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중하차 - 잘 나가던 아빠가 집으로 돌아왔다
기타무라 모리 지음, 이영빈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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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통 도중하차라는 말은 그다지 좋은 의미로 쓰이지 않는다. 

무언가 하던 일을 그만 두었다는 의미가 되니까 말이다.

'날 나가던 아빠가 집으로 돌아왔다'

바로 아빠가 잘 나가던 편집장에서 도중하차를 한 것이다.

왜?

바로 공항장애때문이다.

출퇴근, 출장등을 다녀야하는데 지하철을 탈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20분이면 갈 거리를 돌고 도는 버스를 타고 1시간 반이나 걸려서 회사에 출근하곤 했다.

비행기도 탈 수 없고, 회의도 무서워졌다, 심지어는 화장실에서 문도 잠글 수 없었다.

자존심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아프다는 것은 비밀로 하고 가족들을 돌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사표 제출 후 첫번째로 한 일은 바로 여섯 살 된 아들과 단 둘이 여행하기.

무척이나 좋아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아들은 그다지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어렵게 나선 몇 번의 여행길.

첫 번째 기차 여행에서 비록 아들을 좌석에 혼자 두고 기차 앞칸까지 홀로 도망치는 일을 하기는 했지만,

서먹서먹하기만 하던 부자사이에 조금씩 살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아들도 아빠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게 되면서 걱정으로, 믿음으로 커간다.

중간중간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았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피로 맺어진 끈끈한 부자가 아닌가?

'회사를 그만두기를 잘했어!' 라고 외치는 아빠.

이 책과 같은 상황에 빠져 있는 부모들이 무척이나 많을 것이다.

자기 자신의 성공이라는 함정에 빠져 가정이라는 소중한 보물을 모르고 살고 있는 사람들.

아이들은 부모들이 시간이 날 때까지 크지 않고 기다려주지 않는다.

부모가 필요한 순간에 부모가 곁에 없다면 아이의 성장에 크나큰 결함이 생길 수도 있다.

주인공처럼 병이 생겨 회사를 그만 두는 상황이 생기지 않더라도, 아이를 살피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기어코 만들어야 한다.

41살 아빠와 6살 아이.

딱 우리 집 아빠와 막내의 상황이다.

물론 막내가 아빠를 거부하는 상황은 전혀 아니지만, 아빠가 곁에 없을 때 조금은 편안함을 느끼는 아이의 모습이 가끔 불안하기도 하다.

아이들과의 사이를 위해 책처럼 부자간의 여행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큰아이들과 따로, 막내와 따로 가끔씩 시간을 보내는 아빠이니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마음에 많이 와닿는 내용으로 가볍지 않게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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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안 1 - 운명을 훔친 여자 아르미안 1
이유진 엮음, 신일숙 원작 / 2B(투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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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또래의 여자들이라면, 조금만 만화에 관심이 있다면 다들 알고 있을 작품이 바로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다. 

학창시절 만화가게에 가서 부지런히 읽던 친구가 추천해주어서 처음 알게 되었고,

관심을 가졌었지만 아직 미완결이라는 이유로 그 궁금증들을 미루었었다.

완결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서야 만화를 읽었던 그 설레임을 이제 소설로 다시 만나보았다.

책을 읽을수록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만화가 다시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채워 나갔다.

그 당시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면서 어찌나 반갑던지......

여자들만이 왕이 된다는 아르미안.

딸들의 운명을 예언해주고 죽음에 이른 어머니 기르샤.

여왕의 운명을 타고난 동생 샤르휘나를 사막으로 쫓아내고서 여왕이 된 큰 언니, 레 마누아.

신성한 의식의 상대로 동생 스와르다가 사랑하는 남자 리할을 선택한 레 마누아.

그와의 결혼도 페르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사용하고.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계산하고 행동하는 지략에 뛰어난 여자였다.

하지만 한없이 매정하기만 한 그녀에게도 많은 아픔이 있음을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여왕이라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또 그 자리를 지키기까지 레 마누아는 어떤 고난들을 겪을 것인가.

