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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양파껍질을 벗기며>에서 소년시절 나치 친위대에 복무한 사실을 양심고백하고 작고한
권터그라스의 세계적인 작품.

˝그래, 사실이다. 나는 정신병원에 수용된 환자다.˝라는 첫문장으로 시작.


♣️단치히3부작
- 양철북, 고양이와쥐, 개들의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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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2 2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08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침묵을 지키는 것이 여자에게 최고의 미덕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자가 남자에 비해 이성적 사고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가정이나 국가를 포함한 모든 조직에는 지배하는 자와 지배받는 자가 있기 마련이며, 이러한 조직에서는 이성적 사고 능력을 더 많이 가진 자가 지배하는 위치에 서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노예는 아예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아이들의 능력은 아직 미숙하다. 여자는 가지고 있지만 그 권위가 부족하다˝<정치학>. 따라서 여자가 남자의 지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여자의 침묵을 미화한 고대 그리스의 시인 소포클레스를 좋아했다는 말에 수긍이 된다.




이 책이 페미니즘에 관한 최고 권위를 지닌 고전으로 자리를 굳힌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어떤 주장이 사람들의 감정 속에 깊숙하게 뿌리는 내리고 있는 한, 비판이 제기되면 될수록 완강하게
버티는 힘 역시 더 커지는 법이다.
(....)
그리고 야만적인 습속이기는 하나 현재까지 오랜 세월 이어왔다고 해서, 그것이 앞서 털어버린 다른 야만적인 것들보다 한결 참을 만하다고 상정해서도 안된다.




우리는 정치적 해방을 얻기 위해 투쟁에 나선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뇌물 공세에 무너지고 또 테러 위협에 주저앉고 마는지 잘 안다. 종속 상태에 있는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하나같이 뇌물과 협박이라는 만성적인 두 사슬에 묶여 꼼짝을 못한다.




전체 인류의 반이나 되는 사람들에게 어이없는 불이익을 주는 경우를 제외하면, 태어나면서부터 짊어져야 하는 치명적 장벽 때문에 - 아무리 노력하고 환경을 바꾸더라도 소용없다 -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지 못하게 되는 일은 어디에도 없다.




오늘날 여성의 본성이라도 알려져 있는 것들은 확실히 인위적으로 - 특정한 방향을 향해 강압적으로 몰아가고, 또 어떤 방향으로는 부자연스럽게 자극을 준 결과 -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분명히 말하지만, 아주 친밀할 뿐 아니라 동시에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면 서로에 대해 충분히 잘 알기만 매우 어렵다. 여성이 남성의 지배 아래 놓여 있을 뿐 아니라, 그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에 자신의 모든 것을 맞춰가야 한다고, 그리고 남성의 마음에 드는 것을 제외하고는 여성이 아무것도 보여주거나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고 오랫동안 교육받아 왔다면, 이 경우만큼 남성과 여성 사이를 가로막는 것이 또 있을 것인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완전히 말살시킬 수 있는 힘을 가졌지만 그 사용을 자제하는 권력자들에 대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한 고마움을 느낀다는 것은 인생에서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 중 하나이다.




흔히 이상적인 형태의 가정은 동정심과 친절한 마음, 그리고 자기를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마음을 길러주는 학교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한 집안의 우두머리 입장에서 본다면, 가정은 분명 제멋대로 살며 무서울 정도로 횡포를 부리고, 끝없이 방탕한 생활을 하며 구제할 수 없을 정도로 이기적인 사람이 똬리를 틀 수 있는 온실과도 같다.



집안일을 감독한다는 것은 설령 육체적으로 그다지 힘이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찬찬히 사색하기에는 여간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여성은 통장적으로 주어진 일상적인 일 말고도 언제나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다른 사람을 위해 써야 한다.
(....)
상황이 이러한데도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끈질기게 집중해야 하는 일에서 여성이 최고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해서 이를 가볍게 볼 수 있겠는가? 철학,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술이 바로 그런 분야이다.
생각과 감정을 집중해야 할 뿐 아니라 고도의 기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손도 늘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공부깨나 한다는 남성을 포함해서 세상 사람들이 사회적 환경의 영향력을 애써 무시하고 외면하는 가운데, 여성의 지적 능력에 대해 근거없이 폄하하는 한편 타고난 도덕성에 대해서는 엉뚱하게 찬사를 늘어놓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은 없다고 확신한다.




