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마녀 영덜트 시리즈 2
거트루드 크라운필드 지음, 온(On) 그림, 조현희 옮김 / 희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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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년 겨울, 혼자 여행하던 중 들른 순천의 그림책 도서관에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젠가 꼭 읽어봐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어른으로 도약하는 모든 성인들을 위해 격려와 위로'라는 출판사의 프로젝트 문구에 이끌리듯 책을 집어 들었다. 이 책이 나를 어떻게 동심으로 이끌어줄까 하는 기대감으로 한 장씩 페이지를 넘겼다.

내가 알고 있던 영웅 이야기와는 다른 책이었다. 기존의 동화처럼 왕자가 악당을 물리치고 공주를 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왕자가 마녀를 구하고, 함께 괴물들을 물리치며 길을 헤쳐나가는 전개였다. 특히 마녀가 무능하고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인물로 그려진 점이 마음에 남았다. 익숙한 환경에 안주하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자기 삶을 선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그런 태도에서 용기와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림자 마녀'는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동심과,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는 용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를 찾는다면, 어른을 위한 이 그림책을 꼭 한번 펼쳐보길 권한다.

이 책은 옛날 이야기를 전하듯 차분한 프롤로그로 시작해, 그림자 마녀가 감옥에 갇히는 이유와 왕자의 모험, 그리고 그들이 마법사와 온갖 괴물들을 물리치며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열다섯 장에 걸쳐 담아낸다. 불잉걸 왕자가 재의 망토를 얻어 마녀를 구출하고, 함께 역경을 딛고 돌아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이야기다. 판타지 속에 담긴 따뜻한 메시지 덕분에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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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의 바다 - 백은별 소설
백은별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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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백은별 작가의 신작, '윤슬의 바다'. 나는 이미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학기 초, 책 한권을 들고 한 학생이 달려왔다. 본인의 인생 책이라며, 꼭 읽어봐야한다고, 선생님도 반드시 읽어보시라며 거듭 강조하며 내민 한 권의 책. 바로 '시한부'였다. 그래~ 선생님도 나중에 읽어볼게 하고 대답하며 책을 넘겨보다가 마주한 이름이 백은별 작가였다. 어떤 작가이기에 학생이 그렇게까지 극찬을 했을까? 의문을 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신작 '윤슬의 바다'를 통해 나는 그녀와 만나게 되었다.

'윤슬의 바다'는 연인을 보고프게 하는 책이다. 읽는 내내 나의 연인을 떠올리게 했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써 내려간 문장 하나하나가 마치 나의 마음속에 꾹꾹 눌러 써내려간 듯 했다. 연인과의 첫 만남이 떠올랐고, 함께 걸었던 길들을 기억하며, 연인에 대한 추억들이 머릿속에 번져 나갔다. '내 하루가 그를 좋아한다는 사실 하나로 온통 채워져 반짝거렸다.' 나의 연인과 함께해 행복했던 하루하루를 떠올리며, 책을 읽는 나의 마음도 반짝거렸다.

이 책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누군가를 향한 애틋함, 함께 나눈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되새기게 한다. 이 책을 덮은 지금, 나는 문득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어졌다. "너와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이 참 따뜻했어." 그래, 내일 꼭 이 말을 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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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성지혜 지음 / 문이당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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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진주. 나는 진주에서 나고 자랐다. 근 30년동안 진주 남강을 거닐고 촉석루를 바라 보았다. 진주 속에서만 살다 최근 진주를 떠나 살며 느낀 그곳은 조용하고 고요하며 포근한 보금자리였다는 것이다. 이때 만나게 된 책, 논개. 과연 어떤 책일까. 내가 느끼던 진주를 소설 책 논개 속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작가의 진주에 대한 애정이다. 진주를 역사, 위치, 정서적 거리 등으로 상세히 묘사한다. 진주가 고향이면서 이런것도 몰랐었구나 하는 부분들을 여럿 마주하고는 진주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나올수 없는 글이다 라고 생각했다. 논개는 고전 소설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낯선 단어들, 느껴지는 분위기들. 그래서였을까. 책에 보다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읽는 내내 마음을 무겁게 했던 건, 논개라는 인물이 단지 ‘의로운 죽음’이라는 상징으로만 기억되기엔 너무나 생생하게 살아 있었던 사람이었다는 점이었다. 책 속의 논개는 단순한 전설 속 인물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감정과 욕망, 슬픔과 결단을 고스란히 지닌 존재로 다가왔다.



그녀의 삶이 시대의 거센 물살 속에서 어떻게 휘말리고 꺾이며, 결국엔 어떤 마음으로 죽음을 택했는지를 따라가는 과정은 내게 묵직한 감정을 안겨주었다. 소설은 감정에 휘둘리기보다는 절제된 문체로 그녀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기에 오히려 더 진실하게 느껴졌다.



논개라는 인물은, 그리고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잊지 말아야 할 이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수많은 감정과 선택들. 그 잊힌 틈 사이를 메우려는 작가의 시도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단순히 한 인물의 전기를 넘어서,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의 온기를 다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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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 - 인생의 거의 모든 문제를 푸는 네 가지 수학적 사고법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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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별하다. 단순히 수학적 개념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를 설득하며 다양한 상황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좋아했던 독자들이라면 분명 이 책 역시 흥미롭게 느낄 것이라 확신한다. 섬세한 저자 데이비드 섬프터는 보조 웹사이트(https://fourways.readthedocs.io)를 통해 책에서 다루는 수학적 개념들이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설명한다. 이 웹사이트는 수학적 개념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에 대한 맞춤형 홈페이지이기 때문에 책은 왼쪽에, 홈페이지를 띄운 태블릿을 왼쪽에 두고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책을 읽는 재미는 배가 될 것이다. (꼭 이렇게 읽어보시길!!!!)

