, 그 웃음이, 진정 내 얼굴이었던가.

아주 대단한 것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욜로‘를 부추기고 ‘소확행‘이란 교묘한 말장난으로
끊임없이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마치 관용을 베풀기나 한것처럼
우리의 마음에 너무 과도한 평화를 주려고 애쓴다.
하지만 그 값비싼 댓가는 뻔뻔한 자본의 호주머니속으로 들어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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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0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20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8-09-20 1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 봐도.... 정희진 선생님의 책표지만 보아도 마음이 끌리네요.
진정한 행복이 뭘까. 만족한다는게 뭘까, 북프리쿠키님 글 읽고 다시 생각하는 아침이네요^^

북프리쿠키 2018-09-20 20:55   좋아요 0 | URL
늘 치열하게 고민하고 깊이있게 책 읽고 계시는 단발머리님께 많은 걸 배웁니다. 답이 없는 질문에 다시 한번 자문해보는 아침이라~그 느낌..여기까지 와 닿네요.^^

서니데이 2018-09-21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서재 페이지로 왔더니, 서재 이미지가 멋진 야경을 담고 있네요.
한동안 북플 페이지로 읽어서 그런지 달라진 이미지가 멋있습니다.
북프리쿠키님, 오늘부터 추석연휴가 시작이라서 인사드리러 왔어요.
가족과 함께 즐겁고 좋은 추석명절 보내세요. ^^

북프리쿠키 2018-09-22 11:49   좋아요 1 | URL
친히 서재까지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라딘에는 서니데이님 없으시면 슬플것 같습니다.
추석 명절 잘 보내시고, 항상 건강하시구요.
저두 서니데이님 서재에 종종 놀러가겠습니다.^^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제11편 3장에
˝안시성 싸움˝(p.288~311)을 기술하고 있다.



˝중국사서의 춘추필법에 따른 기록과 우리나라 사서의 노예근성에 충실한 편집은 거의 믿을 수 없는 망령된 말뿐이다˝- 291쪽



인시성 싸움의 전말에 대해 그간의 거짓 기록을
다양한 자료로 조목조목 반박하고, 수백년 사대의 용렬한 종이 된 역사가들이 그 좁쌀만한 주관적 눈에 보인대로 연개소문을 가혹하게 평하는 것에 단재는 원통해한다.


내일 개봉하는 영화에도 극적인 장치를 위하여
분명 시대적 대표 인물을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하고,
알팍한 팩션사이를 넘나들며 흥행의 도구로 삼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허구와 사실을 직시하고
영화는 영화로서 즐기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총론에서 이야기하는 신채호의 뜻은
잊지 말았으면 한다.


˝역사는 역사를 위하여 역사를 만드는 것이지, 역사 이외에 무슨 다른 목적을 위하여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역사는 사회의 유동상태와 거기에서 발생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적는 것이지, 지은이의 목적에 따라 그 사실을 좌우하거나 덧붙이거나 달리 고칠수 있는 것이 아니다.˝-5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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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9-19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청소년판 읽다가 잼없어 포기했는데 역쉬 북프리쿠키님은 갑입니다요!

북프리쿠키 2018-09-19 15:30   좋아요 1 | URL
살면서 갑이 되본적이 한번도 없다는. ㅎ
갑을병정에도 없는 ㅠ

카알벨루치 2018-09-19 17:0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갑하세요 인제 ~고전갑!!!!!

북프리쿠키 2018-09-20 10:33   좋아요 1 | URL
저야 이제 시작인걸요~^^
 

문학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독자 대부분은 내용에 대해 인문학적 사유를 펼치면서 감동을 주는 요인(상징)들을 찾느라 깊은 상념에 잠긴다.
용케 그런 장면을 찾으면 감탄사를 외치며 칭찬을 주체하지 못하지만,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없으면 멀뚱해져서 뭐 이런 것을 작품이라고 하냐며 혀를 차게 된다. 그러나 빌려 쓰는 언어로 문학이 만들어진다는 말에 동의한다면, 낱말(기호)들에서 내용을 보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이전 시대의 수많은 작가들이 같은 낱말들로 이야기들을 수없이 서술해 놓았기 때문에 또 다시 그것을 반복한다는 것은 로브그리예나 한트케 말대로 ˝낡아 버렸고˝ ˝ 서술 불능˝ 이며 ˝무미건조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한트케는 그래서 관객모독의 서술방법에 대해 <나는 상아탑에 산다>라는 소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 희곡들의 작법은 (.....) 연극 진행을 단어들로만 한정한 것이었다. 단어들의 서로 다른 의미는 사건 진행이나 개별이야기를 방해했다. 연극이 어떤 구체적인 상을 그리지도 않고, 현실을 그대로 묘사하거나 현실이 아닌 것을 현실로 착각하게끔 하지도 않으며, 오직 현실에서 쓰이는 단어와 문장으로만 구성된다는 점, 그것이 이 작법의 핵심이었다. 지금까지의 모든 방법들에 대한 거부가 내 첫 희곡의 작법이었다˝ -75쪽








