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그림책 - 인생은 단거리도 장거리도 마라톤도 아닌 산책입니다 위로의 책
박재규 지음, 조성민 그림 / 지콜론북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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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 간다.

그 스트레스를 또한 이런 저런 것들로 위로 받고 싶어한다.

보통은 친한 사람들이나 가족, 여행, 그림, 영화, 책, 그 밖의 다양한 것들이 위로를 표방하고 있다.

이 책은 그 중에서 책과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짧은 위로의 글 속에 어울리는 자극적이지 않은 그림 한 장.

그림이 잔잔하면서도 글을 잘 담아내고 있어서 무척이나 눈이 갔던 책이기도 하다.

각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과 그림이 펼쳐 진다.

책의 표지에는 이런 글이 쓰여져 있다.

'인생은 단거리도 장거리도 마라톤도 아닌 산책입니다.'

책의 두께는 250쪽에 가깝지만, 글만 읽어 나간다면 몇 분 걸리지 않는 책이다.

하지만, 속에 담겨진 내용을 음미하면서 그림을 살펴 가면서 본다면 시간 제약없이 언제까지라도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책은 네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산책길에서, 향기나는 사람, 외면의 끝에는, 비로소의 어른.

하지만 이 제목들과 파트 나뉨은 나에게는 그다지 의미가 없어 보였다.

이 속에 담긴 내용들은 어디를 펼쳐 보아도 따스한 위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 권의 내용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들을 몇 개 골라 보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패션의 완성은 손에 책'

패션을 논하는 사람들은 물론 다른 이야기를 할 지도 모른다.

패션의 완성은 구두라거나 패션의 완성은 가방이라거나 패션의 얼굴은 얼굴이라거나 등등.

하지만, 난 이 글귀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특히 요즘같이 다들 손에 손에 스마트폰이 떠나지 않는 시대에는 특히나 손에 펼친 책 한 권이 사람을 달리 보이게 만든다.


'고인 물은 썩는다

인간의 70%는 물

흘러야 산다

물도 사람도'

참 공감이 가는 말이다.

고인 물은 썩으니 흘러야 한다면서 몸의 70%가 물인 사람은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재의 자리에서 될 수 있는한 머물고 싶어 하는 사람들.

우리도 물이다.

흘러 가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아니.

고여 있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상대방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면

상대방이 익숙한 모든 것에

당신 또한 익숙해져야겠지요'

우리는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말을 곧잘 한다.

하지만 그 사랑이 상대방을 바꾸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할 듯 하다.

그 사람의 모든 것이라면 그 사람에게 속한 것, 익숙한 것들까지도 모두 포용할 마음이 있어야 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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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달리다 -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순탁 작가의 90년대 청춘송가
배순탁 지음 / 북라이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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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머문 자리에는 언제나 음악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나도 아직 청춘이었을 때는 매일 음악을 들었던 것 같다.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를 테이프에 녹음하던 것을 시작으로, 길거리에서 파는 싸구려 테이프들을 사서 모으기도 하고, 좀 여유가 있을때면 정식 음반을 사기도 하면서 가사를 적어서 외우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영어가사로 영어 공부도 해볼까 시도도 해보면서 말이다.

이 책은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가 쓴 책이다.

그 당시에 남동생이 좋아하던 신해철을, 또 학교 앞에 골목에서 흘러 나오던 여러 가수들의 노래, 또 오빠덕분에 알게 된 미국의 여러 밴드들을 이 책 속에서 추억과 함께 만날 수 있었다.

책에 나온 뮤지션들을 쭈욱 살펴 보았다.

거의 대부분은 잘 알고 있는 이름들이었고 그 틈 사이로 익숙치 않은 이름이 몇 개 눈에 띄였다.

이승열, 허클베리 핀, 백현진.

본문을 읽어 보니 이승열은 유앤미블루라는 그룹이라니 알겠는데, 다른 둘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듯 하지만, 음악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있지도 않고 열성적으로 찾아서 듣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 책 덕분에 이 사람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조금은 더 관심이 생긴 듯 하다.

익히 알고 있는 뮤지션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래도 더 관심을 갖고 읽어 보게 되었다.

특히 얼마 전에 우리 곁을 떠난 신해철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더.

옛적에 신해철과 넥스트의 앨범을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던지라 가사도 거의 다 알고 있어서 더 공감을 갖고 읽게 되었다.