이 책은 울프럼의 네가지 방식 접근법으로부터 출발한다. 안정적 시스템, 주기적 시스템, 카오스 시스템, 복합적 시스템은 저자에 의해 각각 통계적 사고, 상호작용적 사고, 카오스적 사고, 복잡계적 사고로 대응된다.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각'을 이 네가지 분류를 통해 구조화하고, 사고 방식을 수학적 개념에 적용하고자 한다.

많은 수학 책들이 실생활에서의 수학 - 정교화된 수학적 개념의 순으로 서술되거나 수학적 개념 제시 - 개념이 활용된 실생활 예 순으로 서술된다. 그러나 이 책은 한틍 더 유기적인 방식으로 내용을 풀어나간다. 각 단원에서는
1. 산타페 연구소에서의 저자의 경험
2. 구체적 예시를 활용한 통계적 이해
3. 그 분야의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수학자 또는 통계학자에 대한 전기
가 자연스럽게 섞여 등장한다. 1장 통계적 사고에서는 로널드 피셔, 2장 상호작용적 사고에서는 알프레트 로드카, 3장 카오스적 사고에서는 마거릿 해밀턴, 4장 복잡계적 사고 에서는 안드레이 니콜라예비치 콜모고로프 학자가 등장한다. 각 단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사고를 설명하고, 이전에 설명했던 사고는 현재 상황에 적용할 수 없으며 또다른 사고를 도입할 필요성을 언급한다. 즉, 독자들이 또다른 사고를 통해 새로이 직면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그렇게 난 설득당한다.

'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은 단지 수학의 유용함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다. 사고의 방식, 문제에 접근하는 시각, 그리고 세상을 해석하는 틀 자체를 넓혀주는 책이다. 수학의 의미를 흥미롭게, 그리고 설들력 있게 전해준다. 수학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물론, 수학이 어려운 이들에게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책이라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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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수학자
제롬 코탕소 지음, 윤여연 옮김, 이종규 감수 / 북스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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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상상해보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과학자가 작은 강의실(혹은 실험실)에서 열변을 토한다. 이러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이렇게 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는 멸망합니다!! 라고 외치며, 그의 뒤로는 복잡한 방정식과 그래프가 칠판에 가득하고, 이는 마치 배경화면처럼 차르르 펼쳐진다. 이처럼 영화 속 진지하고 과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제작자들은 칠판에 수학 공식들을 적어놓고, '수학스러운', '과학스러운' 배경을 디자인한다. 이 책은 그렇게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영화 속 수학적 내용을 면밀히 짚어주는 책이다. 프롤로그에 적힌 '곧 첫번째 상영이 시작된다!'는 문장은 마치 극장 안에 앉아 설레는 마음으로 첫 장면을 기다리는 순간처럼,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책 날개에는 세 분의 이름이 적혀 있다. 지은이 제롬 코탕소, 옮긴이 윤여연, 감수 이종규. '감수'가 무엇인가 했더니, '책의 저술이나 편찬 따위를 지도하고 감독함.'이란다. 번역된 이공계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어색한 표현이나 해석이 물음표를 띄우게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 책은 감수자가 저명한 수학과 교수님이라니!!! 그 자체로 가독성과 신뢰도가 동시에 올라간다. :)

목차를 펼치자 내가 본 영화와 아직 보지 못한 영화들이 섞여 눈에 들어왔다. 너무 재미있게 봤던 영화, 언젠간 꼭 봐야지 하고만 있던 영화, 처음 듣는 영화 제목들까지 다양한 영화들을 보며 신이 났던것 같다. 책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영화들을 제대로 보고파 넷플릭스에 검색해봤지만, 아쉽게도 모든 영화들이 넷플릭스에 업로드가 되어있지 않았다.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언젠간 소장하여 구매해야지 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언젠가 학생들에게 영화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오래오래 우려먹기ㅎㅎ)

책에서는 그래프 이론부터 수열, 암호학,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 차원, 대수학, 확률과 통계까지 정말 다양한 수학적 주제들을 다룬다. 방대한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싶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수학적 지식은 극히 일부라는 것이 또다시 느껴졌다. 그럼에도 신이나서 책을 훌훌 읽어내려 갈수 있었던 것은 '영화에서 말하던 것이 이런 것이었구나!!'와 '이런 더 깊은 스토리가 있었단 말이야??'를 반복할 수 있었던 빈틈없이 구성된 책의 내용때문일 것이다. 책을 읽으며 마치 대학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기분이 들었다. 저명한 수학자가 영화 장면을 가르키며 이 방정식은 이런 뜻이란다, 주인공이 이야기한 이 정리는 사실 이렇단다. 하고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인기 많은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듯 했다. 나중에 영화를 보게된다면 이 책을 꺼내어 영화 속 내용을 곱씹으며 다시 읽고 싶다.

+) 책에 소개된 영화 '페르마의 밀실'은 유튜브에서 자막이 포함된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궁금한 분들은 꼭 한 번 찾아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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