현대의 도덕과 정치 운동을 관통하는 중요한 원리는 오직 행위만이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이 어떤 존재냐가 아니라 어떤 일을 하는가에 따라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출신이 아니라 능력이 모든 권력과 권위의 유일한 원천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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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그렇듯이 설익은 깊이로 어느 한 분야, 특히나 요즘같이 남혐,여혐의 극한으로 치닫는 남녀갈등에 대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공개적인 포스팅에 자신만의 명확한 주관으로 썰을 풀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더군다나 오랫동안 접근이 제한된 교육의 기회와 남성적 권력이 주가 되는 가부장적 제도하에서 세뇌되다시피 자연스럽게 체화된 여성들의 모순된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은 쉬울지 몰라도,
지극히 자연스럽게 누려웠던 남성 권력이 얼마나 여성들에게 실패의 고통을 가져다 주었던가? 라는 걸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직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밀의 사상 전반 <자유론>의 기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밀 사상의 종합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간의 삶에서 각자가 최대한 다양하게 자신의 삶을 도모하는 것 이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라는 말이 자유론에 나오는데 <여성의 종속>은 이런 정신에서 잉태된 것이다.

여성들이 정치에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 불과 20세기 전반인 것을 볼 때 19세기에 살았던 밀이
당시의 기득권을 상대로 이런 글을 썼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밀의 저서 <대의정부론>의 핵심메시지가 ˝무식과 지식이 동일한 정치권력을 향유한다는 것은 원칙상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훌륭하고 현명한 사람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더 커야한다˝라는 것처럼 남성들에게조차 전부 1인1표를 주어야 한다는 발상도 매우 급진적인 사람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생각인 걸 감안했을때 말이다.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또 다른 프랑스의 천재 루소가 해내지 못한 ˝인류의 평등˝이라는 가치를 밀이 멋지게 이 책을 통해 드러낸 것이다.
마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상반된 입장처럼.


하지만 이 책에서도 지적하고 있다시피
안타까운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근대 서구 여성주의 이론사의 출발점이라고 할 자유주의 페미니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1702년에 나온 메리울스턴크래프트의 <여권옹호론>의 뒤를 잇는다는 평을 듣지만, 시대적인 한계를 고려한다고 해도 전반적으로 원론 수준을 맴돌고 있다는 것이다.
즉 잘못된 점을 비판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지만, 그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행위‘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점일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남녀가 정신적인 능력이나 평균적인 힘 또는 소질 면에서 천성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거듭 천명하면서도 여성이 실용적인 재능을 더 많이 타고났다고 하는점이나, 사변적 능력은 남성의 몫에 가깝다고 서술한 점, 그리고 나아가 여성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전제하면서도, 여성이 자기 가족의 사적인 이익에 도움을 주지 않는 일에 마음을 쏟거나 나서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정의에 대한 문제인식을 폄하한 점은 매우 안타깝다.




그때로부터 또 20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대한민국은 그 견고한 남성의 권력을 시대의 변화에 맞게끔 되돌리기 위해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하지 않는 남성들이나, 같은 여성을 배제하고 폄하하는 또 다른 냉대와 차별은 문제해결의 걸림돌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성이 탁월하다거나 형편없다고 남녀평등의 문제에 혜안이 깊거나 얕다고 무시하는 것 또한 바람직한 행동이 아닐 것이다.
현 시대의 고통과 신음을 바라보는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물줄기의 원천인 고전에서 찾는 것도 또 다른 방법중 하나일게다.
너무나 많은 자극적인 책들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나를 포함한 침묵하는 대다수의 남성, 그리고 여성들이 시대의 진통을 바라보고 모순된 체제의 변화를 갈망한다는 점을 가슴에 끌어안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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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9-02 1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부녀인 해리엇을 20년간 기다렸다가 남편이 죽고 7년반동안 결혼생활을 한 밀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해리엇을 만나 밀의 사상은 더 성숙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북프리쿠키 2018-09-02 19:48   좋아요 2 | URL
자유론 서문에 해리엇의 죽음 이후 감수없이 출간되었다고 안타까워한 글이 떠오르네요.
성인이 된 이후 나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서글프네요.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처럼, 밀과 해리엇처럼 남녀의 조화는 이렇게 위대한가봅니다^^
요즘 벨루치님 읽으시는 것보니 따라가는 건 고사하고 근처도 못갈듯ㅠ
아주 가랑이 찢어집니다ㅎ

