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남매 수수께끼 어드벤처 6 흔한남매
도니패밀리 그림, 노지영 글, 흔한컴퍼니.정재형 감수, 흔한남매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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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초등 수수께끼 책은 참 많은데요. [흔한남매 수수께끼 어드벤처] 시리즈는 좀 다르더라고요. 단순히 수수께끼 문제를 나열한 책이 아니라서 한 권을 끝까지 읽게 되는데요. 스토리상에서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요. 이게 바로 빅 재미의 원천! 스토리가 흐르고 있어서 교과 지식을 얹기에도 자연스럽고요. 다 떠나서 재미있어요!

누구는 학습만화를 초등 독서 시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해요. 맥락 없이 교과 지식이 불쑥 튀어나와서 사고의 흐름을 끊어내는 맥커터라고 생각하는 모양인가 봐요. 하지만 요즘에 나오는 양질의 학습만화를 제대로 한 번 읽어 보았다면 그런 말은 할 수 없을 거예요. [흔한남매 수수께끼 어드벤처] 시리즈는 맥락에 딱딱 떨어지는 교과 지식을 줄글로 제시했는데 안 읽고는 못 버티거든요.

지난 이야기에서 수수께끼 미션을 마치고도 커피잔에 빠졌던 으뜸이와 에이미의 모습을 기억하는데요. 그게 바로 거인의 커피잔이었다는 사실! 두둥. 거인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전에 눈물 젖은 수수께끼 정답을 외쳐대서 겨우 목숨을 구할 수 있었어요. 남매를 구해준 사람은 거인을 위해 요리하는 쿤이었어요. 요리사 쿤을 만나게 되면서 흔한남매의 혼이 쏙 빠지는 모험이 또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흔한남매가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되었어요. 그 대신에 수수께끼 중독자 거인을 위해 수많은 문제를 만들어내야 했답니다. 만약에 거인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지하 감옥에 갇히고 마는데요. 거인의 거대한 요리 사이를 오가며 까불어대는 흔한남매의 모습이 꼭 개미처럼 작아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어요.

거인이 기분이 나쁘면 날씨도 한순간에 나쁘게 변해 버렸는데요. 이 상황에 맞게 지식 페이지에서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날씨의 현상을 담아 놓았더라고요. 만화에서 나온 교과 개념을 꽉 잡아 놓은 지식 페이지에는 온도, 안개와 이슬, 천둥과 번개 등도 실어 두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관심사를 확장하는 구조라서 아이들도 빼놓지 않고 교과 지식을 읽고 넘어갈 수밖에 없지요 ㅎㅎ!

거인의 궁전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궁리하던 사람들은 수수께끼 문제를 열심히 만들어서 계획을 짭니다. 거인을 만족시킬 기발한 수수께끼를 선보이면 거인이 기분이 좋아질 것이고, 날씨까지 맑아지면 궁전을 둘러싼 강물도 잔잔해질 것이라는 생각이었지요. 이 두근거리는 모험의 끝은 어떨지 궁금하지 않나요? ㅎㅎ 기가 막힌답니다.

본문 사이사이에 펼침면으로 수수께끼 문제를 쫙 깔아두었는데요. 이야기와 관련된 장면이라 그런지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 느낌! 바로 다음 장에는 수수께끼 문제의 정답과 관련 상식을 실어 두었습니다. 실사와 함께 수수께끼를 만들어낸 원리까지 확인할 수 있어서 사고력 확장에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이를테면 '세상에서 가장 날쌘 개는?'이라는 문제에 '번개'가 정답이라고 한다면, 번개의 뜻을 풀어주고 번개의 특성을 이용하여 수수께끼를 만들어낸 부분을 알려주는 것이지요.