감상적이면서도 무언가를 담고 있는 듯해서 음미해서 듣게 되었던 가사들이 있었던 몇 개의 곡이 나는 특히 좋았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그저 단순히 노래 좋다, 가사 좋다라고 끝났던 것이 전문가의 감상평을 읽으면서 더 깊이있게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았다고나 할까.

작가가 되도록이면 전문적인 용어는 배제하고 썼다고 하더니 그다지 읽기에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대체 보이지를 않는 음악이라 쓰기 어렵다던 작가는 1990년대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과 적절히 잘 버무려서 쓰고 있다.

재미나게 음악적인 지식도 쌓아가면서, 한 사람의 인생도 살짝 엿볼 수 있는 책.

나는 이 당시에 무얼 했었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추억과 함께 읽을 수 있었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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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셰프다 - 사진가에서 셰프가 된 목혜숙의 이탈리아 요리 정복기
목혜숙 지음 / 호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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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오 년 동안 하던 사진일을 접고 요리사라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저자가 이탈리아에 가서 요리를 배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요리 학교에서 배우지 않고 직접 이탈리아의 레스토랑에서 배우는 길을 선택했다.

사진 공부를 이탈리아에서 했기 때문에 인연이 있었던 이탈리아여서 그런지 마흔 살 문턱에서 파스타를 배우기 위해 떠날 수 있었다.

단지 파스타라는 요리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함께 이탈리아 친구의 엄마표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에 쓰여진 파스타들은 이제껏 알아 오던 파스타들과는 좀 다른 분위기의 것들이 많았다.

특히 책에 쓰여져 있듯이 우리가 흔히 먹는 카르보나라인 크림 파스타는 이탈리아의 방식이 아니라고 한다.

저자는 그런 느끼한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이 의외라고 이야기한다.

진정한 카르보나라는 비안코(하얀) 파스타로 신선한 올리브 기름에 비벼 먹는 것이라고 한다.

책에 보니 스크램블드 에그에 비빈 삼겹살 파스타같은 느낌이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니 한 번 재료를 준비해서 만들어보고 싶다.

이 책은 직접 이탈리아에 가지 않고서도 이탈리아에 온 기분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직 사진작가인 만큼 책 속에는 큼지막한 이탈리아의 풍경과 맛있는 요리, 그리고 멋진 셰프들의 사진이 많이 들어 있다.

또한 사진으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찍혀 있는 부분들도 많이 있어서 도움이 된다.

이탈리아의 여러 음식점들을 돌아 보고 요리를 배우고 나온 느낌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저자가 처음 이탈리아로 가기로 했던 목적처럼 친구 엄마의 요리들도 여러 가지 소개되고 있다.

그런 요리법들은 직접 이탈리아로 가지 않고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인데, 저자 덕분에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책 속에 나오는 요리들의 이름과 재료들은 익숙한 것들이 아니라서 이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어 나가야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우리 나라에서도 사용하는 재료들은 저자가 괄호 속에 우리식 이름을 적어 놓아서 조금은 쉽게 이해가 되었다.

작가의 이탈리아에서의 1년을 고스란히 느껴보는 시간들이 되었다.

이제 우리집 주방에서도 조금은 이탈리아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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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산행 꽃詩
이굴기 글.사진 / 궁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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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과 꽃과 나무.

이것들이 없다면 사람들은 살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물론 유용하기도 하지만, 저런 자연을 보고 다시 희망을 갖고 용기를 챙기며 미래를 그려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나도 가끔씩 산에 가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자라고 있는 풀과 꽃들은 그저 나에게는 풀이요 꽃일 뿐이다.

이름을 아는 풀이나 꽃보다 이름을 알지 못하는 것들이 더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름을 불러 주어야 의미있는 존재가 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저자도 산에 다니다가 정작 산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식물 선생님들을 모시고 뒤를 쫓아다닌지 3년이 되었다고 한다.

아직 초보자이지만 그 동안의 여정을 담고 그 특별한 상황에 맞는 시 한 편을 담아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아는 시, 모르는 시 구분없이 저자의 특별한 산행에 맞는 시들이 참 적절하게 잘 들어맞는다 생각했다.

눈에 띄였던 부분을 몇 개 소개하고자 한다.

지리산 반달곰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정작 반달곰을 전혀 출연하지 않는 내용에 이하석의 <측백나무 울타리>라는 시가 소개된 '지리산 반달곰의 외침'이다.

자연은 우리 인간이 주인이 아니고 자연 속에 살고 있는 동물이나 나무, 풀과 꽃들이 주인이며 우리가 반달곰을 무서워하는 것에 비해 반달곰에게 있어서 인간이 오히려 훨씬 더 무서운 존재라는 사실에 대한 내용이다.

