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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의 학교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37
김혜진 지음, 윤지 그림 / 사계절 / 2021년 4월
평점 :
지금 와서 보면 학교를 좋아한 기억은 없지만 학교는 가야하는 곳이었고, 가고 싶은 곳이었다.
학교를 가야 뭔가를 배울 수 있었다.
90년대에는 티비나 다른 경로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없었다. 대신 그만큼 절대적으로 학교 시스템에 복종하게 되었다. 학교를 거부할 수도, 같이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시키는 대로만 살았더니
가르쳐주지 않아서 모르는 것이 생기면
수치심과 불안함을 느껴야 했다.
[월, 화, 수, 목, 금, 우리는 학교에 가지.
배워야 하는 것은 많아. 배우게 되는 것도 많고. 그들이 꼭 같지는 않지. 배우는 줄 모르고 배우기도 해. 우린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또 할 수 있는 걸. p.124]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정서검사지를 가져왔는데
아이는 [나는 가끔 학교에 가기 싫다]에 (그렇다)라고 체크했다고 한다.
이유는 (그냥.)이었지만 학교를 다녀본 우리는 그 단어에 담긴 느낌을 안다.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하고 고민하는지는 부모와 선생님도 도와야겠지만, 제일 중요한 건 친구와 그 기분을 교감하는 것 같다. 가고 싶은 학교는 누가 만들 것인가, 아이의 말을 듣는 학교는 어디에 있는가, 를 굳이 따지지 않아도 아이들은 일단 같은 곳에 모여 오늘의 학교를 살아간다.
[그러니까, 아이들에게 학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학교에게 아이들이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었지. p.96]
한 번쯤은 이런 시간을 만들어도 되겠지를 넘어서 매일 다른 학교를 가는 아이들. 그 곳을 함께 하는 건 친구다.
[오늘이 어땠든, 내일은 또 다른 학교가 기다리고 있어. 겉으론 똑같이 보여도 속은 그렇지 않아. p.124]
일주일의 학교를 선택한 너를 환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