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대극이나 역사극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데 그냥 취향이 그렇다.이 책도 표지를 본 처음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그런데 제13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작이라니어떤 내용인지 궁금증이 생겨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이 책은 1945년을 살아가고 있는 '덕구'라는 열 두 살짜리 아이의 이야기이다.이 책의 주인공인 덕구는 하나뿐인 가족인 아버지와 징용때문에 헤어진 친구 용남이,그리고 용남이 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 수현이 아저씨와 함께 어렵게 살아간다.어려운 형편 탓에 학교는커녕 궂은 일을 하며 돈을 버는 덕구...재수 없는 일에 휘말려 경성 기억 극장에서 일하게 되며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좀 더 분명하게 알게 된다.그러면서도 그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겪는일제강점기 속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아이가 주인공이라 그런지 시대상을 묘사하는 부분이이해하기 쉬워서 아이들이 읽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또 단순히 시대만 그려낸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많은 사건이 일어나고반전도 있었기에 이야기를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그리고 꽤 진하게 남는 여운도 느낄 수 있다.사람들은 보통 나쁜 기억을 지우고 싶다고들 한다.그러나 때로는 그 기억이 우리가 앞으로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는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아이들는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도 읽어보면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