제목에서 눈길이 갔던 '공룡능선에서 한 고래사냥'은 김춘수의 <구름>이 소개된다.

설악산 희운각 대피소에서 마등령까지의 바윗길을 공룡능선이라고 이른다고 한다.

그 능선을 오르면서 저자는 키가 작은 식물들을 만난다.

은분취, 바위양지꽃, 산솜다리, 산오이풀, 난장이붓꽃 등이다.

비선대에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 왔서 고래사냥을 흥얼거리던 기억을 떠올리며 본다.

가을 이야기 중에 '배꼽 같은 개망초'에는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절교하자고 하는 안도현의 시 <무식한 놈>이 소개된다.

꽃에 대해 완전 무지함을 보여 주는 나같은 사람에게 쓴 시인 듯 하다.

저자는 책의 한 페이지를 할애하여, 개망초, 쑥부쟁이, 개미취, 구절초의 사진을 실어서 이들을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진을 보니 많이들 본 꽃이어서 익숙한 모습이었는데, 너무도 많이 닮아 있었다.

저자는 이들을 자세히 본다면 확연히 구분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 본다면 이들을 확실하게 구분할 자신은 나에겐 없다.

이 책을 읽어 보니 아주 작은 소재 하나도 이렇게 멋진 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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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를 구한 개 - 버림받은 그레이하운드가 나를 구하다
스티븐 D. 울프.리넷 파드와 지음, 이혁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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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그레이하운드가 나를 구하다-

참 적절한 제목이다. 

'늑대를 구한 개'라는 제목도 마찬가지이다.

엄마가 읽고 있던 이 책을 본 큰아이가 읽고 싶다는 말을 전한다.

"아들아, 이 책에 나오는 늑대는 진짜 동물 늑대가 아니고 사람이란다."

이 책의 저자인 스티븐 울프는 척추 질환으로 혼자 걷는 것조차 힘들게 된 전직 변호사로 이 책은 자신이 겪었던 일을 기록한 실화이다.

심각한 건강상태로 회사에서 은퇴당한 울프는 안정을 취하기 위해 가족과 떨어져 세도나로 거처를 옮긴다.

그레이하운드를 보고 나서 울프는 개를 분양하고싶은 마음과 과연 제대로 돌볼 수 있을까하는 마음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위탁 목장에서 자신을 선택한 듯한 카밋을 보고 마음을 정하게 된다.

그레이하운드는 태어난 지 넉 달이 되면 좁고 불편한 크레이트에 갇혀 숨쉬기 힘든 생활을 하다가, 훈련이나 경주에 투입이 되고 쓸모가 없어지면 도살되거나 버려지는 처참한 삶을 살아간다고 한다.

가축처럼 사육된 그레이하운드는 삶이 경주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사람과의 교감에 서툴고 사회성도 가르쳐야 하고 야외에서 키워도 안된다.

울프의 걱정과는 다르게 많은 문제점을 보이는 다른 그레이하운드들보다 카밋은 둘만의 생활에 무척 잘 적응했다.

카밋과 울프가 서로에게 맞추어 나가는 과정이 상세하게 잘 기록되어져 있다.

책을 읽어 가다 보니, 개와 사람이라는 상황이지만 가끔 두 사람간의 생활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건강 상태는 갈수록 나빠져 이제는 혼자서 서 있기 조차 힘들게 된 울프는 카밋을 보조견으로 훈련시키기로 결심했다.

보조견으로 등록하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카밋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조견으로 훈련시키는 과정으 무척이나 복잡했고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구하고자 했지만, 그레이하운드를 보조견으로 훈련시켜 본 적이 없다며 다들 회피하기만 했다.

그래도, 울프는 결심을 굽히지 않고 하나하나 직접 가르치기 시작했고, 카밋도 울프의 가르침을 잘 받아들여서 나날이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제 카밋은 울프에게 있어서는 결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 간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둘 사이에 믿음이 쌓여 가는 모습을 적절히 잘 묘사해놓아서 공감을 많이 느끼면서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잘 나가는 변호사에서 순식간에 직장을 잃은 실업자에 건강은 최악이고 더불어 딸들마저 아버지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던 시점에서 만난 카밋은 울프에게 있어서 결단코 단순한 개가 아니었다.

힘든 삶을 살았을 카밋에게도 물론 그렇겠지만, 울프에게 있어서도 카밋은 정말 자신의 삶을 이끌어 준 절친한 친구같은 존재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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