카알벨루치 2018-09-02 19:59   좋아요 1 | URL
요즘 전 잘 읽지 못해요 그냥 글쓰는것에 우선순위를 두다 보니 읽기가 더딥니다~글은 흘러넘쳐야하는건데 쥐어짜내면 안되는데 고갈이 예상됩니다 ㅋㅋ밀이 많이 아쉬웠겠습니다 더군다나 주제가 <여성의 권리>에대한 건데... 밀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삶이란 나는 남고 내게 의미있는 관계자들은 떠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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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는 남자들에게 속해 있지 않은 여자란 거의 없군.‘ 그는 그런 여왕 같은 여자들을 정복한다는 것은 피를 흘리는 것보다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늦게야 깨달았다. -91쪽




딸은 십칠년 간이나 우리 가정의 즐거움이어서, 라마르틴의 말에 기대어본다면 순백의 영혼이지요. 그런데 이 딸은 나중에 우리 가정에 해독을 끼치게 된다는 말이예요. 사위가 딸을 우리에게서 빼앗아가면, 그는 우선 그녀 사랑을 도끼자루 쥐듯이 꼭 쥐고서 딸의 몸과 마음에서 우리와 연결되어 있는 모든 감정을 싹뚝 베어버린단 말이예요. 어제까지만 해도 딸은 우리 것이었고, 우리는 딸에게 전부였지요. 하지만 다음날에는 딸은 우리의 적이 되어버려요. 매일처럼 이런 비극이 일어나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지 않아요? -105쪽





인간의 모든 감정이란 이런 거지요. 우리 마음은 보물 같아서 단번에 이 보물을 쏟아버리면 우리는 끝장나지요. 돈 한푼 없는 사람보다도 자기 감정을 전부 드러내보인 사람을 우리는 더 용납하지 않지요. 이 아버지는 모든 것을 다 주어버렸어요. 그는 이십 년 동안 그의 오장육부와 그의 사랑을 모두 바쳤고 모든 재산을 하루아침에 바쳐버렸어요. 딸들이 레몬을 꽉 짠 다음에 레몬 껍질을 길 모퉁이에 던져버린 것이나 같아요. -108쪽




여자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괴로움을 겪을 때 많은 기쁨을 누리는 법이지요! -130쪽




이곳 파리에서 어떻게 출세하는가를 알고 있나?천재성을 떨치든지 아니면 능수능란한게 타락해야 하네. 사회 집단 속으로 대포알처럼 뚫고 들어가거나 페스트 균처럼 스며들어 가야 하네. 정직이란 아무 소용없네. -148쪽





부자가 되려면 선풍을 일으켜야 하네. 선풍을 일으키지 못하면, 뭣하지만, 사기쳐야 하네. 미안한 말이지만 자네가 뛰어들고 싶은 백가지 직업에서 재빨리 성공하는 사람이 열 명쯤 있을 걸세. 세상은 이 사람들을 도둑놈이라고 부르네.-149쪽





위대해지고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은, 거짓말하고 굴복하고 굽실거리고, 다시 일어나서는 아첨하고 속이겠다고 결심하는 게 아닌가? -158쪽




˝부인의 우정은 남다르지만 나는 부인의 친구로만은 만족할 수 없습니다 ˝ 라스티냐크가 말했다.
풋내기들이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이런 어리석은 문구는 여성들에게 항상 매력적이다. 냉정한 눈으로 살펴보아야만 비로소 초라하게 생각된다.-173쪽




앞으로 당신도 당신 행복보다 자식들 행복에 대해 더 즐거워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될 거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몸의 도처에서 기쁨을 내뿜는 내적인 움직임 말이오.-181쪽