1,000만 부 이상 판매된 아이세움 [흔한남매] 시리즈의 신간, 수수께끼 어드벤처 6 또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몰입하게 만드는 스토리라인도 칭찬하고요. 전략적으로 교과 지식을 얹어낸 교과서 출원 출판사만의 저력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유머러스하면서도 세세한 장면 구성도 칭찬하고 싶어요. 읽는 재미를 더해 주었거든요. 아이세움은 달라요,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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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만 지켰는데 최강 아이돌이 됨
류미정 지음, 미이 그림, 강용철 감수 / 아울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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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림 이게 뭔가요? 눈이 즐겁잖아요! [맞춤법만 지켰는데 최강 아이돌이 됨]은 귀엽고 멋있고 예쁜 장면들이 많아 우리 아이들에게 호감을 얻었더라고요. 초2 어린이는 읽어 달라고 제 옆에 찰싹 ㅎㅎㅎ 에피소드 하나씩 읽어 주고 제대로 된 맞춤법을 알려주기에 딱 좋더라고요.

외모는 원탑이지만 맞춤법이 엉망인 아이돌이 생활 속에서 실수를 연발합니다. 누구나 혼동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서 공감 백배 ㅎㅎ 헷갈리는 어휘들을 스토리 상에서 확인하고 지식 페이지에서 올바른 표현을 배울 수 있었어요.

아이돌의 실수를 지켜보며 올바른 표기를 제대로 배우면서 성장하는 동화책입니다. 학습이 가미되면 읽기 호흡이 끊어지기 마련인데, 믿고 읽는 류미정 작가님이 쓰셔서 그런지 스토리가 참 자연스러웠어요. 아이돌과 팬클럽의 관계도 나오니 한창 연예인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 취향에도 들어맞았지요.

빛나다와 성장하다의 의미를 담은 아이돌 글로윈은 사자 보이즈처럼 잘 생기고 귀여워서 인기가 많았어요. '밑고 맏겨 주세요.'라든지 '여러분 덕분에 감기가 다 낳았어요!'라고 하는 등 ㅎㅎㅎ 방송이나 SNS 등에 부족한 모습을 자꾸 남깁니다. 급기야 일본인 멤버에게도 한글 지적을 받아요. 깨달음 뒤에는 일기장에 기록하는 글로윈 멤버 시안이. 치명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캐릭터가 정말 사랑스럽고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서 끝까지 읽게 되었어요.



팬클럽 시루떡 아이들이 글로윈 편을 들어주는 것도 한두 번이죠. 더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자신의 스타를 위해 채원이가 적극 나섰어요. 지식 페이지에 올바른 표기를 제대로 담았더라고요. <채원이가 알려주는 오늘의 맞춤법>에서는 바른 표기와 예문까지 있어서 아이들이 본문을 읽고서 빠짐없이 찾아 읽더라고요.

맞춤법 파괴돌이 어떻게와 어떡해 사이에서 고민하고, 마치다와 맞히다 사이에서 길을 잃었지만 주변에서 하나씩 알려주니 다행이었어요. 글로윈에 사투리를 쓰는 멤버가 있어서 표준어와 방언을 비교해서 배울 기회도 있었어요. 방언은 표준어는 아니지만 표현을 풍부하게 해 주는 요소이기 때문에 알아두면 좋답니다.

아이돌이니까 광고 촬영도 해야죠. 별빛 촉촉 로션을 틈틈히(이) 바르고 깨끗히(이) 피부가 변했다고 해요. 아이고. 팬들이 댓글을 달아 맞춤법을 알려주느라 바쁘네요. 생활 밀착형 에피소드들이 웃음을 주어서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흑역사를 자꾸 써 내려가는 글로윈, 첫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을지! 팬클럽 시루떡과 바자회까지 여는 등 아이돌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관용 표현, 한자어와 외래어까지 두루 살피는 내용이 참 좋았어요. 글로윈이 세계적인 슈퍼 스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능선이 자연스러웠답니다.

