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21년 8월 초에 

"Pachinko 를 읽고" 라는 제목으로 

나름 짧은 페이퍼를 쓴 적이 있는데

https://blog.aladin.co.kr/788030104/12838518

한국어 번역본의 강렬하긴 하지만 어색

첫 문장의 Nuance 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했었다.  


한국어판의 <파친코> 는 어차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저 알라딘 <책 속에서> 의 인용구 몇 개만 훑어봤을 뿐이지만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첫 문장의 해석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작가의 주제의도와는 

좀 많이 동떨어져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오랜만에 알라딘 휘리릭 둘러보니까 

다른 역자에 의한 <파친코>의  개정판이 최근에 나온 걸 발견했고

새로운 번역자의 첫 문장은 

그 때의 나의 해석똑같아서 나름 신기하면서도 반가웠다. 

밑의 글과 사진은 내가 작년 8월에 쓴 페이퍼의 도입부분이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알라딘 책 소개에서 첫 문장을 이렇게 번역해 놓은 걸 봤지만.



The opening sentence,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History has ruined us or has destroyed us. 까지는 아니고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그냥 이 정도의 강세를 지닌 Nuance 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게 쓰고난 뒤 내 맘대로 몇 개, 

마음에 남았던 문장들을 발해석하고는

내 페이퍼에 댓글을 달아주신 희선님에 대한 답글

이 책의 Gist 라 할 수 있는 첫 문장에 대해 

Additional 열변을 토로하기도 했다.  


[2017년 11월 쯤 Paperback으로 출간되자마자 사서 읽었는데

솔직히 한.일 역사와 재일 교포들의 삶에 관한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을

너무나 많이, 잘 알고 있는 한국 사람들한텐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겠지만,

이런 역사와 Family saga 를 잘 모르는 영.미 문화권에서 반향을 일으킨 건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첫 번째 문장의 한국말 번역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역사에 의해 잊혀지고 저버려진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관 없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잊혀진 이들의

생존자로서의 정신과 기백의 이야기이니까요.


The author, Min Jin Lee, says in the interview that

˝Nobody knows anything about this group,

because it‘s not being taught anywhere˝.


The ˝no matter˝ part reflects the spirit of Koreans in Japan.

She says in the interview that until she lived in Japan herself,

she never knew that Koreans there do not see themselves as victims,

but as survivors, ˝people who have made decisions in their lives˝.]















아들이 여러 법대 대학원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Washington D.C. 에 위치한 전통 법대 강자인 

Georgetown Law School 을 빼놓을 수 없었는데.


다른 법대들의 진부했던 Interview 와 달리 

Georgetown Law School 은 

같은 Virtual Interview 임에도 불구하고 

Applicants 몇 명을 Mock Law Committee 처럼 Group 으로 모아 

법대 Dean 이 직접 여러가지 Cases들을 제시하며

각 자의 의견을 묻고 토론한 뒤 

실제로 어떤 판결이 내려졌는지 알려주는 그런 Format 이었다.  


Applicants 들에 대한 

관심과 성의가 느껴지는 매우 흥미로운 Interview 였고 

이후 email 과 편지뿐 만 아니라 

Dean 이 직접 First name 을 부르며 Personal  greeting clip 을 보내서 

합격여부가 언제 정해지는지 알려줬고

정말 칼같이 그 시간 내에 바로 personally 결과를 알려줘서 

쓸데없는 애간장을 녹일 필요가 전혀 없었다.  


아들이 Georgetown 뿐만 아니라 

Accepted 된 다른 법대들과 계속 email 을 주고 받으며

Merit Scholarship 을 이런 식 저런 식으로 더 많이 요구하며

Negotiation 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PhD 를 위한 대학원이나 다른 Professional School 과 

너무나 다른 법대의 Business 적인 측면에 놀랐고,


세상 물정 전혀 모르는 어린애라 생각했던 아들이

객관적이다 못해 냉정할 정도로 사정없이 자신의 Value 를 따져서 

법대 학비와 생활비 대비,  3년 후 가능한 연봉을 계산하며  

모든 이들의 Dream School 이라 할 수 있는 

Yale, Stanford, 그리고 Harvard 가 아닌 한, 

학비와 생활비가 가장 Reasonable 한 곳, 몇 개만 골라내

제시받은 장학금을 비교하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것도 몹시 의외였다.  


