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이 책은 곤충의 감소 실태와 원인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곤충의 멸종에 인간의 책임이 있음을 지적한다. 이 가운데 농약의 사용이 곤충과 야생풀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논쟁들을 샅샅이 파헤치며 오늘날 인류가 지구 생명들과 공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들을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우리 집도 벌을 키워봐서 안다. 사과꽃이 필 때가 4월경인데 봄이 찾아올 때 벌 또한 활동을 한다. 그래서 사과밭 농부와 협의를 하여서 농약을 칠 때를 알려 달라고 하여 그 피해를 줄이려고 했다. 그런데 사과 농장 주인은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농약을 쳤고, 많은 벌들이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넜다. 벌써 25년 전의 일이다.
지구 환경의 원인과 곤충의 멸망에는 언제나 인간이 원인제공자로 서 있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최신 연구들과 환경론자들의 실천 방안을 통해 우리가 곤충과 공존해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곤충의 숫자가 그러면 얼마가 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책에서는이름이 붙은 곤충 100만 종 외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곤충이 적어도 400만 종은 더 있다고 추정한다.(p67) 따라서 500만 종으로 추정되는 곤충의 감소는 인류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뻔한 얘기다. 특히 곤충은 생태계에서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다. 모든 식물 종의 87%는 꽃가루를 옮겨줄 동물이 필요하며, 대부분은 곤충이 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즉 풀과 침엽수를 제외한 아주 많은 식물 종이 그런 방식으로 꽃가루를 옮겨준다. 꽃가루 매개자인 곤충이 없게 되면 야생화는 씨를 맺지 못하고, 결국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수레국화도 양귀비로 디기탈리스도 물망초도 없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꽃가루 매개자가 없다면 예쁜 꽃이 사라지는 차원을 넘어 생태계에 훨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식물은 모든 먹이사슬의 토대가 되는데 그런 식물종이 더 이상 씨를 맺지 못하니 그런 결과는 당연하게 오는 것이다. 이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야생화가 사라지는 것은 사소한 문제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재배하는 작물의 약 4분의 3도 곤충을 통해 꽃가루받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겨울이면 맛있게 먹게되는 딸기를 넘어 고추, 사과, 오이, 체리, 호박, 토마토, 커피, 콩, 블루베리 같은 식품이 눈 앞에 사라진다고 생각해 보자. 끔찍하다고 하겠다.
이 책 1부 2장에 곤충의 중요성을 다루는 부분인데 읽어보면 우리가 알지 못한 정보들이 수두룩 쏟아져 곤충을 대하는 생각들을 달리하게 해준다. 이 부분만 잘 읽어도 이 책이 주는 효과는 50% 이상은 이미 얻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곤충의 유익점을 더 언급하자면 곤충은 야생화의 꽃가루 매개자이자 진딧물과 애벌레 같은 작물 해충을 게걸스럽게 먹는 포식자이다. 곤충의 해충 방제 역할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배설물과 낙엽과 사체를 재순환하게 만들어 토질을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하여 식물의 생장에 쓰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또한 곤충은 조류, 어류, 양서류의 먹이가 되어 주고 있고, 심지어 인류의 80%는 곤충을 직접 먹고 있다. 사람들이 먹는 곤충은 약 2,000종에 달한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모판벌레는 남아프리카에서 해마다 1,600톤씩 식용으로 팔리며, 보츠와나에서는 모판벌레의 거래량이 한 해에 8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애벌레는 대개 말려서 바삭한 간식으로 먹거나, 통조림으로도 먹는다. 태국에서는 누에 번데기 통조림 수출액이 5,000만 달러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이나고」라고 메뚜기의 일종인데 통조림으로 만들어 고급식품으로 널리 팔리고 있다. 곤충 식량에는 이점이 있다고 하는데 그건 곤충을 먹을 때에 질병에 걸릴 확류리 훨씬 낮다. 곤충과 공유하는 질병이 전혀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 그러나 다른 척추동물들에게서 옮길 수 있는 병은 많다. 광우병, 조류독감, 코로나 19의 원인이라 일컫는 박쥐나 천산갑은 인간에게 해로움을 끼친다.
이 외에도 곤충은 변온동물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데 귀뚜라미에 비해 소는 12배의 식물을 더 먹고, 55배의 물을 더 마신다. 그런데 소와 달리 온실가스 메탄도 내뿜지 않는다. 성장 속도도 빨라 식량면에서는 효율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혐오 식품이며 맛이 없기에 이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시간이 바닥나고 있다.”
곤충과 인류 문명을 지키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들
문제는 곤충이 멸망해 감으로 인간이 살아가는 생태계가 무너져 인간에게 위기가 닥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곤충들에게 인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어 공존 관계를 유지하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무엇보다 대부분은 아직 멸종하지 않았고,얼마간 공간만 마련해준다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하니 아직은 그나마 희망이 있는 외침이다.
이것을 위한 대안도 저자는 기꺼이 마련해 주어 우리 인간이 직면해 있는 위기를 벗어나도록 도와 주고 있다. 도시를 푸르게 하는 계획도 그 중의 한 부분이다. 정원을 많이 만들어야 하며, 꽃가루 매개자가 활동할 수 있도록 친화적인 꽃도 심어주어야 한다. 또한 잔디밭을 깎는 횟수를 줄여서 정원을 곤충의 낙원으로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연료와 시간도 아낄 수 있으며, 얼마나 많은 꽃이 피어나는지 놀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도로변, 철도변, 원형 교차로를 꽃들이 가득 차고 농약을 쓰지 않는 상호 연결된 서식지로 바꾸어 텃밭과 공원, 도시로 더 많은 곤충이 모여들도록 초대하는 일에 정부가 앞장 서서 움직여 주어야 한다. 물론 개인의 도움은 말할거도 없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도시 지역은 머지 않아 사람들만을 위한 장소가 아닌 사람과 자연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곳이 될 것이다. 어디로 눈을 돌리든 푸른 잎과 꽃이 가득하고, 아이들이 뒤영벌의 윙윙거리는 친숙한 소리를 듣고 자라며, 새와 벌의 이름을 배우고, 나비가 날갯짓을 할 때마다 반짝이는 아름다운 색깔들에 감탄하는 그런 장소를 우린 원한다. 그리고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자”고 강력히 요청한다.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누리고픈 현대인들의 로망은 우리가 징그러워하며 해충이라고 여기며, 성가신 존재로 여기는 곤충을 사랑하며 함께 공존을 꿈꾸는데서 오는 것이라고 이 책은 경고로서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