맞춤법만 지켰는데 케이팝 사상 최고의 아이돌이 된 글로윈이 자랑스러웠어요. 류미정 작가 특유의 두근거리는 스토리라인과 강용철 선생님이 감수해 주신 꼼꼼한 지식 페이지가 조화로웠던 문해력 성장 동화였습니다. <도전! 맞춤법 엔딩 요정> 코너에서 문제도 풀고 주인공으로 원샷도 받는 느낌ㅎㅎ! 아이들이 좋아할 맞춤법 이야기,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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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컷 사진 찰칵! 괴담 샤미의 책놀이터 19
김용세 지음, 김연우 그림 / 이지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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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찰칵 찍는 순간 운명을 바꿀 기회를 얻는다면 얼마나 고민스러울까요? 이지북에서 나온 어린이문학 신간을 읽어 보았어요. 신비한 눈빛을 하고 있는 남자아이가 사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연이 가득한 눈빛이 궁금증을 유발했어요. 필름처럼 지나가는 각기 다른 사연들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해 줄까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신비한 맛 도깨비 식당의 김용세 작가님의 신간 [네 컷 사진 찰칵 괴담]은 아이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잡아내서 판타지를 가미한 동화였어요.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아이들 사이에 자주 보이는 마음의 빛깔을 낱낱이 접할 수 있었는데요. 집단이 모여 한 명을 따돌리는 과정이 위험천만해서 속이 불편하더라고요? 하지만 나쁜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지를 읽다 보면 독자의 오해도 사르르 풀리는 이야기였습니다.

겉모습은 어린데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사진점의 주인, 시로가 마음을 다친 초등학생들 앞에 나타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구조였어요. 고민이 많으면 혼자 걷게 되고 신비한 어딘가로 이른다... 판타지 세계로 빠져들 때에는 논리는 필요 없었어요. 아이들의 간절함에 함께 묻어갈 뿐입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진실이 너를 일으켜 세워 줄 거야." 시로는 사연의 주인공들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게 만들어요. 스스로 마음을 움직여서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들었지요. 나쁜 아이는 반성을 하고 부족한 아이는 용기를 얻습니다.

학교 방송국 아나운서로 뽑힌 인주와 혜윤이. 인주는 몰려다니는 친구들이 많고 겉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어서 미꾸라지 같은 인상을 풍겼어요. 그에 반해 생각이 깊고 마음이 여린 혜윤이는 인주에게 당하는 일이 일어나죠. 방송에서 실수를 하면서 몹시 작아진 혜윤이는 장대비를 맞으며 눈물을 쏟으려는 찰나에 시로의 사진점에 다다르게 됩니다.

혜윤이는 네 장의 사진 중에 하나를 골라야 했어요. 혜윤이가 고른 사진 때문에 종국에는 인주와 혜윤이는 몸이 뒤바뀌게 되고 서로의 생각을 알게 됩니다. 인주의 위험천만한 계획 이전으로 시간은 되돌려져 있었어요. 몸이 뒤바뀌어 있었기 때문에 상대방을 위한 선택이 곧 나를 위한 선택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 마음이 몹시 힘들 때 환상적인 사진점이 나타나는 것도, 네 컷 사진이 운명적인 선택을 기다린다는 것도, 사진 안에 갇히는 설정도 새로웠어요. 인주가 사진 속에 갇혀 행방불명되었던 시간은 어느새 방송실 괴담처럼 남아 희미해졌어요. 인주와 혜윤이의 사건은 해결되었고 이 둘의 마음은 안정되고 또 성장했습니다.

이들의 에피소드만 다루어도 충분할 것 같은데 보너스처럼 이야기가 하나 더 있었어요. 사고로 고양이를 잃은 아이가 마음의 문을 닫고 표현이 거칠어져서 주변과 마찰도 심했지요. 고양이를 닮은 머리띠를 즐겨 하다가 친구가 실수로 부러뜨리는 바람에 분노가 폭발하고 말아요. 이때 다다른 시로의 사진점에서 사진을 찍게 되면서 결국에는 마음의 위로를 얻게 됩니다.