어쨌든 Georgetown Law School Interview 와 Application 과정은

몹시도 인상적이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Georgetown Law School 을 졸업한

<파친코> 의 저자, Min Jin Lee 가 떠올라서 그녀에 대해 언급하며

아들에게 여름 동안 이 책 Pachinko 읽기를 

추천을 빙자, 강요까지 한 엄마였다.  


Min Jin Lee 와 더불어 법대를 나왔지만 

소설가로 전향한 또 다른 미국작가로  지금 생각나는 이는 

내가 여러 번 언급한 적 있는 Charles Yu 정도다.  



Interior Chinatown by Charles Yu (2020)

(아직 한국에서 번역되지 않은 것 같다.)


Interior Chinatown 을 써서 

2020 National Book Award for Fiction 소설 부문 전미 도서상을 수상, 

Columbia Law School 을 나온 화려한 이력에 

나랑 같은 대학 UC Berkeley 에서 

진짜 같은 전공, MCB 로 졸업한 까마득한 후배(?)다.

내가 UCB (Cal) 전체 Biology Dept. Undergraduate Program 을 

IB (Integrative Biology) 와 MCB (Molecular & Cellular Biology)로 

크게 나누고 재정비, 세분화한 뒤 이름이 바뀐 

그 Major 로 졸업한 첫 번째 Class 이긴 하다.   

Charles Yu, 그는 나를 확실히 모르지만 

나 혼자 좋아하며 주목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작가이다. 


"Interior Chinatown을 

작년 10월에 엄청난 속도로  읽고 

작가인 Charles Yu 의 Interview 기사까지 다 찾아 읽어 본 후에 

이 책 전에 나왔던 그의 첫 번째 소설, 

"How to Live Safely in a Science Fictional Universe"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까지 

일단 종이책으로 샀다.  



"How to Live Safely in a Science Fictional Universe"  

by Charles Yu (2010)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은 

Charles Yu 의 첫 번째 소설로 여기저기에서 호평을 받은 것 같은데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나선 아들의 이야기로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에 대하여, 인생에 대하여, 

특히나 시간과 기억과 자아의 발견과 생성에 관한 이야기가

Sci-Fi 의 세상에서 펼쳐진다니 

일단 나의 관심의 영역이라 할 수 있겠다.  


Interior Chinatown

책의 주인공, 일명 "Generic Asian Man" 인 Willis Wu 가 

가상의 경찰 상황극, 

오로지 흑인백인만 주목받는 "Black and White"  의 세상에서 

"Background Oriental Male" 이라는 고정 역할과 

"Delivery Guy" 등의 온갖  Menial roles 을 담당해가며

 Screen 상에서 Stereotyped Asian Male 로 올라갈 수 있는 

최상층 역할인 "Kung Fu Guy" 가 되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그런 이야기이다.  


만연해있는 "Model Minority Myth"  의 Frame 속에서 

너무나 당연시되는  Asian stereotypes 에 대한 

Satirical indictment 풍자적 비판이며

200년 Asian 미국 이민 역사 속에서도 여전히 

주류에 속할 수 없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그런 존재로 취급받는 건 물론


Racial Prejudice & Discrimination 이라는 관점에서조차

흑인과는 달리 Second-rated Racial Victim, 

'니들이 우리처럼 노예로 끌려온 것도 아닌데 

과연 우리만큼 힘들었겠어, 괴로웠겠어, 고통스러웠겠어?' 

이런 식으로 취급받는 Asians 의 웃픈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국에서 태어나 살아가지만 

외양에서부터 바로 흑인과 백인과 확실히 다르기에

여전히 "Where are you from? " 

이라는 질문을 받을 수 있고 

Accent 없는 영어로 말하면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You speak English very well."  

이라는 찬사(?) 를 언제든, 어디서든 듣을 수 있는 상황, 

정말로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어쩌면 

그저 Generic Asian Man 일 수 밖에 없는, 아들에게 

이 책 이야기를 해주며 꼭 읽으라고 강요했다.