온 몸이 하얗고 신비로운 황금빛 갈기를 가진 명마, 류우칼시바인 미카엘.

샤르휘나를 향한 미카엘의 애정이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신, 정령 등이 나오는 이야기인지라 신화인 듯 소설인 듯 싶다.

신의 세계와 더불어 인간계에서도 전세계를 어우르는 방대한 스케일이 조금씩 느껴지는 1권이었다.

2권에서는 스와르다와 그녀의 운명의 상대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룰 모양이다.

어서 어서 읽어보자.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지라도 이렇게 흥미진진하다면 다시 한 번 읽은들 어떻겠는가.

만화와는 또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소설 '아르미안'이다.

옛 기억을 더듬으면서 읽다 보니 소설 속에 삽화가 조금만 더 끼워져 있었다면 더 감회가 새로웠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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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1 - 도원(桃園)편 매일경제신문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1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이동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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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삼국지하면 나는 친정 아버지가 생각난다.

아주 오래된 옛날 책, 세로 글에 두 칸으로 나누어져 있고 엄청나게 두껍던 빨간 표지의 삼국지 열 권.

지금도 친정에 가면 고이 모셔져 있는 책이다.

또 아버지께서 얼마전까지 유일하게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으셨던 책이기도 하다.

그만큼 삼국지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과 교훈들은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가득하다.

그래서 큰 아이에게도 삼국지를 권하고 있다.

아직 책을 잘 읽지 않는 아이라 만화로 시작해주고 싶어 도서관에 있는 책을 권하건만 시큰둥이다.

큰 아이에게 삼국지를 읽으라고 권해주면서도 정작 엄마인 나는 어땠는지 생각해본다.

대학생 시절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삼국지가 아마 처음이자 끝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긴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에 손에 잡아 들었다.

이 책은 요시카와 에이지의 작품이다.

저자는 서에서 이 책을 어느 직역에도 따르지 않고 수시로 장점을 택해 나름의 흐름에 맞추어 썼으며,

자신의 해석과 창의를 덧붙여 원본에 없는 어구나 대화등이 있다고 한다.

또 작가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시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해서 시를 뺀다면 무미건조해질 거라고도 한다.

1편하면 아무래도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 장면이지 싶다.

황건적들의 횡포로 어지러운 시국에 백성들을 구하고자 하는 뜻을 같이 하며 의형제를 맺는 세 사나이의 이야기는

언제 봐도 끈끈하다.

좋은 뜻을 가지고 일어섰지만 의지만으로는 잘 되지 않는 일이 많은 법이다.

관직이나 배경이 없는 사병은 아무리 대단한 공을 세워도 대우를 받지 못한다.

또 그들을 멸시하는 관료들 때문에 무척이나 분하고 원통한 경우도 많이 당하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중국이나 우리 나라나 시대나 나라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똑같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으면 화가 솟구치기 일수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 동탁의 횡포에는 더욱더 분이 난다.

잘못된 주동자 한 사람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화를 당하고 목숨과 설 자리를 잃었을까?

힘 앞에 굴복하고야 마는 힘없는 사람들의 비겁함과 서러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긴 이야기의 시작을 이제 열었으니 나도 이들과 함께 말을 타고 달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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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밴던 어밴던 시리즈
멕 캐봇 지음, 이주혜 옮김 / 에르디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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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니 입에서 저절로 나온 말이 이거다. 

이거 완결 아닌 줄 알았으면 안봤을텐데......

난 한 권씩 띄엄띄엄 출간되는 시리즈 소설이 싫다.

궁금한 마음을 안고 몇 달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지요.

스포츠도 처음부터 보면 결과가 궁금해서 스포츠 뉴스에서 결말만 보는 것을 선호하는 나인데 말이다. 

특히 이 책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책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궁금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것은 기대감도 있지만 힘들다.

이 책은 3부 완결인가보다.

으......

2부는 현지에서는 출간된 듯 하지만 여기는 아직인것 같다.

'그녀는 죽는 게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   이제, 죽음이 그녀를 데려가려고 왔다!'

이 소개에서는 죽음의 공포가 가득 느껴진다.