억울한 마음도, 이기적인 마음도, 외로운 마음도 올바른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 준 [네 컷 사진 찰칵 괴담]이었어요. 정말 있었던 일일까? 주인공들도 갸우뚱하게 만드는 신박한 스토리라인이었는데요. 어린이 평가단의 끝없는 찬사를 받았다고 해요. 고개가 끄덕여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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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3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천효정 원작, 최은미 그림 / 애니온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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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효정 작가의 '무협 동화' 건방이 시리즈는 워낙에 재미있어서 우리 초등 자매가 참 잘 읽었는데요. 만화로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고 해서 1권부터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만화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시리즈가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책 택배를 받자마자 순삭 해버린 흥미로운 이야기였답니다.

애니온은 비룡소의 만화 브랜드인데요. 비룡소 책들을 만화로 만난다는 콘셉트가 읽기의 장벽을 허무는 느낌이라 신선했어요. 초등 2학년 건이가 오방도사를 만나 제자가 되어 동고동락하는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늘의 방위, 건방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태어난 건이! 무협 동화가 원작이라 스토리 사이에 자연스러운 연결이 특징적이었어요.

만화 건방이 시리즈는 건방이가 수련하는 과정이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머니맨이 되어 악당을 물리치는 장면 등을 입체감 있게 이미지로 읽어 낼 수 있었습니다. 줄글로 읽고 상상했던 장면들이 눈앞에서 촤라라락~ 펼쳐지는 재미가 있었거든요.

이번에는 의문의 습격을 받고 도꼬와 오방도사가 독에 당하고 말아요. 오방도사의 오래된 라이벌 광독지존삼천갑자의 제자 오지만의 존재가 섬뜩했습니다. 건방이와 한 반에서 친절을 베풀던 친구가 적이었다니! 독이 묻은 샌드위치를 건넨 지만이와 그걸 먹어야만 하는 건방이 사이에서 등골이 오싹했어요. 무술을 연마한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었던 굳은살의 정체로 건방이는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하지만 10년 전 '결투 예약'이 되어 있었던 오방도사와 광독지존삼천갑자 도사의 대결이 남아 있었어요. 결투 하루 전에 지만이에게 당한 오방도사는 온몸에 독이 퍼진 채로 결투에 나서게 되는데요. 제자들의 대리 결투로 이어지는 빅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시도 때도 없이 웃음이 터지는 코믹함도 만화의 콘셉트에 딱 어울렸어요. 건방이가 설화당주 앞에서 수검술을 선보일 때 초아에게 얻어터지기나 하고 ㅎㅎ 오방도사가 설화당주와 100일째 만남을 기억하지 못해서 유언장을 시조로 남기기도 하고요. 만화적인 표현 방식으로 건방이 시리즈가 새롭게 재탄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몰입도를 높이는 그림체가 시원시원했답니다. 액션이 파노라마처럼 쫙 펼쳐지니까 볼 만했어요. 적수일 줄 몰랐던 오지만의 정체에 소름이 끼쳤던 [만화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3]이었습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재미 공격을 놓치지 마세요.

만화 건방이 시리즈를 읽고 거꾸로 동화책을 전력 질주하기도 하니까요. 읽기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는 기회가 아닐는지요. 원작 동화에서 묘사된 장면이 맛깔나게 만화로 표현되어 더욱 강력해진 느낌!

40만 어린이가 선택한 스토리킹 수상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라서 스토리의 유려함은 보장되었더라고요. 만화적 상상력과 몰입감이 대단했던 애니온의 신간이었습니다.

후루룩 재미있는 이야기책에 빠져드는 경험이 중요하니까요. 읽기 독립을 시작한 아이들에게 책 읽기의 재미를 알려주고 같은 시리즈의 줄글 책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마중물이 되어 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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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신
한윤섭 지음, 이로우 그림 / 라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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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비처럼 쏟아져내린다고?
한윤섭 작가님이 이야기의 신이셨네!