페터 한트케는 오스트리아 태생 독일 작가이다.
1942년생으로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 작가 중 생존해 계시는 몇 안되는 작가이다.
<소망없는 불행><페널티킥앞에선골키퍼의불안>이 책장에서 유혹했지만 꼭 이 작품부터 읽고 싶었다.
제목처럼 관객을 모독하는 작품이다.
무슨 얘기냐하면 연극공연을 하기 위한 희곡작품인데, 등장인물이나 대사가 없다.
대신 끝없이 늘어놓는 언어유희 모음이다.
마치 이상의 단편집 중 <지도의 암실>에서 아무리 꼼꼼하게 읽어도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지만,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다는 식?
마지막엔 책의 3장 분량의 욕설 모음을 내뱉는다.
다행히도 초연은 성공리에 환영받았지만 말이다.






작품해설에 나온 이 작품의 배경은 이렇다.
작가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서독 문인들이 독일의 전쟁 범죄 행위에 속죄하는 심정으로 조금도 속이지 않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쓰겠다는 공감대 속에서 만든 문인단체 47그룹 모임에 참석할 기회를 얻었다.
(이들의 문학은 ‘신사실주의문학‘ 또는 ‘참여문학‘이라고 불린다)
당시 그 모임에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하인리히 뵐과 귄터 그라스도 47그룹 문학상을 받고 참석하였다.
요즘 읽고 있는 양철북의 작가이다.
양철북의 주인공 오스카가 세살 생일에 ‘어른들과 거리를 두기 위해‘ 성장을 멈추기로 결심하는 비현실적인 서술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쓰겠다‘는 47 그룹의 문학방향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출판사의 배려덕에 모임에 참여한 이름도 생소한 한트케가 그 기라성 같은 작가들과 비평가들에게 ˝서술 불능이 독일 문학을 지배하고 있˝고 그들의 문학은 ˝무미건조하고 어리석으며˝ ˝ 낡은 서술 문학에서 성장한 것˝이라고 맹공을 펼쳤던 것이다. - 70쪽









한트케는 알랭 로브그리예(질투를 쓴 작가)가 자신이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는데 대단히 중요한 모범이었다고 한다.
로브그리예는 스위스 언어학자 소쉬르의 언어이론, 롤랑바르트 같은 프랑스 구조주의자 등에 입각해 작품을 썼던 ‘누보로망‘의 대표작가이다.
(소쉬르는 <일반언어학 강의>에서 언어를, 사회 안에서 긴 시간을 두고 축적된 언어(langue, 랑그)와 그 일부를 빌려 쓰는 개인들의 언어(parole, 파롤)로 구분하고, 진정한 언어 연구의 대상은 랑그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언어가 세상 사물과 아무 관계 없는 기호라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낱말이 그 지시 대상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낱말이란 세상 사물과 아무런 관련없는 기호일 뿐이며 기호와 그 의미 관계는 단지 사람들 사이의 약속에 불과하다는 이론은 지금까지와는 너무나 다른 의식을 요구했다. 한트케가 젊은 날 심취했던 형식주의와 구조주의는 소쉬르의 이러한 이론에 기반을 둔 사조다.)
한트케는 새로운 소설을 위한 논리와 문학적 시도를 자신의 논리로 전환시켰다

‘나는 독일어권에서 프랑스 구조주의의 영향을 받은 유일한 작가였다‘라고 말한다.

언어이론,형식주의, 구조주의 등과 같은 외국 사조의 영향을 통해 형성된 그의 문학 이론은 당시 서독 문단을 주도하던 47그룹의 문학 이론과 그 토양이 전혀 달랐다. 글을 쓸때 한트케의 과심은 오직 언어에 있는 데 반해 47그룹 작가들이 열중한 것은 오로지 현실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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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모독은 관객뿐만 아니라 이 희곡이라 할 수 없는 희곡을 읽는 독자까지 모독한다.
모독받고 싶으면 한번 읽어보시라.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지. 하지만 그 모독의 크기는 60여페이지정도의 얇디 얇은 분량 덕분에 참을만하다.
사실 프랑스 구조주의라는 사조에 대해 정말 1도 몰랐다면 이 무슨...잡소리를...이라고 치부했을 것이다.
이런 독자들의 반응을 간파했는지 작품해설에서 비트겐슈타인, 소쉬르를 출동시키며 어르고 달랜다.
그러면서 고매한 지적 허영심을 불어넣어 평정심을 갖추도록 유도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고도를 기다리며>라든지, <대머리여가수>는 그나마 희곡의 형식이나 갖추고 말장난을 하는데,
이건 뭐 아무것도 없다..그냥 단어와 문장들을 끝없이 늘어놓는다.
아..재미없다. 재미없다.