한 번 죽음을 경험했던 여자에게 다시 그 때의 두려움을 경험하게 하는 죽음이 다시 오고 있다는......

하지만 정작 책에서는 그다지 공포는 느껴지지 않는다.

평범한 여고생과 신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는 환타지 로맨스정도?

한 번 죽었던 주인공은 피어스.

그리스신화 속, 지옥의 신 하데스에게 납치당해서 지하세계에 살아야 했던 페르세포네처럼 피어스도 지하세계에 다녀왔다.

우에소스 묘지에서 피어스는 일곱 살, 할아버지의 장례식 때 죽은 비둘기를 살려 준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자를 만났다.

다섯 살, 피어스는 다친 새를 구하려다가 넘어져 수영장에 빠졌고 다시 그를 만났다.

그곳에서 영원히 살아야 한다는 그 남자, 존의 말에 뜨거운 찻잔을 얼굴에 집어 던지고 도망쳤다.

다시 살아 난 피어스에게는 존이 선물한 목걸이가 있었다.

그리고 열일곱 살, 힘겨운 일을 겪었던 피어스는 엄마와 함께 우에소스 섬으로 이사를 왔다.

다시 묘지에 선 피어스 앞에 존이 나타났다.

물론 그 동안 두 번 피어스 앞에 잠깐 나타나 어려움에 빠진 피어스를 도와 주긴 했지만.

지하 세계의 규칙을 어기고 그곳을 도망친 피어스 때문에 존은 복수의 신들로부터 복수를 당하고,

이제 그 손들은 피어스를 향한다.

피어스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죽음의 신, 존의 결정은......

이제 과연 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2권이 너무 궁금하다.

미국으로 날아가고 싶을 정도로......

실제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서 그런지, 신이라는 소재는 무척이나 환상적이다.

특히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이야기는 어찌 생각하면 참 애절한 이야기인 것도 같다.

현대판 신화 [어밴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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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사랑법
한지수 지음 / 열림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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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말은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말을 잘 못하는 나야 적극 공감하는 바이지만, 말을 무척이나 잘한다고 생각했던 작가도 그건 '말'이라는 탈을 쓴 방어와 공격의 몸짓이었다고 쓰고 있다.

이 책은 비폭력 대화법의 과정을 소설로 나타내고 있다.

주인공인 인주가 작가의 대변인이 되어 비폭력 대화법에 대해서 강의를 하는 과정을 통해서,

또 소설 속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이 소설을 다 읽었을 때 비폭력 대화법의 인문 과정을 체득할 수 있도록 소설을 쓰느라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사랑을 말할 때는 더욱더 비폭력 대화법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주는 남편과의 이혼을 결심하고 강의차 가게 된 벤쿠버에서 인디언 보호구역안에서 원주민에게서 연어 두 마리를 사는 불법 행위를 했다고 법원에 잡혀와서 재판을 받고 있다.

동시통역사였던 선재를 공원에서 우연히 만나고 무작정 그를 뒤쫓아간다.

선배였던 부영과의 결혼 생활을 돌이켜보면서 서로 간의 대화에서 받은 그 많은 상처들을 되씹기도 하고,

새로 연인이 된 선재와의 달콤함에 빠져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인주에게도 비폭력 대화법은 적용하기 힘들기만 했다.

흥분하면, 화가 나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에게 상처가 되거나 공격적인 말이 불쑥 불쑥 튀어 나온다.

급격히 빠져 들만큼 달콤하기만 하던 선재와의 사랑도 인주가 한국으로 돌아오고 조금 후에 선재도 한국으로 오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이혼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부영과 부영이 인주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끔찍해 하는 선재.

이 두 사람 사이에서 인주는 점점 힘들어지기만 한다.

이제는 선쟁의 사랑이 집착으로 변하는 걸 보게 된다.

비폭력 대화법이라는 것이 사랑의 말을 전할 때 꼭 필요하다는 것을 소설 속에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들이 상대방에게는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알 수 있다.

대화에 서툰 한 사람으로서 나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들을 주었을 지 생각해보게 된다.

비폭력이라는 단어는 말에도 예외없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온 몸 가득 느끼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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