이야기의 능선이 다채롭고 술술 읽히는 책은 따로 있지요. 한윤섭 작가님의 신작을 받아들고 이야기의 신이란 제목에서 좀 놀랐답니다. 작가님 본인을 일컫는 느낌 ㅎㅎ!! 표지 좀 보세요. 회오리치는 이야기의 소재들이 궁금증을 유발하고, 책을 읽기 전인데도 푹 빠져들게 만들었어요. 한윤섭 작가님이 이번에는 무엇을 굽고 찌고 버무렸을지 기대 한 가득하며 페이지를 넘겨 보았습니다.

자고로 이야기란 겹겹이 쌓아 놓고 하나씩 들춰내는 재미라는 것이 있지요. [이야기의 신]은 서두부터 몇 겹으로 쌓여 있었어요. 지금의 내가 공원에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누군가 다가와서 내가 읽고 있는 책을 궁금해하지요. 그것은 안이 텅 비어 있는 <이야기의 신>이란 책이었는데요. 이 아이는 어린 시절의 나의 모습과 닮았어요. 그때의 일을 떠올리며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어요.

어릴 때 학교를 마치고 놀이터를 지나가면 늘 보이던 할머니. 그분은 놀이터 벤치에 앉아 책을 곁에 두고 계셨는데요. 한 달 넘게 읽지도 않는 책을 가지고 같은 곳에 앉아 계신 할머니라니! 통통 튀는 어린 호기심이 낯선 할머니에게 말을 걸게 만들었습니다. 누군가가 관심을 가지고 다가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할머니는 가지고 있던 <이야기의 신>을 내밀었어요. 안이 텅 비었지만 한편으로는 꽉 찬 그 책을요!

"세상을 보면서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여기 앉아 있으면 이야기가 쏟아져 내리거든. 비가 오는 것처럼 말이야."

세상 모든 것이 이야기가 된다는 말에 아이들은 갸우뚱할 것 같은데요. 어른들은 알고 있지요. 그 어떤 것도 사연이 없는 것이 없잖아요. 또 이야기란 만들어내는 대로 듣는 사람에게 믿음을 주기도 하니 그 영향력도 어마 무시하겠고요. 할머니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가로 나도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할머니와 나는 화자와 청자로 주거니 받거니 역할을 달리해 나갑니다.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들은 진짜로 있었던 일처럼 느껴져서 듣는 사람이 헷갈렸지만, 그마저도 듣는 사람의 몫이라는 재미가 있잖아요. 어떤 것을 보더라도 내 마음속에 일렁이는 상상과 편견과 예측 등이 어우러져 새롭게 재탄생하기도 하고요. 노인의 모습을 하고 아아- 목청을 가다듬는 사람을 보고, 지독한 음치가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 악마와 거래 후에 한순간 늙어버렸다고 상상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한윤석 작가님이 들려주는 이야기의 쉼 없는 흐름 속에 우리는 자꾸 빨려 들게 되는데요. 뭔가 의심스럽다고 생각이 들려는 찰나에 파고드는 다음 이야기가 독서 호흡을 가쁘게 만들었어요. 더운 날 쭉쭉 들이키는 시원한 물 한 컵처럼 갈증도 해소되고 말이죠. 신기한 이야기 행진 속에서 읽는 재미, 만들어 내는 재미, 쓰는 재미 등 삶의 의욕까지 불러일으키는 신박한 책이었답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나면, 세상의 모든 것이 예전과는 다르게도 보일 거예요. 머릿속에 새로운 이야기들이 일렁거릴 테지요. 아이들이 이 책을 만난다면 생각이 깊어지고 단단히 여물어 갈 것 같아요. '생각의 고리를 이어 이야기로 가닿는다'는 멋진 광고 문구에 상응하는 책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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