그런데 말이다....
뭔가가 내 뒤통수를 탁 쳤다.
비트겐슈타인이나 소쉬르의 주장. 뭐 그들의 저서를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비트겐슈타인은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한 신해철님이 만든 그룹명으로 잘 알지)
대충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안다.
그리고 ˝우린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해야 한다˝라든지, ˝언어는 만물의 척도이다˝라고 말한 비트겐슈타인이 무엇을 지향했는지 어렴풋이 느낀다.

바로 내가 느끼는 그 어렴풋한 언어학(?)을..
이 작품이 집요하게 ˝바로 이거야. 바로 이거야. 이 바보야 ˝라고 말한 것이다.

비록 재미라곤 찾아볼 수 없었지만,
˝반드시 스토리가 있고,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것만이
문학(예술)은 아니다˝ 라는 사고의 확장을 가져다 주었다.
세계문학을 읽다보면, 얼척없이 재미없는, 단조로운, 책들을 만나게 될 때도 있다.
이 책은 그런 책들도 단숨에 내치지 않고 이건 필시 그 당시의 어떤 사조나 시대적 흐름에, 또는 주도하는 특이한 작가나 문체에 영향받은거라고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는 너그러운 시선을 선물했다.

한트케야 재미는 없지만 7천원 밥값 했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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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9-16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프리쿠키님께서 아이와 함께 하는 열악한(?)독서 환경에서 이런 어려운 책을 읽으셨군요! 대단하십니다. 저는 아이랑 놀 때는 그냥 내려놓는답니다ㅜㅜ

북프리쿠키 2018-09-18 15:07   좋아요 1 | URL

초가을 볕에 야외에서 읽으니 기분좋네요.
아이랑 놀 때는 책 자체를 들고 가지 않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ㅎㅎ
훌쩍 커버리기 전에 아이랑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에는 책이랑 휴대폰은 가급적 안 들다봐야겠습니다..^^;

꼬마요정 2018-09-16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질투> 읽다가 식겁해서 이런 어려운 책은 좀 더 내공이 쌓이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 평생 못 읽을지도 모르죠. 그래도 읽을 거리는 어마무시하게 많으니까요^^

아이와 새, 아이스커피, 따뜻한 라떼, 그리고 물. 너무 멋진 풍경입니다. ㅎㅎ

북프리쿠키 2018-09-20 20:59   좋아요 0 | URL
아~질투 2장 읽다가 살포시 덮어놨는데요ㅎㅎ 컨디션 좋을때 아니면 열어보기 무서운 책이네요ㅋ
꼬마요정님 내공에 어려운 책이 있을까요.ㅎ

딸애와 함께하는 이 소박한 시간이 참 좋으네요^^

cyrus 2018-09-17 1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트케가 쓴 책은 대부분 분량이 얇아요. 그런데 내용은 재미없어요.. ㅎㅎㅎ

북프리쿠키 2018-09-20 21:01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소망없는 불행>읽어볼려고 펼쳐봤는데 2편의 단편이더라구요.
또 도전해봐야겠어요
읽다보면 좋아지려나~ ㅎ

카알벨루치 2018-09-17 15: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간지가 납니다 딸과 책과 라떼 거기다가 비둘기...이건 이 글을 읽는 나를 포함한 알라디너를 모독하는거 아닙니까 독서하는 장소도 완전 우아 간지 엄지척!!!!ㅋ

북프리쿠키 2018-09-20 21:03   좋아요 1 | URL
오랫만에 광합성 중입니다.
여긴 딸애가 금붕어랑 비둘기 먹이 주는 곳인데.
책 읽기에는 집~쭝이 ㅎㅎ

연국현 2019-10-15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의 건덕지를 찾아볼 수 없는 책이라 서평을 보고 안읽기로 했어요. 감사합니다.
 

지름신 영접.
간만에(늘 꾸준히 찔끔거립니다만) 질렀슴다~
겨울잠 잘려면 쟁여둬야지요 흐흐

위대한 개츠비는 문학동네판이 집에 있는데요.
더클래식판으로 읽고 문학동네판도 있는데.
왜 개츠비가 위대한지 아직 몰라서요
상실의시대에서 3번은 읽어야 된다는데
전3권 사면 되는가 싶어서~
글쎄요. 이번엔 감흥 올려는지요.