아들은 이 책은 안 읽었지만 Charles Yu 와 

그의 동생인, 배우이면서  TV writer (Bob's Burgers) 인 

Kelvin Yu 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이 책 Interior Chinatown 은 일단 Surrealism 을 배경으로 깔고 

 Screenplay Format 으로 쓴 책이라 

엄청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다.  

한 때 내가 잘 알았던 LA Koreatown 이야기도 꽤나 나오고

어떤 면에서는 주성치"Kung Fu Hustle" 건들건들거리는

Comic & Hyperbole 을 떠오르게 하면서도 

그 속에 녹아든 애수와 비애와 비슷한 감정,  

진한 Pathos 를 불러 일으킨다. 


















책에 대해서는 극성(?) 맞은 엄마때문에 

법대 시작하기 전 여름, 느긋하게 쉬기는커녕

읽을 책이 너무나 많았던 우리 아들내미의 고충.  


위에 열거된 작가의 소설책뿐만 아니라 

Classic 의 반열에 오른 Feminism 관련된,  집에 있는 온갖 서적

(난 Feminism 에 대한 책이야말로 이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꼭! 열심히 읽어야하는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들 본인이 직접 언급했던 작년 10월 LSAT 시험 중

Reading Comprehension 에 나왔다던 

Alice MunroDear Life 까지 읽어보라고 주르륵 가져다줬지만

글쎄, 아들이 엄마의 Assignments 를 

제대로 다 끝냈을지는 의문이다.  



Dear Life by Alice Munro 

<디어 라이프>  앨리스 먼로



아들이 어떤 종류의 책이든, 

정말 놀라운 속도로 읽고 내용이나 자신의 감상, 생각을

간결.명료하게 요약해서 유창하게 말해줄 땐 

듣는 엄마, 몹시 뿌듯하면서도 English Native Speaker 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질투심(?) 내지 부러움(?), 

비슷한 게 생기기도 한다.  

아들보다 미국에서 휠씬 더 오래 살았지만 

한국어도 영어도 그야말로 범벅인 

"자칭"  이중언어 사용자의 비애라고나 할까?


아들이랑 둘이서 3주 정도 여름 휴가겸 

신나게 여행하며 돌아다니다가 

아들이 아예 학교에 정착하게끔 깔끔하게 준비 "싹"  해주고 

나 혼자만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 생각으로는 법대 다니는 3년 동안 

아들이 집에 돌아올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아 ㅡ너무 좋다.  

사랑하는 건 사랑하는 거고 장성한 이십대 아들과

계속 같이 부대끼면서 뒷바라지 하는 건 또 별개의 문제니까.  


이제 남편이랑 둘이서 그야말로 Simple & Minimal,  

아무 것도 신경 안 쓰고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학교에 일찍 가서 준비하며 적응하겠다는 자세를 

기특하다고 마구 칭찬해준 뒤  날짜, 시간, 경비 등 

열심히 계산, 사전조사, 선주문, 모두 다 Arrange 해서

그야말로 아들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한 살림" 

거하게 마련해 주고 왔다.  

일하면서 이 모든 걸 다 Coordinate 하느라 

지난 몇 달간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원래는 셋이서 같이 한국 가려고 준비했었는데

남편일이 너무 바빠서 

여름은 한국행에 별로 좋은 때가 아니라는 핑계로 

그냥 아들이랑 나랑 둘이서 국내만 돌았다.  

오는 10월쯤에 남편이랑 둘이서 쾌적하게 

한국에 2주+ 정도 놀러가려는 계획은 

그 때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아들에게는 

무조건 비밀이다.  


08-05-22 (Fri)  5:49 pm P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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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8-07 0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월에 한국에 오실 거군요 가을이고 시월이어서 좋을 듯합니다 여름은 더워요 2022년 여름은 어디나 덥고 비가 많이 온 곳도 있던데... 시월엔 괜찮겠지요 아드님이 대학원에 가서 한동안 집에 오지 않는군요 대학원에서 공부 잘하겠지요 Jeremy 님이 읽으라고 하는 책도 잘 보는가 봅니다 그럴 때 기분 좋으시겠습니다 함께 같은 책을 보는 거니...