제가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는 걸.
쇠사슬 중에서도 돈의 사슬보다 더 무거운 건 없으니까요. -194쪽






그는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속에 진정한 부끄러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290쪽




사랑이 열렬하고 진지할수록 더더욱 감추어져야 하며 신비로워야 하오. -291쪽






어쩌면 사랑이란 쾌락에 대한 보답에 불과한 것이다. 더럽건 숭고하건, 그는 그녀가 지참금처럼 그에게 가지고 온 육체의 기쁨 때문에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한테서 받은 모든 관능적 쾌락 때문에 그녀를 뜨겁게 사랑했다. 델핀도, 마치 탄탈로스가 자기의 배고픔을 만족시키고 말라버린 목구멍의 갈증을 풀어주려고 오는 천사를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라스티냐크를 사랑했다. -351쪽






내가 딸애들을 지나치게 사랑했기 때문에 그애들은 나를 사랑하지 못했어. 아버지는 항상 부자여야되고 자식들은 마치 엉큼한 말들처럼 굴레를 씌워서 꼭 쥐고 있어야 하지. -368쪽





딸들을 위해서라면 나 스스로 타락했을 거야!
어떤가? 가장 아름다운 성격과 가장 훌륭한 영혼을 가진 사람조차도 어버이로서는 타락에 쉽게 빠져버리지. 나는 불쌍한 인간일세.-372쪽






요컨대 당신들이 딸을 사랑한다면, 딸을 시집보내지 마시오. 사위란 도둑놈이지. 사위는 딸의 모든 것을 망치고 더럽히지. -3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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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는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모든 것을 소설을 통해 완벽하게 그려내려는 큰 뜻을 품고 <풍속연구><철학적연구><분석적연구>라는 세 계열에 91편을 담았다.

이 91편을 담은 <인간희극>은 서로의 작품들을 관련시켜 같은 인물이 여기저기 등장하는 인물 재등장 기법을 최초로 사용하면서 하나의 거대한 작품으로 구성되도록 한 것이다. 마치 영웅들이 솔로무비에서 활약하고 어벤저스에서 합쳐지는 마블의 세계관 같다고 해야 할까.

사실 발자크 작품을 읽기 전 <인간 희극>은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일 귀에 익은 이 소설을 읽어보려고 알라딘을 검색했지만 제대로 나오지 않더라.
<고리오 영감>은 지독한 수전노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다는 것도..
예전 무라카미하루키의 1Q84를 아이큐84라고 읽고 친구한테 놀림받았던 기억, 또는 북플지기 ‘안녕반짝‘님처럼 독서내공이 깊은 분도 포스팅에서 ‘율리시스‘와 ‘오디세우스‘가 같은 말인지 몰랐던 그..그런 느낌이랄까.(저도 그랬답니다.ㅎㅎ)

발자크도 도스토예프스키처럼 윌터스콧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 도스토예프스키가 20대때 발자크의 작품 <으제니 그랑데>를 번역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이 작품을 통해 직접 확인하니 참 반가웠다.
소설속에서 직접 작가가 개입하는 특징은 푸시킨이나 발자크나 도스토예프스키가 닮아있었다.

이 작품은 특히나 <인간 희극>의 중심에 서 있는 작품이라 중요한데, 발자크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려면 인간희극의 전체 짜임새를 봐야 한다니.
절로 헉소리가 난다.

제대로 이해했을지는 모르지만,
이 작품은 흥미로웠고, 가독성도 좋았고, 무엇보다 딸을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고리오 영감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내가 죽을 때 수의하나 살 돈까지 다 써가면서 딸들의 행복을 바란다는 그 마음은 무릇 딸가진 아빠라면 누구나 그러할 것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한켠에는 딸들과 사위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을 떠올렸다.