조선상고사와 한국통사는 유시민님이 <역사의역사>에서 뽐뿌질해서 구입했구요.
나머지 민음사 책은 중고책 나오는거
기다리다 늙어죽을것 같아 과감히
새책으로 질렀습니다.
뭐~민음사표지 스티커책 굿즈를 받을 목적이기도 하지만요.

이제
저 스티커를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입니다.
아껴놨다가 이사한 집에 서재꾸밀때 사용할까? 아님 우짜지? 하며 사춘기소년이 걸그룹 브로마이드 들고 어느 벽에 바를까 고민하는 것처럼 주저리주저리 궁상을 떨고 있습니다.
전 굿즈에 초연할 줄 알았는데 이 스티커는 민음사빠에게 치명적이네요

주말은 역시 궁상떠는 맛으로 보내는 게
좋은 것 아닐까요~
이웃님들도 서재에서 이 궁상, 저 궁상 떨면서
좋은 밤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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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9-15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쿠키님이 민음사 책을 아예 한 질 사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군요,ㅋ

저 조선상고사/한국통사는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 역사>
뭐 그런 책이었나 봅니다. 어려운 것 같아서 눈길도 주지 않았는데
언제고 읽어봐야겠슴다.^^

북프리쿠키 2018-09-20 21:08   좋아요 1 | URL
현재 총356권에서 16권이 모자르네요. 한질을 한꺼번에 사기엔 제가 좀 못살아서ㅋ
함석헌님 책 몇년째 책장에서 부동자세로 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ㅎ

어렵지 않습니다.
이분들 까칠한 분들이라 시원하이 비판하는 스타일이라 흥미로워요^^

꼬마요정 2018-09-15 1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존재하지 않는 기사 반가워요 ㅎㅎㅎ

저도 지름신이 강림하셔서... ㅠㅠ 굿을 해야 할까요 ㅎㅎㅎ

북프리쿠키 2018-09-20 21:11   좋아요 0 | URL
이탈로칼비노님 3부작을 완성해놓고 반쪼가리자작만 읽었습니다. 나무위의 남작과 존재하지 않는 기사도 얼릉 읽고 싶어요~

지름신은 굿으로는 안되고,
살풀이 함 해야할듯 싶어요^^

단발머리 2018-09-15 1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제목도 첨 듣는 책들이 많으네요. 너무 아름다운 책풍경인데, 그 중에서도 <조선상고사/한국통사>는
진짜 지존입니다. 너무 고급져요~~^^

북프리쿠키 2018-09-20 21:12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같이 읽어요ㅋ
동서문화사판이라 가격도 착합니다ㅎㅎ

카알벨루치 2018-09-15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전마니어셔요 ㅋㅋ

북프리쿠키 2018-09-20 21:13   좋아요 1 | URL
남들 다 읽은 책 이제사 이러구 있습니다.ㅎㅎ

책읽는나무 2018-09-16 0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 보는 책들이 많네요.
굿즈라 하면 눈이 멀어 버리는 제게 저 스티커가 어떤 그림인지?좀 궁금했습니다.
여유있는 주말 풍경으로 비춰 제겐 주말의 궁상이 아닌 주말의 여유만발로 보여 부럽네요^^

북프리쿠키 2018-09-20 21:15   좋아요 1 | URL
아~나무님 저 스티커 민음사 356권 표지 미니하게 만든 스티커예요ㅎㅎ
저 스티커로 작가별 트리모양으로 계보함 만들어볼까 생각중입니다만, 100만년 후쯤이나ㅠ

카알벨루치 2018-09-22 23:23   좋아요 1 | URL
전 인제 문학동네 스티커북 생겨 붙이고 있습니다 ㅎ

북프리쿠키 2018-10-09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알벨루치님 덕분에 .. 금기에 손을 대고 있습니다.
문학동네도..서서히 모으고 있는 중..ㅠ.ㅠ 이러다 쪽박 차는거 아닐른지...

카알벨루치 2018-10-09 13:1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카알벨루치 2018-10-09 13:25   좋아요 1 | URL
쿠키님은 번역도 비교해보시니 그래도 될 것같네요 전 하나만으로 족합니다 ~ㅎㅎ 근데 애들 학교 안가는게 늘 느끼는 거지만 힘드네요 ㅋㅋ

북프리쿠키 2018-10-09 13:28   좋아요 1 | URL
아~아닙니다.ㅎ
민음사에 비해 문학동네 출판물이 최근작품이 많더라구요. 민음사에 없는 작품은 문학동네로ㅎ, 열린책들은 자간이 힘들어 전자책으로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