파친코 책을 원작으로 드라마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이 봤다고 하더군요 저는 못 봤지만... 새로 한국말로 옮긴 책이 나오기도 했네요 이민진 작가 한국에 오기도 했답니다

지난 5일엔 《H마트에서 울다》를 쓴 미셸 자우너가 하는 밴드가 나온 라디오 방송을 들었습니다 책 이야기 잠깐 하고 한국 음식 그리고 음악 이야기 했어요 이 책도 읽지는 못했군요

Jeremy 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Jeremy 2022-08-08 10:01   좋아요 0 | URL
희선님, 오래간만이에요. 건강히 잘 지내셨죠?

10월에 한국 가는 비행기표 예매하려고 보고 있는데 너무 좋아요.
일주일은 서울에서,
일주일+은 제주, 부산, 순천을 가보려 계획하고 있어요, 가능하다면요.

행복한 마음으로 한국에서 꼭 사올 품목을 계속 적고 있는 중이고
책 무더기로 사서 미리 배편이나 가장 싼 운송수단으로 부치려고
아예 작정하고 있답니다.

˝Crying in H Mart: A Memoir ˝
<H마트에서 울다>는 전 Kindle 로 그냥 대충 읽었고
(너무 Artificial 인위적이고 Superficial 피상적.)
원래 드라마는 잘 보지않는데다 책 읽을 시간이 더 소중해서
Netflix 도 아들의 집 떠남과 동시에 아예 Subscription 을 취소했답니다.
Apple TV+ 에서나 볼 수 있는 드라마 <파친코>는
두루 호평을 받은 것 같은데
전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냥 책 읽은 것으로 만족합니다.


새파랑 2022-08-07 0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에 사시면서 한국에 놀러오는 기분은 어떨까 궁금합니다 ^^

저도 영어랑 분위기를 보면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이게 더 어울리는거 같아요~!!

Jeremy 2022-08-07 10:24   좋아요 1 | URL
미국 다른 지역이나 유럽에 휴가로 여행가는 것보다
훨씬 각별한 감정이 들긴 합니다.
오래간만에 한국 가는거라, 더군다나 10월에는 가 본 적이 없어서
더 기대하고 있습니다.

책을 번역할 때 너무 정직하게 직역을 하거나
전체 Context를 고려하지 않은 의역은 어색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연스러운 번역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레이스 2022-08-08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ow to live safely in a SF universe
궁금합니다.~
여름보다 가을에 오시기로 미루신것 잘 하신듯 해요. 너무 더워요.
파친코 첫 문장에 대한 말씀도 좋았어요~
원서로 읽었어도, 저는 역사가 우리를 망쳐놓았다로 해석했을거예요;;;

Jeremy 2022-08-08 14:40   좋아요 0 | URL
˝How to Live Safely in a Science Fictional Universe˝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은
˝Interior Chinatown ˝ 만큼은 아니지만 흥미롭게 읽고 있는 중이니까
다 읽고 나면 Charles Yu 의 단편집 모음인
˝Sorry Please Thank You: Stories˝ 와 함께 글 써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딱히 한국말로 해석하며 책을 읽는 건 아니고
그냥 영어로 주르륵 읽고 받아들이고 생각하기때문에
˝번역˝ 이라는 분야와는 거리가 멀지만

책을 읽을 때 늘 영영 사전을 끼고 읽는 게 오랜 습관이라
한국어 ˝거시기˝ 처럼 너무나 포괄적이고 어디에나 다 통용되는
영어 동사와 명사의 활용과 nuance 는 context 안에서는
웬만큼 한국어로도 구별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레이스 2022-08-08 14:32   좋아요 0 | URL
제가 잘 이래요
쓰다가 다른 단어로 넘어가고...ㅋ

Jeremy 2022-08-08 14:43   좋아요 1 | URL
ㅎㅎ 저도 자주 그래요.
그레이스님이랑 실시간 채팅하는 느낌!
여기는 일요일 밤 10:42 를 막 지났네요.
일요일 밤의 끝을 잡고 늘어지는 중.