딸애야, 제발 빈다. 날 미치게 하지 마라.
얘야, 널 귀찮게 않으마. 잘 가거라.
우린 다시 만나지도 보지도 않을 거야.
하지만 넌 내 살,내 피, 내 딸, 아니 넌 오히려
내 것이라 해야 하는 내 몸 안의 질병이고
내 썩은 피가 만들어낸 부스럼, 페스트 발진이나
부풀은 옹이다. - <민음사. 2막4장 217~223행>



난 어떨까?
누구나 난 그렇지 않을거야. 내 자식은 설마?
인간사 삶의 공식에서 크게 예외란 없는 법인 걸.
하지만 저마다 푸근하게 난 아닐꺼야. 하면서 살지 않은가.
허리가 굽고 얼굴이 쪼글쪼글한 초라한 노인들을 보며
나의 미래라고 생각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 사는 것이 다 대동소이하다는 걸 느끼는 게 늙어가면서 얻는 지혜가 아닐까?
그렇다면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이 프랑스 사회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데서 소설속의 인물들이나 우리네 삶도 또한 크게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이리라.

줄곧 예술가는 어떤 신념을 가지고 한 노선에 편드는 자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발가벗겨서 독자들에게 당차게 들이대는 자라고 말한 발자크이기에 당대 호평과 악평이 엇갈리는 진흙탕속에서도 위대한 작가로 영원히 남을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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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8-28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두 그랬답니다! ㅋㅋㅋㅋㅋ

북프리쿠키 2018-08-28 22:13   좋아요 1 | URL
인간희극 말씀이시죠?ㅎ
카알님은 옛날 이야기겠지만 전 극히 최근에야ㅋ
무식도 무식도 ㅠ

카알벨루치 2018-08-28 22:18   좋아요 1 | URL
율리시스랑 오딧세우스랑 같은 말이란거 저도 안녕반짝님 포스팅보고 알았어요~저도 무지하옵니다 ㅎㅎ

북프리쿠키 2018-08-28 22:24   좋아요 1 | URL
율리시스는 카이사르인가 ?
이럴 때도 많았다는 ㅎㅎ

카알벨루치 2018-08-28 22:27   좋아요 1 | URL
다 똑같지요 무지를 안다는 것이 앎의 출발 아닙니까 함께 화이팅요^^

북프리쿠키 2018-08-28 22:31   좋아요 1 | URL
뭐 무식도 때론 인간적이고 매력일때가 있으니까ㅎ 사람들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사랑하니까 용기를 갖겠습니다ㅎㅎ

카알벨루치 2018-08-28 22:33   좋아요 1 | URL
저에게도 용기 좀 주세용 많이 주세요 ㅋ 전 에밀 아자르랑 로맹가리가 같은 인물인지 최근에 알았습니다 ~충격받았어요 같은 인물인거 알고! 레샥매냐님 덕분에 무지를 깨쳤죠

북프리쿠키 2018-08-28 22:37   좋아요 0 | URL
그건 에밀아자르가 잘못한 겁니다ㅎㅎ

카알벨루치 2018-08-28 22:39   좋아요 1 | URL
로맹가리가 잘못한거 아닌가요????

카알벨루치 2018-08-28 22:42   좋아요 1 | URL
둘다 같은 인물인데 ㅋㅋㅋㅋ웃겨요 ~제가 순간 말뜻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였오요 ㅋㅋ

북프리쿠키 2018-08-28 22:42   좋아요 1 | URL
아 그런가요ㅋ 둘중에 누구하나는 잘못했네요.^^

카알벨루치 2018-08-28 22:4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고놈이 고놈인데 다른분들 보면 웃으시겠어요 ㅋ 쉬세요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북프리쿠키 2018-08-28 22:46   좋아요 1 | URL
불행히도 <자기앞의생>을 읽고 아무런 감흥도 못 받은 1인입니다. 다들 인생책이라고 하는데요 ㅠ

카알벨루치 2018-08-28 22:47   좋아요 1 | URL
제가 사두었으나 언젠가 읽고 감흥이 오면 리뷰에 올리죠 ㅎㅎ
 
에밀 한길그레이트북스 57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중현 옮김 / 한길사 / 200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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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본이라 무려 900페이지에 달하는
풍부하고 놀라운 작품이다.

다만,
플라톤의 양성 평등적인 입장과는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만큼이나 여성을 남성의 종속적인
존재로 간주한 사상과 철학들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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